나노하의 애니클립 - 가난 자매 이야기 (빈곤 자매 이야기) : 감동이란 이름의 과대포장 // 부모 없이 낡은 맨션에서 살고 있는 두 자매. 「가난 자매 이야기 (빈곤 자매 이야기)」는 딱 이 한 줄의 설명으로 요약이 가능한 작품이다. 사이좋은 두 자매가 벌이는 일련의 에피소드들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온기는 치유계 장르의 그것과 닮아있으나, 기본적으로 이 작품은 관객들의 눈물을 쥐어짜내는데 충실한 최루성 작품이다. 등장인물들에게 가난이라는 시련을 부과하고,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유달리 강조된 연출이 많은건 최루성 작품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그러나 감동이라는 요소는 굉장히 다루기 민감해서 예측가능한 시점에서 그 힘을 잃어버리기 쉽다. 「가난 자매 이야기」의 전체적인 감동의 레퍼토리는 작위적이며, 너무나 쉽게 예측가능하고, 때때로 불필요하게 그 감동을 과대포장 해버리는 실수를 범한다. 결과적으로 무난하게 눈물을 짜내는데에는 성공하지만, 흐르는 눈물의 뜨겁지 않은 건 다소 거북한 부분이다. 눈물을 뽑아내는 기교는 좋았으나, 좀 더 진실성있는 접근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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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하의 애니클립 - 영화 케이온! (케이온 극장판) : 스크린에 대한 이해 // 박스오피스 수익 17억엔, BD/DVD 초동 판매량 14만장. 「영화 케이온!」이 세운 놀라운 기록들이다. 재작년부터 시작된 박스오피스 붐 이후, 심야 애니메이션 극장판들이 대거 스크린으로 진출하여 인상적인 기록들을 남기긴 했지만, 그럼에도 케이온 극장판이 세운 상업적 성공은 괄목할만한 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 작품을 세기의 명작이라는 다소 과장된 풍문에 들뜬 사람이라면 조금 침착할 필요가 있다. 이 작품이 그만한 작품성을 겸비하였는지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지적받고 있는 형편인데다, 일상물로서 가지는 장르적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스크린은 TV와 다르다. 제한된 런닝타임 속에서 관객들에게 전하고자하는 메시지는 그대로 전달하면서 집중력은 잃지 않아야하는 장소가 바로 스크린이다. 하물며 밴드 동아리 활동을 하는 여고생의 일상을 보여주는 영화라니 대체 이게 어떻게 하면 재미있을 수 있을까. 여기가 바로 쿄토 애니메이션이 경험있는 제작사로서 노련함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제작진 역시 이러한 어려움을 알고 있었고, 이런 어려움을 특유의 연출이라는 임기응변으로 극복해냈다. 자칫하면 늘어지기 쉬운 이야기를 한 템포 빠른 편집과 호흡으로 엮어나감으로써 관객들을 필요한 순간에 집중시키는 대목은 기존 TVA에서 찾기 힘든 것이었다. 여기에 패스트 커팅에 가까운 극도로 짧은 쇼트로 가속 페달을 밟다가도, 긴장감이 과하다 싶으면, 그 자리에서 브레이크를 살짝 밟아주는 연출은 제작진이 가진 스크린에 대한 이해도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예상외로 케이온 극장판은 단일 작품으로서도 꽤 재미있는 결과물이 나온 건 이 때문이다. 지나치게 우연적이면서 진부한 클리셰들에 의존하는 스토리는 여전히 흠이지만, 특유의 연출이 그 빈자리를 메우고도 남는다. TVA와 스크린의 차이점을 아는 것. 그리고 그 차이를 이해하고 장르가 가지는 장점을 살리는 능력. 그것이 케이온 극장판이 가지는 가장 큰 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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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하의 애니클립 - 포츈 아테리얼 (Fortune Arterial) ~ 붉은 약속 : 오명은 씻었으나 // 성인용 게임 브랜드인 AUGUST는 이쪽 게임업계에서는 꽤 잘나가는 제작사로 통한다. 다만, 이미 꽤 많은 베스트셀러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에게도 커다란 징크스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미디어믹스의 일환으로 제작되는 애니메이션들이 하나같이 혹평을 면치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AUGUST의 얼굴마담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는 「새벽녘전보다 유리색인 ~ Crescent Love」는 역대 최악의 작화 사고를 겪으면서 원작과 게임 브랜드 이미지까지 실추되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 그리고 4년 후 제작된 「포츈 아테리얼 (Fortune Arterial) ~ 붉은 약속」은 과연 무엇이 달라졌을까. 포츈 아테리얼은 미디어믹스에 대한 강한 성공의지를 가지고 있는 삼수생 AUGUST의 오기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특히 이번만큼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표명인지 작화 면에서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게 눈에 보일 정도. 이 정도면 아주 좋다고는 볼 수 없지만, 양배추로 손가락질 받던 과거의 오명을 씻을 정도로는 충분해 보인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다. 좋은 원작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러티브에 대한 구조는 엉성하기 짝이 없고, 지나치게 우연적인 요소에 의지하고 있다. 또한 분량 조절 미숙으로 인한 어설픈 마무리는 미연시 원작 애니메이션들이 이 때까지 범해왔던 실수를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 작화에 대한 오명은 확실히 씻었다. 하지만, 그 하나를 얻기 위해 희생한 스토리와 연출의 빈 자리가 너무 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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