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판 애니메이션?

  과거 스크린에서도 애니메이션이 활발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80년대 미야자키 하야오가 혜성같이 등장하면서 애니메이션이 가지는 스크린의 입지가 보다 강해졌고, 90년대 초기에 고공행진하는 호황인 시절도 있었지요. 그러나 버블경제의 붕괴 이후로 90년 중반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급격한 쇠락의 길을 걷게 되는데, 이후 OVA식 제작이 축소되고 위성방송이 강화되면서 많은 애니메이션들이 심야 방송 시스템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급격하게 얼어버린 스크린을 깨고 나오는 작품들은 많지 않았고, 꾸준히 제작되는 장편 애니메이션 시리즈와 지브리 같은 오리지널을 위주로하는 제작사 외에는 스크린에서 TV 애니메이션을 찾아보기가 힘든 시기가 몇 년간 이어졌습니다. 이후 축소되었던 스크린의 활기를 되찾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으며, 00년대 중반부터 다시금 극장판 애니메이션들이 드문드문 제작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요 몇년간 DVD/BD 판매량에 의존하는 수익 시스템의 대안으로 스크린이 다시금 블루오션으로 조명 받으면서 극장판 제작에 관한 논의가 몇 년새에 크게 증가했습니다. 특정 시점을 정확하게 집어낼수는 없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 극장판」 이 박스오피스에서 두각을 나타낼만한 성적을 기록한 2010년을 심야 TVA 스크린 붐의 시발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시점 이후로 신작, 구작 할거 없이 무서운 속도로 극장판들이 스크린으로 진출했고, 많은 수의 작품들이 TVA 이외의 부가적인 박스오피스 수익과 2차 판권 수익을 챙길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작년 말에 개봉한 「극장판 케이온」은 16억엔이라는 박스오피스 수익에 더불어 18만장에 가까운 블루레이 판매량과 그 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2차 판권 수익을 챙겼으니, TVA의 연장이라는 적은 투자로 최대의 효율을 뽑아낸 성공사례라고 할 만합니다. 스크린이 심야 TVA가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떠오르는 블루오션으로 평가되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최근 지나치게 많은 숫자의 애니메이션들이 난립하는 탓에 수익감소 및 퀄리티 저하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국내에 수입된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뭐가 있나요?

  잠깐 집안 이야기를 해봅시다. 우리나라 역시 일본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꾸준히 수입해오는 편에 속합니다. 지브리라는 네임벨류면 흥행보증수표로 통하던 시절이 있었고, 여전히 코난이나 도라에몽 같은 시리즈 극장판 작품들은 CJ 같은 대기업에서 수입/배급해올 정도로 가족형 작품으로서 어느정도의 가치를 인정받는 편이고, 최근에는 호소다 마모루나 신카이 마코토 같은 감독이 한국 대중들에게 크게 어필한 사례도 있습니다.

다만, 이것이 심야 TVA로 넘어오면 이야기가 좀 달라지는데, 수입되는 작품수가 극히 한정적인데다가 넓은 지역에 배급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대부분 소수의 스크린으로 그치는데다가, 누적 관객수가 만 명을 못 넘는게 일반적인 관례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나마「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이나「에반게리온 : 서 & 파」정도가 인상적인 기록을 남기면서 선전했지만 이마저도 누적관객수 10만의 벽을 넘진 못했습니다. 그러나 2차 저작권 확보를 위한 수입자체는 꾸준히 되고 있고, 몇몇 배급사들이 소규모 형태로 관을 확보하여 개봉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실패하는 이유는?

  이 논의를 하기전에,  먼저 알아야 할 점은 '우리나라에서 재패니메이션은 대중들에게 씨알도 안먹힌다는 점'입니다. 다른 걸 떠나서 작품 자체가 이미 수요층이 굉장히 한정적이라서 일반 개봉에 절대 적합하지 않은 작품들이 많습니다. 여기에 더불어 일본 애니와 오타쿠라는 대중들의 부정적인 인식때문에 재패니메이션 장르가 극장가에 발붙일 공간이 더 없는게 현실입니다. 여기에 여기에 재패니메이션의 수입/배급을 담당하는 업체들이 대부분 영세합니다. CJ, 쇼박스와 같은 대형 배급사들이 스크린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롯데시네마나 CGV가 자사 배급사에게 스크린 밀어주기 형태의 관례가 뻔히 행해지는게 우리나라 스크린의 현실입니다. 따라서 인기도 없고, 돈도 없고, 빽도 없는 영세한 배급사들은 자연스럽게 뒤로 밀려나게 되죠. 따라서 수입/배급사들도 작품을 수입만 해올뿐, 충분한 숫자의 스크린수가 확보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작품에 대한 홍보를 해도 불필요한 지출만 증가할뿐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작품 홍보에 대한 투자역시 적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취미생활에 대한 투자심리가 극도로 적은 국내 유저들과 불법 영상물에 대한 문제까지 겹쳐있습니다. 이런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들 때문에 국내에서 애니메이션 극장판들이 가지는 입지는 매우 좁습니다.






  국내에서 실패하는 이유는?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대안으로 제시되는 방법이 '단관개봉'입니다. 표현 그대로 극소수의 한정된 스크린에서 짧은 시간동안만 개봉하는 방식입니다. 보통 국내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소수 장르의 영화들이 2차 판권 획득 목적의 편법으로 많이 활용되었습니다. 실제로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해당되는 사례들이 많은데, 최근에 개봉했다고 기록이 남아있는 「극장판 하늘의 유실물」의 경우 VOD 판매를 위한 2차 판권을 얻기위해 서류상의 개봉만을 진행했을 뿐, 대중들에게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단관개봉이 이처럼 편법적으로 사용되는 편이지만, 반드시 모든 사례가 그런것은 아닙니다. 여기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부산에 위치한 영화의 전당이나 CGV 무비꼴라쥬 정도가 있습니다. 이들 영화관은 블록버스터 작품들에게 밀려 상대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있는 독립영화나 소수 장르의 영화들에게 단관 형식으로 스크린을 내주는 시스템입니다. 일종의 힘이 약한 소수 작품에 대한 보호장치라고 볼 수 있겠죠. 케이스가 좀 다르긴 하지만, 작년에 애니플러스가 수입/배급한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극장판 I , II」은 단관개봉의 이점을 잘 활용한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리 수요조사를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관람할지 어림잡아 측정한 다음, 그 숫자에 맞게 관을 대관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의 가장 큰 이점은 흥행 실패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원천봉쇄한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영화가 실패하는 이유는 배정받은 스크린수에 비교해 좌석점유율이 형편없을 때입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빈 좌석이 많이 남을수록 실패한 작품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그 손해는 고스란히 수입사와 배급사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단관개봉은 수요조사를 통해 이 부분을 맞춰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좌석 점유율을 거의 100%에 가깝게 만들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실패하는 이유는?

  단관개봉은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여러가지 장점이 있습니다만, 반대로 단점 역시 만만치 않게 많습니다. 일차적으로 아주 제한된 시간과 장소에서 개봉되는 방식이라 대부분 수도권에서 이루어집니다. 단관개봉의 99%가 수도권에 집중되다보니, 지역에 거주하는 관객들은 아무래도 혜택에서 소외되기가 쉽습니다. 게다가 단관개봉은 어디까지나 실패를 하지 않는다뿐이지 이건 반대로 이야기하면 성공에 대한 가능성 역시 차단한다는 점에 있어서 소위 안전빵 개봉이라는 이면도 있습니다. 멀티플렉스가 보급된 우리나라의 경우 일반적인 형태에서의 영화라는 컨텐츠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거기서 이익을 취해야 하는 시스템입니다만, 단관개봉은 이런 전략을 쓸 수가 없습니다. 때문에 많은 인원수에게서 나와야할 이득이 한정된 인원수에게서 나와야 하고 이는 한 사람당  배정된 부담금이 필연적으로 증가하게 되는 결과를 낳습니다.


질문으로 돌아옵시다. 현재 애니플러스가 제시한 금액의 오퍼는 35,000원입니다. 일반 성인 영화 티켓값이 8천원이라는 걸 생각하면 상당히 고액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면 애니플러스가 단순히 폭리를 취하는 걸까요?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관람료 책정에 대한 사전지식이 조금 필요합니다. 일반적인 관람료 8천원은 제작사와 극장이 나눠먹는 형태입니다. 물론 외국영화의 경우 제작사라는 범주안에는 수입사와 배급사의 몫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경우 제작사와 극장의 비율은 5:5 입니다. 여기에 문화진흥기금과 세금등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극장이 약 4천원을 들고가고, 수입사가 4천원을 들고갑니다. 여기서 수입사는 2/3를 판권으로 제작사에게 지불합니다. 그리고 일부를 배급사에게 배급 수수료를 지불하죠. 이렇게 청산하고 남은 돈이 수입사의 수익이 됩니다.




이제 애니플러스 가격을 해부해봅시다. 일반적인 수입/배급과 단관개봉의 세부적인 시스템은 약간씩 다르지만 큰 골자는 똑같습니다. 단관개봉은 단 한 곳에서만 스크린을 빌리는 거고, 일반적인 배급은 전국에서 개봉한다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물론 단관개봉이 대관료가 비싼건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대관료는 보통 일반적인 성인 티켓값인 9000원 * 좌석 수로 결정됩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부대시설을 이용하게 되는 추가금을 요구합니다. 대략적으로 12000원 정도 잡을수 있겠네요. 이게 순수 대관료입니다. 이제 대관료를 제외한 23000원에서 약 절반이상을 제작사가 들고갑니다. 결과적으로 애니플러스가 손에 쥐게 되는 돈은 한 사람당 1만원 정도입니다.

일반 개봉 : 9000원 = 1000 (세금) + 4000 (극장) + 500 (배급사) + 2500 (제작사) + 1000 (수입사)
단관 개봉 : 35000원 = 12000 (대관료) + 13000 (제작사) + 10000 (애니플러스 수입/배급)

일반적인 수입/배급사 들은 한 사람당 많아봐야 1500원 정도인데, 어째서 애니플러스는 그 7배에 가까운 1만원이나 남기는걸까요. 7배나 남기는데 이게 폭리가 아니고 뭔가요. 얼핏 보면 그렇지만, 일반적인 수입/배급 시스템은 고작 몇 백명을 하는 상대로 하는 장사가 아닙니다. 수 십만, 수 백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장사죠. 반대로 단관개봉은 많아도 천 명을 넘지 못합니다. 따라서 애니플러스가 한 사람당 수입은 큰 것 같지만 크게 봤을 때에는 적다는 결론이 도출됩니다.

일반 개봉 수익 : 1500원 * 10만명 = 1억 5천만원
단관 개봉 수익 : 10000원 * 1천명 = 1천만원


결국 이게 단관개봉이 가지는 가장 큰 문제점이자 단관개봉 시스템을 잘 모를경우 발생할 수 있는 오해들입니다. 마치 10명이 상자를 나를때와 2명이 상자를 나를때 한 사람당 써야하는 힘이 후자가 더 힘든 것과 똑같은 것입니다. 단관개봉의 경우 관객이 적고, 어느 정도의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서 수입사는 한 사람 당 일반적인 티켓값보다 비싼 요금을 매겨야하고 또 그래야만 행사를 진행할 수가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수입사가 수익 자체를 보존할 수는 있지만, 관객들 입장에서는 많은 요금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양날의 검처럼 작용하는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 이렇게 높은 요금을 우리가 부담해야하죠?

  마이너한 장르일수록 현실적으로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고객이 많던가, 적은 고객이 많은 돈을 내던가 둘 중 하나인데, 재패니메이션은 철저히 후자입니다. 열도는 몰라도 국내에서만큼은 그렇습니다. 누구 말대로 애니플러스가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지 않는다면 비행기 타고 현지 날아가서 보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건 전부 투자에 대한 문제로 직결됩니다. 내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투자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투자하지 않는겁니다. 정확히 표현하면 아무도 당신에게 이런 높은 요금을 '반드시' 부담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전국개봉의 가능성도 열려있고, 추후 VOD 컨텐츠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수도 있습니다. 단지 내가 돈을 더 투자하면 더 빨리 볼 수 있고, 투자하지 않으면 더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의 차이입니다.






 애니플러스가 독과점을 취하는건 아닌가요?

  사실 저는 이런 질문을 듣고 한참을 웃었습니다. 애초에 그렇게 잘되는 사업이라면, 제가 대출을 받아서라도 하고싶네요. 사실 영화 수입 자체는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영화를 사고 파는 것도 일종의 필름마켓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많은 돈을 준다는 바이어에게 가는 건 당연한 이치입니다. 실제로 국내에서 몇 안되는 스테디셀러로서 자리잡은 명탐정 코난 극장판 시리즈는 이때까지 영세한 배급사가 주도적으로 수입해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타이틀이었습니다. 그런데 한동안 이걸 지켜보던 CJ가 '수익률이 좋으니 우리걸로 만들자'해서 바로 개런티를 더 얹어주고 수입/배급을 모두 다 가져왔습니다.

결과적으로 애니플러스가 어느정도 독과점을 이용해 기존 우리가 예상했던 가격에서 플러스 알파시키는 정도의 가격 상승은 있겠습니다만, 그 가격은 터무니없는 형태에서 절대 결정되지 않습니다. 컨텐츠도 가격에 민감한 산업이기 때문에 무턱대고 높은 가격을 매겨버리면, 기회를 보던 경쟁자들이 좀 더 좋은 오퍼를 들고 나타나기 매우 쉬운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애초에 그렇게 잘될 사업이라면 단관개봉이라는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언급드리고 싶군요. 추가로 우리나라 재패니메이션 박스오피스 기록도 다시 한번 살펴보시라고 조언드리고 싶습니다.

reTweet 올포스트 다음뷰 구독 한RSS추가



이전에 애니클립으로도 소개드린바 있는 늑대아이 포스팅을 가볍게 할까 합니다. 늑대아이가 개봉한지 벌써 보름이 넘었습니다만, 아직도 스크린을 꿋꿋하게 지키고 있다는 점은 놀랍습니다. 광해를 비롯한 대작들 틈바구니에 끼어서 스크린과 관객을 빼앗기는 수모를 겪긴 했지만, 꾸준히 선전하여 현재 누적관객수 27만을 돌파했더군요. 개인적으로 초반 개봉 성적이 너무나 좋지 않은 탓에 국내에서는 오래가지 못할거라고 예상했었는데, 가족영화로서의 입지와 관객들의 입소문이 크게 작용한 모양입니다. 현재 스크린이 많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100개 가량 남아있으니, 조금만 더 선전해서 30만 관객수를 돌파해주길 바라는 게 제 개인적인 희망입니다. 이번 포스팅은 제가 따로 적는 내용보다는 스크랩의 목적이 강합니다만, 늑대아이를 시청하신 분들이나 늑대아이라는 작품의 포인트를 짚어주는 데 큰 도움이 되는 듯 하여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 나온 몇몇 영상들을 소개해 드립니다. 방송 자체는 2주 전것으로 꽤 오래전에 나간 것들입니다만, 영화 소개 프로그램 특성상 작품의 네타 정도가 약간 있어서 포스팅을 미루고 있었습니다. 혹시 영화를 아직 보지 않으신 분들은 시청전에 주의를 요구합니다. 이미 영화를 보셨다면, 복습 차원에서 꽤 괜찮은 리뷰가 될겁니다.




*** 본 영상은 작품 초중반에 해당하는 소량의 네타(스포일러)를 함유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감상하지 않으신 분들은 감상에 주의를 요합니다.
본 영상의 저작권은 SBS, KNN에게 있으며, 방송사에서 요구할 경우 삭제될 수 있습니다.




1.
  : [영화는 수다다] - 이동진, 김태훈










2. 
  : [다2다이] - 오동진, 류시현, 권해효



늑대아이 파트는 28분 25초부터 시작합니다.




이동진씨는 늑대아이에 대해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점수를 주셨더군요. 다소 부족하다 싶은 영화가 보이면 신랄하게 까기로 유명한 이동진씨가 4개 반도 영 찝찝해서 개인블로그에서는 별 5개를 줬다고하니, 어지간히 마음에 드셨던 모양인 듯. 씨네포트의 오동씨도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고, 전반적으로 점수를 짜게 주기로 유명한 국내 영화잡지 씨네21에서도 제법 좋은 점수가 나온 것을 보면 호소다 마모루의 작품 중에서는 국내 평가가 가장 좋은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평론가들이나 관객들의 평가는 죄다 호평인데 반해, 관객수가 적어서 그 점이 아쉽긴 하지만요.



reTweet 올포스트 다음뷰 구독 한RSS추가


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요즘 포스팅의 주가 되고 있는 애니클립이 포토샵으로 작성되는데다가, 티스토리 에디터가 이번에 새로 바뀌기도 해서 에디터로 글을 쓰는게 이제는 오히려 어색할 정도군요. 최근에 이래저래 듣기 싫은 심각한 주제만 다뤘는데, 이번만큼은 부담없이 가벼운 소개글로 할까 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올해 2012년 2분기부터 애니플러스의 후발주자로 신작애니를 수입하기 시작한 서비스, 마이씨앗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 마이씨앗이란?


마이씨앗은 실시간 앱TV라는 컨셉을 내세우고 있는 미디어 컨텐츠 제공서비스입니다. (주)더블유에이지가 2010년 8월부터 컨텐츠 제공업체들과 협력을 맺으면서 시작한 서비스로,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컨텐츠를 PC와 모바일 기기에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도 애니메이션 카테고리가 존재하긴 했습니다만, 다른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구작 수입에 집중하고 있던 탓에 이용자가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올해초부터 애니메이션 카테고리의 범위를 대대적으로 확장함과 동시에, 애니플러스의 후발주자로 일본 신작 애니메이션 동시방영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애니메이션 카테고리쪽에는 2개의 실시간 인터넷 방송이 운영되고 있으며, 애니메이션 VOD 서비스 역시 함께 제공되고 있습니다. 올해 2분기부터 6작품 (「산카레아」,
「츠리타마」, 「우주형제」, 「요르문간드」, 「여기저기」, 「비색의 조각」)에 대한 독점방영권의 획득과 함께 VOD 서비스를 개시했습니다.

마이씨앗 (http://www.myc-at.com/)




2. 서비스 종류에 대한 소개

(1) 실시간 채널

마이씨앗이 주력하고 있는 서비스로서,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교육 컨텐츠를 웹을 통해 제공되는 인터넷 방송입니다. 한가지 말씀드리는 건, 마이씨앗은 애니플러스처럼 케이블TV송출 서비스는 제공하고 있지 않습니다. 제공되는 방법은 오직 PC와 모바일기기에만 해당됩니다. 기본적으로 광고는 일체 없으며, 24시간 365일 연중무휴로 방송됩니다.

애니메이션은 [CH 명탐정 코난]과 [CH Anime], 2개의 채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CH 명탐정 코난]은 이름 그대로 명탐정 코난으로만 편성되어 있으며, 모든 에피소드는 더빙으로 제공됩니다. [CH Anime]는 재패니메이션을 제공하는 채널로서, 마이씨앗이 현재 보유한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돌아가면서 편성하는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신규가입시 한 달에 한번 1시간 무료 시청권을 제공하기 때문에 서비스가 어떤지 알아보고자 한다면 맛보기 정도로 이용해볼 수 있을겁니다.

** 참고로 주의할 사항은, 이번 2분기 신작애니들은 실시간 채널에 현재 편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신작 애니를 단순히 VOD 서비스로만 제공하는 것인지 아직 시기가 일러 편성하지 않은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만, 일단 현재 상황은 그렇습니다. 서비스 이용시 차질 없기를 바랍니다.


(2) VOD

타서비스와 똑같은 일반적인 VOD 서비스입니다. 오픈컨텐츠마켓 같은 특이사항이 있긴 하지만, 애니메이션 카테고리에는 해당사항 없습니다. 무료 VOD는 따로 제공되고 있지 않지만, 신작 애니를 제외한 나머지 작품들은 1화에 한해서 무료로 시청할 수 있습니다. 다운로드 서비스는 지원되지 않으며, 오직 VOD 스트리밍만 가능합니다.




3. 서비스 가격은?

서비스가 2개이므로, 가격도 실시간 채널과 VOD의 가격이 다르며, 따로 결제해야합니다.

(1) 실시간 채널

   


여러 채널들이 묶인 패키지 결제와 단독형 결제, 2가지 방식이 있는데. 단독형 결제가 패키지 결제와 비교해서 가격차가 그다지 나지 않기 때문에 두 채널을 동시에 이용하실거라면 패키지 결제가 좀 더 경제적입니다. 다만 오직 한 채널만을 이용하거나 결제 기간이 길어질수록 패키지와 단독형의 가격차이가 벌어지기 때문에 단순히 [Ch Anime]만 노린다면, 단독형이 가격면에서 유리합니다.


(2) VOD

가격은 애니플러스와 같거나 조금 더 저렴한 수준입니다. 결제 방식은 총 3가지.

- 편당 과금 : 한 편당 따로따로 결제하는 방식. 500원.



- 패키지 결제 : 한 시리즈를 묶어서 결제하는 방식. 편당 125원 ~ 250원.



- 애니씨앗 월정액 : 기간동안 별다른 제한없이 VOD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
1개월 :
7,590원  /  3개월 : 19,360원  /  6개월 : 31,790원  /  12개월 : 45,540원 (부가세 포함)





4. 서비스 품질은?

마이씨앗 실시간 채널 - CH Anime : 윤회의 랑그랑제 3화


마이씨앗 애니씨앗 VOD - 성흔의 퀘이서 1화
* 본 스크린샷은 해당 업체에서 문제제기시 삭제될 수 있습니다.

실시간 채널의 경우, 실시간 스트리밍이라는 제약이 있다보니 좋은 화질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추정컨대 방송으로 출력되는 해상도나 비트레이트 부분에서 다운사이징이 이뤄지지 않나 예상합니다. VOD는 그나마 사정이 좀 낫습니다. 시기적으로 다소 오래된 작품들은 화질 열화가 심하긴 합니다만, 위에 보시는 성흔의 퀘이서처럼 신작애니들은 대체적으로 720p HD에 근접하는 화질을 보여주는 편입니다. 다만, 이 역시도 애니플러스 초창기 시절 보여주던 깍두기 현상, 화면 깨짐등의 소소한 문제가 드러나고 있어서 화질개선작업은 분명 필요해보입니다.




5. 애니플러스와의 비교

일단 애니플러스의 후발주자로 이쪽 신작애니 사업에 뛰어들었으니 좋든 싫든 애니플러스와의 비교는 불가피해보이는군요. 참고로 애니플러스는 올해부로 서비스한지 2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엔젤비츠가 동시방영될때가 초창기 서비스였으니, 세월 한 번 빠르네요.

(1) 작품 보유수
(2012.4.19 기준)
애니플러스 (JJ미디어웍스) : 134개
마이씨앗 (더블유에이지) : 26개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이겠습니다만, 애니플러스의 압승입니다. 2년동안 수입한 분량이 무시할 수 없는데다가, 기존에 애니플러스쪽에서 보유한 구작들 수도 상상외로 많으니까요. 애니플러스의 경우 한 분기당 최소 10개 이상의 작품을 수입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마이씨앗과의 작품 보유 격차는 더 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2) 가격


올해부터 가격 조정에 들어간 애니플러스의 현재 서비스 이용 요금입니다.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외한 기본적인 서비스 가격을 비교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애니플러스 (Live + VOD)
1개월 : 7,500원  /  3개월 : 18,000원  /  6개월 : 31,500원  /  12개월 : 54,000원 (부가세 별도)

- 마이씨앗 (VOD)
1개월 :
6,900원  /  3개월 : 17,600원  /  6개월 : 28,900원  /  12개월 : 41,400원 (부가세 별도)
- 마이씨앗 (Live)
1개월 : 3,000원  /  3개월 : 8,100원  /  6개월 : 15,300원


얼핏 보기에는 마이씨앗이 전체적으로 저렴해 보이지만, 여기서 한가지 간과하지 말아야할 점은 애니플러스는 인터넷 라이브 방송 + VOD 서비스를 One 멤버십 하나로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마이씨앗의 경우 라이브 방송과 VOD가 현재 분리되어 있습니다. 만약, 마이씨앗에서 애니플러스와 같은 구성의 서비스를 이용하길 원한다면 정확히는 1개월에 9,900원, 3개월에 25,700원 식으로 이용요금이 증가합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애니플러스가 서비스대 가격비용은 마이씨앗보다 저렴한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3) 서비스 품질

애니플러스 - 늑대와 향신료 2기 1화




마이씨앗 - 키디 걸랜드 1화
* 본 스크린샷은 해당 업체에서 문제제기시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이건 개인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사실 객관적인 비교가 어려운 부분입니다. 다만, 움직임이 많아지거나 비트레이트 부족으로 생기는 화질 열화 현상은 애니플러스가 마이씨앗보다 적은 편이며, 주관적인 시선으로 본다면, 영상의 선명도와 색감은 애니플러스가 약간 더 나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외에 원활한 서비스 제공의 지표가 되는 버퍼링 현상은 양쪽다 발견되지 않아서 애니플러스, 마이씨앗 모두 VOD 스트리밍에서는 특별한 문제없이 원활히 제공되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6. 정리

마이씨앗이 애니플러스의 후발주자로 들어오긴 했지만, 아직 서비스에 관한 미숙한 점이 많다는 부분은 부정할 수 없어보입니다. 특히 VOD, Live 서비스가 분리되어 있어 이중으로 결제를 해야한다는 점, 다운로드가 전혀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 작품 보유량이 적어 가격대비 서비스 제공량이 애니플러스와 비교해 절대적으로 적다는 부분 등은 앞으로 마이씨앗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한 시기며, 지금의 애니플러스도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앞으로 마이씨앗의 행보자체가 그리 어둡지 만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항상 필요성을 제기해오던 애니플러스와의 경쟁구도가 형성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마이씨앗 애니메이션 서비스 출범이 국내 재패니메이션 방송/수입의 질적향상에 도움이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봅니다. 여기에
재패니메이션을 이용하는 국내 시청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합법 경로가 좀 더 확장되었다는 부분 역시 고무적입니다. 마이씨앗이 경쟁업체인 애니플러스보다 시작이 다소 뒤쳐지긴 했지만, 지금의 문제를 극복하고 국내 재패니메이션 시장이 활성화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기를 강력하게 희망합니다.


reTweet 올포스트 다음뷰 구독 한RSS추가




하루를 마무리하고 컴퓨터를 끄려는 찰나 몇 년에 볼까말까한 장문의 댓글이 남겨져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프리카에서도 듣지 못한 리뷰에 대한 충고를 지나가시던 비로그인 유저에게 들을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말입니다. 굉장히 좋은 글인데다가 저뿐만 아니라 글을 적고 계시는 다른 리뷰어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포스팅으로 남깁니다.



-- [나노하의 애니클립 - 신만이 아는 세계] 포스팅
RD 라는 이름으로 2012/03/08 23:41 달린 댓글.


댓글이 주관적으로 달리는건 알고 있습니다만. 흥행에 비해 뭇매질의 평가가 많군요.

웃기기는 했다. 재미는 있었다. 하지만 불가능 하다.
그러나 원래 애니메이션의 자체는 재미와 감동을 주는 것이지 현실에 지나치게 연연하는것 자체가 애니메이션에 대한 목적과 환상을 버리고 다큐멘터리를 보겠다라는 개념과 같습니다. 말그대로 '오오' 하다가 공석에서는 '엣헴' 하는 경우이지요. 게다가 톰과 제리와 패트와 매트만 봐도 말도 안되는일이 수십가지가 벌어집니다만 누구나 기억하는 명작이지요. 단순 논리식으로 두면 머리가 참 피곤해집니다. 결정적으로 속된말인 '오느라 수고했지만 벌은 받아야지' 라는 모 어디의 유명한 말마따나 같습니다. 리뷰를 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점이지요.

리뷰는 무얼하든간에 크나큰 자신의 주관적인 것을 배경으로 작성이 되는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리뷰어나 평론가들의 예상이 크게 빗나갓을때 그 리뷰는 결코 좋지 못한 리뷰라고 낙장 당하기 쉽지요. 리뷰는 그런의미에서 낙장불입이라고들 합니다. 한번 쓰고나면 그 책임감과 뒷수습. 심지어 자신의 명예와 하는 일에 마저도 상당한 평가와 평판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이러한 작품에서 작품성을 찾으려는 의도는 여러가지로 보일 수 있습니다. 다만 의도라는 것 또한 세분화되서 그 의도의 초점마저도 명확하게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명확하지 않은 작품성의 평가는 결국 '비뚤어진 시선으로 본 것이 아니냐' 라는 논란의 소지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합니다. 좋든 싫든 이렇게 되면 리뷰 자체가 의심받는 기가막힌 상황으로 가 버릴 수가 있습니다.

'나는 1의 의도를 봤다. 근데 넌 2의 의도로 봤구나' 하는 순간 의견은 충돌하기 마련입니다. 물론 사람의 의도적 관점기준은 다르다고 하지만 리뷰가 주관적이라고 하는것은 보통 사람들이 크게 잘 모릅니다. 그냥 남의 말만 믿고 '아 이건 재미없구나','아 이건 재미있구나' 라고 하는 중요한 척도와 대세를 가르는 판가름이 되는것이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관적이기 때문에 나도 다른 시선으로 보고 글을 쓰기 때문에 모든 말을 해도 용납된다' 라는 것 자체는 리뷰어가 절대 가져서야 하는 안되는 마인드이며 , 개인적인 관점보다는 주변의 넓은 식견과 평가와 자신의 평가를 비교해보고 왜 어떠한 점에서 난 쓰게 되었는가? 타겟층은 어떠한가? 애니메이션이 목표한 재미를 주는가? 현실과 비교했을때 어떠한가? 라는 다분히 다양한 시점과 주제에서 명확하게 선택하여 평가하는 관점이 여러모로 필요합니다.

깊게 들어가기가 힘들다면 정보의 조합과 함께 정보를 조합한 자신의 평가를 가볍게 다는 것 또한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보의 조합과 실제로 보고 난 이후의 칼같은 평가는 이러한 서브컬쳐 장르에서는 다분히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기 때문에 매우 조심해야됩니다. 베스트 아니메의 기본적인 정보 + 평가를 보기만 해도 많은 공부가 되기에 저도 지표로 삼고 있습니다.
 
PS : 애초에 노리고 만든건 대부분 다 그 나물에 그 밥입니다. 너무 진지하게 하실 필요가 없다는 말 또한 도움이 되시려나 모르겠습니다. 리뷰를 보건대, 감히 소인배의 평가로는 리뷰가 지나치게 무겁습니다. 이러한 가벼운 작품에 주는 무게의 딜레마가 엄청나신것 같습니다. 결정적으로 뉴타입에서도 볼 수 없는 강력한 뭇매 리뷰에 여러가지 관점으로 흥미롭게 봤습니다.
 
지나가는 방문객이었습니다. 리뷰 번창하시길 바랍니다. 





-- 댓글에 대한 답변

달린 댓글이 포스팅 분량보다 많아서 순간 움찔했습니다. 우선 진심어린 충고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비로그인 댓글이라는 게 아쉬울 따름이군요. 길게 댓글을 달아주셨으니, 저도 거기에 맞게 제 의견을 보충하도록 하겠습니다.


리뷰라는 게 쓰다보면 참 오묘한 글이라는 걸 새삼스럽게 느낍니다. 나는 객관적으로 적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주관적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리뷰를 오랫동안 써오면서 항상 느끼는 건 객관성과 주관성의 줄타기를 유지하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배로 어렵다는 것이지요.

리뷰자체가 너무 주관의 함정으로 빠지는 것 아니냐에 대해서는 동감합니다. 딱히 변명할 말은 없습니다만, 굳이 핑계아닌 핑계를 대자면 리뷰를 쓰는 데 참고할만한 사항이 극단적으로 적다는 것과, 강한색깔내기를 하는 도중에 생긴 부작용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만세에 대한 뭇매나 다름없는 평가를 내린 이유에 대해서 좀 덧붙이자면, 저는 사실 이 작품에 대해 거는 기대가 좀 있었습니다. 말씀하신 애니속에 다큐를 찾는 식의 그런 기대가 물론 아닙니다. 현실성이 있다없다는 논하는 건 웃긴 논쟁에 지나지 않습니다. 굳이 제가 위에서 어중간하다는 다소 강한 표현을 사용한건, 처음에는 웃으려고 본 신만세를 갑자기 무리하게 성장물 특유의 플롯을 사용한데에 대한 불만이었습니다. 단타를 잘 치는 타자가 무리하게 풀스윙을 휘두르는 모양새처럼 말입니다.

이미 '불만'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시점에서 제가 대놓고 주관의 함정에 빠졌다는 걸 시인하는 꼴이 되었지만 사족을 덧붙이면 이렇습니다. 어차피 노리고 만든 애니는 그 나물에 그 밥이며, 거기서 작품성을 요구하는 건 무리라는 점도 이해는 합니다. 다만, 단순히 이 작품은 원래 이렇게 생겨먹었으니까라는 이유 하나가 일종의 면죄부 형식으로 작용되는 것은 말씀하신 객관적인 열린 평가에는 부합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캐릭터로 먹고 사는 애니니까 그 이상 따지지 마라는 소리는 항상 듣지만, 리뷰를 쓰면서 아직도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세상천지에 원래 만들어질때부터 그렇게 생겨먹은 작품 따위는 없으며, 그렇게 보는 것 자체야말로 작품이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제한하는 게 아닌가라는 게 이 때까지 제가 리뷰를 써오면서 펼쳐온 지론이기도 합니다.


여기까지가 제 생각이긴 합니다만, 이건 말씀하신 무리한 작품성 요구와 무거운 리뷰에 대한 일종의 개인적 답변이었고... 왜 저런 결과물이 나왔느냐에 따른 보다 정확한 답변을 하자면 분량의 한계라는 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길게 쓰면 사실 많은 걸 담을 수 있습니다. 균형을 유지하기도 훨씬 수월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길게 써서 좀 더 양질의 리뷰가 될수록 더더욱 아무도 읽지 않는다는 겁니다.

약간의 고백을 하자면 최근의 제 주요 고민은 '어떻게 하면 잘쓸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읽게 만들까'였습니다. 위 리뷰도 네이버 영화쪽의 형식을 참고해서 작성하는 일종의 프로토타입이며, 현재도 여전히 방법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일단 시도해본 것들중에는 이 방법이 가장 반응이 좋아, 지금은 이쪽 종류의 글이 메인이 되고 있습니다.

위 리뷰의 특징적인 부분은 분량이 리뷰라고 부르기에도 부끄러울 정도로 극도로 짧다는 겁니다. 분량이 대충 1000자면 어지간한 리뷰의 서론에 본론 조금정도입니다. 이 분량에 객관성과 주관성의 균형도 고려해야하고, 본인의 색깔도 내야하고, 흥미도를 높일만한 글까지 써내야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결국 우선순위를 정할수 밖에 없고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부분은 뒤로 밀리게 됩니다. 이번 신만세 리뷰가 그 부작용이 겉에나온 케이스입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변명이나 핑계에 지나지 않으며, 전적으로 제 글 실력이 부족한 탓이 맞는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 보기에도 지금 애니클립은 제대로된 리뷰라고 보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으며 여러가지 헛점을 많이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읽힐수 있는 리뷰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앞으로 좀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애니클립의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항상 반성하고 있으며, 좀 더 좋은 리뷰가 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한게 아닌가라고 개인적으로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좋은 의견이 달려서 상쾌한 기분과 동시에 제 리뷰가 제대로 굴러가고 있는게 맞는 건지에 대한 반성과 리뷰라는 글에 대해서 제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 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정성어린 댓글에 대해서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댓글도 달아놓았고, 포스팅도 해놨지만, 혹시 댓글을 달아주신 분이 답변을 읽어주실지 어떨지 모르겠네요. 하다못해 블로그 주소라도 남겨주셨으면 좋았을텐데, 비로그인 유저의 댓글이라 어디의 누구신지 알수 없다는 게 안타깝네요. 리뷰어는 댓글을 먹고 산다는 데, 아직 이런 댓글을 받을 수 있는 저는 행복한 리뷰어임에 틀림없습니다.



reTweet 올포스트 다음뷰 구독 한RSS추가




천만 블로그 시대. 과거 지식인의 전유물이었던 글쓰기가 블로그라는 매체를 통해서 일반인들에게 그 문을 연지가 벌써 10년이 넘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쉽게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준 블로그 덕분에 리뷰라는 글쓰기 형태는 우리에게 아주 일반적인 것이 되었습니다. IT, 연예, 식품에 이르기까지 많은 리뷰들이 쏟아지는 세상. 애니메이션, 영화, 서적 같은 문화산업도 그 대표적인 수혜자들입니다. 제가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쯤만 하더라도 작품명만 입력하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페이지가 바로 블로그에 게재된 수십개의 애니리뷰였고, 필자의 블로그 입문 계기 역시, '나도 이런 사람들처럼 내가 아는 이런 좋은 작품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였으니까요.


그랬던 게 정확히 5년전입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바뀐다는 데, 요즘은 10주도 충분하다는 우스개소리가 있을정도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빠르게 변화합니다. 특히 그 변화의 선두주자에있는 인터넷 공간은 어제의 대세였던게 오늘의 구식이 되는 그런 곳이죠. 그리고 애니리뷰라고 해서 그 변화의 바람에 자유로운 건 아니라는 걸 뼈져리게 통감하는 요즘입니다.


현재 애니리뷰는 위기라고 불러도 좋은 시기입니다. 과거에는 작품선정의 가이드라인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던 애니리뷰가 이제는 잘 쓰이지도 않지만, 쓴다고 해도 딱히 읽히지도 않은 계륵같은 카테고리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이 때까지 오랫동안 리뷰를 써오면서 알게되었던 많은 애니리뷰어들 중에 지금까지 애니리뷰를 꾸준히 쓰고 있는 주위 리뷰어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줄었습니다. 물론 저도 블로그에 글을 잘 안쓰는 몹쓸 리뷰어 중 한 명이기도 하고요.




그럼 왜 이렇게 애니리뷰가 안 읽히게 된걸까. 딱 이거다 집어낼만한 정확한 원인은 없지만 여러 복합적인 요소가 섞여있다고 봐야합니다. 1차적으로 SNS의 보급화. 우리나라 대표 SNS하면 트위터죠. 트위터, 이거 참 편리한 물건입니다. 내 의견을 짧게 하고 싶은 말만 딱 골라서 표현하고, 그에 대한 의견을 실시간으로 받아줍니다. 보기만 해도 숨막히던 블로그 에디터가 이제는 140자가 들어가는 조그만한 칸이면 충분합니다. 성질 급한 한국사람들에게 이보다 더 적합한 시스템이 어디있겠습니까.

하지만, 이게 블로그에는 독이 됩니다. 본인이 직접 피부로 느낀 부분이지만, 트위터의 140자 글들을 하루종일 들여다보고 앉아있으면, 모니터 화면을 꽉 매우는 블로그 글이 정말 보기 싫습니다. 그나마 이미지라도 몇 장 있으면 볼만합니다. 그런데 에디터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굴림체 10pt 로 빽빽하게 적은 글, 보는 순간 뒤로 가기 누릅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거두절미하게 빨리빨리 이야기하면 되지, 뭔 놈의 서론은 그리 길고 할말이 많은지 읽고 있으면 짜증이 절로 솟구칩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지만, 반대로 습관이라는 이름앞에 쉽게 고착화 되는 동물이기도 합니다. 긴 글만 봐도 몸에서 두드러기가 나는 습관. 이게 바로 요즘 트위터의 140자가 가진 무서움입니다.


아무 단어나 좋으니 한번 검색해보세요. 그리고 그 중에 1000자가 넘어가는 블로그 글이 있는지 한번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그나마 거기에 해당하는 글들은 이미지 기본 다량첨부에 알록달록 꾸며서 최대한 읽기좋게 만들어놓은 글이 약 1000자 될겁니다. 안 읽히기는건 애니리뷰도 매 한가지. 글이 길면 길수록 더합니다. 작품의 전체적 스토리 정리, 작품에 대한 평가가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애니리뷰로서는 나름 줄인다고 줄여도 글이 길게 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며, 그것은 곧 소위 말하는 '읽기 싫은' 글의 대표적인 부류에 속합니다. 참고로 제가 적은 장문의 애니리뷰를 본 방문자들의 페이지에 머무른 시간을 조사해봤더니 평균 30초가 안되더군요. 그 긴 글을 설마 30초만에 속독했으리라 생각할수는 없고, 대충 서론 읽다가 휠 내려보니 글이 너무 길고 복잡하니 그냥 뒤로 가기 눌렀다고 생각하는게 맞습니다.



        



2차적으로는 인터넷 속도의 가속화. 합법이든 불법이든 국내에서 애니메이션을 보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다운로드'라는 과정을 거쳐야합니다. 광랜이 전국적으로 보급되기 전에 우리는 애니 한편을 보기위해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야 했습니다. 애니 한편을 보기 위해 밤새 컴퓨터를 켜놓고 자던 학창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빛의 속도에 비견될 다운로드 속도도 모자라 아예 실시간으로 애니를 보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애니리뷰가 안 읽히는 것과 무슨 상관이냐고요? 오히려 애니를 더 많이 보니 애니리뷰도 많이 읽히는 게 정상 아닌가라고 생각할수도 있습니다. 그에 관련해서는 프리카쪽에서 같이 리뷰어로 활동하고 있는 한 분의 인상적인 말을 잠깐 빌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애니리뷰 컨텐츠가 생산되지 않는 이유는 굳이 리뷰 안읽어도 직접 다운받아 보는 게 시간이 덜드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옛날처럼 토렌트개념이 거의 없고 클럽박스가 짱먹던 시절엔 50kb로 받는 무료유저가 대다수라 애니리뷰가 굉장히 흥했습니다만 지금은 1분이면 애니한편 다운받는 세상입니다. 즉 리뷰 읽는 시간보다 받아서 직접보고 판단하는 시간이 더 빨라졌다는 겁니다.



이제 한 가지 상상을 해봅시다. 어제 내가 기대하던 신작 애니 한 편이 나왔습니다. 신작애니를 VOD로 제공해준다는 애니플러스 서비스를 이용해봅시다. 인터넷에 접속하고 VOD를 재생하는 데 1분이 채 안걸렸습니다. 재생합니다. 오프닝이 나오네요. 넘깁니다. 의미없는 도입부분은 2배속으로 해결합시다. 몇 분이 흐르고 금세 엔딩이 나옵니다. 스킵한 다음, 차회예고 감상 후 마무리. 25분 애니를 당신은 짧게는 5분 길어도 10분만에 전체내용을 파악했습니다.


이번에는 통상적으로 장문으로 분류되는 애니리뷰 한편을 정독해봅시다. 모든 내용을 파악하는 데 대략 10분 내외가 걸리는군요. 개인의 속독능력의 차이에 따라 시간은 달라질수 있으나 대부분 비슷한 시간대를 기록할 겁니다. 시간적으로 차이가 없으니 문제가 없는것 같지만, 리뷰라는 건 글입니다. 아무리 유려한 문장의 소유자라고해도 글이 영상의 이해력을 능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같은 시간에 최대의 효과를 얻는 걸 목표로 한다면 이해도 안되는 복잡한 리뷰를 읽는 데 시간을 투자하느니, 직접 두 눈으로 보는 게 훨씬 빠르다고 누구나 느낄겁니다.





글쓰기의 기준에서 볼 때 프리뷰(미리보기)와 리뷰(다시보기)의 개념은 엄연히 구별되어 있지만, 많은 애니리뷰들이 프리뷰와 리뷰 성향을 모두 가지는 쪽으로 작성되어 왔습니다. 때문에
작품에 대한 소개와 선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준다는 프리뷰적 속성은 애니리뷰가 떠맡아야 할 중요한 역할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요리로 따지면 본격적인 시식에 앞선 맛보기 정도죠. 그런데 그 가이드라인을 읽는데 걸리는 시간과 노력이 직접 본편을 보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면, 그것은 가이드라인으로서의 위치상실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이 때까지 시청자들의 길잡이라는 역할을 맡아온 애니리뷰의 위치를 위태롭게 만듭니다.

그러면 이제 요즘 흥한다는 네이버표 신작 애니 감상문을 살펴봅시다. 네이버에서 나름 네임드라는 애니블로거의 그 날 감상문을 클릭해봅시다. 해당하는 날짜에 방송했던 작품의 줄거리가 간추려져있고, 그에 대한 감상을 이미지와 함께 곁들인 텍스트의 나열이 모니터에 비쳐집니다. 길이가 약간 있어도 약 1~2분 안으로 다 읽을 정도의 내용입니다. 우리는 25분짜리 애니를 영상도 안보고 1분만에 대략적인 내용의 전부를 파악했습니다. 리뷰로 따지기에는 주관적이고, 형식에 맞지 않는 감상문들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상문은 이전 애니리뷰가 수행하던 가이드라인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내고 있습니다. 이것이 왜 애니리뷰는 점점 망하는데 애니감상문은 흥하는가에 대한 이유입니다.



그럼 앞으로 애니리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2가지 옵션이 있습니다. 읽히든 말든 상관없이 마이페이스대로 꾸준히 쓰는 것. 이것도 방법이라면 방법입니다. 우직하게 글만 쓰다보면 언젠가 누군가 내 글을 읽어줄거고, 운이 좋다면 꾸준히 읽어주는 사람들이 몇몇 생길지도 모를일이죠. 다만, 이 방법은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제가 아주 확고한 의지를 가진 이쪽 계열의 학자라면 이상적일지 모르겠으나, 애석하게도 저는 이쪽 계열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일반 시청자중에 한 명이고, 제가 아는 한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리뷰어들이 그렇습니다. 오랫동안 글을 써오면서 가장 슬프다고 생각한적은 힘들게 쓴 내 글을 아무도 읽어주지 않을 때였습니다. 그저 애니가 좋아서, 사람들이 내 글을 읽어주는 게 기뻐서 글쓴다는 일반 리뷰어들이 보답받지 못하는 노력을 계속 부을수 있을까요. 최소한 제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네이버 오늘의 영화 (http://today.movie.naver.com/)


그러면 남은 한 가지 옵션. 그건 반대로 읽어줄만한 리뷰를 쓰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이야기가 약간 밖으로 새는 것 같지만, 같은 미디어 계열인 영화리뷰가 걸어온 길을 잠깐 살펴봅시다. 우리나라에 멀티플렉스와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국내에서도 일종의 영화리뷰 붐이 있었습니다. 화수분처럼 쏟아지던 영화리뷰도 어느 기점으로 차츰 그 개수가 줄어들더니 최근에는 몇몇 영화 전문 잡지가 아니면 제대로된 리뷰를 읽긴힘든 시기가 되었습니다.
그 대신 누구나 한번쯤 영화보기전에 확인한다는 평점과 30자평이 예전 리뷰의 위치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리뷰어는 독자들의 관심을 먹고 삽니다. 독자의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리뷰어는 좋은 리뷰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영화평론가들과 리뷰어들이 어떻게하면 독자들에게 읽힐만한 글을 쓸 수 있을까를 꾸준히 연구했고, 네이버 영화가 이런 실험적인 시도들이 이루어지는 대표적인 장소 중 하나입니다. [나노하의 애니클립]의 모태가 된 [주말 극장가 프리뷰], [키워드로 알아보는 영화], [영화패널 장르에 빠지다] 같은 카테고리는 긴글 읽기 싫어하고 최대한 짧은 시간에 작품을 파악하려는 요즘 현대인들의 입맛에 맞추면서 리뷰의 형식을 최대한 지키려고 부단히 노력한 리뷰어들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애니리뷰는 과거 영화리뷰가 겪었던 길을 비슷하게 따라가고 있는 중입니다. 즐기는 유저층이 영화에 비해 적다보니 그 변화의 속도가 영화보다 다소 느렸을 뿐, 변화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 있는 지금이 바로 과도기적 시기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어떤 방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위기 혹은 기회로 갈리게 될겁니다. 개인적으로 읽히는 리뷰에 대한 연구는 지금 시기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믿습니다.

읽히는 글을 쓴다는 것. 이게 말은 쉽지 막상 써보면 쉬운 일이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뭐든지 단계가 있듯이, 발판이 되는 가장 첫 단계는 독자를 상하관계가 아닌 동등한 입장에서 바라보는데서부터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자에게 일방적으로 정보를 주입하고 의견을 관철시키는 독불장군식의 마인드로는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내기 어려운 시대입니다. 읽는이들로 하여금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그들의 관심사와 성향을 리뷰어도 똑같이 독자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고 판단해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과거의 형식과 개념에 얽매이기보다, 새로운 형태의 리뷰를 연구하고, 보다 쉽게 읽힐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현실 안주냐 변화를 받아들이냐는 어디까지나 개개인의 선택입니다. 하지만 요즘 때때로 생각합니다. 내가 좀 더 부지런했으면, 내가 좀 더 빨리 변화했으면,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을까하고 말입니다. 리뷰는 소통이 글입니다. 읽히지 않는 리뷰, 그것은 공허속 외침에 지나지 않습니다. 단순히 자기만족에 의해서 글을 쓰는 것이라면 굳이 리뷰 같은 형태를 따질 필요없이 자유롭게 써도 상관없겠죠. 그러나 리뷰라는 타이틀을 사용한다면, 최소한 그 기본적인 목적을 잊지 않았으면합니다. 타이틀에 리뷰라는 두 글자를 달기전에 한번쯤은 자신이 왜 리뷰를 쓰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방향을 향해 리뷰를 써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할 때입니다.

쓰다보니 두서없이 긴 글을 늘어놔 버렸군요. 이 글조차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읽어줄진 알 수 없으나, 부디 얼마남지 않은 애니리뷰어들이 한번쯤은 리뷰라는 글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고 진심으로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Tweet 올포스트 다음뷰 구독 한RSS추가



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국내에는 각종 블로그, 카페등을 비롯하여 많은 애니메이션 관련 커뮤니티 단체들이 있습니다. 이들 커뮤니티는 가지고 있는 정보는 방대하지만, 체계적이지 않고 정보들이 산개해있어서 애니메이션 작품에 대한 간단한 정보를 얻기에는 적절치 않습니다. 이런 점을 보완해주는 곳이 바로 DB(Database, 데이터베이스)입니다.



- 베스트애니메는?

위키백과, 엔하위키 등 많은 곳들이 있지만, 애니메이션에 관련 DB 중 가장 선호되는 곳은 단연 베스트애니메 (http://www.bestanime.co.kr/) 입니다. 베스트애니메가 위키나 타 해외 DB와 비교해 아주 방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사용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한 접근성과 정보관리의 체계성에 있어서 우수한 곳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저도 리뷰를 쓰는 입장이라 과거 작품들의 정보를 얻기 위해 자주 방문하는 사이트 중 한 곳이기도 합니다.

베스트애니메에 실려있는 Fortune Arterial 에 대한 작품정보


그러나 베스트애니메는 오랫동안 불안정한 서비스에 대한 문제에 끊임없이 시달려 왔습니다. 잦은 서버 다운과 일부 자료 손실, 서버 해킹 등의 문제가 작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왔으며, 작년 2010년 12월에는 2개월동안 서버가 다운되는 불미스러운 사고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재오픈한지 약 5개월, 다시 접속불가상태가 되었습니다. 관리측에서는 이전과 같이 별도의 공지없이 서버를 내린터라, 접속불가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고 있지 않습니다. 외부 해킹, 서버 장애, 자금적 어려움 등이 원인으로 생각되지만, 지금으로서는 어느것도 확실하지 않으며, 올해 1월처럼 다시 재오픈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접속불가가 제보된 시점이 5/25 오후였으니, 오늘을 기점으로 서버가 다운된지 9일째입니다. 이미 한번의 장기간의 서버 다운 기록이 있는만큼, 이번 접속불가상태 역시 장기화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보이는군요.

현재 베스트애니메에 접속하면 위와 같은 문구만 남아있다




- 대응책에는 어떤 것이 있나?

베스트애니메의 복구가 빠르게 이뤄진다면 다행이겠지만, 접속불가상태가 다시한번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 지금으로서는 단순히 무작정 기다리기보다는 차선책을 찾는 게 현명한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많은 유저들이 베스트애니메에 의존하고 있어서 실제로 어디서 어떻게 정보를 얻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 보입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베스트애니메 외에 애니메이션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 몇 가지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1. 대체 DB 이용

베스트애니메를 제외한 애니메이션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DB는 여럿 있습니다만, 상대적으로 베스트애니메와 비교해 이용률이 극히 낮아, 유저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들 DB도 정보량이나 체계성 면에서는 뒤지지 않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그 대체품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1) AniDB
(http://anidb.net/
)


제가 본 애니메이션 DB 중에서는 단연 최고의 정보량을 자랑합니다. 베스트애니메에서 검색되지 않는 고전 작품들부터 지금 방송되고 있는 신작 정보까지 방대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키워드 검색이 가능하며, 작품에 대한 간단한 정보, 등장인물, 에피소드 구성, 관련 출연진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DB로서의 기능은 충실합니다.

한 가지 흠이라면 모든 내용은 영어로 구성되어 있는 해외 DB라는 점에 있습니다. 사용되는 단어의 수준은 전체적으로 간단한 편이지만, 영어 외에는 일체의 검색 시스템도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언어적 장벽을 느끼는 유저라면 원하는 정보를 얻는 데 다소 어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번역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으면 어느정도 불편함을 해소 할 수는 있지만, 한글과 영어의 어순 때문에 자연스러운 번역을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칸나기에 대한 Anidb 에 수록되어 있는 정보




(2) 위키백과


모두가 쓰는 백과사전이라는 오픈형 DB 시스템을 가진 위키백과입니다. 영어는 약 360만, 일본은 약 75만, 한국은 약 16만개라는 방대한 항목을 가지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카테고리에서도 꽤 다량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일본 위키백과의 경우 위에서 언급한 AniDB 이상의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국 위키는 영어와 일본과 비교해 애니메이션 관련 정보는 굉장히 부족하며, 이곳 역시 제대로된 정보를 얻으려면 영어와 일본 위키를 이용해야 한다는 언어적 장벽을 마찬가지로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 위키피디아 : http://ko.wikipedia.org/
영어 위키피디아 : http://en.wikipedia.org/
일본 위키피디아 : http://ja.wikipedia.org/



(3) 엔하위키
(http://mirror.enha.kr/wiki/) - 미러 사이트가 훨씬 쾌적한 환경 제공


위키백과와 마찬가지인 오픈형 DB이지만, 위키라는 이름과 시스템만 가지고 있을뿐, 공식위키백과와는 상관없는 사설 DB입니다. 엔젤하이로라는 커뮤니티 내부에서 시작된 한국어 위키로, 주로 서브컬쳐에 대한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지금은 그 규모가 커져서 서브컬쳐 항목 외에도 영화, 음반, 방송 등 여러 항목들이 추가되고 있는 곳입니다. 한국어로 기록되기 때문에 언어적 장벽이 전혀 없으며, 역시 체계적인 검색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공식 위키와 달리 객관적인 정보 제공외에 주관적인 의견이 피력된 항목이 자주 등장하며,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들이 때때로 보이는 곳이기에 정보에 대한 신뢰도가 다소 낮다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됩니다.


(4) 게코타
(http://anime.gekota.com/)

 


루리웹과 비슷한 성격의 커뮤니티이지만, 애니존쪽의 DB는 의외로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곳입니다. 특히 애니정보란은 베스트애니메와 비슷한 형식을 채용하고 있으며, 신작에 대한 정보는 빼놓지 않고 꾸준히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포스트 베스트애니메를 노린다는 느낌이 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신작을 제외하고는 구작에 대한 정보는 전무하며, 정보량도 앞서 언급한 곳들과 비교해 가장 적기 때문에, 아직 DB로서의 기능은 부족해 보입니다.




2. 구글의 저장된 페이지 이용

대체품으로 만족할 수 없다면, 다소 불편하지만 베스트애니메의 정보를 간접적으로 접근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베스트애니메 서버는 아시다시피 현재 접속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구글은 자체적으로 '저장된 페이지'라는 일종의 히스토리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장된 페이지'는 구글봇이 웹페이지를 돌아다니면서, 구글 시스템 캐쉬에 저장한 일종의 웹페이지의 사본입니다. 따라서 이것을 이용하면 직접적으로 사이트에 접속할 수 없더라도, 구글 시스템에 저장된 웹페이지의 사본을 우리는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사본들은 어디까지나 텍스트와 그 틀만 제공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이미지는 표시되지 않습니다.


저장된 페이지 이용법의 예

저장된 페이지를 이용하는 법은 간단합니다. 먼저 구글 검색창에 자신이 검색하고자 하는 작품명을 입력한 다음 뒤에 '베스트애니메'를 붙이는 방식입니다. 결과에 베스트애니메 페이지가 검색되면, 링크를 클릭하지 말고 하단의 '저장된 페이지'를 클릭하면 구글 시스템에 저장된 베스트애니메의 사본을 읽어볼 수 있습니다.


성우나 제작진, 등장인물, 줄거리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 법칙이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성우 하나자와 카나를 검색해보고 싶다면, <하나자와 카나 베스트애니메>로 검색. 엔젤비츠의 등장인물 정보를 원한다면 <엔젤비츠 등장인물 베스트애니메>로 검색하시면 되겠습니다.

** 6/9 내용추가
적을 때는 전혀 생각지 못했지만, 한 가지 간과하고 있었던 부분이 있기에 내용을 추가합니다. 구글의 '저장된 페이지'의 경우, 위에서 언급했듯이 일종의 캐쉬(Cache) 시스템입니다. 컴퓨터로 따지면 일종의 백업 파일이라고 보시면됩니다. 다만, 구글이 서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주기적으로 이 백업 자료들을 삭제하는 모양입니다. 베스트애니메 서버가 닫힌지 꽤 시간이 지났으니, 구글 봇이 다시 웹페이지를 방문해서 정보를 갱신하지 못하므로, 사실상 기존의 저장되어 있던 웹페이지 사본은 사라지게 됩니다. 현재 작품에 대한 정보까지는 접근이 가능하지만, 성우를 비롯한 상당수의 정보가 사라졌습니다. 오픈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캐쉬 정보도 계속 사라진다는 점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3. 검색, 커뮤니티 이용

위의 두 가지 방법도 안된다면, 남은 건 블로그와 커뮤니티에서 찾을 수 밖에 없습니다. 당신이 정보를 선별하는 뛰어난 눈을 가지고 있다면, 굳이 DB를 이용하지 않아도 구글이나 네이버의 간단한 검색만으로도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쪽을 경유하면 작품에 대한 단순한 정보외에도 감상평이나 리뷰 같은 작품에 대한 평가도 같이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쪽 나름대로의 장점 역시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원하는 정보를 얻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소요하기 때문에 다소 비효율적인 방법이라는 점은 변함없습니다.



항상 평소에 그 자리에 있어서 평소에는 그 소중함을 잘 모르지만, 막상 그것이 사라지면 그 소중함을 깨닫는 말을 뼈저리게 체감하는 요즘입니다. 베스트애니메의 정보가 제 리뷰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던 만큼, 그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네요. 언제 서비스가 재개될지,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영원히 베스트애니메라는 이름의 사이트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한 명의 유저로서 빠른 서비스 재개를 소망합니다.


reTweet 올포스트 다음뷰 구독 한RSS추가



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최근에 포스팅 감을 조금 끌어올리는가 싶더니, 일주일 쉬어버리니 또 갑자기 포스팅이 지지부진하네요. 개인적으로도 저번주는 정말 바빴던데다가, 대외적으로도 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안좋은 일도 있었던터라, 포스팅을 미처 하지 못했군요. 지금 이 시간에도 방사능 누출로 인해 일본 열도가 지진의 고통에서 쉽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현재의 사태가 빠른 시일내에 해결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최근들어 애니리뷰보다 칼럼쪽을 더 많이 쓰는듯한 느낌이지만, 이쪽만큼 필력이 살아나는 소재 또한 잘 없다보니, 지루하지만 이번 포스팅도 조금 재미없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이번 주를 기점으로 스트라이크 위치스 2 시청을 마무리했습니다. 이 작품에 대해서는 애니리뷰를 계획중이기 때문에, 자세한 평은 나중으로 미루겠습니다만, 한 가지 언급하자면 스토리에 대한 불만이 조금 있었습니다. 그래서 트위터에 짧게나마 스토판 스토리 구성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뉘앙스를 내비쳤더니, 이런 멘션이 날아오더군요.

불필요한 서비스씬? 설마요. 그 덕분에 작품이 1만장이 팔렸습니다. 서비스씬이 없는 명작 푸른 꽃의 3백장. 서비스 신이 있는 스토판의 1만장. 먹고 살려면 어느 쪽을 택하시겠습니까? 내가 보기 싫었으니 졸작이다? 캐릭터물을 스토리 없다고 까는 것은 좀 어불성설 아닐까.

단순히 몇 문장으로 사람의 생각을 전부 읽어낼 수 없겠습니다만, 만약 위와 같은 마인드로 애니메이션을 보고 계시다면, 그에 대해서는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사실 이런 의견을 받은 건 비단 스트라이크 위치스 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에 대한 평에서도 여러번 받아봤고, 그 때마다 제 의견을 피력했습니다만, 그걸로는 부족하다 싶어 이렇게 포스팅 지면을 할애합니다.



첫번째로 언급된 예술성과 상업성의 문제. 이건 제가 오덕페이트 사건에서 이미 한번 언급했던 내용입니다. 영화나 드라마가 그렇듯이 애니메이션 역시 예술의 한 표현 방식이자 동시에 돈을 벌기 위한 하나의 산업이기도 합니다. 제작자가 어디에 역점을 두고 있느냐에 따라 작품의 결과물은 크게 달라집니다. 전자에 역점을 두고 있다면, 국제영화제에서나 한번씩 볼법한 작품들이 나올 것이고, 반대로 후자에 역점을 두고 있다면, 요즘 시장에 가장 잘 팔린다는 Sex & Violence (성 & 폭력)가 강조된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지금의 재패니메이션 시장에 나오고 있는 작품들 대부분은 절대적으로 후자의 성격이 짙습니다.


현대경제에서 기업이 가지는 위치는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애니메이션도 하나의 사업이고 상품이며, 그것을 만드는 제작사는 그 상품을 이용해 이익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이익을 극대화 시키는 것도 바로 기업인 제작사의 몫이지요. 최근 애니메이션의 추세는 그 이익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생긴 흐름의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소녀 캐릭터의 모에화, 자극적인 성적 묘사로 인한 성인물의 증가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제작자라고 가정하고 잘 팔리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론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쉬운 방법은 잘 팔리는 소재를 사용해 작품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예쁘장한 미소녀들이 나와서 치맛자락을 걷어올리고, 그 풍만한 가슴을 열어재끼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 게 어디까지나 잘 팔리기 때문이죠.

   
이유는 간단하다. 이런 게 잘 팔리기 때문. 그것뿐이다.


그렇다면, 이런 작품들은 작품으로서 아무런 가치가 없는 졸작이며 쓰레기이냐? 그건 당연히 아닙니다. 저는 과거 작품들의 분위기와 스토리를 선호하는 유저 중 한 명이며,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최근들어 뚜렷하게 보이는 성인물의 고공행진이 그다지 달갑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작품도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으며, 과거 작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강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단순히 미소녀들의 속옷을 많이 보여준다고해서, 막장 소재가 난무한다고 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작품이 완전히 무가치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않은 것입니다. 작품이라는 건 단순히 하나의 요소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복합적인 상호작용에 의해서 이루어져 있는 하나의 개체이니까요. 단순히 개체 중 일부 요소의 문제점 하나를 가지고 전체 개체에 문제가 있다고 평가하는 건 지나친 확대해석의 오류입니다. 바구니 속 과일이 담겨있는 걸 상상해 보십시오. 그리고 그 과일중 하나가 썩었다고 가정합시다. 그러면 그 바구니는 완전히 썩어서 못 먹게 된 과일바구니인가요? 당연히 그렇지 않습니다. 어느 한 과일이 썩었을 뿐 나머지는 분명히 먹을 수 있는 과일입니다. 과일바구니에 썩은 과일이 있다는 걸 알리고, 그것을 골라내는 게 시청자들과 리뷰어들의 역할이지요.


다만, 제가 우려하는 부분은 현재 애니메이션이 지나친 이익 극대화로 인해 모에 일변도로 변화하는 현재의 추세입니다. 모에가 나쁘고 미소녀가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다양성의 부재, 일변화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인 것입니다. 다시 과일 바구니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한 상인이 파는 과일 바구니에는 사과, 포도, 귤이 담겨져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런데 경제가 어려워지다보니, 과일을 사가는 사람이 점점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최근 사과가 몸에 좋다는 사실이 널리 퍼졌고, 덕분에 사과를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상인은 조금이라도 이익을 높이고자 바구니에 포도와 귤을 조금만 넣는 대신 사과를 많이 넣게 되었습니다. 지금 애니메이션 시장의 상황이 이와 같습니다. 바로 과일 바구니 속 사과의 비율이 많이 높아진 상태. 사과를 넣었다는 게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보다 이익이 높고 잘 팔리는 사과를 넣는 행동은 자본주의 경제 논리에서 당연한 이치이니까요. 하지만, 너도나도 사과만 넣는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상인은 더이상 포도와 귤을 바구니에 넣지 않는 날이 올지도 모를 일입니다. 만약 후에 우리가 포도와 귤을 먹고 싶다고 하더라도, 정작 바구니에는 사과밖에 담겨져 있지 않게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작품의 수요층은 다양합니다. 모에물에 열광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서정적인걸 좋아하는 사람, 사회 풍자적인 걸 선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모에를 선호하는 비율이 다소 높다보니, 대다수의 작품이 이쪽으로 쏠려버리고, 본의 아니게 시장은 소비자들에게 하나의 옵션만을 강요하고 있는 모양새가 되어버립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른 장르의 애니메이션 역시 같이 볼 수 있길 원하지만, 제작되는 작품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비슷하다면 어떨까요? 요즘은 볼 게 없다는 볼멘 목소리와 함께 애니 시청 자체를 그만두는 유저들이 나올수도 있다는 걸 우리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알게 모르게 제작사들은 단기적인 이익에만 집중하다가 본의 아니게 잠재적인 소비자층을 계속 잃고 있는 셈입니다. 한 가지 패턴만을 추구하는 시장은 그만큼 한정된 수요층만을 반영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다양한 패턴을 제공하는 시장은 다양한 수요층을 아우를수 있으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시장의 활성화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시장 자체의 다양성이 필요하다면, 그건 애니메이션 작품 내적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위 멘션을 보내주신 분은 '캐릭터물을 스토리 없다고 까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표현하셨습니다만, 지금 애니메이션 시장이 요구하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캐릭터물이 캐릭터 하나만을 믿고 밀어붙이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너도 나도 비스무리하게 생긴 캐릭터에 이미 패턴화된 캐릭터 성격들. 속옷이 드러나는 건 기본이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까지 여과없이 보여주는 게 요즘 시장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캐릭터 하나만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훌륭한 투수는 직구뿐만 아니라 때로는 느린 공과 변화구를 섞어 던지듯이, 캐릭터라는 밑바탕에 신선한 설정이 필요하고, 스토리라는 덧칠이 필요하고, 연출이라는 색칠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작품 내적의 다양성입니다.


'당신이 주장하는 것을 이해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이상론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위 멘션에서 언급된 것처럼 실제로 상업성 작품의 대표격으로 불리는 스트라이크 위치스 2가 1만장을 팔고 있을 때, 푸른 꽃은 겨우 3백장 팔고 있는 현실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렇지 않은 작품도 분명 있습니다.

    


2009년을 달구었던  「바케모노가타리」 를 기억하십니까? 얼핏보면 이 작품도 다른 작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 남성과 그것을 중심으로 여러 여성들이 달라붙는 하렘, 상업적으로 통용되는 모에 요소로 충만한 히로인들. 하지만, 그 내면에는 니시오 이신이 표현하는 미스터리한 분위기에 신보 감독 특유의 영상미가 있습니다. 말장난의 시각적인 효과와 상징은 이 작품이 단순히 상업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작품 자체의 메시지 역시 같이 담아내려고 했다는 걸 우리는 어렴풋이 느낄 수 있습니다. 상업성이라는 그릇안에 예술성을 보기좋게 담아낸 훌륭한 모범사례인 셈입니다. 이 외에도 공감이라는 감수성을 자극하여 예상외의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다다미 넉장반 세계일주」 , 우리가 평소에 알고 있는 마법소녀물의 틀에 박히 이미지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하고 있는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는 작품 내외적으로 다양성을 추구하여 성공한 케이스로 봐도 좋을 것입니다. 모에가 잘 팔리니까 모에물만을 만들었다면, 다다미 같은 작품은 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캐릭터물이 단순히 캐릭터물에만 안주했다면, 지금의 마마마는 그저 마법봉이나 팔아먹는 굿즈 판촉용 애니메이션정도로 치부되었을 것입니다.

2006년 하루히 붐으로 부터 벌써 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해마다 제작된 작품수는 감소했고, 셀 수도 없이 많은 작품들이 제대로 빛도 받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재패니메이션이 과거에 누렸던 영광은 온데간데 없고 상처만이 남았습니다. 그동안 세월은 흐르고, 시장은 변하고, 시청자도 변했습니다. 사회가 복잡해진 만큼, 시장도 복잡해졌습니다. 더 이상 한 가지로 승부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시청자들은 다양한 장르, 다양한 캐릭터, 다양한 연출, 다양한 스토리를 원하고 있습니다. 해법은 우리 가까이에 있습니다.


reTweet 올포스트 다음뷰 구독 한RSS추가



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케이온 영화화 이후 오랜만에 써보는 애니칼럼인데, 이번 시간에는 조금 불편한 주제를 다뤄보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많은 분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주제의 글은 별로 쓰고 싶지 않습니다만, 최근에 유저들 사이에 큰 논란이 되고 있고, 꼭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성이 느껴지는 부분이기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 '열역학 제 1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인터넷

물리학 중에서 에너지와 열, 일의 관계를 연구하는 '열역학'이라는 분야가 있다. 이 분야 내에서 가장 기초적인 법칙 4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열역학 제 1법칙'이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라고도 불리는 이 법칙의 정의는 따로 있지만, 풀어쓰면 다음과 같다.

"닫힌 역학계에서 에너지의 형태가 어떻게 바뀌더라도 총 에너지의 합은 일정하다"

 


예를 들어 한 그루의 나무가 있다고 가정하자. 열매는 태양의 빛 에너지와 양분을 흡수하여 열린다. 여기서 빛 에너지와 양분은 열매라는 에너지의 결정체로서 변화가 일어날 뿐이지 그 에너지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물리학 수업도 아닌데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오는가? 걱정하지 말자. 필자가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건 어디까지나 어떤 현상의 비유를 위해서일뿐이다. 재미있는 것은 필자와 같은 공학도들 사이에서는 이 법칙이 농담처럼 다음 의미와 같이 쓰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공짜란 없다"


그렇다. 열매는 빛과 양분이 있어야 열린다. 빛과 양분이라는 들어간 에너지가 없는데 열매라는 에너지가 나온다는 것은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요컨데 세상에 공짜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간단한 법칙이 통하지 않는 곳이 있으니, 그곳이 바로 인터넷이다. 우리는 인터넷 속에서 많은 것을 누리며 살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음악을 듣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초. 최신 영화와 드라마를 보는 데에는 3분. 100만원 짜리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실행하는 데에는 5분이면 충분하다. 물론 모두 공짜다. 우리는 말 그대로 빛과 양분 없이도 열매가 열리는 그런 기적의 시대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 재앙의 시작

이렇게 열린 공짜 열매를 따먹는 소비자들을 보다못한 제작자들과 정부가 철퇴를 들기 시작했다. 불법 음반, 영화를 제공하는 자들에게는 특히 엄격한 처벌이 가해졌으며, 그것을 이용한 사용자들도 처벌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처음에는 반발도 심했지만, 점점 합법적인 경로가 개척되고 소비자들도 납득할만한 가격에 시스템이 제공됨으로써 소비자들의 인식도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 아주 최근이다.

재패니메이션은 이 범주에 들어가지 못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 철퇴의 범위에 들어가지 않은 몇 개 부분이 있었는데 애니메이션, 특히 재패니메이션이 그 중 하나였다. 국내에서 영화와 음반의 수요와 애니메이션을 수요를 비교해본다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다. 시장의 규모면에서 애초에 거론할 가치가 없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에서 만든 것도 아닌 이웃나라 일본에서 만든 것이다. 우리것 지키기도 벅차다보니, 일본 애니메이션까지는 지킬 여력이 없었던 모양이다. 덕분에 애니메이션을 소비하는 유저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애니메이션을 주고 받기 시작했고, 모든 재앙은 여기서 부터 시작되었다.




- 애니플러스 등장과 제휴의 덫


그러던 2009년 12월, 애니플러스가 개국했다. 야심차게 출범과 함께 그들은 신작 애니메이션을 빠르게 공급하고, 모든 애니메이션 방송을 자막으로 방송할 것을 약속했다. 투니버스, 애니맥스를 비롯한 애니메이션 방송국들이 더빙판에 재방송의 재방송을 고수하고 있었던터라, 기존 시스템에 불만을 가지고 있던 애니메이션 시청자들은 환영했다.


그리고 2010년 4월, 애니플러스는  「엔젤비츠」 ,  「회장님은 메이드사마」 ,  「워킹」 ,  「일기당천 4기」 를 자막으로 방송했다. 그들이 개국초기에 내걸었던 유저들과의 약속을 지킨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 것은 다른 곳이었다. 그 방송 방법 자체가 한일 동시 방영이었다는 점.

빠른 신작의 공급을 위해 일본과 동시 방영 하겠다는 데 뭐가 문제가 되는 걸까. 애니플러스가 국내에 방송을 내보내기 위해서는 방영권을 필요로 한다. 이는 애니플러스 외에 방송되는 영상은 모두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컨텐츠로 간주된다는 이야기와 맞물린다. 원칙대로라면 시중에 돌아다니는 애니메이션 동영상들을 모조리 막아야 하겠지만, 애니플러스는 여기에 '제휴'라는 개념의 프리미엄을 붙여 파는 형식을 채택했다. 불법 컨텐츠를 인정할 수는 없지만, 방영권을 가진 우리에게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그 컨텐츠를 막지는 않겠다는 의도이다.

모 웹하드 업체의 검색 결과. 모두 제휴가 걸려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다름아닌 '돈'에서 생긴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애니메이션 동영상 파일의 크기는 약 300MB 내외. 애니메이션을 주고 받는 주요 경로를 유저들에게 제공하는 웹하드 업체들은 보통 3~4MB를 약 1원에 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애니메이션 한 편을 다운로드 받는 데에는 100원 정도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다만, 여기서 '제휴'라는 프리미엄이 붙게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100원 했던 파일이 순식간에 500원으로 상승한다. 100원과 500원의 차이는 왠지 큰 것 같지 않지만, 이것이 1쿨 시리즈로 놓고보면 1300원과 6500원이라는 차이로 둔갑한다. 파일 다운로드비를 제외하면 아무런 비용도 필요로 하지 않던 것이 갑자기 5배나 상승했으니, 유저 입장에서는 그 놈의 제휴라는 게 뭔지 속이 터질 지경이다. 거기에 올해 2011년 1월에는 애니플러스가 무려 10편의 신작 방영권을 확보함으로써 사실상 제휴의 범주안에 들어가지 않는 작품이 없을 정도로 그 숫자가 많다. 이 쯤되면 애니플러스 망해라는 악담이 쏟아질만하다.

올해 신작 중 인기작 상당수가 애니플러스 방송 목록에 포함되었다




- 우리는 그것이 불법인지 모른다

이제 상황은 소위 말하는 정품 이용자와 불법 이용자의 신경전으로까지 번진다. '너희 같은 인간들 때문에 애니메이션 산업이 망한다' 부터 '그래, 너희는 돈 많아서 좋겠다' 까지. 이제는 거의 감정싸움에 가깝다. 도대체 무엇이 우리를 이토록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아간 것일까.

지금의 사태는 애니메이션에 국내의 합법적 컨텐츠의 부재에서 비롯된다. 애니플러스의 출현 이전에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케이블 TV 방송과 정발 DVD의 구입 정도로 경로가 지극히 제한되어 있었다. 여기에 공중파 애니메이션의 몰락과 애니메이션에 대한 곱지 못한 시선들은 실질적으로 국내에 대한 애니메이션 공급 자체를 점점 차단시켜 버리게 되었다. 물론 아마존 등지를 통해 해외구매대행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건 비용이 너무 부담스럽다.

국내에 정발된 스즈미야 하루히 우울 DVD. 그나마 정발된 작품도 매우 한정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불법 컨텐츠의 공유 시장으로 집중되었다. 무료로 혹은 약간의 다운로드 비용만 지불하면 누구나 쉽게 고화질의 영상을 다운받을 수 있다는 건 뿌리치기 쉬운 유혹이 아니다. 사실 여기까지는 비단 애니메이션만이 겪었던 문제는 아니다. 영화나 음반, 국내 드라마 들도 이런 문제를 과거에도 겪었고 현재도 겪고 있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이들은 합법적인 컨텐츠의 경로를 다량 보유하고 있으며, 그만큼 불법 컨텐츠의 단속과 처벌도 강력하다는 사실이다.

반면 애니메이션은 이런 불법적인 루트가 너무 오랜시간동안 이용되어왔고, 그것이 고착화되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오래전부터 그래왔고, 내 주위 사람들도 그렇게 사용했기 때문에 그것이 부정이라는 걸 깨닫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꽤 많은 유저들은 웹하드 업체에 지불하는 다운로드 비용을 정당한 비용을 주고 구입하는 행위로 오해하고 있는 경우도 많았다. 개인적으로도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필자도 그런 유저 중에 한 사람이었다. 그것이 당연한 게 아니라는 걸 깨달은 것은 1년 전, 비싼 돈을 지불하면서 애니메이션을 즐기는 주위 블로거들의 지적 덕분이었다. 분명 불법 컨텐츠의 이용이 권장할만한 행동은 아니다. 다만, 최소한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합법적인 루트가 제대로 구축되었다면 지금처럼 불법이 합법으로 둔갑하는 기형적인 사태까지는 막을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애니플러스,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유저들의 빈축을 사고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애니플러스가 합법적인 루트를 개척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또한 단순히 방송에만 그치지 않고, 다운로드 서비스와 IPTV, 스마트폰의로의 확장 등 다양한 서비스들도 선보이고 있어서 타 방송국과 차별화된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물론 앞서 지적한 제휴의 덫이 있긴 하지만, 애니플러스가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영상의 경우 편당 200-300원 정도의 선에서 해결할 수 있어서 가격면에서도 그리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이벤트를 이용하면 편당 100 ~ 200원 내외로 이용 가능하다


그러나 애니플러스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특히 컨텐츠 질적 저하는 앞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 요즘은 불법 컨텐츠도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서 대다수의 작품들이 고해상도의 HD 영상을 제공하고 있으며, 방송이 끝난 구작들의 경우 DVD/BD 영상까지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 이에 반해 애니플러스가 제공하는 영상 자체는 육안으로봐도 불법 컨텐츠가 제공하는 화질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으며, 일부 영상은 화면 깨짐, 프레임 저하 현상도 종종 목격된다. 게다가 애니메이션 방송사 답지 않은 오역과 의역이 난무하는 자막까지 다수 연출하고 있어서 정품 컨텐츠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이렇게 서비스 할 거라면 차라리 불법 컨텐츠가 낫겠다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들린다. 방송사도 엄연한 기업이다. 돈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라면 유저들의 의견을 십분 반영할 의무가 있다. 애니플러스가 앞으로 이용자의 꾸준한 확보를 원한다면, 질적 개선에 대한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질적 향상은 앞으로 그들이 해결해야 할 숙제





-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

좋든 싫든 애니플러스가 애니메이션에 합법이라는 불을 지폈다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다. 여기에 장작을 넣느냐, 물을 끼얹냐는 앞으로 방송사와 그것을 향유하는 소비자들에게 달려있다. 아직까지는 불법 컨텐츠가 성행하고 있는 만큼, 유저들 사이에 자발적인 자정 능력이 현재로서는 절실하다. 불법 컨텐츠가 잘못되었다는 점을 알리고, 공식적으로 제공되는 컨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서로 권장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이에 발맞춰 애니플러스도 정상적인 방법으로 컨텐츠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납득할만한 질적 향상 역시 필수적으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 개인적인 바램이 있다면,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도 애니플러스 하나라는 루트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제 2, 3의 애니플러스를 만들어 경쟁 구도를 형성함으로써 국내 시청자들이 보다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한다.




- 열매는 열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필자는 이제 다시 '열역학 제 1법칙' 이야기로 돌려 이 긴 글의 끝을 맺으려 한다.
물과 양분이 있어야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이것이 올바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빛과 양분이 없이도 열매가 맺는다는 사실을 어느 순간 당연하게 여기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시험대에 올라와 있다.
지금이라도 빛과 양분을 넣어줄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열매만 따먹을 것인가.
선택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소비자의 몫이다.
한가지 확실한 건 이대로라면, 나무에 더 이상 열매가 열리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뒤늦게 우리가 왜 그 때 빛과 양분을 주지 않았었는지를 한탄하면서 말이다.


reTweet 올포스트 다음뷰 구독 한RSS추가



4. 영화화 까지는 앞으로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앞서 칼럼에서는 소실의 제작상황과 비교하여, 케이온이 극장가에서 크게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러나, 그들의 행보가 탄탄대로라고는 말할 수 없다. 영화화까지는 앞으로 넘어야 할 산들이 많으며 작품 내외적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해보인다.




5. 케이온의 과제 - 원작의 종료

케이온의 원작격인 4컷 만화는 현재 연재가 종료된 상태이다. 원작에서 소개한 스토리는 이미 TV 시리즈에 모두 할애하였으며, 실질적으로 제작사 손에 들어있는 시나리오는 없다고 보는 게 옳다. 따라서 원작이 종료된 이 시점에 추가적인 진행을 위해서는, 원작의 내용이 아닌 극장용 오리지널 시나리오의 작성이 불가피해 보인다.

    

4권을 끝으로 종료된 원작 케이온 코믹스


오리지널 스토리는 제작자가 원하는 식의 자유로운 전개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원작이 가지고 있던 색깔을 잃을 수 있다는 위험 역시 가지고 있다. 올해는 <엔젤비트>가 애니메이션 오리지널 스토리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바 있지만, 현재 제작되는 작품의 대부분이 원작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리지널 스토리의 작성은 확실히 리스크가 크다. 스토리 측면에서도 케이온의 주축을 담당하던 4인방이 졸업한 상태로 끝을 맺었기 때문에 시나리오의 전개 방향을 잡는 것 조차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6. 케이온의 과제 -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큰 틀의 스토리 부재


케이온은 여고생들 사이에서 일어날 법한 일상을 담고 있는 일상물이다. 필자가 항상 예전부터 지적해오던 일상물의 한가지 문제점은 작품을 이끌어나가는 스토리가 다른 장르와 비교해 다소 미약하다는 점이다. 한 예로 일상물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히다마리 스케치>, <미나미가> 를 살펴보자. 이들 작품의 공통점은 에피소드마다 벌어지는 소소한 사건들을 통해 웃음과 감동을 주고는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문제는 거기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에피소드를 유기적으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큰 틀의 시나리오에는 소홀한 면모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몰입감을 떨어트리고 작품에 대한 지루함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곤 한다.


    

일상물의 대표작인 <히다마리 스케치>와 <미나미가> 역시 극복할 수 없었다.


케이온의 경우 경음악부라는 구심점을 통해 입학부터 졸업까지의 이야기를 시간 흐름 순으로 나열함으로써 이를 극복해보려고 하는 나름의 노력은 보인다. 그러나 그 스토리가 작품의 시작과 끝을 맺는 정도로 사용될 뿐, 에피소드간의 유기적인 연결을 이루어내지는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케이온 역시 이전의 일상물들이 드러낸 한계를 넘어서지는 못했다고 볼 수 있다.




7. 케이온의 과제 - 영화화를 위해서는 극적인 요소가 필수적
 

좋은 영화 시나리오가 되기 위해서는 '발단-전개-절정-하강-대단원' 으로 이루어져있는 구성 단계가 확실하게 구분지어져야 한다. 시나리오 구성 단계의 관점에서 케이온을 바라보면, 발단에서 전개까지의 진행은 훌륭하다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작품내내 전개만 계속되다가 어느순간 절정이라는 구성 단계는 증발하고, 갑자기 졸업이라는 하강과 대단원으로 들어간다는 인상을 준다. 학교 축제를 비롯한 몇 개의 에피소드를 절정으로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절정 부분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미약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절정으로서는 2% 부족한 학교 축제


영화와 TV 시리즈는 엄연히 다르다. 다음 화의 개념이 있어 숨돌릴 틈이 있는 TV 시리즈와 달리, 영화는 90 ~ 120분 가량 되는 런닝타임이 영화가 끝날 때까지 계속된다. TV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지루함을 느끼기도 쉬운 것이 영화이며, 그렇기 때문에 관객들의 꾸준한 몰입도를 위해서는 절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관객들이 요구하는 것은 TV 시리즈에서 내내 보여준 따뜻한 일상이 아니다. 극장에서 느낄 수 있는 케이온만의 감동이 필요한 것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서 케이온 영화화가 단순히 TV 시리즈의 연장으로 끝날 것인지, 극장판으로서의 입지를 인정받을지가 결정되리라 생각한다.



8. 그 외의 변수들

아직 정확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만큼 애니메이션 제작이 아닌 실사 영화의 가능성 역시 남아있다. 노다메 칸타빌레를 비롯한 꽤 많은 작품들이 실사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아주 가능성이 없진 않다. 다만, 이 때까지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해서 성공한 작품보다는 실패한 작품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개인적으로 이 방향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주사위는 던져졌다. 그들의 역량을 믿어본다.

케이온이 TV 시리즈를 높은 인기를 유지하며 마무리 지었다는 점에서 쿄토는 흥행의 발판을 마련해 놓은 것만은 확실하다. 그러나 이미 하루히 2기의 실패로 증명되었듯이, 행여나 쿄토가 케이온의 인기만을 등에 업고 영화화를 성공시키겠다는 우를 범하질 말기를 바란다. 앞서 언급한 것 처럼 일상물의 영화화가 절대 쉬운 도전이 아닌만큼, 철저한 준비와 그들만의 노하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일상물의 영화화라는 그들의 도전은 확실히 이 때까지 그 전례가 없었던 만큼 무모한 도박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때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준 쿄토였기에 필자는 그들의 역량을 믿어보고자 한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케이온의 마지막 승패는 그들 손에 달려있다.




reTweet 올포스트 다음뷰 구독 한RSS추가

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본 블로그의 주력은 애니리뷰입니다만, 최근에는 시청보고서나 애니칼럼 등의 부수적인 카테고리에 들이는 시간이 더 많지 않나 싶네요. 여러가지 면으로 리뷰를 구상해보고 있는 중이니, 꼭 좋은 리뷰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이번 애니 칼럼에서는 2009년부터 애니메이션계를 뜨겁게 달군 <케이온>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나눠볼까 합니다.





1. 케이온 영화화의 발표


2006년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2007년 <러키 스타>로 대중으로 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쿄토 애니메이션. 2009년 그들은 새로운 소재의 작품에 도전하게 되는데, 그래서 탄생한 작품이 지금의 <케이온>. 대중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경음악이란 소재, 쿄토만이 표현해낼 수 있는 특유의 캐릭터성을 잘 살린 이 작품은 2009년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1기 종영 이후 인기의 여세를 몰아 바로 2기 제작을 발표. 2010년에는 2기 방송과 동시에 오리콘 차트 상위권 진입 및 BD 최고 판매량 갱신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작성하는 영광을 누린 작품으로 등극한다. 그리고 케이온의 기나긴 고공행진은 2010년 9월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종영을 고한다.


케이온 영화화 확정 소식

그렇게 마지막을 고했어야 할 케이온에 변화가 있었으니, 마지막 방송 이후 케이온 영화화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 3기를 간절히 바라던 팬들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반기고 있는 듯 하지만, 또 한쪽으로는 케이온의 색깔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2.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의 흥행효과


케이온 영화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기전에 쿄토 애니메이션의 또다른 히트작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시리즈에 대해서 잠시 살펴보도록 하자. 2006년, 하루히붐이라는 신조어가 생길정도로 하루히의 흥행과 애니메이션계에 미친 파급 효과는 엄청난 것이었다. 그리고 3년 후인 2009년,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2기>라는 이름을 내건 후속작이 방송되었다. 침체되어 있는 애니메이션 시장에 다시 한번 기적같은 단비가 내리는 것이 아닌가라는 희망적인 추측이 방송 전부터 난무할 정도였으니, 이 작품에 대한 팬들과 업계의 기대는 높았다.


   

'엔들리스 에이트'가 불러낸 재앙

그러나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탓일까? 결과는 말그대로 참담. 새로운 연출력으로 소문난 쿄토는 스토리의 무한 루프라는 엔들리스 에이트를 선보였고, 예상과는 너무나도 다른 전개에 시청자들의 기대는 순식간에 분노로 탈바꿈했다. 여기저기서 혹평이 쏟아졌고, 전작과는 비교도 할 수없는 저조한 DVD, 음반 판매량이라는 유래없는 치욕을 맛봐야 했다.


실패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 갑작스럽게 발표된 스즈미야 하루히의 영화화. 엔들리스 에이트의 재편이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는 팬들의 여론 속에서 올해 최고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 (이하 소실)>은 그렇게 탄생했다. 흥행 수입 7억 7천만 엔, 관객 동원수 55만명. 2006년의 영광의 재현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올해 하루히와 쿄토 애니메이션이 보여준 행보는 대단하다는 말 밖에 표현할 길이 없을 정도이다. 특히 이번 소실이 달성한 기록은 2009년 2기 방송 이후 갖은 혹평속에서 일구어낸 것이기에 더 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흥행의 여세를 몰아 국내 개봉까지 결정된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





3. 케이온 영화화, 준비된 도전인가?


다시 <케이온>으로 돌아오도록 하자. 필자가 케이온을 언급하기 전 하루히에 대한 내용을 언급한 이유 케이온과 하루히의 행보가 매우 닮아 있기 때문이다. 1기의 흥행. 2기의 참패. 그리고 영화화의 성공. 2기가 성공했다는 점만 제외한다면, 케이온도 비슷한 행보를 현재 밟고 있다.

  

쿄토의 얼굴인 이 두 작품의 행보는 상당히 닮아있다.


따라서 이전의 하루히의 사례로 보아 이번 케이온 영화화는 즉흥적인 기획이라기 보다는 소실로 다시 자신감을 되찾은 쿄토의 준비된 도전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 3년이라는 제작의 갭, 2기의 참패라는 여러 핸디캡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실은 쿄토의 새로운 성공사례를 창조해내었다. 케이온의 경우, 2009부터 작품의 갭 없이 지금까지 방송을 해왔고, 2기가 1기보다 더욱 흥행한 케이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케이온의 영화화는 하루히보다는 훨씬 높은 성공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계산이 충분히 나온다. 필자의 개인적인 추측이긴 하지만, 소실이 예상 이상으로 성공해 버림으로써 쿄토도 케이온의 영화화를 어느정도 염두해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또 한가지 케이온 영화화의 성공을 밝게 하는 부분은 쿄토 애니메이션의 뛰어난 마케팅 실력. 쿄토 애니메이션은 개성있는 연출력과 캐릭터성으로도 알려져 있지만, 그 이상으로 애니메이션 기업같지 않은 뛰어난 마케팅 전략으로도 유명한 그룹이기도 하다. 우스개 소리이긴 하지만, 쿄토가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면 1이라는 상품을 10으로 부풀리는 재주가 있다고 할 정도. 소실 때 극장가에서 증명된 그들의 마케팅 실력이 케이온에서도 유감없이 발휘가 된다면 케이온 영화화의 성공 역시 허황된 꿈은 아니리라 생각한다.



[....다음 칼럼에서 이어집니다]



평소에 리뷰나 칼럼에서 쓰던 경어체 대신 평어체로 써봤습니다. 써보니 일단 쓸 때는 편하고 글의 이해를 높이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읽어보면 굉장히 딱딱한 글이 된다는 느낌이 조금 있네요. 댓글로 짧게나마 평어체 사용에 대한 의견을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reTweet 올포스트 다음뷰 구독 한RSS추가



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수도권과 비교해 큰 문화행사가 다소 부족한 부산이지만, 9월 이후로는 굵직굵직한 행사들이 많은 열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 중에서도 부산을 대표하는 세계적 문화 축제라고 한다면, 역시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단연 으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6년을 시작으로 올해로 15회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PIFF)는 그 규모가 점점 거대해져 이제는 명실상부 세계적인 영화제로 자리매김 하였습니다. 아시아 영화의 최대 축제라고 불리는 부산국제영화제는, 평소에 접하기 힘든 다양한 장르의 아시아 영화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장이기도 합니다.







애니메이션 부분도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PIFF에서는 일본의 정통 제패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한국, 중국, 인도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 작품들 역시 만나볼 수 있습니다. 2000년대 이후로는 일본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2006년 <시간을 달리는 소녀>, 2007년 <에반게리온 : 서>와 같은 굵직굵직한 작품들이 출품되기도 했습니다. 올해 2010년은 예전과 비교해 출품 수는 많이 줄었으나,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볼 수 있는 가치있는 작품들이 편성되었다는 점에 있어서 기대가 됩니다.



1. 이브의 시간



제페니메이션의 올해 PIFF 대표 주자로 선보이는 작품은 <이브의 시간> 입니다. 이전에 제가 애니리뷰에서도 다룬 적이 있는 작품이며, 개인적인 기대를 걸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신카이 마코토와 함께 1인 제작으로 이름을 알린 요시우라 야스히로 감독이 처음으로 팀 제작 방식을 채택하여 제작한 첫 작품이라는 것도 눈 여겨 볼 만합니다.



로봇이 상용화되고 인간형 안드로이드가 생활에 널리 보급되어진 근미래의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작품은 로봇과 인간의 대립을 그리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존재를 인정받으려는 로봇과 존엄성을 지키려는 인간. 폭력이 오가는 첨예한 대립을 표현하기에 좋은 설정이지만, 이브의 시간은 그 반대로 따뜻한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기존의 인터넷 방송판에서 일부 장면과 에필로그가 추가되어진 극장판이 상영됩니다. 이브의 시간을 미처 보지 못하신 분들이나, 인터넷 상영판으로만 보신분들이라면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상영정보>
이브의 시간 / Time of Eve Japan  2010  106min  HD  color

International Premiere





YOSHIURA Yasuhiro : 요시우라 야스히로
International Premiere
S.F 
코드 상영극장 상영일시 정보 상태
468 메가박스 해운대 3관 14일 19:00  
416 메가박스 해운대 2관 8일 20:00  

2. 소중한 날의 꿈



2000년대 이후로 이렇다할만한 작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한국 애니메이션이지만, 오랜만에 좋은 느낌의 작품이 출품되었습니다. 2005년에 처음으로 제작 상황을 공개한 이후로, 무려 5년이라는 긴 세월끝에 세상밖으로 나온 <소중한 날의 꿈>입니다.

이 작품은 사회와의 경쟁을 회피하던 한 소녀가 과학자로서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한 소년을 만남으로써 조금씩 변화해 가는 성장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최근에 주류를 이루고 있는 화려한 그림체의 일본 애니메이션과 비교해 다소 투박하지만, 과거 7080의 배경과 어우러진 향수를 자극하는 그림체가 인상적입니다.

제작을 맡은 '연필로 명상하기'는 <겨울연가>, <아장닷컴>을 제작하였으며, 인기 아동 애니메이션 <뽀로로>를 부분 협력하는 등의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관록있는 제작사입니다. <소중한 날의 꿈>은 그들의 두 번째 극장판 작품으로, 이번 작품을 통해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와 가능성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봅니다.


<상영정보>
소중한 날의 꿈 / Green Days Korea  2010  110  HD  color

World Premiere
AN Jae Hoon, HAN Hye Jin : 안재훈, 한혜진
World Premiere
성장영화/청춘 

코드 상영극장 상영일시 정보 상태
400 메가박스 해운대 1관 11일 19:30  
411 메가박스 해운대 1관 14일 16:00





3. 체브라시카



미국에 미키 마우스가 있다면, 러시아에는 <체브라시카>가 있습니다. 보는 이에 따라서 쥐같기도, 원숭이 같기도 한 이 귀여운 캐릭터는 러시아의 아동문학 작가인 에두아르드 우스펜스키의 아동용 그림책에서 탄생했습니다. 그 이후 꾸준히 러시아 국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왔으며,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의 러시아 국가대표팀의 마스코트로 사용될 정도의 범국민적 캐릭터로 자리 잡았습니다.

소비에트 연방 붕괴 이후 여러가지 저작권 문제에 휘말리면서 국내에는 크게 알려지지 못했습니다만, 건너편 일본에서는 체브라시카 캐릭터 저작권 획득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TV 애니메이션, 극장판 등이 제작되어 일본, 유럽 등지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작품은 전반적으로 사랑과 우정이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서, 온 가족이 부담없이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올해 출품된 새로운 극장판 <체브라시카>는 최근 <학생회 임원들>의 각본가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나카무라 마코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이번 작품은 그가 감독으로서 도전하는 첫 장편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되는군요.


<상영정보>
체브라시카 / Cheburashka Japan  2010  80min  35mm  color

NAKAMURA Makoto : 나카무라 마코토
코미디/유머/블랙코미디 
코드 상영극장 상영일시 정보 상태
280 CGV센텀시티 6 11일 10:30  
029 대영시네마 1관 13일 17:30  
502 메가박스 해운대 5관(M관) 9일 15:00  

※ <집>은 정보 부족으로 소개에서 제외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애니메이션을 기다리는 팬들에게는 풍성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독특한 개성의 작품들이 여럿 출품했다는 점에서 올해는 조금 기대를 걸어봐도 좋지 않을까 싶네요. 2007년 <에반게리온:서> 이후로 다소 주춤한 PIFF 애니메이션이 올해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바입니다.



reTweet 올포스트 다음뷰 구독 한RSS추가



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오늘은 왠지 마음이 심란해서, 새벽 2시라는 늦은 시간에 포스팅 하나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을 적은 글이니, 경어체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스 신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이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바로 피그말리온 이야기.
아래의 이야기를 한번 읽어보자.


키프로스의 여인들은 나그네를 박대하였다가 아프로디테 저주를 받아 나그네에게 몸을 팔게 되었는데, 이 때문에 피그말리온은 여성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게 되어 결혼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 대신 ‘지상의 헤파이스토스’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자신의 조각 솜씨를 발휘하여 상아로 여인상을 만들었다.

실물 크기의 이 여인상은 세상의 어떤 여자보다도 아름다웠다고 한다. 피그말리온은 이 여인상에 갈라테이아라는 이름을 붙이고 사랑하였는데, 갈라테이아는 아키스를 사랑한 바다의 님프이기도 하다. 아프로디테 축제일에 피그말리온은 이 여인상같은 여인을 아내로 삼게 해 달라고 기원하였으며, 그의 마음을 헤아린 아프로디테는 조각상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었다.

피그말리온은 인간이 된 갈라테이아와 결혼하였고 이들의 결혼식에는 아프로디테도 참석하였다.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딸은 피그말리온의 고향 땅 이름을 따서 파포스라고 불렀다.


'피그말리온 효과'  라는 용어가 존재할 정도로 위 일화는 굉장히 유명하다.

* 피그말리온 효과 : 타인의 기대나 관심으로 인하여 능률이 오르거나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

갑자기 뜬금없이 새벽에 그리스 신화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도 어김없이 토익 공부를 끝낸 후 블로그 답글로 마무리하려고 하는 순간이었다.





1등 검색어가 십덕후?
그 때 몇일 전에 인터넷에 화제가 되었던 케이블 프로그램 예고편이 내 머릿 속을 스쳐지나갔다. 그 프로그램은 다름 아닌 tvN의 '화성인 바이러스'

본인은 방송의 공익성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라 tvN 같은 상업적 케이블 회사를 굉장히 싫어한다.
보다 자극적이고, 보다 선정적인 소재를 통해 그저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데에만 급급한 모습이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표현하는 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푸념은 잠시 접어두고, 이 화성인 바이러스라는 프로그램의 목적은 일반인들과 비교해 특이하거나 혹은 특이한 인생을 살고있는 사람들을 초대하여 그들의 삶을 소개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주 게스트가 바로 가상 캐릭터 '페이트(나노하 등장인물)'와 6년째 연애중인 한 남성이었다. 그는 페이트 관련 물품을 모으는 데 천만원 이상을 투자한 사실, 페이트(쿠션)을 애인삼아 야외 데이트를 즐기는 등의 행동을 방송을 통해 공개했다.

이 방송이 나가기 전, 인터넷에는 예고편이 돌면서 때아닌 난리가 났었다.
그리고 결국 오늘 방송 후 당당히 네이버 검색어 1등을 차지한 단어 십덕후.

비록 방송을 보지는 않았지만, 내용 자체는 뻔할 거라고 생각된다.
한국에서 저런 인물이 처음으로 공개되었을 뿐, 일본에서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이 알려져 있는 사실들이니까...



개인적으로 저 남성을 향해 비난할 생각은 없다.
가상 캐릭터를 사랑하든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유 영역이니까...

그렇다고 나는 저 행동을 옹호할 생각도 없다.
저 남성의 사례는 마치 여성을 혐오하여 조각상을 사랑하게 된 피그말리온과 같이, 단지 현실과 사회로부터 도피하려는 행동일 뿐이니까...




그리고 나는 오덕후, 십덕후라고 치부하며 욕하는 사회를 보며 한숨 짓는다.


영화를 좋아하면 진정한 영화 애호가지만,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면 그것은 단지 오덕후일 뿐이다.
스포츠를 좋아하면 건전한 스포츠광이지만, 만화를 좋아하면 그것은 단지 방구석 폐인일 뿐이다.


분명 위의 사례에서 제시한 남성과 같이 그 도가 지나친 경우도 있다.
애니메이션의 환상속에 빠져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몇몇 소수의 사람들로 인해 애니메이션을 취미로 삼는 사람 전체가 매도당한다는 사실이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폭력적인 게임으로 유명한 GTA.
만약 GTA를 무척 즐기는 한 명의 학생이 사람을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다고 가정해보자.
그 학생은 GTA가 자신의 살인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증언했다.

그렇다면, GTA를 즐기는 모든 유저가 살의를 띄고 있는 정신 이상자들일까?
이것은 문제를 확대해석한 판단의 오류이며, 물론 대다수의 유저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나는 애니메이션도 하나의 작품이며 예술활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애니메이션도 소설처럼, 영화처럼 작가의 의미를 대중에게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단지 그것이 고상한 클래식, 건전한 스포츠보다 상업성이 강하다는 정도의 차이 일뿐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들은 말한다. 애니나 만화는 단지 어린이들의 산물일 뿐이라고...
글래머러스한 미소녀라는 가상의 인물을 내세웠을 뿐, 포르노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결국 우리 나라에서 애니메이션은 하나의 금기사항으로 취급받는다.
사회에서 오덕후 취급받지 않으려면, 그것을 외부로 발설해서는 안된다.
그저 몸을 웅크리며 조용히 자신의 취미 생활을 즐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나는 기억한다.
컴퓨터가 거의 보급되지 않았던 그 시절..
TV는 우리들의 몇 안되는 재미있는 놀거리였으며, 때때로 방송해주는 만화영화는 일상의 즐거움이었다.
어릴 적 우리 반 남자 아이들은 '지구용사 선가드'에 열광했고, 여자 아이들은 '세일러문'의 등장 모션을 따라하곤 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만화는 어린이와 성인을 나누는 하나의 기준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남들보다 어른스러워지고 싶어하는 청소년들은 만화나 애니 시청 자체를 점점 금기시하고, 그것을 어린이들의 산물이라고 단정지었다.
그리고 때때로 성장 후에도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향해 비난했다.

'그것은 어른스럽지 못한 행동이라고..'





그러면 이 모든 편견을 제공한 책임을 누구에게 있을까?
그것은 다름아닌 바로 애니메이션 업계와 그것을 향유하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90년대에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지브리 애니메이션, 그리고 에반게리온 같은 작품들이 큰 인기를 끌면서 애니메이션도 하나의 예술적인 문화 코드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다.
그들은 하나의 작품으로서 대중들에게 의미를 전달하려고 노력했고, 사회는 거기에 대해서 응답했다.


그러나, 현재의 애니메이션 산업은 그때와 비교해 너무나 달라졌다.
업계는 그저 미소녀들의 치맛자락이 들쳐올려서 속옷 보여주기에 급급하며, 어떻게 하면 좀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할 뿐이다.

그것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올 2010년 상반기에 방영된 애니메이션 중 대다 수가 성인용 애니메이션들이라는 사실이다. 계속된 경영 악화로 벼랑끝에 내몰린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는 갈수록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속 예술성은 이제 과거의 전유물이 된지 오래이며, 그나마 예술성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는 애니메이션들은 시장에서 무자비하게 참패했다.


        



유저들 역시 그저 미소녀들의 모에스러움에만 관심을 높일 뿐, 예술성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것이 현상황이다. 이번 주 방송한 화성인 바이러스에 출연한 남성은 지금 사회에 만연해 있는 극단적인 오덕후들을 대변하는 한 명의 예시일 뿐일지도 모른다.

생각하기 싫어하고, 그저 욕망만을 추구하는 유저들.
유저들의 태도가 이런 식인데, 그들에게 애니의 예술성을 논해서 무엇하랴.




나는 2006년 스즈미야 하루히의 방영이후 애니메이션계가 뭔가 잘못된 길로 들어서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지금도 역시 그렇다고 생각한다.

새는 두 날개로 난다.
상업성과 예술성. 그 어느 한쪽도 포기할 수 없다.
다만, 지금 현재 상황이 그저 상업성쪽으로 조금 많이 쏠려있을 뿐이다.

다시 균형을 잡자.
아직 늦지 않았다.
아니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를 때이다.

유저, 업계, 그리고 사회...
모두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나는 소망한다. 애니메이션 산업이 지금보다 건전해지기를...

나는 소망한다. 애니메이션을 즐기는 우리들의 자세가 달라질 수 있기를...

나는 소망한다. 애니메이션도 하나의 예술활동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를...


그리고 나는 소망한다. 애니메이션을 향한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질 수 있기를...

reTweet 올포스트 다음뷰 구독 한RSS추가


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다음 플래닛이 곧 있으면 서비스 종료한다는 소리를 듣고,
글을 정리 중에 있는데, 꽤 오래전에 적은 글을 발견!
제 기억으로 쓴 지 거의 2년이 다되어가는 글이군요.
그 당시에는 정성을 들여 적은 거라 다시 한번 재수정 해서 올려봅니다.



여러분들은 영화, 애니, 드라마 등 여러 종류의 영상 보는 것을 좋아하시나요?
저의 경우에는 어린 시절에 부모님께서 맞벌이를 하시는 터라, TV와 비디오를 많이 즐겨봤습니다. 당시 90년대에는 컴퓨터는 귀한 물품이었으며, 어릴 때 밖에서 노는 것 외에는 TV만한 놀잇거리가 없었던 탓도 있겠죠. 세살 버릇 여든 까지 간다고 그 영향으로 저는 아직 TV시청을 즐기는 편입니다.

TV는 내 친구가 된 덕분에 덩달아 제 동영상 재생 기기들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왔습니다.
그러면 이쯤에서 되돌아 보는 격동의(?)
동영상 재생 변천사...





1. IRiver E50 2G  ~  [1.8인치]


기존에 쓰던 코원 G3의 1G 용량으로는 조금 벅찬 부분도 있고,
3년 정도 쓴 터라, 2009년 새해와 함께 구입한 MP3입니다. 음악감상 용도로 골랐기 때문에 동영상과의 궁합은 그야말로
최악...

일반 동영상(avi, wmv)는 재생도 안될 뿐더러,
아이리버 프로그램으로 인코딩까지 해줘야 재생됩니다.
런 귀찮음까지 견디면서 볼만한 가치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본인은 '절대 보지마라!' 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시력 감퇴의 지름길입니다.



2. LG CYON KU9100 (쿠키폰)  ~  [3인치]


터치폰이 유행할 때, 보급형으로 등장한 쿠키폰..
보급형이라고는 해도, 쇼킹 스폰서 24개월 + QOOK 결합 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거금 40만원을 깨먹은 귀하신 분입니다. 
아이리버와 비교하면, 화질도 뛰어난데다가 인코딩 부분에서도 훨씬 자유롭습니다. 또 휴대폰의 특성상 휴대하기가 쉽다는게 큰 장점입니다.

다만 역시 인코딩의 굴레에서는 벗어날 수 없다는 점과 별도로 SD카드를 구입해야한다는 경제적인 부담감이 작용합니다.



3. Cowon A2 30G  ~  
[4인치]



역시 거금 40만원을 들여 중고시장에서 업어온 녀석입니다.
구입 시기는 고등학교 때 인강을 본다는 목적으로...
(물론 인강보다 다른 동영상이 차지하는 용량이 많았다는 후문...)

P
MP의 프로토타입 제품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오래된 제품이지만, 어지간한 동영상은 인코딩 없이 재생이 가능 정도로 유연성이 크다는 게 최대 장점입니다. 4인치의 넓은 화면과 30G의 넉넉한 용량은 만족할만한 수준입니다. 그나마 이것도 최근에 나오는 PMP들의 성능과 비교하면 새발의 피라는 게 문제지만..

PMP 단점은 휴대용이라고 하기에는 제법 나가는
무게와 부피.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는 거의 불가능하고, 가방에 넣고 다녀야 된다는 불편함이 존재합니다.




4. 삼성 SyncMaster Magic CX710BM ~ 
[17인치]


일반 가정에서 보는 제일 보편적인 화면 크기.
출력 기기 중에는 가장 오래된
6년의 세월을 거쳐온 모니터입니다. 요즘으로 따지면 17인치는 제일 작은 축에 속하고, 최근에는 이미 20인치 이상 되는 모니터들이 보급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모니터-TV 일체형인 가정도 꽤 된다고 들었습니다만...



5.
삼성 PAVV DLP TV SVP-50L7HD + YAMAHA 5.1CH HOME THEATER
   
[50인치]


LCD도 모자라 LED까지 나오는 요즘에 DLP가 웬말이냐라고 말씀하시면, 구
입 시기를 잘못 정했다고 밖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군요. 일반 프로젝션 TV에서 PDP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시기에 출현했었으나, PDP에 비하면 화질이 밀리고, LCD에 비하면 전기세가 더 많이 들어 지금은 생산조차 되지 않는
비운의 DLP TV입니다.

그 당시 가격으로 홈씨어터까지 포함에서 무려 400만원이나 지불한 걸 생각하면, 지금도 속이 쓰립니다. 비운의 TV이든 어쨋든 현재 출력 기기중 가장 선명한 화질을 보여줍니다. 사진에는 약간 색감이 어두운것 같지만, 사진을 찍을 때 형광등이 밝아서 그렇습니다.

화질에서도 차이가 나지만, 역시 홈씨어터의 5.1채널의 영향은 이어폰이나 일반 스피커로 들을 때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요즘은 시간적 여유가 많아 가장 많이 시청하는 방법입니다.



쓰다보니 엄청나게 긴 장문의 글이 되었네요.
그럴 의도는 아니었지만, 멀티미디어 종합 사용기처럼 마무리 된 듯..
다음에는 보다 더 좋은 포스트로 찾아뵙겠습니다.

이상 나노하였습니다.

reTweet 올포스트 다음뷰 구독 한RSS추가

Live Traffic Fe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