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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터리 (commentary)

1. (라디오・텔레비전의) 실황 방송
2. (책・연극에 대해 글로 쓴) 해설
3. 비판, 논의; (어떤 상태를 나타내는) 흔적


얼굴은 보이지 않고 목소리만 나오는 방송을 의미합니다. 흔히 라디오나 연극에서 활용되는 나레이션과 비슷한 개념으로 사용되지만, 코멘터리는 작품의 진행과는 별개로 출연한 배우 혹은 성우가 작품에 대한 해설이나 감상등을 말해주는 형식을 취한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코멘터리는 해당 작품의 DVD나 BD를 구입해준 소비자들을 위한 일종의 팬 서비스용 컨텐츠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 애니메이션 속 코멘터리

코멘터리는 보통 영화나 드라마에 한정된 컨텐츠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애니메이션에서도 상당 수의 작품들이 코멘터리를 녹음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특히 DVD/BD 매출이 애니메이션 사업에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팬 서비스 차원의 코멘터리를 자주 삽입하는 추세입니다. 코멘터리에 크게 정해진 형식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애니메이션에 사용되는 방식은 크게 3가지로 나뉩니다.


1. 성우 대화 방식

해당 작품에 직접 출연한 성우들이 나와서 이야기를 주고 받는 형식입니다. 성우에 관심이 많은 애니메이션 시청자들이나 일부 성우 팬들을 위한 대표적인 형식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아무래도 연기한 성우들이 나와서 진행하는 형식이라 작품에 대한 기술적 해설이나 담겨진 의미를 설명하기보다는 잡담이나 연기하면서 벌어진 에피소드 소개의 비중이 상당히 높습니다. 컨셉 자체가 일종의 라디오 토크 쇼에 가깝다보니 연기가 전혀 가미되지 않은 순수한 성우의 오리지널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 1화 코멘터리 중 일부 - [볼 때는 시청자 입장에서]편
아라이 사토미 (쿠로코) & 사토 리나 (미코토)

   

사토미 : 큭큭큭큭큭...

 리나 : 무슨 일이에요?
사토미 : 아무것도 아니에요. 뭔가 이상한 말 하는 구나, 쿠로코짱.
 리나 : 당신이잖아요?
사토미 : 아니에요. 내가 보고 있을 때에는 나는 그냥 시청자예요.
 리나 : 하하하하
사토미 : 정말 그렇다니까요.
 리나 : 정말이예요?
사토미 : 그래요. '저게 뭐냐'식으로..
 리나 : 그런가요? 신기하네요.
사토미 : 저게 나라고 생각한적 한번도 없어요.
 리나 : 정말로?
사토미 : 네. 반성이라고는 해본적이 없어요.
 리나 : 헤?
사토미 : 그래서 혼자 '어설프구나'던가..
 리나 : 반성이 아니군요.
사토미 : '심하네'라던가.. 
'저 목소리는 조금 아니잖아' 던가식이죠. 저는 한명의 시청자라고요.
 리나 : 그렇군요. 그렇구나. 그건 전혀 몰랐네요.
사토미 : 그러니까 성장을 안하는걸지도요.
 리나 : 그렇지 않아요. 아라이 짱의 쿠로코는 굉장해요.
사토미 : 아니에요~ 언니~
 리나 : 너무 굉장해서 모두에게 주의를 받을 정도잖아요? 애프터 레코딩 때.
사토미 : 에~ 언니 바보~~
 리나 : 그치만 너무 재밌어서 여러 물건을 건드려가니까
             좀 재미를 반감시켜달라는 지시를 받았었죠.
사토미 : 잘 모르겠어요~
 리나 : 들은 적이 없으신가요?
사토미 : 들은 적도 없어요~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 5화 코멘터리 중 일부 - [쿠로코 따라잡기]편
아라이 사토미 (쿠로코) &  토요사키 아키 (우이하루)

   

 아키 : 정말 즐거운 것 같아요. 애드리브 같은 건.
             제 경우 이번화도 그렇지만, 쿠로코 짱의 반응자체가 재밌어서.
사토미 : "저지멘트~ 입니다!"
              랄까. 내 대사를 몰래몰래 따라하고 있는거 아닌가요?
 아키 : 죄송하지만, 몰래는 커녕 엄청 따라하고 있는걸요.
사토미 : 에~~~~
 아키 : 해도 괜찮을까요?
사토미 : 그럼요.
 아키 : "저지멘트~ 입니다!"
사토미 : 한번 더 해주세요.
 아키 : 에? 한번 더 하는 건가요?
             "언니~~"
사토미 & 아키 : 에~~~~~~
 아키 : 어라? 본인은 엄청 이상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요.
             자 그럼, 오리지널을 보여주세요.
사토미 : 좋아요. " 저지멘트~ 입니다."  "저지멘트~ 입니다."  어때요?
 아키 : 닮지 않았어요? 닮았다는데요, 아라이상
사토미 : 도대체 어느 누가 닮았다고 하는 거예요?
 아키 : 하하하. 프로듀서가요. 높으신 분이 말씀하셨어요.
사토미 : 젠장 젠장. 뭐예요? 나는 그렇게 이상하게 하지 않았어요.
 아키 : 이상하다고요? 그렇지는 않은데요~



노기자카 하루카의 비밀 ~ 퓨어레차 3화 코멘터리 중 일부 - [쿠기미야 리에의 걱정]편
하타노 와타루 (아야세 유토) & 쿠기미야 리에 (진구지 토카)

   

 리에 : 엄청난 츤데레네...
와타루 : 엄청나네요. 캐릭터가...
 리에 : 이걸 보는 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나는 이런 역할 맡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너무 심한건 아닐까하고, 엄청 걱정할 때가 있어요.
와타루 : 하하하. 왠지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하고 말이죠.
 리에 : 나는 정도를 잘 모르니까, "괜찮아? 너무 심한거 아니야?" 같은 걱정이 들곤하죠.
와타루 : 확실히 평소에 현장에서 처음 만났을 때 쿠기미야상의 인상과
             이런 역을 맡을 때의 목소리가 전혀 다르게 느껴질 정도예요.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리에 : 뭐랄까.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저절로...
와타루 : 하하하. 이런 폭탄 발언이?!
 리에 : 에~ 저는 감사할 따름이에요~
와타루 : 뭐랄까.. 분명 안도감이 들어서 그럴꺼예요.



히다마리 스케치 X☆☆☆ 1화 코멘터리 중 일부 - [유노의 영어발음]편
아스미 카나 (유노) & 미즈하시 카오리 (미야코) & 오미가와 치아키(나즈나)

 
 

 카나 :  아~ 영어가 나왔다! 여기서 엄청 긴장했어요.
치아키 : 대단한 게 고토상에게 직접 듣고 하신거라면서요?
 카나 : 그래요. 고토상하고 사와시로상에게 들었는데, 둘 다 부끄러워서 잘 안 가르쳐주더라고요.
             "좀 더 제대로 가르쳐주세요!" 라고 말하고 싶어요.
              잘하는 사람은 대체적으로 그래요. 왠지 부끄러워서 잘 가르쳐 주지 않고 말이죠.
              제가 들어봐도 더 분명히 말해 줘! 같은 느낌이었던 것이지만요. 어쨌든 무사히...
              유노치 다운 영어 발음이라고 할 수 있었을까요?
카오리 : 하지만, 일단 유노치의 느낌을 잘 잡아내서 다행이예요.
              원작자도 인정해준 것 같고..
 카나 :  플로워~ (Flour~)
카오리 , 치아키 : 하하하
 카나 : 뭐, 평범한 고등학생이니까요. 이 정도로 용서해주세요.
카오리 : 용서해야 하는건가요?
 카나 : 긴장되네요. 영어 대사를 말한다는 게. 저 한번도 해본적이 없거든요.
카오리 : 아, 그렇구나.
 카나 : 처음 해본 거예요.



2. 제작자 대화 방식

성우들의 대화가 일종의 잡담에 가까웠다면, 이쪽은 철저히 기술적인 해설에 비중을 둔 코멘터리입니다. 보통 감독이나 담당 스태프가 나와서 이야기를 주고받는 형식인데, 작화에 대한 이야기, 카메라 기법에 대한 이야기 등 애니메이터로서의 눈에서 작품을 바라본다는 점에서 작품에 대한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는 데 도움을 줍니다. 다만, 이쪽 계열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목소리를 전문적으로 내는 성우들과 달리 발음도 명확하지 않은데다가 정말 무미건조하게 대화하기 때문에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재미는 별로 없습니다.


케이온! 9화 제작자 코멘터리 중 일부 - [잔향 연출 기법]편
연출 감독 : 사카모토 카즈야 & 작화 감독 : 키타케 세이지 & 애니메이션 감독 : 나카노 에미


카즈야 : 아까 사와짱의 움직임이 잠깐 나왔는데, 별로 본적이 없는 기법 같은데요.
세이지 : 저건 말이죠...
카즈야 : 잔향 같은데...
세이지 : 처음에는 오버랩 처리하려고 했습니다만, 어떻게 할까 하다가
             지금처럼 에코(잔향)처리 기법이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와서 적용한 끝에
             저렇게 멋진 잔향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에미 : 멋진 잔향 인가요... 저런 기법이 자주 쓰이지는 않지요?
카즈야 : 처음 보는 기법이라, 뭔가 새롭네요...




3. 캐릭터 대화 방식

최근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는 코멘터리 형식입니다. 앞서 소개한 성우들의 대화방식과 유사하지만, 성우 개인이 아니라 철저히 캐릭터의 입장에서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본래 코멘터리가 작품의 진행과는 상관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캐릭터 대화방식은 작품의 연장선에 놓이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캐릭터 입장에서 대화하는 형식이므로, 잡담의 비중은 낮은 편이며, 스토리에 대한 해설을 위주로 진행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특히 본편에서 다소 부족했던 설명을 보충하거나 뒷이야기를 전해주는 경우도 있기에, 해당 애니메이션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바케모노가타리」 의 코멘터리가 가장 알려져 있으며,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 극장판」 ,  「엔젤 비츠!」 도 이와 같은 형식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바케모노가타리 3화 코멘터리 중 일부 - [코멘터리 중 잡담 금지]편
마요이 (카토 에미리) & 츠바사 (호리에 유이)

   

마요이 : 자, 다음은 하네카와 씨의 턴이에요!
츠바사 : 아라라기 군이라면 이걸 받아들여서 30분 정도 재미있고 멋있는 응수를 하겠지만
             화면에 잘 맞춰서 코멘트하지 않으면 안돼, 마요이쨩.
마요이 : 엄하시네요.
츠바사 : 전권에서는 꽤 상관없는 얘기들을 해버렸거든.
             이번에는 되도록 결실 있는 이야기를 하려고 하고 있어.
마요이 : 결실 있는 이야기 말이죠. 하지만 어느 정도 잡담을 섞지 않으면 시간이 남아버려요?
츠바사 : 그렇지만 우리들의 경우는 잡담을 하지 않는다고 정해놓아야
             그제서야 간신히 보통의 부음성 레벨에 달한다고 생각하는데.
마요이 : 뭐라 대답할 말이 없네요.
츠바사 : 그럼, 마요이쨩. 화면에 대한 코멘트를 해보자.
마요이 : 흐음, 하지만 이거 그렇게 말씀하셔도
             자신이 나오지 않은 씬에서는 코멘트가 어렵잖아요?
츠바사 : 뭐, 그렇지. 특히 여기는 아라라기 군이랑 센죠가하라 씨 두 사람의 대화니까
             나는 절대로 입을 열 수 없는 부분이고.
마요이 : 챕터 스킵해버릴까요? 제가 나오는 부분까지.
츠바사 : 장난이 심하면 마요이쨩, 게스트로 아라라기 군을 불러버릴 거야?
             그리고 나는 돌아갑니다.
             이 밀폐공간에서 아라라기 군이랑 단 둘이서 과연 마요이쨩은 무사할까?
마요이 : 하, 하치쿠지 마요이는 성실하고 착한 아이입니다! 오디오 코멘트 잘 할게요!
츠바사 : 그래?
마요이 : 그러니까 게스트는 부르지 말아주세요!



- 코멘터리의 한계

코멘터리가 애니메이션 팬들을 위한 컨텐츠임에는 분명하지만, 뛰어난 청해력이 밑바탕 되어야 한다는 난관이 존재합니다. 일반적으로 국내에 정식 수입된 DVD/BD를 제외하고는 코멘터리에 자막 처리되어 오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따라서 코멘터리를 100% 즐기기 원한다면 성우들의 대화를 알아듣고 이해할 수 있는 어학 능력이 요구됩니다. 하지만, 한국어 자막에 의존하는 팬들이 사실상 대다수이기 때문에, 이런 코멘터리를 향유하는 유저는 극소수입니다.
그 외에 애니메이션의 경우, 코멘터리 자체가 타 컨텐츠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일부 작품에서는 코멘터리가 제외되는 경우도 제법 있습니다. 특히 그다지 인기를 끌지못한 마이너한 작품이라면 코멘터리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정설입니다.


*** 위 코멘터리에 대한 해석은 제 부족한 일본어 실력으로 인해 상당수의 오역과 의역이 존재하므로, 어디까지나 참고용으로만 활용하시는 걸 권장합니다. 본 코멘터리 해석 일부는 현재 이글루스 블로거와 트위터에서 활동 중이신 후로에 (http://guildmap.egloos.com/) 님께서 같이 수고해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도와주신 후로에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혹 잘못된 해석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빠르게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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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최근에 블로그가 다시 활성화 되는가 싶다가도, 조금만 느슨해졌더니 벌써 포스팅 안한지가 1주일이 넘어가버리는군요. 분명히 시간이 없는 건 아닌데, 뭐랄까 글 자체가 잘 안적힌다는 느낌이군요. 포스팅도 일종의 습관화라서 한번 멈추면 다시 그 페이스를 회복한다는 게 힘들다는 말이 틀린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조금 리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네이버 블로그에서 티스토리로 넘어오기전에 잠깐 활동했던 모 네이버 카페가 있습니다. 티스토리로 넘어오고, 리뷰양이 급격하게 줄면서 실질적인 활동은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제법 양질의 리뷰들이 올라오는 곳이라 참고 정도로 종종 들리는 곳입니다. 그런데 약 1주일 정도 전에 이 카페에서 일부 리뷰어끼리의 의견 충돌이 있었습니다. 문제의 발단이 된 건 네이버에서 주로 활동하는 모 리뷰어의 공격적인 댓글 때문. 잠시 이 분의 소개를 곁들이자면, 네이버 애니메이션 커뮤니티에서는 꽤 유명한 분으로, 리뷰어들 사이에서도 꽤 알려진 분입니다. 국문학을 전공했다고 하는데 확실히 글솜씨도 뛰어나고, 작품 속 구성에 담긴 의미를 철학이나 각종 인문학 분야와 연결시키는 걸 보면 놀라울 정도입니다. 특히 니시오 이신의 바케모노가타리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소설을 10번 정독하고, 애니메이션을 신(Scene) 별로 구분해서 여러번 반복해서 봤다고 하니, 확실히 리뷰어로서는 대단한 인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아래는 바케모노가타리에 대한 그 분의 비평 중 일부입니다.

왜 바케모노가타리는 명작인가 - 소설까지 보신 분 혹은 애니 시작부분에 제시되는 텍스트(소설 내용이 화면 전체에 처리되는)들 그리고 몽타주들에 주목해보신 분들은 아실껍니다. 아주 파편화되어 있기 때문에 바케모노가타리가 성취할 수 있었던 것들 ㅡ 그게 인간의 분열상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인간소외가 애니 전체에 제시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말장난>과 <말>로 효과적으로 제시되는 것을 애니에선 파격적인 시각효과로 재현해낸겁니다. 불편할 정도로 끊기는 그 장면들이 문자 텍스트를 영상서사 텍스트로의 성공적인 전환을 돕는겁니다. 또한 소설 상권의 작가 후기를 보면 알 수 있는 점 - 그것이 말과 말장난에 대한 의미입니다. 니시오 이신의 말대로 바케모노가타리는 괴이를 중심으로 만든 서사가 아닙니다. 말과 말장난으로 범벅되어 탄생된 괴이 이야기로 봐야 맞습니다. 말과 말장난들은 하나같이 상징화된 요소들입니다. 구체적인 물자체가 아니지요. 인간의 관념이 철저히 투영된 무엇입니다. 우리가 의미를 부여하고 의미를 갖는 무엇이 되지 못한, 자기 자신에게 의미를 주지 못한 센죠가하라 히타기와 여러 인물들이 괴물이 되는 것은, 그녀들 스스로 자신에게 괴물스러운 기호, 말로 자신을 무장해버렸기 때문입니다. 말장난과 말들이 끝없이 어긋나다가도 어느 시점에서는, 아라라기 자신을 통해 혹은 오시노라는 중개자를 통해서 자기 자신의 내면과 대면하게 만드는 시도는 프로이트적인 자기 회복의 길입니다.


각설하고 사건의 전말을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이 분의 경우 자신의 수준 자체가 너무 높다보니 절대 다수의 수준 미달의 리뷰어들에 대해  다소 공격적인 의견을 내비칠 때가 있다는 게 조금 문제가 되었습니다.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이 분의 지적 자체는 분명히 논리적입니다. 다만, 그것을 좋게 구슬려서 이야기 할 수도 있는 걸 너무 직설적으로 '너는 잘못되었다' 식으로 말해버리니 말다툼이 일어나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게다가 상대는 풍부한 지식과 논리를 겸비한 국문학도고 이쪽은 이제 겨우 애니 몇 편 본 새내기 리뷰어에 불과합니다. 논쟁에서 상대가 안되는게 당연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제는 리뷰 쓰는 것 자체를 꺼리는 현상까지 나타나게되고, 급기야 카페 매니저가 나서서 주의를 주기에 이릅니다. 그런데 이 분은 자신이 주의를 받은 것이 납득하기 힘들었는지 '일말의 기본도 안되어 있는 리뷰에 지적을 가한 것이 그렇게 잘못된 것인가?' 라는 장문의 댓글과 함께 카페의 모든 활동을 중단하는 걸로 사건은 일단락되었습니다.

사건의 전말을 보니, 모두 저 리뷰어의 잘못이 아니냐고요? 확실히 저 분에게 잘못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1주일 전에 트위터에서 저도 이와 관련해서 열폭한 적이 있으니 말이죠. 그러나 조금 머리를 식히고 우리 냉정하게 생각해보도록 합시다.


조금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어느 시골 고등학교에 야구부가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낙후된 시설에 실력도 부족하지만 열정 하나만으로 야구를 뛰는 그런 팀을 상상하고 계신가요? 이런 시골 학교 팀에 모종의 이유로 메이저리그 현역에서 막 은퇴한 코치가 부임해 왔습니다. 한국이나 시골에서의 사정을 전혀 모르는 코치는 당연히 팀원들에게 최고의 플레이를 주문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코치가 보기에 팀원들 실력이 진짜 형편없습니다. 구속은 느려터졌고, 타격 자세, 수비 모든 게 엉망입니다. 마음먹은대로 안되니 선수들에게 다그치는 일만 늘어나고, 언성만 높아집니다. 이제는 코치가 무서워서 급기야 야구를 그만두겠다는 사람까지 나오기에 이릅니다. 보다 못한 교장선생님이 코치의 과격한 언행에 대해 주의를 주자 코치에게서 돌아온 대답.
"일말의 기본도 안되어 있는 선수들에게 언성을 높인 것이 그렇게 잘못된 것입니까?"
얼마 후, 이 코치는 야구부를 그만두게 됩니다.

위 사례가 왠지 낯익은 것 같지 않습니까? 앞서 이야기했던 리뷰어와 위의 코치가 범한 공통적인 실수는 눈높이를 낮추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구속 150KM를 넘나드는 메이저리거가 보기에 시골 고등학교 투수가 던지는 공은 거북이가 걸어가는 것보다 느리게 보일겁니다. 코치가 이 투수에게 아무리 다그치고 화를 낸다고 하더라도, 당장 하루아침에 150KM의 구속이 만들어지는 건 아닙니다. 여기에 이 코치가 기본이라고 알고 있는 메이저리그식 투수 훈련이 이 시골 고등학교 투수에게 맞을리도 없습니다. 결국 이 코치와 시골 고등학교 투수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커다란 실력의 벽이라는 게 존재하는 것입니다. 제대로 소통이 이루어지려면 두 가지 길 밖에는 없습니다. 투수가 실력을 올리던가, 코치가 눈높이를 낮추던가. 어느 것이 현실적인가요? 당연히 후자입니다.

리뷰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문학도의 눈으로 볼 때, 지금 인터넷에 돌아다니고 있는 리뷰의 대부분은 아마 기본도 안갖춰져 있는 형편없는 글일 것입니다. 더군다나 주요 소비층의 연령대가 낮은 애니메이션입니다. 제대로 형식을 갖춘 리뷰가 넘친다는 게 이상할 정도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현대 사회의 파편화 같은 작품 속 담겨있는 메시지를 추출해내라는 요구는, 위에서 시골 고등학교 투수에게 갑자기 구속 150KM 공을 던져보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결국, 이 리뷰어와 야구 코치는 모두 자신의 눈높이를 낮추기를 거부했고, 남들과 소통을 거부했다는 점에서 역시 멘토로서의 올바른 자세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역으로 현재 넷상에 만연해있는 마구잡이식 리뷰 환경에도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비단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 등 많은 리뷰가 장문보다는 단문 위주, 논리적 완결성 보다는 선정적인 감수성을 가진 글이 대부분입니다. 실례로 '애니리뷰'라는 키워드로 검색된 글 중에 절반 이상은 단순한 스크린샷 나열에 재미있었다, 재미없었다 정도의 간단한 감상문정도로 그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건 리뷰어들의 잘못이 아니며, 그 누구도 이것이 기본이라고 말해준적이 없는 블로그 환경 자체의 탓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이런 멘토 기능을 각종 카페나 블로그와 같은 커뮤니티가 맡았으나 이제는 그 자체가 사라져버렸거나 하향 평준화 되어버린 곳이 많습니다.

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신또한 위의 리뷰어처럼 소통을 거부한, 나 혼자만의 이기적인 리뷰를 쓰고 있는 것 아닌지에 대해 뒤돌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리뷰어들을 위한 기본적인 가이드 라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리뷰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직접 만들어보자라는 일념으로 글의 재료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실력에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나 있을지, 오히려 그것이 역효과가 나오지는 않을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섭니다만, 리뷰어들과의 소통을 위해 이번 타이틀은 꼭 한번 제대로 완성시켰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무엇을 쓰든 짧게 써라. 그러면 읽힐 것이다.
명료하게 써라. 그러면 이해될 것이다.
그림같이 써라. 그러면 기억 속에 머물 것이다.

-조지프 퓰리쳐 (미국 언론인, 신문 경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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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NOHA The MOVIE 1st PROJECT




 마법소녀물은 7-80년대를 기점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꾸준히 활용되어온 단골소재 중 하나다. 어른들의 동심을 자극하는  「요술공주 세리」 부터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까지. 오랜 세월동안 수많은 마법소녀들이 등장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변화들이 생겨왔다. 특히 90년대는 마법소녀물의 황금기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작품들이 제작된 시기로, 마법소녀들에게도 대대적인 이미지 변신이 이루어지는 때이기도 하다. 7-80년대의 마법소녀가 대체적으로 손에 흙 하나 안묻힐 것 같은 전형적인 공주님 이미지를 고수하고 있다면, 90년대 마법소녀는 직접 악에 맞서 싸우는 강인한 전사형 이미지로 탈바꿈했다. 그 스타트를 끊은 작품이 바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세일러문」 이며, 뒤이어 등장한  「웨딩피치」 ,  「괴도 세인트 테일」 ,  「카드캡터 사쿠라」 같은 작품들도 모두 이런 속성을 공유하게 되었다.

그리고 시대는 2000년대. 세상은 변하고, 시장도 변한다. 한 때 효자 장르로 불리던 마법소녀물은 급격한 하락세를 맞았고, 제작되는 작품 수 역시 눈에 띄게 감소했다. 오늘 리뷰할 작품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 (이하 나노하)는 이런 마법소녀물의 위기속에 등장한 작품이다. 트라이앵글 하트라는 작품 속 대사도 몇 마디 없는 단역 소녀가, 마법소녀물을 만들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으로 한순간에 마법소녀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이미 업계에서는 유명한 일화이다. 나노하의 경우 90년대 마법소녀들이 가지고 있던 전사형 이미지를 그대로 이어 받았지만, 과거 작품들이 스토리 라인에 주를 이루고있던 로맨스라는 요소대신 액션에 보다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는 결과적으로 아동 여성층에 한정되어 있던 마법소녀물을 대중적인 장르로 확장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또한 기존 마법소녀물에 존재하던 뚜렷한 선과 악의 존재와 그것을 물리친다는 단순한 스토리 라인에서 벗어나, 상대적인 선악의 기준 그리고 치밀한 스토리 라인을 구축함으로써 지금까지도 마법소녀물의 새로운 지평을 연 2000년대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찻집을 운영중인 부모님 및 오빠, 언니를 두고 있는 평범한 초등학교 3학년 여학생 나노하. 그러나 엉뚱한 계기로 다른 세계에서 온 소년 유노 스크라이어를 만나 마법의 힘을 얻게 되면서부터 그 평범한 생활에 큰 변화를 겪게 된다. 이쪽 세계에 흩어져 버린 다른 세계의 유산 "쥬얼 시드" 찾아내 회수해야 하는 임무를 떠맡게 된것이다. 쥬얼 시드는 이를 가진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지만 그 댓가로 다른 것을 잃게 하거나, 그 욕심이 너무 큰 경우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무서운 것이기 때문이다.

귀여운 페렛으로 변신 할 수 있는 유노와의 우정, 초등학교 3학년으로서 마땅히 해야할 일상의 학교 생활과 친구 관계에 더해 남몰래 마법 소녀로서의 임무를 다해야 하는 나노하. 그러던 어느날 나노하를 적대시하는 마법 소녀가 나타나고, 양자의 싸움을 지켜보는 제 3의 세력이 나타나면서 그 평온한 생활이 깨질 위기에 봉착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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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하의 성공에 힘입은 세븐 아크스는 3년 동안 2편의 후속 시리즈를 공개했고, 기대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성공의 이면에는 작품에 대한 잡음 역시 존재했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07년도에 공개한 3기 StrikerS 시리즈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등장인물들의 폭발적인 증가. 도대체 등장인물이 단순히 많아진 게 뭐가 문제가 되는 것일까?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 시리즈의 힘은 간판 캐릭터인 나노하와 그녀의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페이트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3기에서 전작 캐릭터의 비중은 과장을 조금 더 보태면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정출연정도의 역할이었다. 기존의 나노하 시리즈를 꾸준히 시청해오던 일부 팬들은, 나노하 중심으로 돌아가던 시나리오 구조가 3기에 들어서면서 급변한 것에 대해 실망감을 내비쳤다. 그 외에도 제작사는 방송 내내 과도하고 복잡한 설정과 산만한 스토리. 그리고 특유의 작화붕괴 논란으로부터 시달림을 당해야 했다. 비록 DVD 판매량에서는 상위권을 유지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상처뿐인 승리였다.

나노하라는 타이틀이 무색했던 3기 StrikerS


이제 제작사는 심각한 딜레마에 봉착한다. 이대로 끝낼 것인가. 이어갈 것인가. 나노하 외에는 이렇다할만한 성공작이 없는 세븐 아크스로서는 나노하 시리즈를 쉽게 포기할 수 없다. 그렇다고 이어나가기에는 현재 연재되고 있는 원작 만화책 나노하 Force나 Vivid의 경우, StrikerS와 마찬가지로 기존 등장인물들의 낮은 입지가 문제시된다. 결국 그들이 선택한 것은 나노하 시리즈 인기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과거 1,2기를 복원시키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기존의 작품을 조금 보강하는 형식으로 제작된 리메이크가 먹힐 만큼 요즘 시장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래서 대안으로 택한 것이 극장가. TVA 시장은 얼어붙고 있었고, 극장은 애니메이션을 내다팔기에 아직까지 좋은 시장이다. 거기에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 의 큰 성공은 애니메이션 극장판에 대한 투자의 불을 지피기에 충분했다.

이렇게해서 공개된 나노하의 첫번째 극장판인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 The Movie 1st」 는 1기의 내용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스토리의 핵심 요소만을 그대로 뽑아온 덕분에 전작의 내용을 충실히 재현하는 한편, 나노하를 처음으로 접하는 시청자들에 대한 배려 또한 잊지 않았다. 이는 주인공의 낮은 입지에 대한 기존 팬들의 불만을 잠재우는 동시에, 새로운 잠재적인 시청자들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만하다.

   
좌 : 신보 아키유키 감독 // 우 : 쿠사카와 케이조 감독

1기의 제작을 맡은 '신보 아키유키' 감독이 아닌 2,3기의 '쿠사카와 케이조' 감독이 극장판 제작을 맡았다는 점도 흥미롭다. 2,3기를 성공으로 이끌었지만, 그에게는 언제나 '신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나노하의 성공은 어디까지나 신보 감독의 힘에서 비롯되었을 뿐, 그걸 받아먹은 쿠사카와 감독의 능력이라고는 할 수 없다'는 한 평론가의 독설이 그간 쿠사카와 감독의 마음고생을 짐작해낼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이번 극장판으로 그는 신보 감독의 나노하가 아닌 쿠사카와 감독만의 나노하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고 필자는 평가하고 싶다. 이 업계에서 웬만한 창작보다 어렵다는 게 스토리의 압축이다. 특히 라이트노벨이나 미연시 게임등의 원작을 토대로 제작되고 있는 애니메이션이 많은 만큼 스토리의 압축적인 구성은 요즘 애니메이션 감독들이 지녀야할 기본중의 기본 능력이 되었다. 지나친 압축은 작품 자체를 망가뜨리고, 반대로 너무 느슨하면 스토리의 긴장감이 사라진다. 거기에 130분이라는 제한된 런닝타임에 1쿨 애니메이션을 담아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절대로 쉬운 작업이라고는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쿠사카와 감독은 그것을 정말 보기좋게 해결해버렸다. 이제는 항상 뒤따라다니던 '신보'라는 꼬리표를 떼버려도 좋다고 말할 정도로.






 

극장 스크린이 TV 브라운관과 비교해 가지는 이점은 작품의 거대한 스케일을 자유롭게 표현해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가정에서는 느낄 수 없는 거대한 스크린과 사방에서 울려퍼지는 사운드는 액션이 강조되는 장르에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환경이다. 거기에 놓고보면 표면적으로는 마법소녀물 장르이지만, 그 내면에는 왠만한 액션 장르에 뒤지지 않을 정도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 나노하의 경우, 극장과의 궁합은 최상이라고 할만하다. 이번에 공개된 나노하 극장판은 액션을 중시하는 쿠사카와 감독의 코드에 맞게, 전작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액션신이 대거 추가됨으로 인해 극장 스크린 효과를 톡톡히 봤다. 특히 나노하와 페이트가 쥬얼시드를 걸고 벌이는 최후의 승부는 이번 작품의 백미로 꼽히며, 화려한 움직임과 박력이 넘치는 사운드는 관람객들로 하여금 전율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게다가 이 모든 것이 작화붕괴로 악명이 높은 세븐 아크스 제작사의 작품이라는 걸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고무적이다.






스토리 구성, 작화, 음악 모든 것이 좋았다. 다만, 신선함은 부족했다. 쿠사카와 감독의 새로운 나노하를 보았을지언정 새로운 것은 없었다. 전작과 비교해 프레시아 테스타로사 사건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더해진 것을 제외한다면 사실상 아무런 변화가 없는 총집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게 스토리에 대한 필자의 냉정한 평가다. 우리는 리메이크의 개념에 대해서 단순히 정확한 재현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리메이크 역시 그 바탕만 비슷할 뿐 어디까지나 별개의 한 작품이라는 걸 간과해서는 안된다. 애초에 제작할 당시 리메이크 형식으로 나가겠다고 발표까지 했지만, 새로운 내용을 기대하는 팬들의 입장에서보나 리뷰어의 입장에서 보나 역시 아쉽다. 원작을 파괴할 정도의 새로운 내용을 원했던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기본적인 틀안에서 에피소드 추가 혹은 엔딩의 변화라는 조미료가 첨가되었다면 좀 더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지 않았나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기존 작품의 성공적인 재해석이라는 측면과 놀라울 정도의 비쥬얼의 발전은 이제는 어느덧 고전으로 평가되고 있는 나노하 시리즈에 대한 재조명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이번 나노하 극장판은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 이후로 최고의 작품이라는 평가와 함께 3억 5천만엔의 극장 수익, 8만장 이상의 BD 판매량을 기록하며 또 한번 건재를 과시했다. 탄력을 받은 세븐 아크스는 이미 다음 시리즈인 A's 의 극장판 제작까지 공식 발표한 상태다. 이제 나노하는 TVA로서가 아닌 극장판이라는 새로운 장르로서 길을 걷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필자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닉네임이자, 재패니메이션 시청의 계기를 마련해준 작품으로서 지금보다 더 발전된 모습으로 다시 한번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P.S : 맨 마지막으로 작성했던 리뷰가 8월달에 적은 이브의 시간이었으니, 무려 반년만에 적은 2011년 첫 리뷰인 셈이군요. Weekly Focus를 꾸준히 쓴 것도 아니라서 최근에 필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 예전 리뷰와 비교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예전 리뷰에서 형식상 크게 달라진 점은 없습니다만, 필체 자체를 평어체로 교체하였다는 점과, 타이틀의 간단한 수정이 이루어졌습니다. 앞으로 애니리뷰를 계속 이어나갈지는 불투명하지만, 이렇게 틈틈히라도 리뷰를 작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테니 계속 지켜봐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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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설은 잘 지내셨나요? 2011년 1월 1일의 해돋이를 본 게 얻그제 같은데, 벌써 2월입니다. 작년 이맘때쯤에는 티스토리에 거의 빠져 살다시피 했었습니다만, 요즘은 제 블로그에 로그인 해보는 게 손에 꼽을 정도네요. 1년 전과 비교해서 블로그에 대한 제 열정이 많이 식은 탓일까요? 조금 씁쓸하네요. 오늘은 더 이상 Weekly가 아닌 Monthly로 불러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오랜만에 돌아온 Weekly Focus 시간입니다.



플라네테스


  90년대 재패니메이션을 상징하는 것들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SF 장르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코드이기도 합니다. 애니메이션 팬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건담, 공각기동대, 에반게리온과 같은 불후의 명작들 역시 모두 SF 장르의 황금기로 불리는 90년대 시기에 제작되었습니다. 2000년도에 들어오면서 그 기세가 다소 누그러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SF = 로봇 전대물이라는 공식은 꽤 오랫동안 적용되었습니다. 이런 로봇 전대물이 주름잡던 시대 속에서 등장한 작품이 오늘 소개드릴  「플라네테스」 입니다.

  SF는 Science Fiction의 약자입니다. 여기서 Fiction은 단어 그대로 '허구'입니다. 단순히 몸집이 작다고 우주비행사가 되거나 (주: 로켓걸), 미소년이 등장해 천재적인 기질을 발휘하며 로봇을 타고 우주를 정복한다는 내용은 '허구'가 강조되는 SF 장르에서 별로 놀랄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것은 SF 장르만이 가지고 있는 일종의 특권이기도 하니까요.  「플라네테스」 역시 2075년의 우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SF 장르입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의 Fiction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허무맹랑한 허구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플라네테스」 는 Fiction 속에서도 철저히 Reality (현실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 속 배경의 우주는, 많은 SF 장르들이 재미를 위해서 무시해버리는 '무중력 상태이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라는 간단한 과학적 지식을 철저히 고수하고 있습니다. 작품 속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특별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아니며, 요즘 작품들에서는 차고 넘치는 미소녀나 미소년은 더더욱 아닌 일반 소시민으로 그려집니다. 이런 식의 사실적인 설정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작품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고, 작품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픽션은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지나친 허구가 가미된 픽션은 스토리와 비쥬얼로 부여할 수 있는 재미로 한정되어 있으며, 이 요소들의 재미가 떨어질 경우 급속도로 힘을 잃습니다. 반면   「플라네테스」 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픽션 속의 리얼리티는 SF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재미를 그대로 살리면서 '실제로 그것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공감의 재미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사실과 공감' 이라는 이 작품의 코드는 스토리에서도 그대로 반영됩니다. 얼핏보면 우주의 쓰레기를 줍는 '데브리과'의 일상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지만, 들여다보면 실상은 전혀 다른 곳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게 됩니다. 꿈의 추구와 현실의 안주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간의 내면적 갈등. 끝없는 발전과 성장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망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파괴, 그리고 가지지 못한 자의 소외감.  「플라네테스」 의 배경은 분명히 2075년의 우주이지만, 거기서 묘사되고 있는 것들은 지금 우리가 겪고있는 개인, 사회, 인류의 문제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이는 공감의 재미가 단순히 설정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를 통해 한층 강화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플라네테스」 는 픽션속 리얼리티라는 인상적인 연출을 선보이는데 성공했고, 지금까지도 SF 장르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 급격히 악화된 애니메이션 시장탓인지 2007년도에 제작된  「문라이트 마일」 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플라네테스」 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 나오지 않고 있어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남습니다. 여전히 미소녀 애니메이션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는 오늘이지만, 과거  「플라네테스」 가 로봇 전대물이 주름잡던 시기에 등장했던 것처럼, 올해도 애니메이션계에 한 획을 긋는 작품이 등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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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2011년의 1월이 또 눈깜짝할 새 지나가버리고 벌써 2월이네요. 저는 요즘 개인적인 공부에 매진하느라, 이래저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덕분에 블로그 관리는 언제나 뒷전으로 되어버려서 올 1월 중에는 Weekly Focus 조차도 써내지 못했네요. 다행히 올 설 연휴는 긴 편이니 이번 주 안으로는 반드시 Weekly Focus 정도는 꼭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


2011년에는 여러분이 바라는 일이 모두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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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케이온 영화화 이후 오랜만에 써보는 애니칼럼인데, 이번 시간에는 조금 불편한 주제를 다뤄보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많은 분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주제의 글은 별로 쓰고 싶지 않습니다만, 최근에 유저들 사이에 큰 논란이 되고 있고, 꼭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성이 느껴지는 부분이기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 '열역학 제 1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인터넷

물리학 중에서 에너지와 열, 일의 관계를 연구하는 '열역학'이라는 분야가 있다. 이 분야 내에서 가장 기초적인 법칙 4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열역학 제 1법칙'이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라고도 불리는 이 법칙의 정의는 따로 있지만, 풀어쓰면 다음과 같다.

"닫힌 역학계에서 에너지의 형태가 어떻게 바뀌더라도 총 에너지의 합은 일정하다"

 


예를 들어 한 그루의 나무가 있다고 가정하자. 열매는 태양의 빛 에너지와 양분을 흡수하여 열린다. 여기서 빛 에너지와 양분은 열매라는 에너지의 결정체로서 변화가 일어날 뿐이지 그 에너지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물리학 수업도 아닌데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오는가? 걱정하지 말자. 필자가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건 어디까지나 어떤 현상의 비유를 위해서일뿐이다. 재미있는 것은 필자와 같은 공학도들 사이에서는 이 법칙이 농담처럼 다음 의미와 같이 쓰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공짜란 없다"


그렇다. 열매는 빛과 양분이 있어야 열린다. 빛과 양분이라는 들어간 에너지가 없는데 열매라는 에너지가 나온다는 것은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요컨데 세상에 공짜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간단한 법칙이 통하지 않는 곳이 있으니, 그곳이 바로 인터넷이다. 우리는 인터넷 속에서 많은 것을 누리며 살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음악을 듣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초. 최신 영화와 드라마를 보는 데에는 3분. 100만원 짜리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실행하는 데에는 5분이면 충분하다. 물론 모두 공짜다. 우리는 말 그대로 빛과 양분 없이도 열매가 열리는 그런 기적의 시대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 재앙의 시작

이렇게 열린 공짜 열매를 따먹는 소비자들을 보다못한 제작자들과 정부가 철퇴를 들기 시작했다. 불법 음반, 영화를 제공하는 자들에게는 특히 엄격한 처벌이 가해졌으며, 그것을 이용한 사용자들도 처벌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처음에는 반발도 심했지만, 점점 합법적인 경로가 개척되고 소비자들도 납득할만한 가격에 시스템이 제공됨으로써 소비자들의 인식도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 아주 최근이다.

재패니메이션은 이 범주에 들어가지 못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 철퇴의 범위에 들어가지 않은 몇 개 부분이 있었는데 애니메이션, 특히 재패니메이션이 그 중 하나였다. 국내에서 영화와 음반의 수요와 애니메이션을 수요를 비교해본다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다. 시장의 규모면에서 애초에 거론할 가치가 없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에서 만든 것도 아닌 이웃나라 일본에서 만든 것이다. 우리것 지키기도 벅차다보니, 일본 애니메이션까지는 지킬 여력이 없었던 모양이다. 덕분에 애니메이션을 소비하는 유저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애니메이션을 주고 받기 시작했고, 모든 재앙은 여기서 부터 시작되었다.




- 애니플러스 등장과 제휴의 덫


그러던 2009년 12월, 애니플러스가 개국했다. 야심차게 출범과 함께 그들은 신작 애니메이션을 빠르게 공급하고, 모든 애니메이션 방송을 자막으로 방송할 것을 약속했다. 투니버스, 애니맥스를 비롯한 애니메이션 방송국들이 더빙판에 재방송의 재방송을 고수하고 있었던터라, 기존 시스템에 불만을 가지고 있던 애니메이션 시청자들은 환영했다.


그리고 2010년 4월, 애니플러스는  「엔젤비츠」 ,  「회장님은 메이드사마」 ,  「워킹」 ,  「일기당천 4기」 를 자막으로 방송했다. 그들이 개국초기에 내걸었던 유저들과의 약속을 지킨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 것은 다른 곳이었다. 그 방송 방법 자체가 한일 동시 방영이었다는 점.

빠른 신작의 공급을 위해 일본과 동시 방영 하겠다는 데 뭐가 문제가 되는 걸까. 애니플러스가 국내에 방송을 내보내기 위해서는 방영권을 필요로 한다. 이는 애니플러스 외에 방송되는 영상은 모두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컨텐츠로 간주된다는 이야기와 맞물린다. 원칙대로라면 시중에 돌아다니는 애니메이션 동영상들을 모조리 막아야 하겠지만, 애니플러스는 여기에 '제휴'라는 개념의 프리미엄을 붙여 파는 형식을 채택했다. 불법 컨텐츠를 인정할 수는 없지만, 방영권을 가진 우리에게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그 컨텐츠를 막지는 않겠다는 의도이다.

모 웹하드 업체의 검색 결과. 모두 제휴가 걸려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다름아닌 '돈'에서 생긴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애니메이션 동영상 파일의 크기는 약 300MB 내외. 애니메이션을 주고 받는 주요 경로를 유저들에게 제공하는 웹하드 업체들은 보통 3~4MB를 약 1원에 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애니메이션 한 편을 다운로드 받는 데에는 100원 정도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다만, 여기서 '제휴'라는 프리미엄이 붙게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100원 했던 파일이 순식간에 500원으로 상승한다. 100원과 500원의 차이는 왠지 큰 것 같지 않지만, 이것이 1쿨 시리즈로 놓고보면 1300원과 6500원이라는 차이로 둔갑한다. 파일 다운로드비를 제외하면 아무런 비용도 필요로 하지 않던 것이 갑자기 5배나 상승했으니, 유저 입장에서는 그 놈의 제휴라는 게 뭔지 속이 터질 지경이다. 거기에 올해 2011년 1월에는 애니플러스가 무려 10편의 신작 방영권을 확보함으로써 사실상 제휴의 범주안에 들어가지 않는 작품이 없을 정도로 그 숫자가 많다. 이 쯤되면 애니플러스 망해라는 악담이 쏟아질만하다.

올해 신작 중 인기작 상당수가 애니플러스 방송 목록에 포함되었다




- 우리는 그것이 불법인지 모른다

이제 상황은 소위 말하는 정품 이용자와 불법 이용자의 신경전으로까지 번진다. '너희 같은 인간들 때문에 애니메이션 산업이 망한다' 부터 '그래, 너희는 돈 많아서 좋겠다' 까지. 이제는 거의 감정싸움에 가깝다. 도대체 무엇이 우리를 이토록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아간 것일까.

지금의 사태는 애니메이션에 국내의 합법적 컨텐츠의 부재에서 비롯된다. 애니플러스의 출현 이전에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케이블 TV 방송과 정발 DVD의 구입 정도로 경로가 지극히 제한되어 있었다. 여기에 공중파 애니메이션의 몰락과 애니메이션에 대한 곱지 못한 시선들은 실질적으로 국내에 대한 애니메이션 공급 자체를 점점 차단시켜 버리게 되었다. 물론 아마존 등지를 통해 해외구매대행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건 비용이 너무 부담스럽다.

국내에 정발된 스즈미야 하루히 우울 DVD. 그나마 정발된 작품도 매우 한정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불법 컨텐츠의 공유 시장으로 집중되었다. 무료로 혹은 약간의 다운로드 비용만 지불하면 누구나 쉽게 고화질의 영상을 다운받을 수 있다는 건 뿌리치기 쉬운 유혹이 아니다. 사실 여기까지는 비단 애니메이션만이 겪었던 문제는 아니다. 영화나 음반, 국내 드라마 들도 이런 문제를 과거에도 겪었고 현재도 겪고 있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이들은 합법적인 컨텐츠의 경로를 다량 보유하고 있으며, 그만큼 불법 컨텐츠의 단속과 처벌도 강력하다는 사실이다.

반면 애니메이션은 이런 불법적인 루트가 너무 오랜시간동안 이용되어왔고, 그것이 고착화되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오래전부터 그래왔고, 내 주위 사람들도 그렇게 사용했기 때문에 그것이 부정이라는 걸 깨닫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꽤 많은 유저들은 웹하드 업체에 지불하는 다운로드 비용을 정당한 비용을 주고 구입하는 행위로 오해하고 있는 경우도 많았다. 개인적으로도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필자도 그런 유저 중에 한 사람이었다. 그것이 당연한 게 아니라는 걸 깨달은 것은 1년 전, 비싼 돈을 지불하면서 애니메이션을 즐기는 주위 블로거들의 지적 덕분이었다. 분명 불법 컨텐츠의 이용이 권장할만한 행동은 아니다. 다만, 최소한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합법적인 루트가 제대로 구축되었다면 지금처럼 불법이 합법으로 둔갑하는 기형적인 사태까지는 막을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애니플러스,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유저들의 빈축을 사고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애니플러스가 합법적인 루트를 개척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또한 단순히 방송에만 그치지 않고, 다운로드 서비스와 IPTV, 스마트폰의로의 확장 등 다양한 서비스들도 선보이고 있어서 타 방송국과 차별화된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물론 앞서 지적한 제휴의 덫이 있긴 하지만, 애니플러스가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영상의 경우 편당 200-300원 정도의 선에서 해결할 수 있어서 가격면에서도 그리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이벤트를 이용하면 편당 100 ~ 200원 내외로 이용 가능하다


그러나 애니플러스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특히 컨텐츠 질적 저하는 앞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 요즘은 불법 컨텐츠도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서 대다수의 작품들이 고해상도의 HD 영상을 제공하고 있으며, 방송이 끝난 구작들의 경우 DVD/BD 영상까지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 이에 반해 애니플러스가 제공하는 영상 자체는 육안으로봐도 불법 컨텐츠가 제공하는 화질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으며, 일부 영상은 화면 깨짐, 프레임 저하 현상도 종종 목격된다. 게다가 애니메이션 방송사 답지 않은 오역과 의역이 난무하는 자막까지 다수 연출하고 있어서 정품 컨텐츠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이렇게 서비스 할 거라면 차라리 불법 컨텐츠가 낫겠다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들린다. 방송사도 엄연한 기업이다. 돈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라면 유저들의 의견을 십분 반영할 의무가 있다. 애니플러스가 앞으로 이용자의 꾸준한 확보를 원한다면, 질적 개선에 대한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질적 향상은 앞으로 그들이 해결해야 할 숙제





-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

좋든 싫든 애니플러스가 애니메이션에 합법이라는 불을 지폈다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다. 여기에 장작을 넣느냐, 물을 끼얹냐는 앞으로 방송사와 그것을 향유하는 소비자들에게 달려있다. 아직까지는 불법 컨텐츠가 성행하고 있는 만큼, 유저들 사이에 자발적인 자정 능력이 현재로서는 절실하다. 불법 컨텐츠가 잘못되었다는 점을 알리고, 공식적으로 제공되는 컨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서로 권장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이에 발맞춰 애니플러스도 정상적인 방법으로 컨텐츠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납득할만한 질적 향상 역시 필수적으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 개인적인 바램이 있다면,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도 애니플러스 하나라는 루트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제 2, 3의 애니플러스를 만들어 경쟁 구도를 형성함으로써 국내 시청자들이 보다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한다.




- 열매는 열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필자는 이제 다시 '열역학 제 1법칙' 이야기로 돌려 이 긴 글의 끝을 맺으려 한다.
물과 양분이 있어야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이것이 올바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빛과 양분이 없이도 열매가 맺는다는 사실을 어느 순간 당연하게 여기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시험대에 올라와 있다.
지금이라도 빛과 양분을 넣어줄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열매만 따먹을 것인가.
선택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소비자의 몫이다.
한가지 확실한 건 이대로라면, 나무에 더 이상 열매가 열리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뒤늦게 우리가 왜 그 때 빛과 양분을 주지 않았었는지를 한탄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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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블로그 포스팅을 위해서 이렇게 키보드 자판위에 손을 올려놓는 게 얼마나 오랜만인지 모르겠네요. 평소와 같으면 애니메이션에 대한 이야기로 포스팅을 시작해야 하겠지만, 이번 시간에는 저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살짝해보려고 합니다. 조금 길고 지루한 이야기가 되겠지만, 오랜만에 저도 잡담이라는 걸 해보고 싶네요. 그래서 오늘은 제 옛 발자국을 추적해보려고 합니다.




- 커뮤니티를 만나다.

몇 일전에 티스토리에 블로그를 오픈한지 1주년이 되었습니다. 제 전체 블로그 커리어로 따지면 대략 4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셈이네요. 사실 제가 인터넷에 처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블로그가 아닌 카페였습니다. 때는 2004년, 지금의 거대한 네이버는 아직은 규모가 작았으며, 여전히 다음(Daum)과 야후(Yahoo!)가 인터넷 붐을 주도하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저는 어릴 때부터 만화를 좋아하던 취미가 이어진 탓인지 저는 학창 시절에도 만화와 애니메이션 보는 것을 굉장히 즐겼습니다. 그러다보니 공중파와 투니버스와 같은 케이블 방송을 시청하는 것이 하루 중 가장 큰 즐거움이었지요. 그런 저에게 있어 인터넷은 말 그대로 정보와 커뮤니티의 보고였고, 문득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커뮤니티를 운영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중파, 케이블의 애니메이션 방송은 당시 몇 안되는 큰 즐거움이었다


그런데 막상 카페를 개설하려고보니 다음 카페에만 존재하는 애니메이션과 관련 카페가 거의 수천개에 이르더군요. 왠지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해봐야 겠다고 생각해서 선택한 주제가 애니 관련 음악이었습니다. 그것도 일본어 원곡이 아닌 한국어로 편곡된 곡만을 타겟으로 잡았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카페가 [투니버스 만화주제가] 라는 명칭의 카페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다소 유치하지만, 애니메이션이라고 해봐야 지극히 제한되어 있는 공중파와 케이블, 특히 투니버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전부였기 때문에 이런 발상이 가능했던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카페는 생각 이상으로 번성했습니다. 한국어로 편곡된 곡을 취급하는 카페는 거의 전무했던 탓도 있겠지만, 시기 적절하게 국내에서 애니메이션 주제가가 붐을 일으키던 때였습니다. 예전만 하더라도 유명 가수들이 애니메이션 주제가들을 담당해서 부르는 경우가 꽤 있었고, 투니버스는 관련 앨범을 낼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므로 인기는 꽤 있었으리라 짐작합니다. 개설한지 5개월만에 만 명을 모았으니, 메이저 급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선전한 결과이지요. 개설 후반에는 저 혼자 관리만으로 벅차 부매니저까지 두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투니버스에서 방송된 만화주제가를 담은 이 앨범은 놀랍게도 3집까지 발매했다.

당시의 인기는 가히 놀라울 정도.

그리고 그 해 겨울, 난데없이 터진 음원 저작권 단속의 바람으로 카페는 폐쇄위기에 놓입니다. 그리고 운영자에 의해서 강제폐쇄 되느니 내손으로 직접 닫겠다는 심정으로 개설 8개월 만에 모든 활동을 중단하게 이릅니다. 뒤돌아 생각해보면 당시에 단속하던 음원은 주로 한국가요와 POP 위주였으며, 소수나 즐기는 애니음악은 사실 안중에도 없었을거라 생각합니다만, 어린 마음에 단속에 대한 불안감과 저작권을 위반하고 있다는 죄책감이 생각보다 컸으리라 회상합니다.

카페는 비록 폐허가 되었습니다만, 이 시기에 몸 담은 8개월이 제 커뮤니티 경력중에서는 가장 큰 분기점이 되었습니다. 일단 필수적으로 음악이라는 걸 인터넷에 올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HTML과 태그에 대한 기초상식을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HTML의 존재조차 알지못했던 저로서는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격이지요. 어렵다는 마음보다는 카페를 운영하고 싶다는 열정이 강했던 탓이었는지, 이 시기동안 HTML을 비롯한 각종 카페 운영법, 글 쓰는 형식과 방법을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차츰 익힐 수 있었습니다. 이 때 익힌 지식들이 훗날 큰 자산이 되었고, 커뮤니티의 매력과 소통의 즐거움을 몸소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투니버스 만화주제가 Daum Cafe : http://cafe.daum.net/ontooniversesong
이미 대부분의 게시물이 삭제되어 황폐화된 곳이기 때문에 방문자체는 말리지 않겠으나 큰 기대는 하지 말길 바란다.
5년 전 필자의 손발이 오그라드는 게시물을 보는 게 유일한 재미(?)




- 네이버 블로그와 애니리뷰

네이버 블로그를 개설하게 된 건 바로 카페가 중단 된 지 몇 개월 후의 일입니다. 블로그 경력이 4년이라고 해서 엄청난 커리어가 쌓여 있을 것 같지만, 사실상 초창기에는 스크랩 창고에 가까웠습니다. 간간히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기도 했습니다만, 별 것 없는 잡담 정도였을 뿐 큰 의미는 없었습니다. 그 후 창고로 쓰이던 블로그 운영에 변화를 보이게 된 것은 역시의 지금의 애니리뷰 였습니다.

네이버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갑자기 영감이 팍!하고 떠올라서 애니리뷰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게 로망이 넘치겠지만, 애니리뷰를 시작하게 된건 지극히 개인적인 사리사욕이었습니다. 당시에 모 웹하드 업체에서 매주마다 인기 리뷰를 선정해서 포인트를 주는 행사에 혹해서 넘어간 건 지금 생각해도 부끄러운 동기이군요. 어쨌든 비록 불손한 의도에서 시작된 애니리뷰였지만, 제가 애니리뷰를 적어온 계기가 된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저의 첫번째 리뷰는 지금의 닉네임으로 사용하고 있기도 한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 였습니다. 그 때는 나름 개요도 짜고 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서 적었는데, 벌써 4년이 다 되어가는 이 낡은 리뷰를 지금 읽어보니 정말 얼굴이 화끈거리는군요. 이 첫 리뷰가 도화선이 되어 일정 기간 동안 열 편 가량되는 작품을 리뷰로 작성했습니다. 티스토리로 옮겨올 때 글이 너무나도 형편없어서 삭제할까도 생각했습니다만, 제가 살아온 기록이라는 느낌도 있어서 지금은 네이버 블로그 저 밑 구석에 보관중입니다. 혹시 제 초창기 리뷰가 얼마나 형편없는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몇 편 공개해 놓겠습니다.

이 작품에서 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 리뷰 : http://durl.kr/54oq8
- ARIA The Animation 리뷰 : http://durl.kr/54oqw
- 가난한 자매 이야기 리뷰 : http://durl.kr/54oqp




- UCC의 등장

혹시 2년 전쯤에 사라진 엠앤캐스트를 기억하십니까? 한 때 우리나라에서도 UCC 붐이라는 게 있었습니다. 지금은 많이 사그라들었습니다만, 당시만 하더라도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보통 동영상은 높은 트래픽 때문에 인터넷으로는 보기 힘들다는 게 당시 정설이었으니까요. 그러던게 누구나 인터넷에 동영상을 쉽게 올릴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너도나도 올린 동영상들이 쏟아지는 시기였습니다.

원래 UCC라는 건 사용자가 직접 제작한 컨텐츠, 즉 직접 찍어 올린 영상을 일컫는 것입니다만, 사실 UCC는 실제로 다른 부분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더 많았습니다. 이 때 유행하게 된 것이 바로 스트리밍 방송국으로 각종 영화나 애니메이션등을 업로드하여 상영하는 형태가 성행했습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이건 엄연한 불법이며, 한 때 제가 거기에 미쳐있었다는 건 지금 생각해도 부끄러운 일입니다. 블로그에 대한 열정이 지나쳐 방문자를 모으기 위해서라면 물불을 안 가리게 되고, 그것이 조금 비뚤어진 형태로 표현된 결과물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아주 짧은 순간동안 폭발적인 방문자 수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만, 얼마 지나지 않아 UCC 사이트들의 몰락과 저작권 단속으로 이것역시 곧 중단됩니다. 제 블로그에 있어서는 어두운 역사이기도 하지만, 이 때 한가지 건진 것이 있다면 제 인코딩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는 점이겠네요.


당시에 방송했던 것 중에 지금은 다 지워지고 남은 몇 안되는 영상 중 하나.
아가사 크리스트의 명탐정 포와로와 마플 (NHK, 2004) - EP05 ABC 살인사건 중 일부





- 2년간의 정전, 그리고 복귀

그 이후 블로그는 약 2년 넘게 정전 상태였습니다. 블로그 4년의 커리어라면서 절반은 정전 상태라는 게 아이러니컬 합니다만, 1년은 입시생 신분이라 운영 자체가 무리였고, 나머지 1년은 대학 입학 후 너무나도 할 것이 많았습니다. 본격적으로 블로그를 재개한 건 재작년 여름. 별로 큰 동기부여라던가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만, 블로그를 다시 살려야 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이 참에 다른 카테고리로 전향할까도 생각해봤습니다만, 역시 자신있는 건 리뷰 밖에 없었던 터라 결국 애니리뷰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 제 복귀리뷰가 지금 제 블로그 애니리뷰의 맨 처음을 장식하고 있는  「전뇌코일」 입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닉네임 [나노하]는 이 때부터 사용하게 되었으며, [애니 그리고 커피]라는 블로그 명칭을 달고 활동을 시작한 것도 이 시기였습니다. 여기에 사족을 붙이자면, 지금 사용하고 있는 닉네임 [나노하]는 제가 투니버스라는 틀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제패니메이션이라는 걸 보게 된 계기를 마련해준 작품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 의 캐릭터명을 들고 온 것입니다. 블로그명 [애니 그리고 커피]는 오래전에 봤던 KBS의 영화 리뷰 프로그램 [영화 그리고.. 팝콘]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 네이버에서 티스토리로..

인터넷 짬밥(?)도 조금 늘고, 좁았던 시야가 넓어지면서 네이버 외에 다른 블로그 서비스에도 눈을 돌릴 수 있을 정도의 여유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네이버를 써오다보니 처음에는 장점만 보이다가도, 서서히 안좋은 점이 더 눈에 띄게 되더군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옮기고 싶다는 열망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시기에 주목한 두 블로그 서비스가 바로 이글루스와 티스토리였습니다. 다만, 이글루스는 2006년 SK 인수 이후 쌓이고 쌓인 불만들이 터져나오고 있어서, 결국 선택을 받은 건 지금의 티스토리였습니다.



티스토리를 처음으로 접하게 된 건 지금은 스테이플러라는 닉네임을 사용하고 계신 방동님의 블로그, 비스토리쩜넷이었습니다. 방동님을 만난건 팡야홀릭 이었습니다만, 블로그를 들어가보게 된 건 지극히 개인적인 우연이었습니다. 티스토리를 처음 보고 느낀 첫 인상은 자유로운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다는 분도 있습니다만, 그것보다 사람을 끌어들이는 듯한 느낌을 주는 방동님의 글과 네이버와는 사뭇 다른 티스토리의 분위기는 제게 있어서는 뿌리칠 수 없는 매력이었습니다. 네이버를 대놓고 욕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아무래도 워낙 많은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대중화의 장이다보니, 일부 유저의 다소 떨어지는 댓글 수준 역시 제가 가진 큰 불만 중 하나였습니다. 특히 네이버에서 제가 가장 보기 싫은 댓글이 바로 '스크랩 해 갈께요' 였을 정도였으니까요. 결국 1년 전, 저는 네이버에 있던 모든 걸 버리고 티스토리로 넘어왔고 지금의 블로그가 이 자리에 있게 되었습니다.

※ 방동님 블로그 - S T A P L E R (http://stapler.wo.tc/)
                          - 비스토리쩜넷 (
http://www.b-story.net/) : 현재 운영 정지 상태
                  



- 그래서 오늘도 글을 쓴다.

정신없이 적다 보니 왠지 자서전 같은 느낌이나서 부끄럽습니다만, 이와 동시에 옛날 생각이 정말 많이 나는군요. 글쓰기 솜씨도, 경험도, 지식도 부족하지만, 블로그, 커뮤니티, 리뷰에 대한 열정만큼은 넘쳤던 그 시기가 새삼 그리워집니다. 그 당시에는 그런 열정이 도대체 어디에서 솟아났는지 지금 생각해도 미스테리군요.

작년 한해 급속도로 퍼진 트위터 붐으로 제 주위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특히 제 주위에 계시던 많은 블로거들이 블로그를 떠났고, 이제는 몇 안되는 블로거들이 이웃이라는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제 인터넷 블로그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트위터와 같이 적기 쉽고 사용하기 쉬운 마이크로 블로그의 시대가 찾아온다는 말이 허풍은 아닌 모양입니다.
140자의 유혹은 생각외로 떨쳐내기 어렵다

저도 물론 트위터를 하고 있고, 그 때문에 요즘 블로그를 하는 게 굉장히 부담스럽다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옛날 같으면 키보드에 손을 올리자마자 술술 써내려가던 리뷰도 이제는 모니터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새하얀 공간에 깜빡이는 커서를 바라보고 있으면 말그대로 압도되어 버리는 듯한 착각마저 듭니다. 그리고는 어느새 블로그 대신 트위터의 조그마한 140자의 공간에 글을 적고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쉽게 블로그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트위터에서는 채울 수 없는 부분을 블로그에서 보상받고 있다는 것을 무의식 중에 자각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쓴 글을 남들이 읽어주고 공감해주고 때로는 비판해주는 것. 이것이야말로 블로거에 있어서 최고의 기쁨이며, 트위터에서는 느낄 수 없는 기분이라는 걸 알기에...


그래서 저는 오늘도 이렇게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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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애니 그리고.. 커피] 가 티스토리 오픈 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티스토리로 이사온 일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눈깜짝할 새에 일년이란 세월이 흘렀네요. 티스토리로 건너와 1년 동안 많은 새로운 분들과 만나고, 또 헤어짐의 과정에서 제 자신도 블로거로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옮겨온다는 것에 고민도 많고 걱정도 많았지만, 이렇게 1년 동안 별탈없이 블로그가 이어나갈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제 블로그를 꾸준히 방문해 주시는 방문자 분들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달려올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성원을 보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1년전만 해도 왁자지껄한 티스토리였는데, 블로거분들의 여러가지 사정으로 얼굴을 보기가 점점 힘들다는 점이네요. 제 자신도 바쁘다 뭐다 핑계를 대고 있지만, 이웃 블로거가 줄어들다보니 예전만큼 포스팅에 흥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듯 합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만남과 헤어짐이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제 포스팅을 통해 보다 많은 분들과의 접점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내세울만한 포스팅도 없고 많은 방문자수를 보유한 파워블로그도 아니지만, 제 블로그가 보다 많은 분들과 이야기하고 서로 웃고 떠들 수 있었던 장소로 기억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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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다들 크리스마스는 잘 보내셨나요?
저는 올해도 여느때와 다름없는 가족과의 단란한 크리스마스를 보냈습니다. 가족과 함게 있는다는 것은 분명 즐거운 일인데, 왠지 다른 의미로는 씁쓸해지는군요. 이런 저를 산타가 불쌍히 여기셨는지 2010년이 몇일 남지 않은 연말에 또 한번 대규모 지름이 있었습니다.


어떤 연말의 구입(지름)목록
(To Aru Year-end no Shopping List)




1. MSI 노트북 - CX620 i5


트위터에서도 노트북 구입을 계획중에 있다고 몇 번 넌지시 언급한적이 있어서 이미 예상하신 분들도 있지 않을까 싶군요. 사실 올해 큰 건은 없었다고는 하나, 4월 달에 구입한 디빅스 플레이어를 비롯해서 키보드, MP3 등 꾸준히 출혈이 있었으므로 올해안으로는 무리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평소에 제가 알던 단골업체에서 싸게 팔 의향이 있다는 말에 냅다 질러버렸습니다.

원래 저는 만년 데스크탑 유저라 사실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에 대한 필요성은 별로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학교 도서관에 제법 많은 수의 컴퓨터가 비치되어 있는데다가, 학교 혹은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고, 통학시간도 20분이 채 안되다보니 사실 휴대용 기기를 100% 활용할만한 시간과 공간이 없습니다. 그런데 내년 학기부터 학교를 휴학하게 되고, 개인적으로 준비하는 것들이 있다보니 부득이하게 외부에서 인터넷을 필요로하는 상황이 많아지게 되더군요.

휴대용 기기에도 가장 작은 스마트폰 부터 시작해서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 PC, 넷북, 노트북까지 다양합니다. 사실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를 살 의향도 있었지만, 사용 요금에 대한 부담과 애플 특유의 제한이 심히 거슬리더군요. 결국 남는 건 휴대용 PC 쪽인데, 원래 고사양 고스펙을 선호하다보니 넷북보다는 노트북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삼성이나 소니, 애플 같은 회사들은 워낙 브랜드 값이 세다보니 패스. 그나마 고사양 노트북 중에서는 가격적으로 가장 무난하다는 MSI를 골랐습니다. MSI는 예전에 메인보드도 몇 번 가져다 써본 경험이 있어서 약간의 믿음도 있었고 말이죠. 가격대별 사양을 높이기 위해 OS는 미포함 제품으로 선택. 가격은 딱 잘라 70. 사양은 대략 이렇습니다.

- Intel Core i5 i5-460M 2.53GHz
- 4GB DDR3
- ATi Mobility Radeon HD 5470
- 15.6 인치 와이드, 500GB, DVD-Multi 포함



이 정도 사양이면 저희 집에 현재 듀얼코어에 HD3850을 물리고 있는 세컨 컴보다 좋아보이는군요. 특히 만년 4:3 17인치 데스크탑 모니터만 보다가 와이드형 모니터를 보니 이것 또한 새로운 신선함입니다. 특히 동영상 상하단에 레터박스가 안 나온다는 건 인상적.

인터넷 최저가보다 더 가격이 낮았다고는해도 어디까지나 중고사양급의 노트북인지라 이번만큼은 부모님의 손을 조금 빌렸습니다. 아직 한 사람 역할도 제대로 못해내고 있는 대학생 신분인데, 이래저래 부모님께 부담만 드리는 것 같아 죄송할 따름입니다.




2. OZONE OXID


사실 노트북을 쓰면서 필수적으로 같이 따라와야 하는게 바로 헤드셋. 특히 도서관 같이 조용한 장소에서 사용하려면 소리를 밀폐할 수 있는 제품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현재 제가 사용하고 있는 헤드셋은 가격이 5천원이 채 안되는 저가형 중에서도 최저가 제품인 현대 JPC-622MV.

평소에 데스크탑에서 사용하면서 기존 헤드셋에 착용감이나 음질 등 불만이 많았으므로, 이번에는 돈을 털어서 조금 비싼 녀석으로 영입했습니다. 그래서 선택된 제품이 올해 처음으로 국내에 수입된 외산형 헤드셋 OZONE OXID. 가격은 5만원 초반대라 가격적으로 확실히 부담이 있습니다.

이 헤드셋의 한가지 독특한 점은 일반 3.5mm 단자가 아닌 USB 형식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헤드셋 내부에 자체적으로 사운드카드가 내장되어 있어서 하드웨어 적으로 조작하는 번거로움 없이 간단하게 꼽아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특히 음성채팅을 목적으로 하는 녹음 세팅이 일절 필요없다는 게 개인적으로 가장 큰 매력이더군요.

일단 착용감, 음질, 편의성 등 모든 부분에서 합격점을 주고 싶습니다. 가격이 확실히 세기는 하지만, 일단 돈 값은 한다는 느낌입니다. 사실 녹음 관련 부분은 꽤 많은 기대를 해서 그런지 기대했던 녹음 음질에는 못 미치는 것 같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싶네요.




3. 무선공유기 Iptime N604R


집에는 데스크탑이 있으니 노트북이 별로 필요없지 않느냐 생각해도 사람 마음이 그렇지 않더군요. 왠지 거실에서 느긋하게 컴퓨터 생활을 즐기는 걸 동경하고 있기도 했고, 아버지 역시 현재 아이폰을 보유중이기 때문에 3만원 정도는 손해가 아니라는 생각에 공유기도 같이 구입목록에 포함시켰습니다.

무선 공유기의 경우 한 때 5만원 이상의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는데, 급속도로 증가한 무선랜과 Wi-fi의 보급덕분에 공유기 가격도 3만원대로 거품이 많이 빠졌습니다. 유선 공유기도 2~3만원 하던 시절이 있었으니, 이 정도면 딱 적정가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집은 아파트가 되다보니 설치 특성상 방을 이어주는 랜선이 현관 신발장 안에 위치해 있습니다. 위치가 구석지다 보니 방 안쪽으로 들어가면 다소 수신감도가 약해지는 경향이 있네요. 그래도 제 방에서 거실까지는 충분히 커버할 정도의 신호이니 사용하는데는 크게 문제는 없을 듯 합니다.




4. 기타 악세사리


노트북도 노트북이지만, 그에 관련된 악세사리에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습니다. 노트북을 수납할 수 있는 파우치와 노트북 가방, 외부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선 마우스, 노트북 지지대, USB 포트 부족 해결을 위한 USB 허브 까지. 다행히 노트북 가방과 무선 마우스는 아는 분께 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덕분에 많은 절약이 되었습니다.




'덮어놓고 사다보면 거지꼴을 못면한다'는 한 쇼핑몰의 광고 카피가 실감이 될 정도로, 이번 지름은 워낙 가격적으로 부담인 제품들이 많다보니 제 통장 잔고는 정확하게 0이 되었습니다. 부모님에게까지 손을 뻗쳤으니 오히려 빚이 생긴 셈이군요. 올해든 내년이든 언젠가는 구입해야 했다고 생각했고, 워낙 좋은 제안의 가격으로 구입했기 때문에 별로 후회는 없습니다만, 지름의 기쁨후에 찾아오는 고통은 기분과는 상관이 없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올 연말은 지름신 덕분에 훈훈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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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블로그에 들어와서이렇게 포스팅 해본지가 정말 오랜만이네요. 최근에 블로그 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다보니, 포스팅도 중단. 덕분에 방문자수는 2자리로 떨어진지 오래이고, 블로그는 거의 폐허가 따로 없군요. 여기에 답글을 기다리는 댓글에 RSS 까지 한가득... 오늘부터 슬슬 관리에 들어가야겠네요. 그 시작으로 2010년 연말을 정리하고 2011년 맞이를 준비한다는 느낌으로 간단하게 저의 근황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학기 종료

저번주 금요일을 마지막으로 저의 6번째 학기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번 학기는 학점을 적게 신청했던터라 크게 작년같이 크게 부담스러웠던 해는 아니었던 것 같네요. 과목수가 작아서 집중하기 좋으니 성적도 예전보다 상승한 느낌입니다. 이번에도 별 탈없이 무사히 학기를 종료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지만, 동시에 또 이렇게 한 학기가 흘러가버린다고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씁쓸해지는군요.



2. 애니시청, 블로그 활동 급감

사실 내년 2011년에 개인적으로 중요한 시험이 기다리고 있는터라, 애니시청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설상가상으로 2010년부터 볼만한 작품들 역시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어서 이래저래 시청에 대한 의욕도 나오지 않는군요. 덕분에 요즘은 그 자리를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타장르가 꿰차고 있는 중입니다.

요즘은 미드 보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애니리뷰와 감상평을 위주로 하는 블로그이다보니 아무래도 블로그의 활동 역시 불가피하게 영향을 받게 될 것 같습니다. Weekly Focus의 경우에는 ○주차 보고서 형식에서 간단한 감상평으로 개편함에 따라 앞으로는 예전에 본 작품들에 대한 감상평이 이쪽 카테고리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벌써 4개월째 중단중인 애니리뷰의 경우 포스팅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재개하기가 쉬워보이지는 않지만, 올해안으로는 꼭 한편 써내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3. 말도많고 탈도많은 연말 애니시장

학기말 고사 때문에 최근에 이쪽에 관심을 가지지 못하고 있었는데, 연말에 특히 여러가지로 이슈거리가 많네요. 갑작스러운 베스트애니메 접속 불가 현상에 국내 개봉되었던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 국내판 영상 유출까지... 이슈는 많으면 많을수록 애니칼럼의 소재가 늘어나서 좋지만, 그 이슈가 좋은 소식이 아니라 항상 나쁜 소식이라는 게 찜찜하군요. 특히 베스트애니메 접속 불가 상태의 장기화는 개인적으로 리뷰 작성에 큰 타격이라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스럽습니다.

베스트애니메는 지금도 여전히 접속 불가 상태..


블로그 가동은 이번 주를 시작으로 다시 재개되겠지만, 활동량은 얼마나 될지 예상할 수 없군요. 의외로 연말이라 포스팅 의욕이 왕성해지는 변수도 있겠습니다만... 요즘 제 근처의 블로그 이웃분들도 이렇다할만한 활동이 없어서 조금 쓸쓸하기는 하네요. 겨울바람이 많이 차네요. 이웃분들도 감기 조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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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시청보고서 개편 이후 처음으로 작성하는 Weekly Focus 입니다. 요즘 연평도 포격으로 인해 나라 안팎도 시끄럽고, 저도 개인적으로 연말이다뭐다 해서 바빠지다보니 최근들어 블로그가 개점휴업 상태였네요. 연말인데 우울한 일만 생기는 것 같아 찜찜하지만, 기분을 고쳐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Weekly Focus 에 먼저 들어가기 전에 한 가지 공지사항이 있습니다. 트위터를 통해서 살짝 언급한적이 있지만, 내년부터는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일이 바빠지게 됩니다. 블로그를 접을 생각은 없습니다만, 애니메이션 시청 쪽은 아무래도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 같군요. 그래서 이번 Weekly Focus 개편부터 두 작품씩 연재하던 기존의 방침에서 부득이하게 한 작품으로 줄이게 되었습니다. 블로그가 점점 피폐해지는 걸 가속화 시키는 것 아닌가 조금 걱정이 되지만, 이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 개편 후 처음으로 시작하는 Weekly Focus의 첫 작품은  
「노을빛으로 물드는 언덕」 입니다.



노을빛으로 물드는 언덕



여러가지 의미로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가져다 준 화제작  「스쿨데이즈」 를 기억하시나요? 말도 많고 탈도 많긴 했지만, 이 작품의 높은 관심 덕분에 제작사 TNK가 탄력을 받은 건 확실해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작이 결정된 작품이 바로 게임사 Feng의 미연시 게임 원작인  「노을빛으로 물드는 언덕」 입니다.

「스쿨데이즈」 의 제작진이 고스란히 다시 뭉쳤다는 점, 스즈미야 하루히 이후로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히라노 아야'와 츤데레 캐릭터 대표 성우 '쿠기미야 리에' 콤비의 존재는 이 작품의 기대치를 높이기에 충분했습니다. 원작 게임의 인기까지 등에 업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작품으로서 가지는 기본 스펙은 A급이라도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네요.

그러나 이전의 많은 기대작들이 그랬듯,  
「노을빛으로 물드는 언덕」 역시 기대작들이 여태까지 범했던 실수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군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표현은 이럴 때 적합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로맨스와 코미디, 이 작품 속에서는 기름과 물이었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난잡하며, 일관성이 부족합니다. 진지한 스토리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로맨틱 코미디이라는 점을 십분 고려해서 백보양보하더라도, 역시 스토리 전개와 결말은 납득하기 힘들 정도. 초중반의 코믹은 위태위태해보이고, 후반부의 로맨스는 억지스럽습니다. 저번에 소개했던  
「토라도라」 가 코믹과 로맨스의 균형있는 조화를 보여준 반면,  「노을빛으로 물드는 언덕」 은 코믹과 로맨스가 서로 따로 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기대를 걸었던 히라노 아야가 보여준 예상 이하의 연기력 역시 이 작품의 마이너스 요소로 꼽힙니다. 바야흐로 성우 무한 경쟁 시대라 성우들의 실력이 상향 평준화 되는 경향이 있어, 사실 성우의 연기력이 논란 거리가 되는 경우는 드문 편입니다만 이 작품 만큼은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히라노 아야의 경우 자신의 히트작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로 굳혀진 츤데레 이미지 탓인지, 현모양처 느낌의 캐릭터인 미나토는 이미지상의 괴리감이 느껴집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츤데레 캐릭터가 마치 현모양처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쥐어 짜내는 듯한 느낌입니다. 단순히 이미지의 괴리감으로도 넘길수 있겠습니다만, 온갖 캐릭터를 넘나드는 베테랑 성우가 엄연히 활동하고 있다는 걸 고려하면, 그녀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그녀의 개인적 역량이 부족했다는 점 역시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어보이는군요.

                                                        논란의 중심에는 그녀가 있다.


게임 미연시 원작의 애니메이션이 유독 실패의 쓴맛을 봐야만 했던 혹독한 2007 ~ 2008년도. 전체적으로 그림체와 작화에서는 장족의 발전이 있었지만, 보여주기에 급급한 나머지 가장 기본이 되는 스토리의 퀄리티가 과거에 비해 약해졌다는 걸  
「노을빛으로 물드는 언덕」 이 그대로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원작 게임을 기대중인 한 유저로서는 역시 아쉬움이 남습니다.



** 다음주 Weekly Focus :  
「플라네테스 (Plane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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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지스타가 개최된지 벌써 1주일이 넘어서 조금 뒷북 포스팅이라는 기분이 들지만, 꿋꿋하게 2부를 이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2부는 저번 포스팅에서 소개드리지 못한 다른 업체들과 그 모습들을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5. 한빛소프트



한빛소프트는 작년에 엄청난 숫자의 신작을 쏟아붓는 물량 공세를 펼치더니, 요즘은 회사 사정이 어려운건지 신작이 하나도 없군요. 그나마 작년에 영상으로만 공개했던 <스쿼드 플로우>의 체험 버젼이 최초로 공개되었다는 걸 위안으로 삼아야 겠습니다.. 나머지는 작년부터 줄곧 언급되던 <그랑메르>, <워크라이>, <삼국지천>이 자리를 메꿨습니다.




신작이 없어서 그런지 작년에 바글바글하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올해 부스는 대체적으로 한산한 편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한빛소프트는 알게 모르게 게임을 다작하는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한 건 터트려 주는 타이틀이 없어서 보는 입장으로써는 조금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거의 완성판이라고 할 수 있는 그랑메르와 스쿼드 플로우는 시연해 보니, 꽤 좋은 느낌이라 한번 기대를 걸어봅니다.






6. XL 게임즈



올해 첫 출전에, 단 한 개의 타이틀 <아키에이지> 만을 가지고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송재경이라는 네임드 때문인지 전혀 마이너하지 않아보이는 XL 게임즈입니다. 송재경이라고 하면 리니지의 아버지이자, 우리나라 RPG 업계의 선구자라고 불리는 게임개발자입니다. 한동안 NC 소프트에 몸담고 있다가 독립하여 세운 기업이 바로 지금의 XL 게임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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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에이지는 송재경씨가 리니지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선보이는 작품으로, 높은 자유도가 특징입니다. 특히 유저가 서로 협력하여 배를 만들고, 그 배로 해상전을 벌이는 장면은 PC 타이틀 중 유명한 시리즈인 토탈워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이번에 지스타에 선보인 건 극히 일부라고 하니, 아직 제대로된 결과물을 나오려면 내년 쯤 되어야 할 것 같군요.






7. 네오위즈게임즈



스페셜포스, 피파온라인, 아바로 대박을 터트렸지만, 요즘 신작들이 공개하는 족족 쓴맛을 보고 있는 네오위즈입니다. 최근 신작의 연달은 실패로 이번 지스타도 작년 같이 인기작들로 부스를 채우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만, 제 예상을 깨고 모든 부스를 신작으로 꾸몄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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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콤과 공동 개발하고 있는 <록맨 온라인>을 필두로 <퍼즐버블 온라인>과 <레이더즈>가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록맨과 퍼즐버블은 과거 고전게임에서 큰 인기를 얻은 타이틀인데다가 부담없이 즐길 수 있어서, 전연령층을 타겟으로 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작년 <에이지 오브 코난>이 보여준 부스의 포스는 사라졌지만,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찾아와서 즐길 수 있는 분위기의 부스가 인상적이었습니다.

    





8. 씨드나인게임즈



작년과 비교해서 올해는 뭔가 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올해 CJ 인터넷(넷마블)이 참가하지 않았더군요. CJ의 유일한 밥줄이라고 할 수 있는 서든어택도 넥슨으로 넘어간다는 소문이 있고, 작년에 관심을 모은 프리우스, 심선, 드래곤볼 온라인이 연달아 삐걱대는 상황이라 신작을 공개할만한 상황이 아닌 건 확실합니다.




그래서 올해는 CJ 대신 대타로 자회사 씨드나인게임즈가 유명한 고전게임을 리메이크한 <마계촌 온라인>으로 처녀출전을 감행했습니다. 마계촌의 경우 코믹한 게임성과 극악적인 난이도로 오락실에서도 꽤 유명한 타이틀로 알려져 있습니다. 횡스크롤 시스템에 몬스터에게 공격당하면 옷이 벗겨진다는 설정까지 똑같아 현대판 마계촌이라는 느낌이 절로 나지만, 유저를 모으려면 뭔가 +α 가 필요해 보입니다.




9. 엠게임



올해 라인업은 나쁘지 않습니다만, 워낙 신작들이 쏟아지는 한 해라 상대적으로 작아보이는 엠게임입니다. 엠게임의 인기 타이틀인 열혈강호의 후속작 <열혈강호 온라인 2>의 영상이 공개되었고, 신작 MMORPG인 <워 오브 드래곤즈>과 <워베인> 그리고 지스타 출품작 중 유일한 리듬게임인 <리듬&파라다이스>가 엠게임 신작체험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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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게임 부스를 들어올 때가 슬슬 막바지인터라 체력 고갈로 체험은 결국 해보지 못했습니다. 열혈강호 영상 정도는 보려고 했으나 이것도 대기줄이 만만치 않은 관계로 역시 포기. 이번 최초로 공개하는 워 오브 드래곤즈의 시연을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했는데, MMORPG에 아케이드성을 높힌 느낌이라 신선했습니다.


10. 마이크로소프트



올해부터 처음으로 출전한 마이크로소프트입니다. 처음 마이크로소프트가 참가한다고 했을 때는 또 콘솔 몇개만 가져다 놓겠구나 싶었는데, 의외로 참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줘서 조금은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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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마이크로소프트는 부스 대부분을 XBOX의 신기술 키넥트로 거의 도배하다 시피 했습니다. 닌텐도 위(Wii)가 동작 인식 시스템으로 큰 인기를 얻은 이후, 엑박도 이에 대항하여 올해 처음으로 '키넥트' 시스템을 선보였습니다. 물론 소니도 이에 질세라 '무브'를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닌텐도는 3D 시스템 개발에 열중이라는...)

게임 자체는 직관적이고 단순한 편입니다. 이런 종류의 타이틀은 아무래도 게임의 재미보다는 움직임의 기술 자체를 활용하는 재미이니까요. 혼자서 하면 금방 질려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하나쯤은 장만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11. 기타 외

    


트위터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게임, 유비트입니다. 원래 제가 콘솔류, 아케이드류 게임은 젬병이라 오락실에 잘 가지 않다보니 유비트도 말만 들었지 눈으로 기기를 보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온라인이든 아케이드든 리듬게임은 역시 어렵더군요.


   


온게임넷도 지스타 특수를 노리기 위해 부산으로 내려왔습니다. 작년에는 잠깐 취재 정도만 하려고 내려왔던 걸로 기억하는 데, 올해는 <양민이 뿔났다>팀과 <켠김에 왕까지>팀까지 내려보냈더군요. 분명히 똑같은 사람인데, TV에서 볼 때와 달리 이렇게 눈 앞에서 보니 또 느낌이 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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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할 때는 들어가기에 바빠서 야외를 차근히 보지 못했는데, 돌아가는 길에 한게임 야외부스가 눈에 들어오네요. 올해 지스타 정식 스폰서인 한게임은 게임도 게임이지만, 부스 물량 하나만큼은 정말 압도하는 것 같습니다. 부산항에 어울리는 컨테이너 장식의 야외부스는 꽤 어울렸습니다.




마치며..

올해 지스타는 작년에 이어 대성공으로 끝이 났습니다. 작년보다 약 4만명이 많은 무려 28만명을 모았고, 전체적인 운영 능력에서도 합격점으로 평가되었습니다. 이번 지스타의 라인업이 굉장했던 만큼, 저도 작년 이상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올해 2010년을 끝으로 지스타와 부산과의 계약은 끝이 나지만, 2년 연속으로 대성공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내년도 부산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물론 애물단지 행사에서 국내 최대 게임쇼로 덩치가 커진 지스타를 타지역에서도 마찬가지로 노리고 있어 장담은 할 수 없습니다. 다만, 내년에 어디서 개최되든 이번 행사에 문제로 떠오른 고질적인 소음문제와 너무나도 긴 대기시간은 꼭 해결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내년에도 또 한번 올해 이상의 지스타의 열기를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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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부산은 연말에 PIFF를 비롯해서 행사가 굉장히 많은데, 작년부터 부산에서 개최하게 된 지스타 역시 그런 행사중 하나입니다. 2005년에 처음으로 시작된 지스타는 일산 KINTEX에서 3년 동안 행사를 진행해왔습니다만, 결과가 신통치 않아 폐지 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곤 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작년 부산 BEXCO로 개최지를 옮기면서 24만명이라는 역다 최다 관람객이라는 기록과 함께 흥행몰이에 성공이후 명실상부 한국 최대 게임쇼로 자리잡았습니다. 작년에 저도 처음으로 참가하여 인상깊게 본 행사라 아직도 그 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군요. 그리고 그 기억으로 부터 1년후, 2010년 11월의 부산 벡스코도 어김없이 지스타의 열기로 가득했습니다.




올해 지스타 2010은 11월 18일(목)부터 21일(일)까지 총 4일간에 걸쳐 개최되었습니다. 작년보다 일자가 조금 빠르다는 것 외에는 목~일의 배치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개최 기간을 조금 늘려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는데, 그렇게 쉽게 바뀌지는 않는군요. 주 4일 수업제를 철저히 지키고 있으므로 올해도 어김없이 2일차인 금요일에 벡스코를 방문했습니다.




입장에서 작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일단 사전신청과 현장 등록 제도가 폐지 되었다는 점. 작년에는 입장권을 사기 위해서 간단한 설문을 작성해야 했는데, 사전신청을 제외한 현장 등록자들은 그 자리에서 일일히 작성해야 하다보니, 입장이 많이 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때문에 올해는 입장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서 등록 제도를 폐지하고, 입장권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작년에 저는 사전 신청을 해서 수월하게 들어간 편이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더 편해진 느낌입니다.




1. NC 소프트



NC 소프트는 신작인 <블레이드앤소울>, <메탈블랙> 그리고 <리니지 2>의 새로운 버젼이 공개되었습니다. 이 중에서도 NC 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은 금년 지스타 최대어로 꼽히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작년 지스타에서 플레이 영상만을 선보였지만, 올해 지스타에서는 관람객들이 직접 시연을 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너도나도 블레이드앤소울을 시연해 보기위해 모인 사람들로 NC 소프트 부스는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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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대한 총제적 평가는 일단 합격점. 인터페이스도 깔끔하고, 독특한 게임 시스템과 화려한 그래픽은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라는 평가가 빈말이 아니라는 걸 증명해보였습니다. 아직 완벽하지 않은 오토 타겟팅 시스템만 조금 다듬으면 내년에 좋은 느낌의 작품으로 탄생하게 될 지도 모르겠네요.




일단 게임의 평가는 좋은 느낌인데, 부스 서비스 자체는 전혀 좋은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블레이드앤소울의 시연시간은 진행 시간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지만, 짧게는 30분에서 최대 60분까지 즐길 수 있었습니다. 타 시연대와 비교해보면 꽤 긴 시연시간입니다. 문제는 시연시간이 이렇게 길다보니 기다리는 사람은 몰리는 데, 시연대는 비워지질 않는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때문에 한번 시연해보기 위해서 평균 2시간 이상의 시간을 기다려야 했고, 막상 시연하려고 하면 뒷사람들이 기다리니 빨리 시연하라는 스태프들의 독촉을 받아야 했습니다. 올해 도쿄게임쇼에서 보여준 정리권 시스템 도입이 절실히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2. NHN 한게임



NC와 마찬가지로 NHN 역시 2년 연속으로 같은 타이틀인 <테라>를 들고 나왔습니다. 올해 12월에 오픈베타를 앞두고 있어서 이번이 사실상 유저들의 평가를 받는 마지막 시험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두터운 콘솔 유저층을 가지고 있는 <킹덤언더파이어 2>와 올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아스타>, <메트로 컨플릭트> 가 라인업에 합류했습니다.




테라의 경우, 작년에도 시연을 해봤지만 확실히 많이 달라진 느낌입니다. 일단 복잡하기 그지 없었던 조작 시스템이 많이 간소화 되었고, 인터페이스도 깔끔해졌습니다. 물론 콘솔을 연상시키는 그래픽 역시 여전합니다. 다만, 테라가 채택한 정액제에 어울리는 게임인가는 미묘한 모습입니다. 가난한 게이머라 개인적으로 부분유료화가 되길 바랬습니다만... 일단 지켜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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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시장에서 그닥 재미를 못 본 팬타그램이 콘솔로 갈아탄 후 대박을 친 타이틀로 유명한 킹덤언더파이어. 제가 콘솔이 없는 관계로 킹덤언더파이어는 최초로 공개된 2D 버젼 이후로는 처음이군요. KUF 정도는 시연해보고 싶었는데, 블앤소에 대기시간을 너무 허비해 버려서, 3D 시네마틱 트레일러 감상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시연은 내년 CBT를 기대해봐야 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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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없는 관계로 아스타와 메트로 컨플릭트는 패스해 버렸습니다. 메트로 컨플릭트는 타이거JK가 홍보모델로 나와서 잠깐 본 적이 있는데, 서든과 아바 사이에 걸터있는 느낌이라 시장에 내놓으려면 손을 좀 더 봐야할 것 같은 느낌입니다.




3.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작년에는 스타2를 공개한 블리자드가 올해는 자사의 얼굴마담이라고 할 수 있는 디아블로 시리즈의 최신판 <디아블로3>를 내놓았습니다. 디아블로2 때부터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타이틀이라 블앤소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올해의 기대작입니다. 다만, 제 경우 디아블로는 손도 대본적이 없는데다가, 블앤소와 엇비슷할 정도의 대기열로 인해 시연은 해보지 않았습니다. 넷상에서 돌아다니는 평가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더군요.






4. 넥슨



넥슨은 인기 타이틀 <마비노기 영웅전>의 신캐릭터 카록과 MMORPG <삼국지를 품다>와 함께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시연대를 마련했습니다. 한국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영향력있는 몇 안되는 기업 중 하나인 넥슨이지만, 상대적으로 올해 신작들이 많이 쏟아져서 그런지 라인업은 조촐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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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의 경우 신작보다는 기존의 타이틀을 보강하는 쪽으로 출전했지만, 각종 이벤트와 상품 덕분에 이 쪽 부스도 한산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특히 던파 유저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가지고 싶어할만한 강화권을 나누어주는 이벤트는 어지간한 신작 시연 못지 않은 인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마영전 카록의 홍보모델로 선정된 밥샙의 출연 역시 놓칠 수 없는 볼거리더군요.



볼 때마다 느끼지만,  밥 샙은 쇼맨쉽 하나는 끝내줍니다


그 외에도 각 게임 타이틀마다 다양한 경품이 제공되었는데, 넥슨표 지스타 경품은 퀄리티가 높기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메이플스토리 5분만에 보스잡기에 도전해서 텀블러를 하나 획득했습니다. 던파는 해본 적이 없고 나머지 게임들은 스크래치 형식의 복불복이라, 그나마 조작법이 간단하고 가능성이 높은 메이플로 찍었는데 적중!






5.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위메이드는 작년에 공개한 <네드>와 <창천 2>에, 올해 새로 공개하는 <프로젝트 고블린>을 앞세웠습니다. 네드의 경우 작년에 공개한 버젼과는 하늘과 땅차이로 변했다고 말하던데.. 상대적인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타사의 다른 신작 타이틀과 비교해 아직까지는 전체적으로 뒤떨어진다는 느낌입니다. 특히 지나치게 단순한 게임 시스템과 신작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밋밋한 그래픽은 베타 테스트에 들어가기전에 반드시 손을 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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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의 경우 아무래도 NHN이나 NC소프트 같은 대형 업체들과 아직 정면으로 맞서기에는 규모에서 승부가 안되다보니 메이저보다는 틈새시장을 노린다는 느낌이군요. 특히 이번에 공개한 <펫츠>, <마스터 오브 디펜스>의 경우 PC 뿐만 아니라 아이폰, 아이패드와 같은 멀티플랫폼을 지원하는 게임들이라는 점에서 위메이드도 이쪽 방향으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사진이 많아지다보니 슬슬 스크롤바의 압박이 밀어닥치는군요.
나머지 이야기는 다음 2부에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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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OS 공격, 좀비PC 등 불특정 개인 PC를 타겟으로 하는 해킹 혹은 바이러스 등이 사회적으로 이슈화되면서 개인 PC에 대한 보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최근에 광범위하게 무료백신의 보급화가 이루어졌지만, 좀 더 나은 보안을 원하는 유료백신의 수요도 나날히 증가하고 있다. 이번 리뷰에서는 과거 백신 업계의 선두주자로 불리던 시멘텍(Symantec)의 고급형 통합 백신 노턴 360 Ver 4.0 제품을 알아보도록 하자.









구입시 제공해준 CD를 이용하면 간단한 설치화면과 함께 노턴 360을 설치할 수 있다. 설치 과정은 전혀 복잡하지 않으며, Norton Account 등록과, 제품 시리얼을 입력하는 것 이외에는 대부분 자동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컴퓨터를 어느정도 사용해본 유저라면 설치에는 전혀 어려움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설치를 완료하고, 기본적인 구동을 위한 Live Update를 마치면 위와 같은 프로그램이 우리를 맞이한다. 전체적으로 보이는 인터페이스는 직관적이며, 사용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여러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는 고급형 백신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사용자들을 위한 노턴의 배려가 묻어나는 부분이다.






노턴360의 기능은 크게 PC 보안, 신원 보호, 백업 기능, PC 튠업으로 구성된 4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다. 백신으로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PC 보안 기능은 기본적인 바이러스 검사와 치료, 방화벽, 실시간 검사 등과 관련되어 있다.


백신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자, 가장 중요한 기능이기도 한 검사 기능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에 맞게 3가지 종류의 검사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서 빠른 검사와 전체 검사의 검사 항목수의 정도가 다르며, 소요 시간 역시 전체 검사가 훨씬 많이 걸린다.



노턴의 빠른 검사를 이용해 검사를 완료한 모습이다. 다른 백신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 추적 쿠키까지 잡아내는 건 특이한 점. 여기서 추적 쿠키는 바이러스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전혀 없으며, 이 추적 쿠키를 통해 해킹의 우려가 있다는 정도의 수준의 파일이다.



백신의 중요한 역할이기도 한 실시간 감시는 일단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SONAR(Symantec Online Network for Advanced Response) 를 주축으로 하는 실시간 감시 기능은 과거와 비교해 꽤 가벼워진 모습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다만, 가끔가다 발생하는 SONAR의 오진률은 옥의 티. 위의 이미지에서 보듯이 SONAR가 잡아낸 Miexro라는 프로그램은 PC에는 전혀 해가 없는 트위터 클라이언트이지만, SONAR는 위험요소로 분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윈도우 상에서도 방화벽이 제공되는데, 노턴 360은 좀 더 강화된 방화벽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 편이다. 여러가지 기능들이 있지만 기본 설정만으로도 충분하며,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은 프로그램 규칙 정도이다. 사용자의 PC에 설치되어 있는 프로그램 중, 인터넷 액세스를 차단하고자 원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액세스 설정 변경을 통해 쉽게 차단이 가능하다.







노턴 인터넷 시큐리티 시리즈에서도 한 번 선을 보였던 신원 보호 기능. 피싱 차단, 해킹 방지 등은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신원 보호 기능은 툴바 형태로 제공되며, IE 뿐만 아니라 파이어폭스에서의 기능 지원은 인상적인 부분이다.

또다른 눈에 띄는 기능은 ID 세이프 기능. ID와 패스워드, 이메일 주소 같은 개인정보를 로컬 디스크에 암호화해서 저장하여 사용자가 필요할 때 불러올 수 있는 기능이다. 국내에서는 알툴즈의 알패스, 외산으로는 로보폼과 같은 맥락이라고 보면 간단하다. 필자가 현재 사용하는 로보폼과 비교해봤을 때, 기능은 뛰어나지만 사용함에 있어서 불편한 점이 많아 아직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지적된다.







노턴 시리즈 중 노턴 360 만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기능인 백업 기능. 하지만 유일한 기능이라는 말에 무색하게 이 기능은 노턴 360의 가장 계륵같은 존재이기도하다.

백업은 전산장비의 고장이나 다른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여 파일 또는 데이터베이스를 복사해 두는 행위를 말하며, 노턴 360의 백업 기능 역시 그 틀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문제는 노턴에서 제공하는 백업 기능 자체가 윈도우즈 백업 기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

노턴 360은 기본적으로 로컬 디스크에 백업 할 수 있는 기능에 추가적으로 노턴 Account 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저장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윈도우즈 기본 백업 기능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그러나 온라인 저장소의 공간은 단 2G에 불과하며, 이 기능을 동작함으로써 불필요한 리소스만 늘어나는 꼴이다. 백업 기능 자체는 뛰어나며 사용하기도 편하다. 다만, Windows 기본 백업 기능이 존재하는 가운데 리소스를 더 할애하면서까지 반드시 백업 기능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백업 기능이 차지하는 리소스 감소나 온라인 저장소 공간의 확장 등의 보다 획기적인 해결책이 필요해보인다.







불필요한 파일, 레지스트리를 삭제함으로써 PC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최적화를 담당하는 PC 튠업 기능. 기능은 시중에 선보인 최적화 프로그램이나 백신과 비슷하다. 최적화 기능은 꽤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다른 최적화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고를 덜어준다는 게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기본적인 기능 설명은 이 정도로 하고 이제 가장 중요한 타사 백신과의 비교를 해보도록 하자. 벤치마킹은 설치 후 제공되는 기본 설정을 기준으로 하며, 비교할 제품은 아래와 같다.

1. 안철수연구소 [V3 Lite]
2. Avast [avast! Pro AnitVirus]
3. 이스트소프트 [알약]
4. 마이크로소프트 [Microsoft Security Essential]


위에서 소개한 네가지 프로그램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무료백신들이다. 공정한 벤치마킹을 위해 국내산 백신 프로그램 2개와 외산 프로그램 2개를 섞었다.


1. 리소스 점유율 테스트


벤치마킹에 필요한 백신을 모두 기본 설정으로 켜놓은 후, 업데이트가 일어나지 않도록 설정하였다. 그리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의 idle 상태에서 측정한 리소스 측정값이다. 5개의 백신 프로그램 중 노턴이 가장 많은 메모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마이크로소프트, 아바스트, 알약, V3가 뒤를 잇고 있다.

10메가는 기본으로 넘어간다는 예전의 악명에 비하면 많이 나아진 모습이지만, 많은 기능을 포함하고 있는 만큼 아직은 무거운 편이다. 좀 더 가볍게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설정되어 있는 백업 기능을 꺼주는 게 도움이 된다.


2. 기본 바이러스 검사 스캐닝 속도 테스트

기본적인 바이러스 검사를 실행해보고, 측정시간을 검사 항목수를 측정하여 스캐닝 속도를 알아보고자 한다. 백신마다 잡히는 바이러스가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이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얼마나 캐치해 낼 수 있는가의 측정은 고려에 넣지 않도록 하자. 객관적으로 백신 프로그램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기준이 거의 없어서 고민 끝에 넣은 비교 항목이므로, 우위를 비교하는 자료라기 보다는 그냥 참고용 정도로만 보도록 하자.


1. 알약


검사시간 11분 33초 - 검사 항목 수 325601

기본 검사 치고는 검사 항목수가 굉장히 많고 검사 시간도 굉장히 길다. 기본 검사가 타 백신의 정밀검사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백도어 바이러스가 하나 잡혔지만, 앞서 말했듯 이 부분은 신경쓰지 말자.


2. 아바스트


검사시간 8분 43초 - 검사 데이터 량 14.7GB

아바스트 역시 기본적인 빠른 검사임에도 불구하고 꽤 오랜시간 동안 측정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바스트는 검사항 항목수로 따지지 않고 검사한 데이터 량으로 따지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알약과 비슷한 항목 수를 검사했으리라 생각된다. 알약보다는 체감상 조금 빠른 편.


3. 마이크로소프트


검사시간 32초 - 검사 항목 수 41752

검사 항목 수가 알약의 1/8 정도라는 걸 고려해도 1분이 채 안걸리는 스캐닝 속도가 인상적이다. 기본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 백신이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4. V3 Lite


검사시간 4분 29초 - 검사 항목 수 220638

무난한 검사 시간에 가장 무난한 검사 항목 수를 보여주었다. 알약의 검사 항목수보다 약간 적은 편인데, 시간은 절반도 채 안걸렸다는 측면에서 V3도 꽤 빠른 스캐닝 속도를 보여주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애드웨어가 하나 잡혔지만 역시 넘어가자.


5. 노턴 360


검사시간 29초 - 검사 항목 수 7165

타 백신과 비교해 가장 빠른 타임이지만, 검사 항목 수가 가장 적다. 부정적으로 해석하면 빠른 검사의 기능이 다소 약하다고도 볼 수 있고,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가장 핵심적인 파일과 항목들만 골라내서 검사한다는 이야기도 될 수 있다.






고급형 유료백신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많은 기능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함으로써 사용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백신 기능면에서는 합격점을 주고 싶다. 노턴은 전체적으로 무거워서 쓰기 꺼려진다는 의견도 이번 버젼 공개를 통해 과거의 오명을 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만, 앞서 지적한 백업 기능의 문제점이나 45,000원이라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에도 불구하고 무료백신과 비교해 그다지 큰 격차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은 앞으로 노턴이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된다. 노턴이 백신 업체로서의 누렸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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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오늘은 짧게 공지사항만 드리고 물러가도록 하겠습니다.

원래 제 블로그의 주력은 <애니리뷰> 였습니다만, 아무래도 적기 부담스럽다는 점 때문인지 최근에는 <시청 보고서>가 거의 주력이 되어버렸습니다. 저도 이쪽을 좀 더 밀고 있는 부분도 있고요.

다만, 한가지 문제는 현재 주력으로 작성하고 있는 시청 보고서가 블로그의 검색 유입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모든 원흉은 처음으로 시청 보고서를 작성할 때 제목 형식 자체를 " 시청 보고서 - ○월 ○일차" 라고 작성해버렸기 때문. 지금 생각해도 제가 뭣 때문에 이런식으로 제목을 정했는지는 의문입니다. 약간의 보고서 분위기를 내보려고 했던건지..

그래서 시청보고서 카테고리의 명칭을 <Weekly Focus>로 변경하고, 제목 형식도 각 주마다 리뷰한 작품의 제목을 넣는 쪽으로 정했습니다. 수정하는 김에 뒤죽박죽한 포스팅 형식도 조금 일관성 있게 변경하였습니다.


이런 이유로 블로그 포스팅 갱신으로 인해 당분간 RSS에 카오스가 예상되므로, 이 점에 관해 양해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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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리뷰 자체도 하나의 마케팅 방법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 바이리뷰(by review)가 대표적인 사이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한 기업이 제품의 홍보를 위해서 선정된 리뷰어에게 무료로 제품을 나누어주면, 리뷰어는 그 제품의 장점과 개선해야 할 점을 파악하고 그것을 리뷰로 작성하여 홍보하는 식입니다. 일종의 리뷰어와 기업간의 Give & Take 방식을 잘 살린 마케팅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도 최근에 다른 분 블로그를 통해서 알게된터라, 이런 제품 관련 리뷰에는 익숙치 않습니다만 리뷰력 향상과 무료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틈틈히 신청해보려고 합니다. 처음으로 신청한 제품은 노턴360. 백신계열의 대표격으로 불리는 시멘텍(symantec)사가 보유한 기술력의 집합체이기도 합니다. 노턴의 경우 워낙 프로그램이 무겁기로 소문난 제품이기도 하지만, 2010년 제품 출시후에는 많이 개선되었다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요즘에는 무료백신 서비스들도 굉장히 잘 나오는 편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유료 상품과 비교해서 놓치거나 오진률이 높은 것도 사실이고.. 개인적으로 유료백신을 한 번 사용해볼까 했는데, 마침 리뷰이벤트가 있길래 신청해 봅니다.


그나저나 애니메이션 리뷰도 중단된지 오래되었는데, 이런 상업적 리뷰를 쓴다는 것도 조금 아이러니컬 하네요.



[노턴 360에 관련된 간단한 소개]



 
 
 
 
 
11월 4일 내용추가
http://durl.kr/3djxc


기대반 체념반 정도의 기분으로 응모했습니다만, 생각보다 너무나도 쉽게 당첨이 되어버리는군요. 다른 곳에는 쥐꼬리만도 없는 운이 의외로 이런쪽에 좋게 작용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급료(?)를 선불로 받았으니, 그에 상응하는 리뷰도 착실히 적어야겠네요.. 물론 회사 보기 좋으라고 적는 맹목적인 찬양글따위는 최대할 피할 생각입니다. 고작 유료백신 하나 던져준데 넘어갈만큼 제 리뷰는 무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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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2010년도 이제 오늘로부터 2달 밖에 남지 않았네요. 티스토리에 블로그를 시작한 첫 해이기도한 2010년이 후다닥 지나버리는 것 같아 조금은 씁쓸한 기분입니다. 그래도 11월에는 '지스타 2010' 부터 시작해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 국내개봉까지 2010년 마지막을 장식할 여러 이벤트들이 기다리고 있어 기대중입니다. 이번 주는 여느때보다 화려한 라인업을 보여준 두 작품,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입니다.






1.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이 작품을 보지 않은 자, 현대 재패니메이션을 논하지 마라' 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애니메이션 시장에 돌풍을 몰고왔던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입니다. 지금의 쿄토 애니메이션이 있게 해준 작품인 동시에, 나쁘게 말하면 애니메이션계에 미소녀 캐릭터 중심의 흐름을 구축한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이 작품이 그만큼 영향력 있는 작품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각각 2006년과 2010년에 방송된 두 번의 시리즈를 합쳐야 비로소 완성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2기로 불리는 2010년 판이 2006년에 뒷이야기가 아니라, 전작에 다 맞추지 못했던 퍼즐을 끼워맞추는 식이라는 점은 다소 특이합니다. 거기에 더해, 현대 물리학과 미스터리한 기현상의 조합, 남주인공의 독백을 통해 이루어지는 스토리 전개는 이 작품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맛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후 방송된 2010년 판은 전작에 비교해 각종 헛점을 노출하며,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한 치도 변함없는 똑같은 내용의 스토리를 무려 8화나 배정하는 배짱식 구성을 자랑하는 '엔들레스 에이트'는 최고의 먹튀 시리즈로 지금도 시청자들의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부분입니다. 원작부터 인기가 높은 작품이라 2기에 정성을 들여 조금 더 세밀하게 만들었다면 명작 반열에도 충분히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시리즈로 평가하기에 그 점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2.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

샤나 이후로 소식이 없다가 2008년에는 <토라도라>, <금서목록>으로 다시금 존재를 각인시킨 J.C.Staff의 2009년 작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입니다. 이전 Keyword In Animation에서도 잠깐 소개해 드린 바가 있듯이 이 작품은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과 평행선 상에 있는 스핀오프 작품입니다.

** 나노하의 FlashBack : Keyword In Animation - 1. 스핀오프


미국드라마의 경우 CSI:Las Vegas 나 NCIS:LA 와 같은 스핀오프 작품들이 흥하는 케이스가 많습니다만, 애니메이션에서 스핀오프 시리즈가 성공하는 경우는 드문 편에 속합니다. 그나마 성공했다고 평가되는 작품은 <트라이앵글 하트>의 스핀오프작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정도이므로, 초전자포는 스핀오프 작품으로서는 오랜만의 성공작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초전자포가 분명 금서목록의 스핀오프 작품임에는 분명하지만, 금서목록과 비교하면 소재나 분위기에서 꽤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금서목록이 카이조 토우마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도시전설 분위기의 판타지적 요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초전자포는 능력자의 레벨로 나뉘어지는 하나의 현실적인 사회를 그려나가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작품은 시종일관 능력자와 무능력자와의 갈등과 대립구도를 유지하며 일련의 에피소드를 전개해 나갑니다. 이는 금서목록 때 보여주었던 옴니버스식의 에피소드 구성과는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난잡한 스토리 전개와 공기같은 히로인의 존재라는 전작의 잡음을 초전자포에서 만큼은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는 제작사의 의지가 드러나는 부분으로 생각됩니다.

전체적으로 괜찮다는 느낌입니다. 금서목록의 마술편이 화려한 액션을 바탕으로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다면, 초전자포는 액션 자체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그 빈자리를 감동으로 채워넣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나치게 판타지적 요소로만 밀고 나갔던 마술편보다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초전자포에 조금 더 점수를 주고 싶네요. 현재 금서목록은 2년만에 전파를 탄 2기가 상승세에 있고, 초전자포의 경우 OVA를 방송중이니 앞으로 J.C.Staff 표 학원도시의 기세는 당분간 꺽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주 애니메이션은...



     

- 노을빛으로 물드는 언덕

- 플라네테스

저번 주 라인업이 사실 너무 좋았으므로, 이번 주 작품은 다소 조촐해보이네요.
오레이모, 요스가노소라의 화제 덕분에 최근에 다시 급부상하고 장르 중 하나인 '준근친물'. 2008년에 방송된 <노을 빛으로 물드는 언덕>도 그 중 하나입니다. <스쿨데이즈>의 제작진에 히라노 아야와 쿠기미야 리에를 필두로 하는 화려한 성우진까지 뭉쳐 한 때 화제작으로 주목 받았습니다만, 방송 후 폭풍비난과 함께 침몰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인 기대수치는 0에 가깝습니다. 다만, 저번주 라인업이 너무 좋았으므로 한 번씩 이런 작품도 섞어야 할 필요성이 있기에...

코드기어스로 유명한 '타니구치 고로' 감독의 <플라네테스>입니다. 벌써 나온지 7년이 다 되어가는 작품이지만, BD로 리테이킹 될 만큼 높은 인지도에, 웰메이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트윈 스피카'와 비슷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서 어떤식의 전개가 이루어질지 주목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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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엔노아 - (http://riennoa.tistory.com/)


예전에는 'Angramainyu' 라는 이름으로 활동하시던 리엔노아님의 10만힛 축전입니다. 최근에는 의미있는 카운팅을 달성하시는 분이 없어서 축전을 만들일이 없었는데, 리엔노아님이 10만 힛을 찍으셨다는 소리를 듣고 오랜만에 먼지묵은 포토샵 교재를 꺼내봤습니다. 사용된 이미지는 '새벽녘전보다 유리색인 - Moonlight Cradle'의 등장인물 중 한 명인 신시아의 일러스트 입니다. 여러가지 축하말을 적을까 했지만, 심플하게 이름만 박아 넣었습니다.

리엔노아님은 블로그 초창기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블로그를 방문해주시는 제 블로그의 소중한 단골 고객 중 한 명이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주로 게임관련 포스팅을 하셨던 것 같지만, 요즘은 애니메이션 비롯한 AVS 스크립트 관련을 주로 다루시는 분입니다. 최근에는 개인적으로 많이 바쁘신지 포스팅 구경하기가 어렵다는 게 아쉬운 점이지만요.


앞으로도 무궁한 발전과 함께 활발한 교류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10만 Hit,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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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영국의 유명한 극작가인 버나드 쇼의 묘비에는 이런 문구가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 우물쭈물 거리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인간의 인생이라는 것이 얼마나 빠르게 지나가는 것인가를 표현한 다소 황당하면서도 씁쓸한 그의 묘비명입니다. 요즘 제 주위의 시간도 위와 같은 문구가 어울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화살같이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애니 그리고.. 커피' 라는 이름을 내걸고 네이버에 블로그를 시작한 것이 2007년 11월이니, 벌써 3년이 다되어가는 셈이군요. 처음에는 단순히 애니메이션 관련 영상이나 음악을 모으는 것부터 시작했었습니다만, 조금 더 영역을 넓히자는 생각으로 작년 말부터 애니메이션 리뷰를 쓰기 시작하던게 지금까지 오게 되었네요. 블로그 주제 변경부터 티스토리 이전까지 뒤돌아 생각해보면 정말 많은 일이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어 왠지 그리워지네요.


네이버 시절 사용하던 배너. 2008년 제작.



각설하고, 어제부로 중간고사 기간이 끝났습니다. 이번 학기는 신청한 학점이 작기 때문에, 시험치는 과목은 3과목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만 힘든 건 변함없다는 느낌입니다. 일단 중간고사라는 하나의 벽을 넘어갔으니, 블로그 활동도 조금은 스퍼트를 올리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분위기 전환도 할겸 블로그 스킨을 바꾸어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스킨을 교체한 것이 3/1 이었으니 약 8개월 만의 스킨 교체네요. 그리고 8개월만에 바꿔도 한 가지 변함없는 사실은 스킨 교체는 정말 '중노동' 이라는 것입니다.


방동님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PrimeLayer Skin


이전에 사용했던 PrimeLayer는 방동(http://b-story.net/)님께서 도와주셨는데, 이번 스킨 교체 작업도 본의 아니게 스킨 제작자 juo(http://juostory.tistory.com/)님의 도움을 받게 되었습니다. 잠깐 juo님의 소개를 드리자면, 티스토리에서 활동하시는 몇 안되는 스킨 제작자로 WordPress에 사용되는 스킨을 티스토리용으로 맞게 변환하시는 분입니다. 이웃분들 중 꽤 많은 분들이 사용하시는 netural Skin도 이 분의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이번에 제가 선택한 스킨 역시 chocotheme 라는 이름으로, 워드프레스에서 많은 외국 블로거들이 사용하고 있는 스킨을 티스토리용으로 변환한 것입니다. 스킨을 변경하고 보니 제가 초창기에 사용하던 Retrotype 스킨과 매우 비슷하다는 느낌이네요.



초창기에 사용하던 Retrotype Skin



이번에 교체한 ChocoTheme Skin



다만, 포스팅에 폰트나 줄 간격 설정이 제대로 적용이 안되다던지, 사이드바 토글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 등, 이래저래 문제가 많아서 일일히 수정하느라 어제 하루종일 모니터 앞에 앉아서 HTML과 CSS를 잡고 씨름을 해야 했습니다. 제가 HTML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알고 있으면 쉬울테지만, 관련 지식이 적다보니 아무래도 작은 설정에 대한 변환도 쉬운일이 아니더군요. 다행히 juo님께서 직접 팔을 겉어붙이고 도와주셔서 무사히 스킨 변경을 완료하였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스킨 변경에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juo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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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우물쭈물 하는 사이에 벌써 10월 중순의 완연한 가을날씨입니다. 블로그 포스팅을 작성하는 것도 그렇지만, 시청 보고서로 뵙는 건 10월 이후 처음이네요. 그동안 중간고사에 여러가지로 신경쓸 거리가 많았던 터라 RSS와 트위터는 꾸준히 이어갔습니다만, 블로그 포스팅은 상대적으로 쉽지 않다보니 본의 아니게 밀려버렸네요.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다시 이어지는 시청 보고서의 이번 작품은 <성검의 블랙스미스><토라도라> 입니다.




1. 성검의 블랙스미스

늑대와 향신료 이후, 오랜만에 등장하는 중세 시대 판타지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작품입니다. 악마와 성검이라는 다소 진부한 소재를 활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블랙스미스라는 요소를 활용하여 판타지로서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흥미로운 세계관을 갖추는 데는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다작을 하지 않기 때문에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는 제작사 manglobe INC의 그림체, 토요사키 아키를 필두로 하는 성우들의 연기력 역시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그러나 작품이 진행될수록 잘 차려놓은 밥상에 마치 재를 뿌리는 듯한 스토리 전개는 이 작품의 가장 마이너스적 요소로 꼽습니다. '발바닐 퇴치'라는 목표 하나로 시작한 작품이 스토리 후반부로 갈 수록 그 목표는 온데간데 사라지고 여러 스토리들이 난잡하게 얽혀서, 마치 사공을 잃은 배가 표류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작품의 초중반에 갈등과 대립을 던져놓은 것까지는 좋았습니다만, 후반에 결국 그 어느것도 해결하지 못하고 끝을 맺었다는 점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2. 토라도라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로맨스 작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마치 아침드라마를 보는 것과 같은 진지한 로맨스물. 그리고 웃음으로 시작해서 웃음으로 끝나는 로맨틱 코미디물. 전자는 <ef>나 <트루티어즈>가 대표적이고, 후자는 <스쿨럼블>, <세토의 신부>가 해당됩니다. 모든 로맨스 작품들이 여기에 해당된다고는 할 수는 없습니다만, 대부분은 이 둘 중 하나에 무게를 두는 편입니다.

가끔 이 공식에 부합하지 않는 작품들이 있는데, 정확히 그 경계선 상에 아슬아슬하게 걸터있는 작품이 바로 <토라도라>입니다. 초반 스토리 전개와 분위기만 살펴본다면 양산형 로맨틱 코미디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만, 어느 시점을 기점으로 급반전하여 코믹은 사라지고 드라마가 작품의 전반을 지배합니다. 시청하는 입장에서는 다소 난처할 수준의 분위기 변화라고 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와 전형적인 진지한 로맨스의 공존. 물과 기름의 관계처럼 절대 섞이지 않을 것 같은 장르의 조합을 토라도라는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로맨스물로서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결말이라는 점은 감점요소로 작용합니다만, 단순히 사랑이라는 것 이외에 성장기 10대들의 고뇌의 내용까지 작품에 담아내려고 노력한 점은 칭찬하고 싶은 대목입니다. 양산형 하렘형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요즘이기 때문에, 이 작품이 더욱 빛나보이네요.






다음 주 애니메이션은...

     


-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통합)
-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

이번 주는 역대 시청 보고서 중 가장 화려한 라인업이 아닐까 싶군요. 쿄토의 얼굴 마담격인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은 2006년에 이미 한 번 시청한 작품입니다만, 당시 스토리 전개를 완전히 무시한 랜덤 에피소드 배치로 인하여 지금도 스토리의 이해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의 국내정식개봉도 결정난 터라, 엔들리스 에이트로 악명높은 2009년 판까지 통합해서 순서대로 볼 생각입니다.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의 경우 <금서목록>의 스핀오프 작품격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원작보다 더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초전자포에 비해 재미가 떨어진다고 평가되는 금서목록도 저는 꽤 흥미있게 시청한 터라, 현재 기대치가 잔뜩 올라가 있는 상태입니다. 기대에 부흥할지, 기대를 배신할지는 두고봐야 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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