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1.05.28 고스트메신저 - 스튜디오애니멀 조경훈 대표이사 인터뷰 7
  2. 2011.05.23 나노하의 애니클립 - 나츠메 우인장 / 극상학생회 12
  3. 2010.11.01 나노하의 Weekly Focus -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 23
  4. 2010.10.20 나노하의 Weekly Focus - 성검의 블랙스미스 / 토라도라 37
  5. 2010.10.07 케이온 영화화를 살펴보다 - [下 : 그들의 무모한 도박인가?] 47
  6. 2010.10.02 케이온 영화화를 살펴보다 - [上 : 그들의 준비된 도전인가?] 41
  7. 2010.09.30 나노하의 Weekly Focus - 건슬링거걸 2기 / 사키 21
  8. 2010.09.16 부산국제영화제 애니메이션 부문 미리보기! 30
  9. 2010.09.10 나노하의 Weekly Focus - Blue Drop / 소녀왕국표류기 25
  10. 2010.09.02 나노하의 Weekly Focus - 벚꽃사중주 / 미나미가 ~ 어서와 31
  11. 2010.08.25 나노하의 Weekly Focus - 동쪽의 에덴 / 극상학생회 44
  12. 2010.08.17 인간과 로봇, 그들의 공존에 물음표를 던지다 - [이브의 시간] 30
  13. 2010.08.10 나노하의 Weekly Focus - 도쿄 매그니튜드 8.0 / D.C 다카포 II 35
  14. 2010.06.27 일상물의 새로운 가치를 증명한 작품 - [칸나기] 47
  15. 2010.06.20 나노하의 Weekly Focus - 속 안녕 절망선생 / 하늘 가는대로 28
  16. 2010.05.12 나노하의 Weekly Focus - 타이쇼 야구소녀 37
  17. 2010.04.26 나노하의 Weekly Focus - 기동천사 엔젤릭 레이어 34
  18. 2010.04.17 나노하의 Weekly Focus - 히다마리 스케치 x365 36
  19. 2010.03.31 나노하의 Weekly Focus - 노기자카 하루카의 비밀 / 썸머워즈 / 샤나 II 24
  20. 2010.03.19 나노하의 Weekly Focus - 아이돌마스터 XENOGLOSSIA / 라무네 21


한국 애니메이션에서 OVA(Original Video Animation)란 아직은 낯선 분야다. TV 방송이나 영화 상영 없이 오로지 소매로만 판매되는 OVA인 고스트메신저는 한국 애니메이션에서
참으로 소중한 존재다.

시간은 흘러 고스트메신저 1화가 발매된 지 작년 12월 15일로부터 벌써 6개월이 지났다. 비가 오던 5월20일 오후 4시, 조경훈 대표이사를 경기도 부천의 스튜디오애니멀 사무실에서 만났다.

현재 고스트메신저는 얼마나 판매되었나.
5월 19일 현재 9,000장을 넘겼습니다.

손익분기점에 대한 주위의 관심이 많았는데.
일단 현재까지는 손익분기점은 넘기진 못했죠, 사실 시리즈 1화로 바로 손익분기점을 넘기면 기적이죠, 애니메이션이라는 매체는 시리즈가 유지가 되고 인지도가 어느 정도 올라가고 라이선스가 확장이 되어야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게 일반적인 구조인데 고스트메신저는 별다른 멀티유즈 없이 1화 DVD만으로도 1만 장 가까운 판매가 되었고 제작비의 상당한 부분을 리쿱(recoup)했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손익분기점에 대한 것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봐요

시리즈가 완결되고 고스트메신저라는 콘텐츠가 1화는 화두만 던졌다면 앞으로는 캐릭터, 진중한 스토리, 감동요소가 하나의 큰 덩어리가 되어 완결된 콘텐츠로서 사람들에게 각인되었을 때 가지게 되는 폭발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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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된 8000장 중 80%가 특별판, 팬들의 충성도가 보통이 아닌 것 같다.
처음에 시작을 할 때도 그랬지만, 이 작품 자체가 원래 DVD를 사서 보는 고객이 고스트메신저를 구매할 것이란 생각을 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에요, 평소에 DVD를 사본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 구매의 목적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특별판 80% 판매는 그에 대한 결과물 같아요. 구매층의 충성도가 다른 작품에 비해서 높았고 이왕 사는 거면 가격의 문제가 아닌 특별판의 가치에 대해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특별판의 판매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일반판 16,000원, 특별판 25,000원으로 책정된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에는 한정판을 3만 원대로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판매 당시에 국내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일본 애니메이션 DVD를 보니 2만 원 대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고스트메신저를 좋아하는 팬층이 많다고 하지만 일본의 고퀄리티 작품을 싼값에 국내에 들여와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저히 3만 원대로 출시할 수는 없었습니다. 저희를 바라봐 주시고 이해해주시는 팬 분들이라면 기꺼이 구매해 주시겠지만, 이 작품을 처음 구매하던 분들이나 이미 국내에서 판매 중인 일본 작품을 많이 구매하신 분들의 측면에서 봤을 때 저항감이 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기존의 애니메이션과 비교했을 때 조금 비싼 수준인 25,000원에 책정이 된 것입니다.

일반판은 사실 더 저렴하게 판매를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생산단가와 같은 문제가 있다 보니 특별판과 9천원 정도 차이가 나면 적당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결정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DVD는 일반판과 특별판으로 판매되나.
확정된 것은 아닌데 특정 화수에서는 러닝타임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때문에 가격적인 부분에선 조금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만, 일반판과 특별판으로 판매하는 방침은 계속 유지할 생각입니다.

한정판의 구성도 1화와는 다르게 구성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 부분은 추후 확정되는 대로 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운로드판매가 너무 늦어진 것 같은데.
저희의 원래 계획은 더 늦게 진행하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DVD 판매만으론 수익의 한계가 있었고 더 많은 사람에게 작품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조금 더 서둘러서 다운로드 판매를 시작했던 것입니다. 문제는 이 다운로드 판매의 수익부분인데, 굉장히 미미한 매출이었습니다. 배분 등의 구조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그냥 다운로드 회수가 굉장히 적었습니다.

다운로드 판매가 적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제 생각엔 고스트메신저에 대해 충성도가 있고 이 작품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고객층들은 이미 DVD를 다 구매했다고 생각합니다. 구매하지 않았더라도 보고 싶어 하는 분들은 산 사람들을 통해서 DVD를 다 봤어요, 그런 시점에 다운로드 서비스가 시작된 것이죠

그런데 고스트메신저의 다운로드서비스 가격을 기존의 일본 TV 시리즈보다 비싸게 책정을 했어요. (2,000원) 그러자 가격을 이유로 대형 업체에서는 판매하지 않겠다는 거에요 그래서 유통경로를 생각보다 많이 확보하지 못한 것이 이유인 것 같아요. 토렌트나 UCC를 통한 불법도 많았고요

다운로드서비스 화질이 예상과 달리 DVD 화질 이었는데.
(DVD 화질로 서비스한 게) 오히려 잘했던 것 같아요. DVD 구매자를 의식을 많이 했어요. (HD 화질을 2,000원에 판매하기엔) 기존 DVD 구매자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들었죠

앞으로도 HD 화질은 나오지 않는 것인가.
(다운로드 서비스를 통해서 보다는) 나중에 블루레이를 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어요

작품의 반응에 대한 허심탄회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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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 대한 반응이 제작하는데 영향을 주고 있나.
아무래도 그 반응에 대해서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는 건 거짓말이겠지요. 작품에 대한 높은 관심과 애정에 대해서 저희는 항상 직간접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반응들은 힘든 여건 속에서 저희에게 많은 힘을 줍니다. 반대로 어떤 경우에는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여기서 우리가 잘못하면 끝장이겠구나…라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1화를 출시하고 나서는 다들 그런 부담과 집착에서는 조금 벗어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냥 우리 페이스대로 우리가 원래 하고자 하는데 충실 하고자 합니다. 그게 아마 저희 팬들이 저희에게 바라는 지점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부담감 중에 가장 컸던 부분은 무엇인가.
저희가 이전에 파일럿 영상을 만들었어요, 관객 대부분이 열광하면서 좋아하는데 이걸 스틸로 찍어서 조금이라도 작붕이 있다면… (침묵) 하지 말아 달라는 것은 아니에요, 좋아하니까 그러시는 건데 작업에 참여했던 스태프들이 인터넷을 통해 그런 글을 보면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지만, 한편으로는 굉장히 자존심이 상해요 부정적인 피드백을 보면 “아, 내가 조금 더 잘할걸”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반면에 “너무 좋아요, 이렇게 해주세요. ” 와 같은 피드백을 받으면 빨리 보여 드려야 하는데 라는 죄책감이 또 들고요, 긍정적인 피드백조차도 막상 또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부담감이 있죠

부정적인 피드백을 보내는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 같은데.
인터넷을 보면 작붕모음 해서 올라온 것이 있잖아요, 물론 진짜 작붕도 있어요. 완전히 망가진 것도 분명히 있는데… (침묵) 예를 들어 연예인 굴욕 사진이라 해서 올라오는 것이 있잖아요. 그런데 과연 그 사람이 못생겨서 그런 표정이 나오는 것일까요? 사람이 어떤 정서를 전달하고 액션을 할 때 보면 중간동작에서 프레임을 찍어 놓았을 때 그런 식으로 망가질 수밖에 없어요. 망가지는 표정이 있기 때문에 멋있는 표정이 돋보이는 거죠, 애니메이션도 같아요. 액션을 잡을 때 캐릭터가 확 망가지고 왜곡이 되어야지만 훨씬 더 멋있는 거죠 그런 부분에 대해서 관객들이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최선을 다한 결과물이니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애정을 가지고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무엇인가.
작화에 기본도 안되는 것들이 에프터이펙트로 떡칠해서 눈만 속인다. 라는 반응이 제일 기억에 남네요, 관객 입장에선 물론 그럴 수 있어요, 그럴 수 있는데… (침묵) 한국에서 일하는 애니메이터 같으신 분인 것 같았는데 그런 이야기를 하니까 좀 그랬어요. 대표인 제가 봐도 그런데 정말 밤새가며 제작한 제작진들에겐 정말 큰 상처였겠지요

저희도 언제나 일본 애니메이션과 비교를 하면서 치열하게 일을 하고 있거든요. 그러면서 이 부분은 일본보다 잘할 수 있다는 부분도 있고 어떤 부분은 얘들은 뭘 먹었기에 이렇게 잘하지? 라는 절망감을 느끼는 부분도 있어요. 하지만 일본이나 한국의 제작환경이 열악한 것은 비슷해요, 그러나 일본은 고스트메신저 같은 작품이 한 달에 아무리 못해도 20~30편이 나와요. 그렇다면 우리는? 1년에 한편 나오거든요, 수십 편이 나오는 인프라와 비교를 할 수가 없죠

많은 화재를 불러왔던 오프닝, 엔딩영상에 대해 물어보았다.

아웃사이더의 오프닝 참여는 어떻게 진행되었나.
일단 오프닝 곡 자체가 힙합으로 정해지고 나서 국내 대부분의 유명 힙합 뮤지션들과 접촉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생소한 애니메이션 작품에 거기에 OVA라는 특수한 매체 그리고 영화나 드라마와 비교하면 열악한 비용 조건 등으로 많은 뮤지션들과의 협의가 힘들었습니다. 조건에 관계없이 열정이 넘치는 뮤지션들도 있었지만, 음악의 칼라가 저희 작품과 맞지 않아서 저희가 고사하기도 했습니다. 메이저 라인에서 포기해볼까 싶을 때 아웃사이더와 콘택트가 되어서 일들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아웃사이더가 애니메이션을 워낙 좋아하고 평소 이런 작품에 참여해보고자 하는 의지가 높았습니다. 무엇보다 정말 인간적으로 멋지신 분이라 생각합니다. 현재는 군 복무를 하시면서 휴가 나올 때 각 화수의 OST에 참여를 해주실 예정입니다.

이소라의 ‘Track.9’가 엔딩곡이된 사연이 있는가.
구봉회 감독님이 들어보시고 무조건 이 곡으로 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이걸 쓰면 음원 이익도 못 얻고 남 좋은 일 하는 건데 꼭 해야 하나요?”라고 하니까 “이거밖에 안 된다.”라고 말씀하셔서 그렇게 된 것이죠. 그래서 제가 다시 “그러면 Track.9의 곡을 그대로 쓰고 다른 사람이 부르면 안 되나요?”라고 묻자 “안 된다.”라고 하셔서 어쩔 수 없이 사온 것이죠 (웃음)

작품을 만들면서 가장 고생했던 부분은 무엇인가.
인력부족이 크죠,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보이는 스태프 롤을 보면 원화 스태프 같은 경우에 인력이 아주 많아요, 저희는 실제로 작업했던 원화 스텝이 6~7명 정도였습니다. 이 스텝들이 아무리 밤을 새우고 만들어도 만들 수 있는 분량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출시일을 앞당기기 위해 저희가 콘택트 가능한 모든 네트워크를 통해서 외주를 뿌렸고 이 외주를 통해서 나온 대부분의 결과물이 우리가 원하는 퀄리티가 나오지 않았고 이를 다시 수정하기 위해서 내부 스텝들이 고생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계속 반복하면서 시간도 돈도 많이 소요되면서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그렇다면 시행착오는 현재 진행형 인가.
시행착오를 겪다 보니 어차피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라면 저희가 아무리 돈을 태워서 진행한다고 해도 단기간 안에는 그 인프라가 완성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했어요. 현실에 맞춰서 저희가 할 수 있는 만큼만 느리지만 차근차근 진행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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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조경훈 대표이사가 ‘한국의 오타쿠는 믿지 말아라’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이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았다.

중요한 것은 단지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구매는 하지 않고 어떻게든 다운로드 받아서 보는 패턴이 굳어진 분들은 당연히 믿으면 안 되겠죠. 그러나 저희 작품에 대해서 관심을 두고 좋아해 주시는 분들에겐 온 힘을 다해서 서비스할 것입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고 분리해서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사골게리온’을 잇는 ‘사골메신저’를 만든다던데.
그거 가지고 욕 굉장히 많이 먹었는데 “어디서 에바에 비교하느냐?”라는 식으로…. 그런 의도로 이야기한 것이 아니에요. 기자분이 자극적으로 제목을 쓰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이죠. 원작 애니메이션의 브랜드가 생명력을 가지려면 계속 우려먹고 새로운 해석을 하는 과정이 반드시 있어야만 합니다. 그 과정은 에반게리온은 굉장히 오랫동안 여러 가지 방식으로 잘 해왔기 때문에 사골게리온이 된 것이고 그래서 지금의 팬들의 저변을 가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사골로 치면 디즈니의 미키마우스 같은 건 화석까지 우려먹는 경우가 아닐까 싶어요. 그것이 콘텐츠 비즈니스의 본질이고 저희는 그런 지점까지 가고 싶다는 의미로 말씀을 드린 것입니다.

그렇다면 TV 판을 기대해 봐도 좋은가.
만약에 OVA가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TV 판보다는 극장판이 어울릴 것으로 생각합니다.

2화에 대한 질문이 가장 많았기에 이에 대한 질문을 했고 아직 확정된 사항은 아니지만 2화와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2화는 어디까지 진행되었는가.
기획은 거의 마무리 단계입니다. 프리-프로덕션은 굉장히 많이 진행되었습니다.

올해 안에는 2화를 만나볼 수 있는가.
그럴 목표로 진행 중입니다. 열심히 해보려 합니다.

OVA와 별개의 비쥬얼노벨, 웹툰이 진행되고 있다는데.
웹툰은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현재 진행을 하지 않고 있고, 비쥬얼노벨은 많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비쥬얼노벨이 먼저 나올 수도 있는가.
그럴 수도 있습니다만 결정된 사항은 없습니다. 그러나 진행도로 보면 2화보다 비쥬얼노벨 쪽이 더 많이 진행되어 있습니다. PC 기반이지만 아이폰과 같은 플랫폼의 발매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비쥬얼노벨이 다루고 있는 내용은 무엇인가.
1화와 2화의 중간 시점에서의 외전 격인 이야기가 될 겁니다.

2화에 대한 힌트 조금만 주자면.
2화에는 일단, 사라가 많이 나옵니다. 1화가 좀 캐릭터에 거리를 둔 시선이었다면 2화는 좀 더 캐릭터에 밀착된 느낌의 시선으로 진행될 겁니다.

이전에 말했던 남덕-여덕-노덕-소덕이 다 좋아할 수 있는 작품에 대한 구상은 어떠한가.
구상은 하고 있어요 아이디어는 항상 넘치지만 그걸 만드는 과정이 버거우니까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해보고 싶어요. 제가 애니메이션을 처음 제작하고 나서 애니멀을 설립할 때 이런 계획을 세웠어요. 앞으로 이러한 작품을 만들고 이런 걸 하고 돈은 어떻게 벌고 했는데… (침묵) 아직 돈을 많이 벌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제가 하자고 생각했던 것들은 거의 다 한 거 같습니다. 그때 제가 꿈꿨던 것을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을까 치열하게 고민을 해왔고 부족하나마 계속 만들어 왔습니다. 그 결과물 중 첫 번째 완성형이 고스트메신저입니다. 앞으로도 그런 완성형 작품들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자 하는 꿈을 키우고 있는 중고생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누구나 꿈을 꿀 수 있습니다. 하지만 꿈을 꾸는 것은 좋은데 눈을 감고 꿈꾸면서 머릿속에서 고민만 하지 말고 용기를 가지고 실천을 해봐야 합니다. 이 실천을 통해 현실의 무거움, 더러움 이런 것들을 직접 부딪쳐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내가 생각하는 이상과 꿈이 얼마나 멀리 있는지 알게 될 겁니다. 그걸 알게 됨에도 거기까지 가려는 사람 중에 끝까지 잘 생존하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습니다.

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고스트메신저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만들고 있습니다. 늦게 나온다고 너무 뭐라 그러지 마시고 좀 더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저희뿐만이 아닌 한국 애니메이션이 저희와 비슷한 상황에서 모든 에너지를 쏟으며 각자의 작품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국산 애니메이션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런 작품들이 모여 여러분이 좋아하는 작품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는 그런 토양이 될 것입니다.

한국 애니메이션 전망이 어두운데 제작을 하는 이유는?
어두우니까 우리가 밝힐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이미 밝은 곳을 찾아다니면 자기가 아무리 빛나도 티가 안 나겠지요. 어두울수록 그 빛이 강하고 아름다울 것이고 누구나 볼 수 있겠지요.

2011/05 파반 - pavane90@naver.com
프리카
- http://prica.gameshot.net

※본 인터뷰는 편집방향에 따라 일부 순서가 수정되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피규어, OST, 지원사업등 모든 이야기가 담긴 Part.2가 추후 발행될 예정입니다.


** 본 인터뷰의 저작권은 프리카(http://prica.gameshot.net)에서 보유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오면서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은 많이 위축되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된 견해입니다만, 최근에 과거의 불씨를 살리려는 노력들이 이곳저곳에서 보이고 있습니다. 아동물의 대표주자로 자리잡은 아이코닉스의 「뽀롱뽀롱 뽀로로」 나, 한국형 애니메이션을 지향하는 연필로 명상하기 제작사의「소중한 날의 꿈」 같은 작품들은 한국 애니메이션 부흥을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위 인터뷰에서 언급된  「고스트 메신저」 역시 최근에 그 대열에 합류한 국내 애니메이션 작품이라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다소 높은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OVA 애니메이션은 2003년에 제작된 「원더풀 데이즈」 이후로 8년만이라, 한 명의 팬으로서 한 명의 리뷰어로서 굉장히 기대가 큽니다.

특히 애니메이션 관련 DVD는 판매량이 거의 없다시피한 우리나라에서 9000장 넘게 팔았다는 점은 굉장히 고무적이군요. 2화도 곧 제작이 완료가 된다고하니, 개인적으로는 OVA 전체를 묶어서 극장가에 내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 객관적인 리뷰어의 눈으로 보았을 때, 고스트 메신저가 가야할길은 아직도 멀어보입니다만, 애니메이션 제작의 불모지라는 한국에서 이 정도 결과물을 보여줬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작품 흥행의 결과를 떠나 제작진들이 보여준 뜨거운 열정에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마지막으로 장시간의 인터뷰와 편집을 소화해내신 프리카의 파반님께도 수고했다는 말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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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05. 23 - 나츠메 우인장 / 극상학생회
Written By Nano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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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2010년도 이제 오늘로부터 2달 밖에 남지 않았네요. 티스토리에 블로그를 시작한 첫 해이기도한 2010년이 후다닥 지나버리는 것 같아 조금은 씁쓸한 기분입니다. 그래도 11월에는 '지스타 2010' 부터 시작해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 국내개봉까지 2010년 마지막을 장식할 여러 이벤트들이 기다리고 있어 기대중입니다. 이번 주는 여느때보다 화려한 라인업을 보여준 두 작품,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입니다.






1.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이 작품을 보지 않은 자, 현대 재패니메이션을 논하지 마라' 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애니메이션 시장에 돌풍을 몰고왔던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입니다. 지금의 쿄토 애니메이션이 있게 해준 작품인 동시에, 나쁘게 말하면 애니메이션계에 미소녀 캐릭터 중심의 흐름을 구축한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이 작품이 그만큼 영향력 있는 작품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각각 2006년과 2010년에 방송된 두 번의 시리즈를 합쳐야 비로소 완성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2기로 불리는 2010년 판이 2006년에 뒷이야기가 아니라, 전작에 다 맞추지 못했던 퍼즐을 끼워맞추는 식이라는 점은 다소 특이합니다. 거기에 더해, 현대 물리학과 미스터리한 기현상의 조합, 남주인공의 독백을 통해 이루어지는 스토리 전개는 이 작품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맛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후 방송된 2010년 판은 전작에 비교해 각종 헛점을 노출하며,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한 치도 변함없는 똑같은 내용의 스토리를 무려 8화나 배정하는 배짱식 구성을 자랑하는 '엔들레스 에이트'는 최고의 먹튀 시리즈로 지금도 시청자들의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부분입니다. 원작부터 인기가 높은 작품이라 2기에 정성을 들여 조금 더 세밀하게 만들었다면 명작 반열에도 충분히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시리즈로 평가하기에 그 점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2.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

샤나 이후로 소식이 없다가 2008년에는 <토라도라>, <금서목록>으로 다시금 존재를 각인시킨 J.C.Staff의 2009년 작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입니다. 이전 Keyword In Animation에서도 잠깐 소개해 드린 바가 있듯이 이 작품은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과 평행선 상에 있는 스핀오프 작품입니다.

** 나노하의 FlashBack : Keyword In Animation - 1. 스핀오프


미국드라마의 경우 CSI:Las Vegas 나 NCIS:LA 와 같은 스핀오프 작품들이 흥하는 케이스가 많습니다만, 애니메이션에서 스핀오프 시리즈가 성공하는 경우는 드문 편에 속합니다. 그나마 성공했다고 평가되는 작품은 <트라이앵글 하트>의 스핀오프작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정도이므로, 초전자포는 스핀오프 작품으로서는 오랜만의 성공작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초전자포가 분명 금서목록의 스핀오프 작품임에는 분명하지만, 금서목록과 비교하면 소재나 분위기에서 꽤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금서목록이 카이조 토우마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도시전설 분위기의 판타지적 요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초전자포는 능력자의 레벨로 나뉘어지는 하나의 현실적인 사회를 그려나가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작품은 시종일관 능력자와 무능력자와의 갈등과 대립구도를 유지하며 일련의 에피소드를 전개해 나갑니다. 이는 금서목록 때 보여주었던 옴니버스식의 에피소드 구성과는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난잡한 스토리 전개와 공기같은 히로인의 존재라는 전작의 잡음을 초전자포에서 만큼은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는 제작사의 의지가 드러나는 부분으로 생각됩니다.

전체적으로 괜찮다는 느낌입니다. 금서목록의 마술편이 화려한 액션을 바탕으로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다면, 초전자포는 액션 자체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그 빈자리를 감동으로 채워넣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나치게 판타지적 요소로만 밀고 나갔던 마술편보다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초전자포에 조금 더 점수를 주고 싶네요. 현재 금서목록은 2년만에 전파를 탄 2기가 상승세에 있고, 초전자포의 경우 OVA를 방송중이니 앞으로 J.C.Staff 표 학원도시의 기세는 당분간 꺽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주 애니메이션은...



     

- 노을빛으로 물드는 언덕

- 플라네테스

저번 주 라인업이 사실 너무 좋았으므로, 이번 주 작품은 다소 조촐해보이네요.
오레이모, 요스가노소라의 화제 덕분에 최근에 다시 급부상하고 장르 중 하나인 '준근친물'. 2008년에 방송된 <노을 빛으로 물드는 언덕>도 그 중 하나입니다. <스쿨데이즈>의 제작진에 히라노 아야와 쿠기미야 리에를 필두로 하는 화려한 성우진까지 뭉쳐 한 때 화제작으로 주목 받았습니다만, 방송 후 폭풍비난과 함께 침몰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인 기대수치는 0에 가깝습니다. 다만, 저번주 라인업이 너무 좋았으므로 한 번씩 이런 작품도 섞어야 할 필요성이 있기에...

코드기어스로 유명한 '타니구치 고로' 감독의 <플라네테스>입니다. 벌써 나온지 7년이 다 되어가는 작품이지만, BD로 리테이킹 될 만큼 높은 인지도에, 웰메이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트윈 스피카'와 비슷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서 어떤식의 전개가 이루어질지 주목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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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우물쭈물 하는 사이에 벌써 10월 중순의 완연한 가을날씨입니다. 블로그 포스팅을 작성하는 것도 그렇지만, 시청 보고서로 뵙는 건 10월 이후 처음이네요. 그동안 중간고사에 여러가지로 신경쓸 거리가 많았던 터라 RSS와 트위터는 꾸준히 이어갔습니다만, 블로그 포스팅은 상대적으로 쉽지 않다보니 본의 아니게 밀려버렸네요.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다시 이어지는 시청 보고서의 이번 작품은 <성검의 블랙스미스><토라도라> 입니다.




1. 성검의 블랙스미스

늑대와 향신료 이후, 오랜만에 등장하는 중세 시대 판타지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작품입니다. 악마와 성검이라는 다소 진부한 소재를 활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블랙스미스라는 요소를 활용하여 판타지로서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흥미로운 세계관을 갖추는 데는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다작을 하지 않기 때문에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는 제작사 manglobe INC의 그림체, 토요사키 아키를 필두로 하는 성우들의 연기력 역시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그러나 작품이 진행될수록 잘 차려놓은 밥상에 마치 재를 뿌리는 듯한 스토리 전개는 이 작품의 가장 마이너스적 요소로 꼽습니다. '발바닐 퇴치'라는 목표 하나로 시작한 작품이 스토리 후반부로 갈 수록 그 목표는 온데간데 사라지고 여러 스토리들이 난잡하게 얽혀서, 마치 사공을 잃은 배가 표류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작품의 초중반에 갈등과 대립을 던져놓은 것까지는 좋았습니다만, 후반에 결국 그 어느것도 해결하지 못하고 끝을 맺었다는 점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2. 토라도라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로맨스 작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마치 아침드라마를 보는 것과 같은 진지한 로맨스물. 그리고 웃음으로 시작해서 웃음으로 끝나는 로맨틱 코미디물. 전자는 <ef>나 <트루티어즈>가 대표적이고, 후자는 <스쿨럼블>, <세토의 신부>가 해당됩니다. 모든 로맨스 작품들이 여기에 해당된다고는 할 수는 없습니다만, 대부분은 이 둘 중 하나에 무게를 두는 편입니다.

가끔 이 공식에 부합하지 않는 작품들이 있는데, 정확히 그 경계선 상에 아슬아슬하게 걸터있는 작품이 바로 <토라도라>입니다. 초반 스토리 전개와 분위기만 살펴본다면 양산형 로맨틱 코미디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만, 어느 시점을 기점으로 급반전하여 코믹은 사라지고 드라마가 작품의 전반을 지배합니다. 시청하는 입장에서는 다소 난처할 수준의 분위기 변화라고 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와 전형적인 진지한 로맨스의 공존. 물과 기름의 관계처럼 절대 섞이지 않을 것 같은 장르의 조합을 토라도라는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로맨스물로서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결말이라는 점은 감점요소로 작용합니다만, 단순히 사랑이라는 것 이외에 성장기 10대들의 고뇌의 내용까지 작품에 담아내려고 노력한 점은 칭찬하고 싶은 대목입니다. 양산형 하렘형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요즘이기 때문에, 이 작품이 더욱 빛나보이네요.






다음 주 애니메이션은...

     


-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통합)
-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

이번 주는 역대 시청 보고서 중 가장 화려한 라인업이 아닐까 싶군요. 쿄토의 얼굴 마담격인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은 2006년에 이미 한 번 시청한 작품입니다만, 당시 스토리 전개를 완전히 무시한 랜덤 에피소드 배치로 인하여 지금도 스토리의 이해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의 국내정식개봉도 결정난 터라, 엔들리스 에이트로 악명높은 2009년 판까지 통합해서 순서대로 볼 생각입니다.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의 경우 <금서목록>의 스핀오프 작품격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원작보다 더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초전자포에 비해 재미가 떨어진다고 평가되는 금서목록도 저는 꽤 흥미있게 시청한 터라, 현재 기대치가 잔뜩 올라가 있는 상태입니다. 기대에 부흥할지, 기대를 배신할지는 두고봐야 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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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영화화 까지는 앞으로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앞서 칼럼에서는 소실의 제작상황과 비교하여, 케이온이 극장가에서 크게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러나, 그들의 행보가 탄탄대로라고는 말할 수 없다. 영화화까지는 앞으로 넘어야 할 산들이 많으며 작품 내외적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해보인다.




5. 케이온의 과제 - 원작의 종료

케이온의 원작격인 4컷 만화는 현재 연재가 종료된 상태이다. 원작에서 소개한 스토리는 이미 TV 시리즈에 모두 할애하였으며, 실질적으로 제작사 손에 들어있는 시나리오는 없다고 보는 게 옳다. 따라서 원작이 종료된 이 시점에 추가적인 진행을 위해서는, 원작의 내용이 아닌 극장용 오리지널 시나리오의 작성이 불가피해 보인다.

    

4권을 끝으로 종료된 원작 케이온 코믹스


오리지널 스토리는 제작자가 원하는 식의 자유로운 전개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원작이 가지고 있던 색깔을 잃을 수 있다는 위험 역시 가지고 있다. 올해는 <엔젤비트>가 애니메이션 오리지널 스토리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바 있지만, 현재 제작되는 작품의 대부분이 원작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리지널 스토리의 작성은 확실히 리스크가 크다. 스토리 측면에서도 케이온의 주축을 담당하던 4인방이 졸업한 상태로 끝을 맺었기 때문에 시나리오의 전개 방향을 잡는 것 조차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6. 케이온의 과제 -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큰 틀의 스토리 부재


케이온은 여고생들 사이에서 일어날 법한 일상을 담고 있는 일상물이다. 필자가 항상 예전부터 지적해오던 일상물의 한가지 문제점은 작품을 이끌어나가는 스토리가 다른 장르와 비교해 다소 미약하다는 점이다. 한 예로 일상물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히다마리 스케치>, <미나미가> 를 살펴보자. 이들 작품의 공통점은 에피소드마다 벌어지는 소소한 사건들을 통해 웃음과 감동을 주고는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문제는 거기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에피소드를 유기적으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큰 틀의 시나리오에는 소홀한 면모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몰입감을 떨어트리고 작품에 대한 지루함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곤 한다.


    

일상물의 대표작인 <히다마리 스케치>와 <미나미가> 역시 극복할 수 없었다.


케이온의 경우 경음악부라는 구심점을 통해 입학부터 졸업까지의 이야기를 시간 흐름 순으로 나열함으로써 이를 극복해보려고 하는 나름의 노력은 보인다. 그러나 그 스토리가 작품의 시작과 끝을 맺는 정도로 사용될 뿐, 에피소드간의 유기적인 연결을 이루어내지는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케이온 역시 이전의 일상물들이 드러낸 한계를 넘어서지는 못했다고 볼 수 있다.




7. 케이온의 과제 - 영화화를 위해서는 극적인 요소가 필수적
 

좋은 영화 시나리오가 되기 위해서는 '발단-전개-절정-하강-대단원' 으로 이루어져있는 구성 단계가 확실하게 구분지어져야 한다. 시나리오 구성 단계의 관점에서 케이온을 바라보면, 발단에서 전개까지의 진행은 훌륭하다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작품내내 전개만 계속되다가 어느순간 절정이라는 구성 단계는 증발하고, 갑자기 졸업이라는 하강과 대단원으로 들어간다는 인상을 준다. 학교 축제를 비롯한 몇 개의 에피소드를 절정으로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절정 부분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미약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절정으로서는 2% 부족한 학교 축제


영화와 TV 시리즈는 엄연히 다르다. 다음 화의 개념이 있어 숨돌릴 틈이 있는 TV 시리즈와 달리, 영화는 90 ~ 120분 가량 되는 런닝타임이 영화가 끝날 때까지 계속된다. TV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지루함을 느끼기도 쉬운 것이 영화이며, 그렇기 때문에 관객들의 꾸준한 몰입도를 위해서는 절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관객들이 요구하는 것은 TV 시리즈에서 내내 보여준 따뜻한 일상이 아니다. 극장에서 느낄 수 있는 케이온만의 감동이 필요한 것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서 케이온 영화화가 단순히 TV 시리즈의 연장으로 끝날 것인지, 극장판으로서의 입지를 인정받을지가 결정되리라 생각한다.



8. 그 외의 변수들

아직 정확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만큼 애니메이션 제작이 아닌 실사 영화의 가능성 역시 남아있다. 노다메 칸타빌레를 비롯한 꽤 많은 작품들이 실사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아주 가능성이 없진 않다. 다만, 이 때까지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해서 성공한 작품보다는 실패한 작품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개인적으로 이 방향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주사위는 던져졌다. 그들의 역량을 믿어본다.

케이온이 TV 시리즈를 높은 인기를 유지하며 마무리 지었다는 점에서 쿄토는 흥행의 발판을 마련해 놓은 것만은 확실하다. 그러나 이미 하루히 2기의 실패로 증명되었듯이, 행여나 쿄토가 케이온의 인기만을 등에 업고 영화화를 성공시키겠다는 우를 범하질 말기를 바란다. 앞서 언급한 것 처럼 일상물의 영화화가 절대 쉬운 도전이 아닌만큼, 철저한 준비와 그들만의 노하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일상물의 영화화라는 그들의 도전은 확실히 이 때까지 그 전례가 없었던 만큼 무모한 도박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때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준 쿄토였기에 필자는 그들의 역량을 믿어보고자 한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케이온의 마지막 승패는 그들 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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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본 블로그의 주력은 애니리뷰입니다만, 최근에는 시청보고서나 애니칼럼 등의 부수적인 카테고리에 들이는 시간이 더 많지 않나 싶네요. 여러가지 면으로 리뷰를 구상해보고 있는 중이니, 꼭 좋은 리뷰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이번 애니 칼럼에서는 2009년부터 애니메이션계를 뜨겁게 달군 <케이온>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나눠볼까 합니다.





1. 케이온 영화화의 발표


2006년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2007년 <러키 스타>로 대중으로 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쿄토 애니메이션. 2009년 그들은 새로운 소재의 작품에 도전하게 되는데, 그래서 탄생한 작품이 지금의 <케이온>. 대중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경음악이란 소재, 쿄토만이 표현해낼 수 있는 특유의 캐릭터성을 잘 살린 이 작품은 2009년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1기 종영 이후 인기의 여세를 몰아 바로 2기 제작을 발표. 2010년에는 2기 방송과 동시에 오리콘 차트 상위권 진입 및 BD 최고 판매량 갱신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작성하는 영광을 누린 작품으로 등극한다. 그리고 케이온의 기나긴 고공행진은 2010년 9월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종영을 고한다.


케이온 영화화 확정 소식

그렇게 마지막을 고했어야 할 케이온에 변화가 있었으니, 마지막 방송 이후 케이온 영화화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 3기를 간절히 바라던 팬들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반기고 있는 듯 하지만, 또 한쪽으로는 케이온의 색깔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2.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의 흥행효과


케이온 영화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기전에 쿄토 애니메이션의 또다른 히트작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시리즈에 대해서 잠시 살펴보도록 하자. 2006년, 하루히붐이라는 신조어가 생길정도로 하루히의 흥행과 애니메이션계에 미친 파급 효과는 엄청난 것이었다. 그리고 3년 후인 2009년,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2기>라는 이름을 내건 후속작이 방송되었다. 침체되어 있는 애니메이션 시장에 다시 한번 기적같은 단비가 내리는 것이 아닌가라는 희망적인 추측이 방송 전부터 난무할 정도였으니, 이 작품에 대한 팬들과 업계의 기대는 높았다.


   

'엔들리스 에이트'가 불러낸 재앙

그러나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탓일까? 결과는 말그대로 참담. 새로운 연출력으로 소문난 쿄토는 스토리의 무한 루프라는 엔들리스 에이트를 선보였고, 예상과는 너무나도 다른 전개에 시청자들의 기대는 순식간에 분노로 탈바꿈했다. 여기저기서 혹평이 쏟아졌고, 전작과는 비교도 할 수없는 저조한 DVD, 음반 판매량이라는 유래없는 치욕을 맛봐야 했다.


실패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 갑작스럽게 발표된 스즈미야 하루히의 영화화. 엔들리스 에이트의 재편이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는 팬들의 여론 속에서 올해 최고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 (이하 소실)>은 그렇게 탄생했다. 흥행 수입 7억 7천만 엔, 관객 동원수 55만명. 2006년의 영광의 재현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올해 하루히와 쿄토 애니메이션이 보여준 행보는 대단하다는 말 밖에 표현할 길이 없을 정도이다. 특히 이번 소실이 달성한 기록은 2009년 2기 방송 이후 갖은 혹평속에서 일구어낸 것이기에 더 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흥행의 여세를 몰아 국내 개봉까지 결정된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





3. 케이온 영화화, 준비된 도전인가?


다시 <케이온>으로 돌아오도록 하자. 필자가 케이온을 언급하기 전 하루히에 대한 내용을 언급한 이유 케이온과 하루히의 행보가 매우 닮아 있기 때문이다. 1기의 흥행. 2기의 참패. 그리고 영화화의 성공. 2기가 성공했다는 점만 제외한다면, 케이온도 비슷한 행보를 현재 밟고 있다.

  

쿄토의 얼굴인 이 두 작품의 행보는 상당히 닮아있다.


따라서 이전의 하루히의 사례로 보아 이번 케이온 영화화는 즉흥적인 기획이라기 보다는 소실로 다시 자신감을 되찾은 쿄토의 준비된 도전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 3년이라는 제작의 갭, 2기의 참패라는 여러 핸디캡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실은 쿄토의 새로운 성공사례를 창조해내었다. 케이온의 경우, 2009부터 작품의 갭 없이 지금까지 방송을 해왔고, 2기가 1기보다 더욱 흥행한 케이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케이온의 영화화는 하루히보다는 훨씬 높은 성공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계산이 충분히 나온다. 필자의 개인적인 추측이긴 하지만, 소실이 예상 이상으로 성공해 버림으로써 쿄토도 케이온의 영화화를 어느정도 염두해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또 한가지 케이온 영화화의 성공을 밝게 하는 부분은 쿄토 애니메이션의 뛰어난 마케팅 실력. 쿄토 애니메이션은 개성있는 연출력과 캐릭터성으로도 알려져 있지만, 그 이상으로 애니메이션 기업같지 않은 뛰어난 마케팅 전략으로도 유명한 그룹이기도 하다. 우스개 소리이긴 하지만, 쿄토가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면 1이라는 상품을 10으로 부풀리는 재주가 있다고 할 정도. 소실 때 극장가에서 증명된 그들의 마케팅 실력이 케이온에서도 유감없이 발휘가 된다면 케이온 영화화의 성공 역시 허황된 꿈은 아니리라 생각한다.



[....다음 칼럼에서 이어집니다]



평소에 리뷰나 칼럼에서 쓰던 경어체 대신 평어체로 써봤습니다. 써보니 일단 쓸 때는 편하고 글의 이해를 높이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읽어보면 굉장히 딱딱한 글이 된다는 느낌이 조금 있네요. 댓글로 짧게나마 평어체 사용에 대한 의견을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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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추석연휴는 잘 지내셨는지요? 길었던 추석 연휴 때 밀린 일이 한꺼번에 이번주로 들이 닥치는 통에 블로그 포스팅이 늦어버렸네요. 긴 연휴도 끝났으니 공부도 블로깅도 다시 힘내서 달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돌아온 나노하의 시청보고서로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이번 9월 3주차에 소개드릴 작품은 <건슬링거걸 ~ 일 테아트리노><사키>입니다.




1. 건슬링거걸 ~ 일 테아트리노



2003년에 첫 선을 보인 건슬링거걸. '미소녀 느와르'라는 말에 어울리게 어둡고 중후한 느낌을 잘 살린 덕분에 당시에 꽤 호평을 받은 작품입니다. 원작이 계속 연재되고 있었던 만큼 금방 속편의 제작이 이루어지지 않겠느냐는 여론과는 달리 5년이라는 긴 세월 끝에 다시 등장하게 된 어찌보면 비운의 작품의 명작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5년이란 세월의 탓일까요? 속편 <일 테아트리노>는 전작과 꽤 많은 갭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건슬링거걸이라 하면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를 떠올리지만, 속편은 반대로 밝고 따듯한 분위기가 작품의 전반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성우 역시 조연 급 인물인 '펫로'를 제외하고는 전원 교체됨으로써 일부 캐릭터는 전작과 다른 느낌이 살짝 듭니다.


Before                                            After
                
                                    
     CV : 난리 유우카 (南里侑香)                      CV : 아쿠츠 카나 (阿久津加菜)


캐릭터의 느낌이 달라진 대표적인 예는 주연 헨리에타. 전작의 헨리에타는 소극적이며 말 수가 적은 어두운 캐릭터로 묘사되고 있습니다만, 속편의 헨리에타는 굉장히 밝고 활달한 캐릭터로 그려지고 있어 180도 달라진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물론 작품의 분위기 자체가 달라진 영향도 없지 않아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갑자기 S본부 프로그램인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가 생각나는 순간이군요...

이런 전작과의 분위기 차이 때문에 전작과는 너무 다른 속편이란 내용의 혹평이 굉장히 많습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괜찮았다고 평가합니다. 오히려 이번 속편이 예전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의 건슬링거걸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군요. 액션의 비중이 조금 작은 건 흠이지만, 전작에서 보여준 드라마성은 여전하니 건슬링거걸의 팬이라면 또 다른 즐거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2. 사키



벼랑끝의 곤조가 보여준 마지막 불꽃으로도 유명한 본격 마작 배틀물 <사키>입니다. 유희왕 이후로 보는 오랜만의 배틀물이었습니다. 화려한 3D 효과와 주인공의 원맨쇼만큼은 과거 유희왕이 보여주었던 이상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을 정도. 배틀물 특유의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과 박진감 역시 손색이 없습니다. 덕분에 2쿨이라는 긴 분량이 매우 짧게 느껴질 정도의 몰입감을 자랑하더군요.

다만, 박진감에 너무 무게를 둔 나머지 '도박'이라는 속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부분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도박하면 보통 떠올리는 이미지는 치열한 심리전과 머리싸움입니다만, 사키는 등장인물들의 사기적인 능력의 보여주는 데 주력하다보니 그 부분이 다소 미약합니다.


      

그러나 작품의 재미 하나 만큼은 확실하기 때문에 작품을 즐기시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어보입니다. 우려했던 백합 요소도 다소 위험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마리아님'과 같은 본격적인 속성은 없으므로 이 부분 역시 안심하셔도 될 듯 합니다. 또한, 마작 룰을 잘 모르더라도 그 외에 충분히 즐길만한 요소가 많기 때문에 도전해볼만한 가치는 분명히 있는 작품입니다.

원작의 느린 연재 속도 덕분에 애니는 결국 전국은 가보지도 못하고 흐지부지하게 끝나게 됩니다만, 지금도 꾸준히 연재가 되고 있고 앞서 소개한 5년만에 제작된 <일 테아트리노>와 제작사가 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속편이 제작된 <스트라이크 위치스>를 보면 사키의 2기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주 애니메이션은...

  

- 성검의 블랙스미스
- 토라도라


중세풍 액션 판타지물인 <성검의 블랙스미스>입니다. 라이트 노벨로서의 인기는 꽤 높은 듯 하지만, 애니는 유저들의 혹평을 면치 못한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BD판에서 느낄 수 있는 화려하고 선명한 그림체를 볼 수 있다는 이유로 편성해봤습니다. 작품에 대한 예상 기대치는 낮습니다만, 언제나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겁니다.

로맨스 & 코미디 학원물 <토라도라>입니다. 주위 리뷰어들의 호평 일색인 작품 중 하나라, 블랙스미스와 달리 예상 기대치는 굉장히 높습니다. 츤데레 대표 성우인 '쿠기미야 리에'와 명랑쾌활 대표 성우인 '호리에 유이' 콤비까지 가세한 작품이라 어떤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낼지 기대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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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수도권과 비교해 큰 문화행사가 다소 부족한 부산이지만, 9월 이후로는 굵직굵직한 행사들이 많은 열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 중에서도 부산을 대표하는 세계적 문화 축제라고 한다면, 역시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단연 으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6년을 시작으로 올해로 15회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PIFF)는 그 규모가 점점 거대해져 이제는 명실상부 세계적인 영화제로 자리매김 하였습니다. 아시아 영화의 최대 축제라고 불리는 부산국제영화제는, 평소에 접하기 힘든 다양한 장르의 아시아 영화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장이기도 합니다.







애니메이션 부분도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PIFF에서는 일본의 정통 제패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한국, 중국, 인도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 작품들 역시 만나볼 수 있습니다. 2000년대 이후로는 일본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2006년 <시간을 달리는 소녀>, 2007년 <에반게리온 : 서>와 같은 굵직굵직한 작품들이 출품되기도 했습니다. 올해 2010년은 예전과 비교해 출품 수는 많이 줄었으나,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볼 수 있는 가치있는 작품들이 편성되었다는 점에 있어서 기대가 됩니다.



1. 이브의 시간



제페니메이션의 올해 PIFF 대표 주자로 선보이는 작품은 <이브의 시간> 입니다. 이전에 제가 애니리뷰에서도 다룬 적이 있는 작품이며, 개인적인 기대를 걸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신카이 마코토와 함께 1인 제작으로 이름을 알린 요시우라 야스히로 감독이 처음으로 팀 제작 방식을 채택하여 제작한 첫 작품이라는 것도 눈 여겨 볼 만합니다.



로봇이 상용화되고 인간형 안드로이드가 생활에 널리 보급되어진 근미래의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작품은 로봇과 인간의 대립을 그리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존재를 인정받으려는 로봇과 존엄성을 지키려는 인간. 폭력이 오가는 첨예한 대립을 표현하기에 좋은 설정이지만, 이브의 시간은 그 반대로 따뜻한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기존의 인터넷 방송판에서 일부 장면과 에필로그가 추가되어진 극장판이 상영됩니다. 이브의 시간을 미처 보지 못하신 분들이나, 인터넷 상영판으로만 보신분들이라면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상영정보>
이브의 시간 / Time of Eve Japan  2010  106min  HD  color

International Premiere





YOSHIURA Yasuhiro : 요시우라 야스히로
International Premiere
S.F 
코드 상영극장 상영일시 정보 상태
468 메가박스 해운대 3관 14일 19:00  
416 메가박스 해운대 2관 8일 20:00  

2. 소중한 날의 꿈



2000년대 이후로 이렇다할만한 작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한국 애니메이션이지만, 오랜만에 좋은 느낌의 작품이 출품되었습니다. 2005년에 처음으로 제작 상황을 공개한 이후로, 무려 5년이라는 긴 세월끝에 세상밖으로 나온 <소중한 날의 꿈>입니다.

이 작품은 사회와의 경쟁을 회피하던 한 소녀가 과학자로서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한 소년을 만남으로써 조금씩 변화해 가는 성장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최근에 주류를 이루고 있는 화려한 그림체의 일본 애니메이션과 비교해 다소 투박하지만, 과거 7080의 배경과 어우러진 향수를 자극하는 그림체가 인상적입니다.

제작을 맡은 '연필로 명상하기'는 <겨울연가>, <아장닷컴>을 제작하였으며, 인기 아동 애니메이션 <뽀로로>를 부분 협력하는 등의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관록있는 제작사입니다. <소중한 날의 꿈>은 그들의 두 번째 극장판 작품으로, 이번 작품을 통해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와 가능성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봅니다.


<상영정보>
소중한 날의 꿈 / Green Days Korea  2010  110  HD  color

World Premiere
AN Jae Hoon, HAN Hye Jin : 안재훈, 한혜진
World Premiere
성장영화/청춘 

코드 상영극장 상영일시 정보 상태
400 메가박스 해운대 1관 11일 19:30  
411 메가박스 해운대 1관 14일 16:00





3. 체브라시카



미국에 미키 마우스가 있다면, 러시아에는 <체브라시카>가 있습니다. 보는 이에 따라서 쥐같기도, 원숭이 같기도 한 이 귀여운 캐릭터는 러시아의 아동문학 작가인 에두아르드 우스펜스키의 아동용 그림책에서 탄생했습니다. 그 이후 꾸준히 러시아 국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왔으며,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의 러시아 국가대표팀의 마스코트로 사용될 정도의 범국민적 캐릭터로 자리 잡았습니다.

소비에트 연방 붕괴 이후 여러가지 저작권 문제에 휘말리면서 국내에는 크게 알려지지 못했습니다만, 건너편 일본에서는 체브라시카 캐릭터 저작권 획득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TV 애니메이션, 극장판 등이 제작되어 일본, 유럽 등지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작품은 전반적으로 사랑과 우정이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서, 온 가족이 부담없이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올해 출품된 새로운 극장판 <체브라시카>는 최근 <학생회 임원들>의 각본가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나카무라 마코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이번 작품은 그가 감독으로서 도전하는 첫 장편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되는군요.


<상영정보>
체브라시카 / Cheburashka Japan  2010  80min  35mm  color

NAKAMURA Makoto : 나카무라 마코토
코미디/유머/블랙코미디 
코드 상영극장 상영일시 정보 상태
280 CGV센텀시티 6 11일 10:30  
029 대영시네마 1관 13일 17:30  
502 메가박스 해운대 5관(M관) 9일 15:00  

※ <집>은 정보 부족으로 소개에서 제외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애니메이션을 기다리는 팬들에게는 풍성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독특한 개성의 작품들이 여럿 출품했다는 점에서 올해는 조금 기대를 걸어봐도 좋지 않을까 싶네요. 2007년 <에반게리온:서> 이후로 다소 주춤한 PIFF 애니메이션이 올해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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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최근에는 개강에, 때아닌 태풍에 이래저래 정신이 없군요. 그래도 9월달에 접어들면서 옆에 거의 끼고 살았던 에어컨을 틀지 않아도 될 정도로 서늘해진 날씨 하나는 좋네요. 개강 시즌과 함께 들어간 이번 9월 1주차 애니메이션은 <BLUE DROP ~ 천사들의 희곡><소녀왕국표류기>입니다.



BLUE DROP ~ 천사들의 희곡


SF적 요소와 학원물을 적절히 잘 섞어놓았다는 느낌의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두 히로인간의 심리적 갈등을 절묘하게 묘사한 부분은 인상적이네요. 등장인물들의 갈등과 고뇌는 이 작품의 중요한 요소로, 인간의 미묘한 심리 묘사가 굉장히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취향에 따라서 답답하다고 느끼는 분들도 계실 수 있겠습니다만, 저처럼 이런 부분을 즐기는 분들에게는 또 하나의 재미로 작용하지 않을까 싶네요. 또한 중간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화려한 3D 애니메이션은, 시각적으로 즐거움을 주는 플러스적인 요소이기도 합니다.


    
작품속 3D 그래픽은 이 작품만의 숨어있는 재미


그러나 스토리의 축을 담당하는 SF적인 부분이 다소 적다보니 작품내내 이렇다할만한 긴장감이 부족하다는 부분과 다소 납득할 수 없는 결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몇몇 분들이 우려하시는 백합 요소의 경우, 그다지 높은 수위가 아니기 때문에 이 부분 때문에 시청을 미루고 계신 분들은, 걱정을 접어두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소녀왕국표류기


'호리에 유이의, 호리에 유이에 의한, 호리에 유이를 위한 하렘물'이라는 한 문장으로 압축이 가능한 이 작품은, 카논 이후로 오랜만에 주연으로서 목소리를 들려준 호리에 유이의 코믹한 연기력을 맛볼 수 있기에 충분하지 않나 싶습니다. 초호화 성우진은 아니지만, 이토 시즈카 (치카게 역)와 치바 사에코(아야네 역)를 비롯한 조연들의 열연 또한 돋보입니다.

역시 하루히 붐 이후 탄생한 양산형 하렘물로 평가되는 작품이다보니,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과 전개는 이 작품의 큰 헛점으로 지적됩니다. 그러나 엉성한 스토리를 커버하고도 남을 예상외의 코믹 요소가 이 작품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음 주 애니메이션은...

  


건슬링거걸 ~ 일 테아트리노
사키

2003년 첫 방송이후로 5년만에 돌아온 건슬링거걸의 후속작 <일 테아트리노> 입니다. 제작진과 성우진이 대거 교체되는 바람에 <미나미가 ~ 한 그릇 더>와 비슷한 비난에 시달린 작품이지만, 개인적으로 건슬링거걸을 좋아하기는 터라 또 다른 느낌 건슬링거걸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중입니다.

곤조 최후의 작품이자 본격 마작 배틀을 다룬 <사키> 역시 이번 주 시청목록에 포함되었습니다. <극상학생회> 뺨칠 정도의 초호화 캐스팅과 <유희왕>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배틀이 압권인 작품입니다. 기본적으로 제가 마작을 전혀 모른다는 점과, 블루 드롭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의 백합요소의 존재가 다소 걱정이 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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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긴 여름방학도 8월과 함께 마지막을 고하고, 본격적인 개학 시즌인 9월이 돌아왔습니다. 티스토리에 블로그 오픈 이후로 맞는 2번째 방학이지만, 블로그를 부흥시켜보겠다는 계획이 완벽하게 달성되지 않은 점은 조금 씁쓸하네요. 8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번 주 8월 4주차 애니메이션은 벚꽃사중주 미나미가 ~ 어서와 입니다.



1. 벚꽃사중주


요괴와 인간의 공존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의 첫 인상은 '나츠메 우인장'에 적절한 액션을 버무린 느낌입니다. 작품은 전체적으로 코믹, 드라마, 액션의 조합이 적절하게 이루어져 있으며, 1쿨이라는 다소 빡빡한 분량 속에서 물 흐르듯이 펼쳐지는 스토리 전개 또한 인상적입니다. 작품의 후반에 갈등을 풀어가는 방법과 그 결말이 다소 억지스럽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 정도면 무난한 전개를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 작품에 주목할만한 또 다른 특징은 바로 프레스코 기법이 사용되었다는 점입니다. 애니메이션은 선작화 후녹음 방식으로 제작되는 게 일반적인데데, 프레스코 기법은 반대로 선녹음 후작화라는 독특한 방식을취합니다. 워낙 까다로운 작업이 동반되다보니 극장판과 같은 짧은 애니메이션에서나 가끔 사용되는 데, 벚꽃사중주를 맡은 마츠오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정도로 그가 자주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추후 Keyword In Animation 에서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2. 미나미가 ~ 어서와


일상물 장르의 선구자격으로 분류되는 미나미가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입니다. 제작사 교체가 이루어진 전작 '한 그릇 더(おかわり)'가 위화감을 불러일으키는 그림체와 작화로 인하여 고배를 마신 것을 염려한 것인지, 이번 작품의 전체적인 초점은 '1기로의 회귀'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역시 그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그림체입니다. 사실 2기가 유저들로 부터 외면받은 가장 큰 이유는 역시 1기와는 너무나도 다른 그림체. 3기에서도 여전히 전체적으로 2기의 그림체를 따라가는 것 같지만, 2기에서의 느낀 위화감이 많이 사라지고, 1기와 비슷해졌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동몽과는 다른 우리만의 미나미가'라는 모토를 내걸고 출발한 제작사 아스리드가 2기의 실패 이후, 3기에서는 반발짝 양보했다고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미나미가 그림체의 격동의 변천사



스토리의 전체적인 구성도 1기 때 자주 사용되던 옴니버스 방식을 취함으로써 이전 오리지널표 미나미가와 유사해졌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2기 때 다소 진통을 겪기는 했지만, 3기의 이 정도 퀄리티면 아스리드표 미나미가의 완성본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일상물 시리즈인 만큼 속편을 기대하고 있습니다만, 4기를 볼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미지수.





다음 주 애니메이션은...

   



BLUE DROP ~ 천사들의 희곡
소녀왕국표류기


극과 극의 조화를 추구하는 작품 선정 기준을 고수하여 이번 주도 무거운 작품 하나와 가벼운 작품 하나로 구성했습니다. 소녀왕국표류기는 본다고 예정만 잡아놓았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뒤로 밀려난 작품이라, 타임캡슐에서 애니메이션을 꺼내왔다는 느낌이군요. 블루 드롭의 경우에 스토리 자체가 난해하고, 개인적으로 별로 선호하지 않는 백합 요소가 들어가 있어서 다소 걱정이 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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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방학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여름방학의 끝이 보이는 시기네요. 즐거운 시기는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간다는 표현이 사실이라고 느끼는 요즘입니다. 다소 늦은 이번 Weekly Focus에서는 서로 상반된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두 작품, 동쪽의 에덴극상학생회입니다.



1. 동쪽의 에덴


도쿄 매그니튜드와 함께 노이타미나의 저력을 보여준 작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동쪽의 에덴>은 애니메이션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었던, 우리들이 현재 직면한 사회적 문제들을 소재로 삼고 있습니다. 실업률의 증가로 인한 니트족의 증가, 빠르게 급변하는 정세에 대응하지 못하는 기득권층, 세계 경제의 붕괴와 국가 사이의 갈등과 같은 이슈가 작품 전반에 녹아있는 점은 인상적입니다.

니트(NEET) -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줄임말.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를 뜻하는 신조어

'노블리스 오블리제' -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가리키는 말로써, 초기 로마시대에 왕과 귀족들이 보여 준 투철한 도덕의식과 솔선수범하는 공공정신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100억엔을 준다면 당신은 세상을 구할 수 있겠는가?' 라는 전제로 시작되는 세레손들의 게임은 100억엔이라는 '혜택'과 세상을 구해야 한다는 '의무'라는 고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작자는 진정한 의미의 구원이라는 것이 무엇이며, 당신이라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반문하고 있습니다.

픽션이라는 애니메이션 속에서 현재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을 시청자라는 제 3자의 입장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오랜만에 제가 살고 있는 현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부여해준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 애니메이션계의 대세가 캐릭터 위주의 모에물쪽으로 쏠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정도 퀄리티의 작품을 앞으로 언제쯤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모르겠네요.




2. 극상학생회


애시당초 작품에 대한 기대가 적었기 때문이었을까요? 동쪽의 에덴과 비교하면 다소 가벼운 작품으로 분류되는 <극상학생회> 입니다만, 의외로 선전했습니다. 예상된 코믹성에 의외의 스토리 전개 능력까지 보여주면서, 이 정도면 킬링타임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극상성우회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캐스팅 하나는 초호화를 자랑합니다. 성우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저도 대부분 다 알 정도. 이런 종류의 애니메이션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건 대부분 스토리이지만, 극상학생회의 경우 학원물과 코미디의 정석을 잘 따라간다는 느낌이라 나쁘지 않았았습니다. 일단 캐릭터 숫자가 많아서, 캐릭터마다 관련된 스토리로만 채워도 상당한 분량을 차지하다보니 지루할 틈은 없습니다. 게다가 코믹에 걸맞지 않는 나름 진지한 설정은 몰입도를 증가시키는 데 한몫합니다. 그러나 앞에 잘 깔아놓은 설정과 스토리 전개를 후반부에 묻지마 식의 해피엔딩으로 끝내는 건 조금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다음 주 애니메이션은...

  


미나미가 ~ 어서 와
벚꽃 사중주


이번 주는 일상물의 대가로 꼽히는 미나미가의 3기 '어서 와'가 포함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액션이나 다소 무거운 작품만을 많이 선별했는데, 마음편히 볼 수 있는 일상물은 오랜만이네요. 미나미가 2기는 다소 실망감을 안겨주었지만, 3기에서는 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벚꽃 사중주의 경우 요괴와 인간의 공존이라는 이제는 다소 식상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긴 하지만, 주위 리뷰어들의 평이 그리 나쁘지는 않은 듯 해서 미나미가의 보충용 작품으로 선택했습니다. 이번 주의 극상학생회처럼 보충용 작품이 또 선전할 지는 두고 봐야 겠습니다.

※ 본 글의 작성일자는 2010/8/25 이며, 카테고리 및 포스팅 형식의 변경으로 인해
    2010/11/20 에 재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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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asuhiro YOSHIURA / DIRECTIONS, Inc.




언제인지는 알 수 없는 근미래의 일본. 로봇이 상용화된 지도 벌써 한참이 지났고, 이미 인간형 로봇인 안드로이드도 생활에 널리 보급되어 있는 상태이다. 로봇 윤리위원회의 영향으로 안드로이드를 '가전제품'으로 취급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으로 자리잡아 있었다. 하지만 머리 위에 떠 있는 링 이외에는 인간과 전혀 다를 바 없는 겉모습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안드로이드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이들이 나타나면서 조금씩 사회문제로 거론되고 있기도 하였다.


고교생인 리쿠오 역시 어릴 적부터의 교육에 의해 안드로이드를 그저 편리한 도구 정도로 생각하며 이용해 오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리쿠오는 자신의 집의 가사용 안드로이드인 사미의 행동기록 속에서 기묘한 점을 발견한다. 의아해 하던 리쿠오는 결국 친구인 마사키와 함께 사미의 행동 경로를 추적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더듬어간 좌표의 마지막 지점에는 "인간과 로봇을 구별하지 않는다"는 규칙을 내건 기묘한 카페 '이브의 시간'이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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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한번쯤 학교에서 '과학 상상 그리기 대회'라는 걸 참가해본 적이 있으실거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에서 우러나온 여러가지 상상들을 엿볼 수 있는 그림들을 엿볼 수 있는 한 해에 한 번 있는 행사. 많은 소재와 아이디어가 쏟아지지만, 그 중에서도 절대로 빠지지 않는 건 바로 로봇.




여러분은 미래의 로봇이라고 하면 어떤 상상이 떠오르시나요? 전문가들은 앞으로 로봇의 기능이 공장과 같은 정형화된 공간에서 정밀 반복 작업을 수행하는 데 그치치 않고, 점차로 사회나 가정과 같은 비정형화된 공간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수행하는 지능형 로봇이 개발될거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인간생활의 곳곳에 로봇이 투입되어 로봇이 인간을 보조함으로써, 인간이 보다 나은 삶을 추구할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반대로 뒤집어서 생각해볼까요? 인간과 닮은 외형을 가졌고, 생각과 감정을 가진 인간형 로봇. 무언가 표시가 없다면 인간과 구분조차 되지 않습니다. 월등한 지능에 지칠줄 모르는 로봇은 당신의 일터를 빼앗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진정한 인간다움이 무엇인지조차 모호해지고, 인간과 로봇의 갈등의 골은 깊어집니다.

로봇의 등장으로 인해 나타날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동시에 언급해보았습니다. 이번에 리뷰할 작품은 앞으로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면서 나타날 부정적 측면을 주로 다루고 있으며, 미래에 우리가 겪게 될지도 모르는 인간과 로봇 사이에 일어날 갈등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예상은 어느쪽이신가요? 긍정인가요? 부정인가요? 나노하의 8번째 리뷰 작품 [이브의 시간]입니다.










이브의 시간에서 언급되고 있는 사회적 문제들은 앞으로 미래 사회에 우리가 해결해야 할 민감한 사항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위협받는 인간의 존엄성, 로봇의 정체성 인정에 관한 문제, 로봇과 인간 사이의 사랑 등은 하나같이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들이며, 미래사회의 닥치게 될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는 것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브의 시간의 분위기는 암울하거나 무겁지 않습니다. 오히려 작품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따뜻함을 유지하며, 등장인물들 마다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을 통해 소재들을 자연스럽게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이는 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거부감을 가질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고, 주목을 이끌어내는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이브의 시간이 여느 다른 비슷한 작품들과 차이점을 보이는 부분은 로봇과 인간 모두를 평등한 존재로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여타 다른 작품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이런 신선한 설정은 런닝타임 내내 시청자들이 중립적인 위치를 고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본점에서는 인간과 로봇을 차별하지 않습니다.


앞서서 로봇에 대한 문제를 다룬 많은 작품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인간의 관점에서, 인간은 피해자라는 전제조건을 가지고 출발하는 작품들이 대다수였습니다. 이브의 시간은 로봇의 관점과 인간의 관점이라는 두 가지 시각을 제시하는 동시에, 만물은 평등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키고 있습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받길 원하는 로봇과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로봇을 억압하는 인간. 하지만 이 관계에서 그 어느 누구도 악당은 없으며, 로봇과 인간 모두 미래 사회가 낳은 피해자들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인간 중심의 시각이라는 기존의 틀을 깬 제작진의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이브의 시간 한 에피소드의 런닝 타임은 15분, 총 화수 6화. 일반적인 TV 애니메이션이 25분에 최소 1쿨(12화)를 할애한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OVA 급의 짧은 분량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OVA 애니메이션들이 그렇듯, 지나치게 짧은 런닝타임은 수박 겉핡기식의 스토리 전개라는 문제점을 야기합니다. 이브의 시간에서 다루는 소재가 사회적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면 좀 더 깊은 논의가 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소위 말하는 대형 애니메이션 기업이 소속이 아닌 소수의 인원으로 구성된 팀으로 이 정도 퀄리티를 내 준 야스히로 감독에게는 박수를 보내고 싶지만, 역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에 너무나도 짧은 분량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안드로이드에 대한 소재는 이전 작품에서도 많이 사용된 소재인 만큼, 이브의 시간이 독창적인 작품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와 인간의 갈등이라는 다소 민감한 사항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면서도 두 쪽의 입장을 모두 따뜻한 시각에서 보여준 부분은 야스히로 감독의 잠재능력을 충분히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로봇과 인간의 갈등이라는 소재를 다룬 이브의 시간. 그러나 작품의 결말에서도 감독은 갈등에 대한 명확한 결말이나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보여준 마사키와 텍스의 화해의 장면은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합니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서 생긴 갈등.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폭력과 억압이 아닌 서로간의 이해와 배려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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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마지막으로 작성한게 6월 3주차였으니, 유럽여행 이후 한 달여만에 적는 애니 시청 보고서네요. 포스팅 올리는 게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꾸준히 쓸 수 있도록 다시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주 Weekly Focus는 유저들에게도 나름 인지도 있는 두 작품, 도쿄 매그니튜드 8.0  D.C 다카포 II 시리즈입니다.



1. 도쿄 매그니튜드 8.0


재난이라는 소재가 애니메이션에 사용된 것은 오래전이지만, 메카닉물이나 SF의 일부 배경환경 정도로만 사용되었을 뿐 실제로 재난 그 자체에 주목한 작품은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그런 점을 고려한다면 <도쿄 매그니튜드 8.0>의 경우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으로 재난에 대항하는 인간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기존에 알고있던 '아마겟돈'이나 '투모로우' 같은 유명한 헐리우드 재난 영화를 본다면 사실 재난을 소재로 하는 작품들의 꽃은 CG입니다. 재난 특유의 스펙터클한 웅장함과 그 처참함을 관객들은 기대하는 것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도쿄 매그니튜드의 영상미는 다소 초라합니다.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그림이라는 애니메이션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주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도쿄 매그니튜드는 재난물 특유의 화려한 영상 대신 재난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의 정(情)과 어려움에 굴하지 않는 강인한 의지를 작품속에 녹아냄으로써 그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이 가지고 있는 약점을 강점으로 보완한 제작진의 센스가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영화로도 만들기 어렵다는 게 재난물인데, 애니메이션으로 이 정도 퀄리티를 내 주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2. D.C 다카포 Ⅱ 시리즈


너무 우려먹을 대로 우려먹어서 미연시계에서도 사골 시리즈로도 유명한 CIRCUS사의 다카포 시리즈의 후속작 <D.C 다카포 II> 입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2개의 시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연중 벚꽃이 지지 않는 하츠네지마라는 배경은 동일합니다. 그러나 사골이라도 변화를 주기 위해서인지 전작의 53년 후라는 시간적 배경에 대대적인 등장인물의 교체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전작의 후손들이라는 설정 때문인지, 전체적인 캐릭터의 성격이나 분위기는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이번 다카포 II 에서 다루고 있는 스토리 자체는 전작과 많이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시즌 1은 사실상 등장인물들 맛보기용 + 미나츠 스토리를 적절히 버무린 프롤로그에 가깝고, 시즌 2는 시들지 않는 벚꽃 나무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문제는 다카포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남녀간의 로맨스가 거의 전무하다는 점. 시즌 2의 큰 축을 담당하는 아사쿠라 자매의 심적 갈등이 있습니다만, 로맨스의 분위기와는 거리가 느껴집니다. 전작 오리지널 다카포가 쥰이치를 차지하기 위한 네무, 사쿠라, 코토리간의 미묘한 심적 갈등을 보여준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부분입니다. 물론 제 경우에는 또 다른 얼굴의 다카포를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만족합니다만, 뭔가 다카포가 다카포가 아닌 것 같다는 찝찝함이 남네요.





다음 8월 2주차 애니메이션은...

     


- 동쪽의 에덴 (극장판 포함)
- 극상학생회



다음 주 Weekly Focus는 무거운 작품 하나와 가벼운 작품 하나로 조합해봤습니다. 무거운 작품으로는 도쿄 매그니튜드와 함께 2009년 노이타미나의 성공작으로 불리는 또 다른 작품인 '동쪽의 에덴', 가벼운 작품으로는 화려한 성우진으로 인해 '극상성우회'로도 알려진 '극상학생회' 입니다.

동쪽의 에덴의 경우에는 극장판으로도 제작될 만큼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라 도쿄 매그니튜드 이상으로 기대를 걸고 있는 작품입니다. 극상학생회는 인지도도 낮고 평도 그럭저럭이지만, 의외의 다크호스격 작품이 될 지도 모르겠네요.

※ 본 글의 작성일자는 2010/8/10 이며, 카테고리 및 포스팅 형식의 변경으로 인해
    2010/11/20 에 재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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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武梨えり/一迅社・アニプレックス





공모전에 출품할 조각상을 만든 미술부 소속의 소년 미쿠리야 진. 그러나 신목으로 만든 정령상이 갑자기 여자아이로 변하여 움직이고 말을 하기 시작한다. 자신을 이 땅을 관장하는 '우부스나 신(神)'이라 소개한 소녀 나기는 진으로부터 신목을 베어냈다는 이야기를 듣고 경악한다. 그 신목은 이 땅의 '부정'한 기운을 억눌러 토지를 풍요롭게 하고 사람들의 평안을 지켜온 나무였기에, 신목을 베어버리면 땅의 안위와 신인 자신마저 '부정'으로부터 헤어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릴적부터 영감이 강했던 소년 진에게는 벌레 모양의 '부정'을 물리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고, 이를 알게된 나기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진의 신세를 지기에 이른다.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나기에게 이리저리 휘둘리는 진, 그리고 진과 나기를 둘러싼 개성이 넘치는 미술부 부원들까지 더해져 매일매일 소동이 끊이지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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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마법, 악귀.  앞의 소재들로만 판단했을 때, 어떤 장르의 애니메이션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십중팔구는 판타지 장르라고 대답하리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과거 많은 작품들이 위 소재들을 활용해 수많은 모험과 판타지 장르를 만들어내었습니다. 그러나 이 소재들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일상 코미디물을 만들어낸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이번 6번째 리뷰작, 칸나기입니다.


신목으로 만든 조각상으로 인해 토지신이 '나기'라는 여고생으로 현신한다는 다소 황당한 설정으로부터 출발하는 이 작품은, 히로인이 신이라는 설정만을 들었을 때에는 판타지에 가깝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상과는 반대로 나기와 그의 친구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상 속 해프닝을 그린 전형적인 코미디물입니다.

    



전체적인 작품 분위기는 코믹한 일상물을 그린 미나미가나 러키스타와 상당히 비슷한데, 실제로 칸나기를 담당한 '야마모토 유카타(山本寛)' 감독은 일상과 코미디의 조합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쿄토 애니메이션의 '러키스타'의 감독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러키스타에서 볼 수 있었던 일상을 통해 풀어나가는 스토리 전개나 특유의 코믹한 연출을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러키스타의 경우, 작품 속 등장하는 수많은 패러디로도 유명한 애니메이션입니다. 감독 특유의 성향인지, 칸나기 역시 패러디 연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려는 흔적이 엿보입니다. 그러나 러키스타와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러키스타는 패러디를 위한 애니메이션인데 반해, 칸나기는 억지스러운 연출이 아닌 패러디가 스토리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간다는 점입니다.


     



패러디는 분명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좋은 연출 기법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너무 강조되어 전체적인 스토리 전개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 그것은 좋은 연출이라 할 수 없습니다. 칸나기에 등장하는 수많은 패러디는 스토리 전개를 방해하는 일 없이,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 있어서 칸나기는 패러디 기법을 적절히 활용한 모범 사례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증명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일상물을 표방하고 있는 칸나기이지만 엄연히 큰 맥락의 스토리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일상물로서 이름이 알려진 러키스타, 미나미가, 히다마리 스케치와 같은 작품은 전체적으로 큰 맥락의 스토리는 없으며, 매 회마다 서로 다른 내용의 에피소드가 모여 하나의 애니메이션을 구성하는 옴니버스의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칸나기는 첫 화부터 최종화까지 일상 이야기로 이어지는 여느 일상물들과는 달리, 뚜렷한 갈등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스토리 전개도 이 갈등을 풀어나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총 12화로 구성되어 있는 이 작품은 2/3 이상을 일상적인 에피소드에 할애하고 있기는 하지만, 나머지 1/3은 갈등의 원인, 과정, 해결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일상물의 문제점으로 항상 지적되는 스토리의 부재로 인한 지루함을, 칸나기는 역으로 일상물의 스토리 채용을 통해서 해결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칸나기는 일상물 특유의 웃음과 등장인물 사이의 갈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몰입감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습니다.








앞서 잠깐 언급하였듯이, 칸나기에 사용되고 있는 소재는 분명히 일상물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판타지적 성격이 강한 것들입니다. 이는 작가가 의도적으로 사용한 설정으로, 시중에 나와있는 일반적인 작품들과의 차별화를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판타지와 일상물의 조화라는 시도자체는 분명 신선했으나, 칸나기는 이 소재의 특이성을 100% 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등장인물 '나기'가 신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지만, 작품 속 설정자체로만 그치고 있습니다. 칸나기 속 등장하는 나기는 신이라기보다는 차라리 흔히 있을만한 여고생에 가깝다는 느낌입니다. 제작진 나름대로 설정에 대한 강화와 갈등 조성을 위해 나기의 정체성에 대한 고뇌, 과거로의 회귀와 같은 일부 판타지적 내용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끼워맞추기식 활용으로 그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체적인 작품의 구심점이 코미디와 일상에 맞추어져 있다보니, 판타지적 소재를 살리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다고해서 판타지적 성질을 강조하게 되면, 일상물로서의 웃음과 가벼움이 영향을 받게 된다는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칸나기의 스토리 전개는 이 딜레마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앞서 YES 에서 언급한 칸나기의 스토리는 강점인 동시에 약점으로도 작용합니다. 1쿨이라는 짧은 분량 속에 일상물의 재미와 스토리로서의 갈등까지 담아내려다보니, 스토리 전개는 급박하며 갈등의 해결구조에 헛점이 많이 드러납니다. 특히 갈등의 절정부터 결말을 담당하는 후반부 에피소드는 지나친 압축으로 인하여 억지스러운 느낌이 다분합니다.



때문에 칸나기는 일상물로서의 따뜻한 결말도, 갈등 구조가 시원스럽게 해결되는 결말도 아닌 뭔가 하나씩 나사가 빠진 뜨드미지근한 결말로 마무리 짓고 있습니다. 분량으로 인하여 발생한 문제인 만큼, 제작초기에 2쿨을 구성해서 구성비율을 재조정했으면 보다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비록 스토리 전개부분이나 소재 활용 부분에서 헛점을 드러내기는 했습니다만, 칸나기는 이 때까지 일상물의 일반공식처럼 적용되던 형식을 깨버리고, 독자적인 작품 구성과 연출을 통해 일상물으로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그 가치를 인정할만한 작품이라 평가하고 싶습니다. 2009년 시작된 케이온 붐으로 인해 일상물의 제작이 이전보다 활발해진 지금, 칸나기와 같은 새로운 시도, 새로운 의미로서의 일상물이 앞으로 더 많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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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고는 해도 밀린 애니 시청에, 곧 있을 유럽 여행 준비에 블로그에 시간내기가 생각보다 쉽지는 않네요. 이번 포스팅은 여름방학을 맞아 처음으로 적는 글이자, 무려 1개월하고도 보름만에 돌아온 나노하의 Weekly Focus 입니다. 이번 6월 3주차는 5월 1주차 이후로 원래 예정되어 있었던 '속 안녕 절망선생'과 그리고 이번 주에 새로 추가된 '하늘 가는대로' 입니다.



속 안녕 절망선생



예전 1기에서 보여주었던 포스에 비하면 많이 약해진 느낌이지만, 절망선생 특유의 해학과 풍자는 건재합니다. 전체적인 구성이나 내용은 1기와 비슷합니다만, 차별화를 두기 위한 요소도 존재합니다. 전작은 매화마다 등장하는 새로운 인물의 등장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1화부터 최종화까지 새로운 성격을 가진 등장인물들의 스토리가 큰 줄기를 이루었습니다. 2기는 신캐릭터의 등장이 많이 줄어들고,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풍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1기는 사실상 프롤로그에 가까웠고, 2기는 좀 더 본격적이라는 느낌입니다.

신보 아키유키 감독의 새로운 연출에 대한 시도 역시 전작보다 두드러집니다. 1기에서는 주로 색의 조화나 애니메이션 속 실사 연출에 중점을 두었다면, 2기는 전작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신선한 연출에 보다 신경을 쓴 듯 합니다. 특히 한 에피소드 부분을 여러가지 애니메이션 기법을 사용한 점이나 성우들끼리 맡은 역할을 바꾸어보는 연출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유럽 애니메이션에서 많이 쓰이는 실루엣 기법과 클레이 기법


그러나 매번 등장하는 동일한 인물에 비슷한 구성을 가지고 소재만 바꾸는 식의 전개를 펼치다보니, 전체적으로 애니 자체가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절망선생은 현재 3기까지 마무리된 상태인데, 만약 4기가 나온다면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앞으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하늘 가는대로



개인적으로 트윈 스피카를 재미있게 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우주에 관련된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스트라토스4', '로켓걸'이 위 사항에 해당되는 대표적 작품들. 이번에 시청한 '하늘 가는대로'의 경우, 우주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내용은 아니지만, 별을 연구하는 동아리 천문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학원물입니다.

요즘 학원물은 남자 주인공 한 명을 놓고 핵심적인 2명의 히로인들이 벌이는 사랑의 줄다리기의 스토리를 다루는 게 대세인 듯 합니다. '하늘 가는대로' 역시 학원물이다 보니 이런 로맨스적인 측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만, 이런 부분은 양념 정도로만 사용되며 천문 관측이나 동아리 활동의 즐거움에 대한 비중이 조금 더 높은 편입니다. 일상물이냐 로맨스물이냐는 논란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케이온'과 '키미키스'를 적절하게 섞어놓았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를 듯 하네요. 제 개인적인 느낌은 일단 전자쪽입니다.

<스쿨럼블> 이후로 잠잠했던 스튜디오 코메트가 오랜만에 웰메이드 작품을 선보였다는 점 역시 인상적입니다. 스쿨럼블이 처음부터 웃음으로 시작해서 웃음으로 끝을 맺었다면, 하늘 가는대로는 코믹의 분량을 줄이고 그 자리에 로맨스와 청춘의 진지함을 담아내고 있어 코메트사의 변화를 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아직 원작이 종료되지 않았고, 어느 정도 흥행에 성공한 듯한 모양새라 이어지는 2기를 기대해봐도 좋겠습니다.






다음 6월 4주차 애니메이션은...

    


- D.C 다카포 Ⅱ (전 시리즈)
- 도쿄 매그니튜드 8.0



다카포 II 시리즈는 전체적으로 오리지널 다카포에 비교해 세간의 평이 그다지 좋지않아서 반신반의 중이지만, CIRCUS에 몇 안되는 히트작이기도 하니 일단 믿고 볼 생각입니다. 1,2기 통합이라고는 해도 합쳐서 2쿨 분량 정도이기 때문에, 양의 부담은 심하지 않을 듯 합니다.

도쿄 매그니튜드 8.0은 재난영화 매니아인 저로서는 개인적으로 매우 기대하고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이때까지 재난을 중점적으로 다룬 애니메이션이 없는 만큼, 도쿄 매그니튜드가 재난영화에 버금가는 감동을 보여줄지, 아니면 애니메이션만이 보여줄 수 있는 뭔가를 보여줄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 본 글의 작성일자는 2010/6/20 이며, 카테고리 및 포스팅 형식의 변경으로 인해
    2010/11/14 에 재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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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중간고사 이후 블로그를 활성화 시키겠다고 각오를 다진 것까지는 좋았지만, 쏟아지는 폭풍 리포트 앞에서 굴복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한탄하는 중입니다. 그러나 이번주를 끝으로 굵직굵직한 리포트 제출은 마무리되니, 잠깐 한숨을 돌려도 좋겠군요. 이번 Weekly Focus 시간에서는 저번주 NCIS 시청으로 인하여 뒤로 밀린 <타이쇼 야구소녀>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타이쇼 야구 소녀



제가 개인적으로 야구를 좋아해서인지, 타이쇼 야구 소녀의 소재 자체는 흥미를 불러오기에 충분했습니다. 여러 스포츠 중에서도 여성들의 진입장벽이 높은 야구라는 종목에 미소녀라는 소재를 접합시킨 부분은 여성 검도부의 이야기를 다룬 뱀부 블레이드와 흡사합니다. 뱀부 블레이드를 비롯한 다른 미소녀 스포츠물과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타이쇼 야구 소녀는 바로 타이쇼라는 과거 시점입니다.


타이쇼 시대 (1912년 7월 30일 ~ 1926년 12월 25일)는 일본이 근대화로 접어드는 시기이며, 여성들에 대한 차별이 여전히 존재하던 때이기도 합니다. 여성은 항상 조신하게 행동해야하며, 남편이 될 배우자를 잘 받들어야 한다는 전통적인 여성상과 여성도 하나의 인간으로서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신(新)여성상의 충돌은 이 작품의 중요한 배경요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 속 야구란, 전통에서 벗어나 한 사람으로서 인정받으려는 하나의 탈출구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이전 스포츠 작품들이 단순히 승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면, 타이쇼 야구소녀는 '여성들의 인권 신장 및 사회 인식의 변화' 에 더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여기에 타이쇼라는 배경은 초기 일본 야구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마치 역사극을 보는 듯한 즐거움 또한 제공하고 있습니다. 작품 도처에서 묻어나는 초창기 야구의 묘사는 과거 한국에서 흥행한 영화 <YMCA 야구단>을 떠올리게 만드네요.

다만, 1쿨이라는 분량의 압박으로 인해서인지,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자체가 많이 생략되는데 반해 결과자체를 너무나도 쉽게 매듭지어 버리는 부분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2쿨 정도로 분량을 늘일 수 있었다면, 스포츠로서 야구의 극적인 부분을 표현하는 데 좀 더 많은 분량을 할애했으면 더 좋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다음 주 애니메이션은...

        


속 안녕 절망선생
신곡주계 폴리포니카 크림슨 S
퀴즈 매직 아카데미 (2화)



속 안녕 절망선생은 코메다 코지 작가의 절망선생 2번째 시즌입니다. 전작에서 코메다 코지와 신보 아키유키 콤비가 빚어낸 신선함이 이번 작품에서도 표현해낼 수 있을지 기대중입니다.

신곡주계 폴리포니카는 원래 이번 주차에 속해있던 작품입니다만, 아직 절반도 채 소화를 하지 못한 관계로 결국 뒤로 돌렸습니다. 현재 5화 까지 시청했는데, 평가만큼은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토마츠 하루카의 버프 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한동안 소식이 뜸하던 퀴즈 매직 아카데미 2화가 공개되었습니다. 츤데레 샤론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환영할만한 소식이네요. OVA를 계속 내는 것 보니, 수요만 맞으면 정말 TVA화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럼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 본 글의 작성일자는 2010/5/12 이며, 카테고리 및 포스팅 형식의 변경으로 인해
    2010/11/6 에 재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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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2월 첫 주부터 쓰기 시작한 이 보고서도 벌써 8번째네요. 사실 이 포스팅을 쓸 시간에 애니 리뷰를 적고 싶지만, 다소 분석적이고 장문의 글을 요구하는 애니리뷰보다는 시청 보고서가 더 글이 쉽게쉽게 적어지다보니, 요즘은 이쪽을 더 선호하게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주 소개드릴 작품은 <기동천사 엔젤릭 레이어>입니다.




기동천사 엔젤릭 레이어



어린 시절, 공중파나 케이블 TV에서 방송해주던 애니가 애니의 전부로 알았던 그 때를 다시 한 번 회상하게 만들어준 작품이었습니다. 엔젤릭 레이어는 당시 카드캡터 사쿠라로 대히트를 기록한 클램프사의 후속작입니다. 클램프의 르네상스시기로 불리는 90년대 후반에서 00년대 시기에는 그 여파가 국내에게 까지 전해져, 국내에서도 관련 작품들의 활발한 수입이 이루어졌습니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 SBS를 통해 방송된 카드캡터 체리이며, 이후 투니버스에서도 그 인기의 흐름을 따라 수입한 작품이 바로 <엔젤릭 레이어>입니다.

당시 투니버스에서 대대적인 광고와 함께 국내판 오리지널 오프닝을 따로 제작할 정도로 굉장한 정성을 들였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체리만큼의 큰 반향을 불러오지는 못했습니다. 비록 사쿠라(체리) 만큼의 큰 성공을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시청자들에게 클램프라는 회사를 다시 한 번 각인시키기에는 충분했습니다. 때문에 엔젤릭 레이어가 사쿠라 이후 제작된 <쵸빗츠>, <홀릭>, <츠바사 크로니클>, <를르슈>로 이어지는 꾸준한 인기의 주춧돌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클램프사의 르네상스 시대를 연 중추적인 작품들


비슷한 시기에 방송되었던 유희왕 같은 각종 대전을 다룬 애니메이션들이 다들 그렇듯, 엔젤릭 레이어 역시 이 장르의 주요 소비층인 저연령층을 염두해 두고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때문에 청소년 이상의 시청자들이 보기에 다소 유치해 보이는 설정, '주인공은 절대 패배하지 않는다' 라는 다소 진부한 스토리는 문제점로 지적됩니다.

그러나 사쿠라 때 보여준 클램프의 괄목할만한 그림체와 작화는 건재하며, 화려한 애니메이션 효과와 어우러진 대전물 특유의 긴장감 역시 부족함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어린 시절 재미있게 봤던 작품이라, 첫 시청 후 8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지루함은 조금도 없었습니다. 어린 시절 투니버스의 향수를 느껴보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한번 쯤 이런 작품도 나쁘지 않은 것 같네요.




여기서 뭔가 이상하다는 점을 느끼셨다면 당신은 빠른 눈치의 소유자입니다. 원래 저번 주에 예고된 4월 4주차 시청목록에는 '엔젤릭 레이어', '타이쇼 야구소녀', '두근두근 메모리얼 4 OVA' 이렇게 세 작품입니다만, 오늘 보고된 작품은 한 작품입니다. 중간고사 이틀 연장이라는 문제가 다소 작용하기는 했지만, 결정적인 원인은 바로 이것.






국내에서는 개그 수사대로도 유명한 NCIS입니다. 사실 드라마를 그다지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라서 즐겨 보는 편은 아닙니다. NCIS도 제가 본 미국드라마 중 3번째 작품이니까요.
(주 : 이전 두 작품은 CBS 방송의 NUMB3RS 와 How I Met your Mother)

미드는 주로 수사물을 선호하는 편인데, NUMB3RS 이후로 그닥 흥미를 끄는 작품이 없어서 최근에는 유보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우연치 않게 케이블 FOX 채널에서 몇 편 본게 계기가 되어 요즘은 본격적으로 시청하고 있는 중입니다. 덕분에 최근 제 NCIS가 시청 우선 순위가 되다 보니, 본의아니게 애니가 뒤로 밀리고 있는 중이랍니다. 이제 시즌 1 후반부로 들어갔으니, 시즌 2 끝날 때 쯤이면 다시 우선순위가 바뀌지 않을까 싶지만,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다음 주 애니메이션은...

타이쇼 야구소녀
신곡주계 폴리포니카 크림슨 S


따라서 다음 주차 애니메이션은 4주차에 밀린 타이쇼 야구 소녀와 신곡주계 폴리포니카 크림슨 S가 되겠습니다. 이번에는 밀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러 1쿨로만 구성했습니다. 이것도 어떻게 될지 확답은 못드리지만요... 

폴리포니카에 대해서 잠깐 언급하자면 원래 오리지널이 있었지만, 악평으로 얼룩진 작품이었습니다. 크림슨 S는 그 이후 리메이크 된 작품으로 오리지널과는 다소 다른 시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게 큰 차이점입니다.  


그럼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 본 글의 작성일자는 2010/4/26 이며, 카테고리 및 포스팅 형식의 변경으로 인해
    2010/11/6 에 재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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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일단 목요일을 마지막으로 중간고사의 절반을 마친 상태입니다. 시간적으로 널널한 건 아니지만, 숨 돌릴 여유가 있어서 간단하게나마 이번주 Weekly Focus를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히다마리 스케치 x365



이번 주는 중간고사 관련으로 인해 간단하게 한 작품만 선정했습니다. 장르도 부담없이 가볍게 볼 수 있는 치유&일상계인 히다마리 스케치. 사실 히다마리를 치유계로 분류하는데에는 사람마다 관점의 차이가 있지만, ARIA와 비슷한 풍의 분위기를 표현한다는 점에서 저는 치유계로 분류합니다.

4컷 만화가 원작인 히다마리 스케치 x365는 1기 때 받은 호평과 인기의 여세를 몰아 제작한 두번째 시리즈입니다. 부제로 달고 나온 365가 뜻하는 바는 1년의 365일과 인간의 체온 36.5℃ 를 뜻한다고 하네요. 히다마리 분위기에 어울리는 부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ef, 절망선생, 바케모노가타리와 함께 샤프트를 대표하는 작품인 히다마리 스케치는 동시에 신보 아키유키의 색깔이 가장 잘 나타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신보 아키유키 특유의 예술적인 영상미는 앞서 언급한 작품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지만, 히다마리 스케치는 신보 감독이 샤프트에서 맡은 초창기 작품으로서 빼놓을 수 없는 애니메이션입니다.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자유분망한 영상미는 1기에서 유감없이 발휘되었으며, 2기 역시 1기에 뒤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치유계 특유의 지루함과 큰 틀의 내용이 없이 진행되는 난잡한 스토리 전개는 전작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습니다. 마치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을 연상시키는 시간 흐름을 완전히 무시한 에피소드 배열 역시 에피소드간의 스토리 연계를 전무하게 만드는 데 한 몫 했습니다. 사실 이런 문제는 비단 히다마리 스케치에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니며, 앞으로 치유계를 표방하는 작품 모두가 극복해야 할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기서 에피소드 배열에 관한 의문제기가 들어와서 내용을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
시간 개념을 무시한 에피소드의 랜덤 배열은 작품의 장르를 막론하고 예술적인 측면을 강조하기 위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기법입니다. 이와 같은 방법은 히다마리 스케치 뿐만 아니라 미나미가와 같은 단일 에피소드가 강조되는 작품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기법은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분명 시간의 배열을 뒤섞어 놓음으로 인해서, 말씀하신 시청자들의 흥미 증가나 작품의 예술적인 요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장점은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식의 배열은 에피소드간의 기밀한 연결을 붕괴시키고, 시청자들이 작품의 진행도를 전혀 파악할 수 없는 등의 부작용이 분명 따릅니다. 히다마리 같이 옴니버스 식으로 전개되는 치유계의 경우는 그다지 상관 없지 않느냐 하고 말씀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앞서 말했듯이 히다마리는 작품을 이끌어나가는 큰 틀의 스토리가 부족합니다. 따라서 에피소드간의 연계를 통해서라도 강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었던 요소를 랜덤적인 에피소드 배열이 그것을 약화시킴으로 인해 스토리의 부재로 인한 문제가 더 심화되고 있다는 게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다음 주 애니메이션은..



- 기동천사 엔젤릭 레이어
- 타이쇼 야구 소녀
- 두근두근 메모리얼4 ~ 시작의 파인더 (OVA)


엔젤릭 레이어는 카드캡터 사쿠라로 큰 붐을 일으킨 클램프의 르네상스 시기에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과거 투니버스에서도 큰 인기를 끈 작품으로 알고 있습니다. 분명히 중학교 시절에 드문드문 본 기억이 있지만, 기억이 희미해서 이번 기회에 제대로 볼 생각입니다.

타이쇼 야구소녀는 미소녀 + 스포츠 + 시대극이라는 다소 특이한 조합의 애니메이션이지만, 작년에 꽤 호평을 받은 작품입니다. 이런 류의 작품은 작년 말에 시청한 뱀부 블레이드 이후로 오랜만이네요. 개인적으로 야구를 좋아하는 데다가 YMCA 야구단의 분위기가 느껴져서 기대중입니다.

두근두근 메모리얼4 는 단순 OVA이므로 그냥 소스 정도로...

※ 본 글의 작성일자는 2010/4/17 이며, 카테고리 및 포스팅 형식의 변경으로 인해
    2010/11/6 에 재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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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신학기의 계절 3월도 끝나고, 4월이 찾아왔습니다. 다산다난하던 신학기의 여파가 진정되어서 그런지, 저를 비롯한 다른 분들의 블로그 활동도도 회복세를 되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방학 시즌 2월만큼은 아닐지라도, 많은 분들의 포스팅을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노기자카 하루카의 비밀



작년 여름쯤에 시청한 '두근두근 메모리얼 Only Love' 이후로 오랜만에 시청한 러브 코미디물이네요. 러브 코미디물을 오랜만에 본 탓인지, 아니면 저번 주 라무네가 기대치에 못 미친 탓에 상대적인 흥미도가 높아진 건지는 잘 모르겠으나, 일단 시청 내내 지루함은 없었습니다.

가볍게 웃을 수 있는 개그적 요소와 패러디가 풍부한 점과 여성 오타쿠라는 다소 특이한 소재도 재미에 한 몫 했습니다.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아키바계에 대한 사회의 곱지 못한 시선 같은 다소 공감가는 부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러브 코미디 자체에만 집중한 나머지, 남녀간의 밀고 당기는 진지한 로맨스가 없었던 점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썸머워즈



현재 블루레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호소다 마모루의 신작 '썸머워즈' 입니다. 호소다 감독의 전작 '시간을 달리는 소녀' 가 감동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번 썸머워즈는 손에 땀을 쥐는 액션에 중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때문에 호소다 마모루가 담당했던 '디지몬 극장판 - OUR WAR GAME' 과 상당히 흡사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얼마나 비슷할까 반신반의 하면서 시청했지만, 스토리 라인의 일부분은 거의 똑같다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

'우려먹기' 라는 질타를 받을 만 하지만, 초등학생 시절 OUR WAR GAME을 몇 번이고 반복해 본 저로서는 재미있다는 사실을 변함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악당이 모두 질거라는 걸 알지만, 막상 볼 때에는 손에 땀을 쥐면서 보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DVD 플레이어가 있으신 분들은 한국 정발판이 나오면 DVD 대여를 해서 꼭 큰 TV로 보시는 걸 적극 추천합니다. 홈 씨어터 까지 있으면 금상첨화.





작안의 샤나 II



샤나 답지 않은 샤나 II 였습니다. 호쾌한 액션을 보여주던 1기와 달리 2기에서는 액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도 안되는 군요. 24화 중, 액션 부분에 큰 축을 담당하는 적 발마스케는 무려 22화라는 긴 시간 동안 준비만 하다가 마지막 2화에 잠깐 얼굴만 비추고 가는군요.

결국 나머지 부분은 샤나 - 유지 - 카즈미의 삼각관계를 다룬 전형적인 학원 로맨스가 채워지는 데, 너무 질질 끈다는 느낌을 받는 군요. 유저들을 더 허무하게 만드는 건, 2기 스토리의 절반 이상을 담고 있는 이 삼각관계가 끝날 때까지 결국 결판이 안 난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반적으로 높은 명성을 가진 이름값에 걸맞지 않는 스토리를 보여준 샤나 2기였습니다.

05년도 샤나, 07년도 샤나 II, 09년도 샤나 S (OVA). 이 패턴을 고려한다면 내년 쯤에는 아마 샤나 III 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3기에서는 좀 더 멋진 스토리로 돌아와 주었으면 합니다.




다음 주 애니메이션은...

- 늑대와 향신료 2기
- 이브의 시간


4월 1주차가 짧은 관계로 1쿨 짜리 한편과 간단한 OVA로 구성했습니다. 두 작품 모두 작품성 하나는 인정받고 있는 작품들이라서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이브의 시간은 안드로이드와 인간의 관계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는데,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기대중입니다. 

※ 본 글의 작성일자는 2010/3/31 이며, 카테고리 및 포스팅 형식의 변경으로 인해
    2010/11/6 에 재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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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주 4일 수업이라 그런지, 하루하루가 너무 빠르게 지나간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 요즘입니다. 이번 주차는 저번 1주차에 비하면 인지도가 떨어지는 작품 2편이지만,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던 작품이 선전한 주였습니다.




아이돌마스터 XENOGLOSSIA



저번 3월 1주차에 설명을 한번 했으므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메카닉물은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메카물로 유명한 선라이즈는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제작사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이번 아이돌마스터는 선라이즈라는 회사를 다시 보게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초반에는 분명 스카이걸즈 + 스트라토스4 를 섞어놓은 듯한 이미지를 연상시키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선라이즈 특유의 색채가 강하게 표현됩니다. 뭔가 굉장히 밝게 진행되는 초반의 느낌과는 달리, 후반은 배신, 스파이, 학살 등 어두운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선라이즈는 원래 작품자체가 어두운 편이 많은만큼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런 밝은 작화로 이 정도 무거운 분위기로 끌고 간다는 것도 제작사의 능력이라면 능력인가 봅니다.
원작 게임을 즐기신 분들은 게임 IDOL M@STER 의 캐릭터 이미지와 전혀 매칭이 안되서 위화감이 느껴진다는 악평이 많았는데, 원작을 전혀 모르고 시청한 저로서는 꽤 괜찮았다는 느낌입니다.



라무네


아이돌마스터가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의 재미를 선사한 작품이라면, 반대로 라무네는 다소 기대치 이하를 보여준 작품이었습니다.

웃음을 선사하는 러브 코미디도 아니고, 등장인물간에 애절한 사랑이 느껴지는 정통 로맨스물도 아닌 애매한 작품. 일단 큰 맥락을 이루는 스토리가 없어서, 회를 거듭해갈수록 뒷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것이 아니라 지루해진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뛰어난 캐릭터성과 작화에 비하면 스토리는 뭔가 부족해보입니다.

일단 한번 보기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라 완결까지 봤습니다만... 캐릭터 위주로 작품을 보시는 분들을 제외하면 별로 추천은 드리지 않겠습니다.





다음 주차 애니메이션은...


노기자카 하루카의 비밀


지난 주차 로맨스 장르로 뽑은 라무네가 기대 이하의 작품성을 보여주는 바람에, 한번 더 비슷한 장르를 선택했습니다. 다만, 노기자카의 경우 어디까지나 러브 코미디이기 때문에, 남녀간의 밀고 당기는 로맨스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 보이네요.

러브 코미디는 웃음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일단 지루한 맛은 없으리라 예상하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알 것 같습니다. 넷으로 확인해본 평이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라무네의 대타 역할 정도는 해주길 기대합니다.



썸머 워즈


블루레이판을 받은 탓에, 인코딩을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서야 보게 되네요.
개인적으로 어린 시절 호소다 마모루 전작 '디지몬 OUR WAR GAME'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본 기억이 있어서 비슷한 분위기를 가진 썸머워즈도 기대중입니다.
애니메이션 치고는 비쥬얼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극장에서 보지 못한 걸 후회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50인치 DLP와 5.1채널의 홈 씨어터가 제대로 역할을 해주길 바랄 뿐.



작안의 샤나 2기



벌써 3년이나 된 작품인데 시청 시기가 다소 늦은감이 있습니다. 일단 1,2화를 봤는데 전편의 내용에 대한 기억이 가물해서 스토리의 고리가 연결이 잘 안되는군요. 때문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전편의 후반부를 다시 볼까 생각중입니다.

1기 때는 스토리가 다소 늘어지면서 초중반에 약간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번 2기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반신반의 중입니다. 작년 2009년에는 OVA도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는 모양이니, 내년쯤에는 샤나 3기를 기대해봐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 본 글의 작성일자는 2010/3/19 이며, 카테고리 및 포스팅 형식의 변경으로 인해
    2010/11/6 에 재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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