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요즘 포스팅의 주가 되고 있는 애니클립이 포토샵으로 작성되는데다가, 티스토리 에디터가 이번에 새로 바뀌기도 해서 에디터로 글을 쓰는게 이제는 오히려 어색할 정도군요. 최근에 이래저래 듣기 싫은 심각한 주제만 다뤘는데, 이번만큼은 부담없이 가벼운 소개글로 할까 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올해 2012년 2분기부터 애니플러스의 후발주자로 신작애니를 수입하기 시작한 서비스, 마이씨앗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 마이씨앗이란?


마이씨앗은 실시간 앱TV라는 컨셉을 내세우고 있는 미디어 컨텐츠 제공서비스입니다. (주)더블유에이지가 2010년 8월부터 컨텐츠 제공업체들과 협력을 맺으면서 시작한 서비스로,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컨텐츠를 PC와 모바일 기기에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도 애니메이션 카테고리가 존재하긴 했습니다만, 다른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구작 수입에 집중하고 있던 탓에 이용자가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올해초부터 애니메이션 카테고리의 범위를 대대적으로 확장함과 동시에, 애니플러스의 후발주자로 일본 신작 애니메이션 동시방영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애니메이션 카테고리쪽에는 2개의 실시간 인터넷 방송이 운영되고 있으며, 애니메이션 VOD 서비스 역시 함께 제공되고 있습니다. 올해 2분기부터 6작품 (「산카레아」,
「츠리타마」, 「우주형제」, 「요르문간드」, 「여기저기」, 「비색의 조각」)에 대한 독점방영권의 획득과 함께 VOD 서비스를 개시했습니다.

마이씨앗 (http://www.myc-at.com/)




2. 서비스 종류에 대한 소개

(1) 실시간 채널

마이씨앗이 주력하고 있는 서비스로서,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교육 컨텐츠를 웹을 통해 제공되는 인터넷 방송입니다. 한가지 말씀드리는 건, 마이씨앗은 애니플러스처럼 케이블TV송출 서비스는 제공하고 있지 않습니다. 제공되는 방법은 오직 PC와 모바일기기에만 해당됩니다. 기본적으로 광고는 일체 없으며, 24시간 365일 연중무휴로 방송됩니다.

애니메이션은 [CH 명탐정 코난]과 [CH Anime], 2개의 채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CH 명탐정 코난]은 이름 그대로 명탐정 코난으로만 편성되어 있으며, 모든 에피소드는 더빙으로 제공됩니다. [CH Anime]는 재패니메이션을 제공하는 채널로서, 마이씨앗이 현재 보유한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돌아가면서 편성하는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신규가입시 한 달에 한번 1시간 무료 시청권을 제공하기 때문에 서비스가 어떤지 알아보고자 한다면 맛보기 정도로 이용해볼 수 있을겁니다.

** 참고로 주의할 사항은, 이번 2분기 신작애니들은 실시간 채널에 현재 편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신작 애니를 단순히 VOD 서비스로만 제공하는 것인지 아직 시기가 일러 편성하지 않은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만, 일단 현재 상황은 그렇습니다. 서비스 이용시 차질 없기를 바랍니다.


(2) VOD

타서비스와 똑같은 일반적인 VOD 서비스입니다. 오픈컨텐츠마켓 같은 특이사항이 있긴 하지만, 애니메이션 카테고리에는 해당사항 없습니다. 무료 VOD는 따로 제공되고 있지 않지만, 신작 애니를 제외한 나머지 작품들은 1화에 한해서 무료로 시청할 수 있습니다. 다운로드 서비스는 지원되지 않으며, 오직 VOD 스트리밍만 가능합니다.




3. 서비스 가격은?

서비스가 2개이므로, 가격도 실시간 채널과 VOD의 가격이 다르며, 따로 결제해야합니다.

(1) 실시간 채널

   


여러 채널들이 묶인 패키지 결제와 단독형 결제, 2가지 방식이 있는데. 단독형 결제가 패키지 결제와 비교해서 가격차가 그다지 나지 않기 때문에 두 채널을 동시에 이용하실거라면 패키지 결제가 좀 더 경제적입니다. 다만 오직 한 채널만을 이용하거나 결제 기간이 길어질수록 패키지와 단독형의 가격차이가 벌어지기 때문에 단순히 [Ch Anime]만 노린다면, 단독형이 가격면에서 유리합니다.


(2) VOD

가격은 애니플러스와 같거나 조금 더 저렴한 수준입니다. 결제 방식은 총 3가지.

- 편당 과금 : 한 편당 따로따로 결제하는 방식. 500원.



- 패키지 결제 : 한 시리즈를 묶어서 결제하는 방식. 편당 125원 ~ 250원.



- 애니씨앗 월정액 : 기간동안 별다른 제한없이 VOD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
1개월 :
7,590원  /  3개월 : 19,360원  /  6개월 : 31,790원  /  12개월 : 45,540원 (부가세 포함)





4. 서비스 품질은?

마이씨앗 실시간 채널 - CH Anime : 윤회의 랑그랑제 3화


마이씨앗 애니씨앗 VOD - 성흔의 퀘이서 1화
* 본 스크린샷은 해당 업체에서 문제제기시 삭제될 수 있습니다.

실시간 채널의 경우, 실시간 스트리밍이라는 제약이 있다보니 좋은 화질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추정컨대 방송으로 출력되는 해상도나 비트레이트 부분에서 다운사이징이 이뤄지지 않나 예상합니다. VOD는 그나마 사정이 좀 낫습니다. 시기적으로 다소 오래된 작품들은 화질 열화가 심하긴 합니다만, 위에 보시는 성흔의 퀘이서처럼 신작애니들은 대체적으로 720p HD에 근접하는 화질을 보여주는 편입니다. 다만, 이 역시도 애니플러스 초창기 시절 보여주던 깍두기 현상, 화면 깨짐등의 소소한 문제가 드러나고 있어서 화질개선작업은 분명 필요해보입니다.




5. 애니플러스와의 비교

일단 애니플러스의 후발주자로 이쪽 신작애니 사업에 뛰어들었으니 좋든 싫든 애니플러스와의 비교는 불가피해보이는군요. 참고로 애니플러스는 올해부로 서비스한지 2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엔젤비츠가 동시방영될때가 초창기 서비스였으니, 세월 한 번 빠르네요.

(1) 작품 보유수
(2012.4.19 기준)
애니플러스 (JJ미디어웍스) : 134개
마이씨앗 (더블유에이지) : 26개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이겠습니다만, 애니플러스의 압승입니다. 2년동안 수입한 분량이 무시할 수 없는데다가, 기존에 애니플러스쪽에서 보유한 구작들 수도 상상외로 많으니까요. 애니플러스의 경우 한 분기당 최소 10개 이상의 작품을 수입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마이씨앗과의 작품 보유 격차는 더 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2) 가격


올해부터 가격 조정에 들어간 애니플러스의 현재 서비스 이용 요금입니다.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외한 기본적인 서비스 가격을 비교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애니플러스 (Live + VOD)
1개월 : 7,500원  /  3개월 : 18,000원  /  6개월 : 31,500원  /  12개월 : 54,000원 (부가세 별도)

- 마이씨앗 (VOD)
1개월 :
6,900원  /  3개월 : 17,600원  /  6개월 : 28,900원  /  12개월 : 41,400원 (부가세 별도)
- 마이씨앗 (Live)
1개월 : 3,000원  /  3개월 : 8,100원  /  6개월 : 15,300원


얼핏 보기에는 마이씨앗이 전체적으로 저렴해 보이지만, 여기서 한가지 간과하지 말아야할 점은 애니플러스는 인터넷 라이브 방송 + VOD 서비스를 One 멤버십 하나로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마이씨앗의 경우 라이브 방송과 VOD가 현재 분리되어 있습니다. 만약, 마이씨앗에서 애니플러스와 같은 구성의 서비스를 이용하길 원한다면 정확히는 1개월에 9,900원, 3개월에 25,700원 식으로 이용요금이 증가합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애니플러스가 서비스대 가격비용은 마이씨앗보다 저렴한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3) 서비스 품질

애니플러스 - 늑대와 향신료 2기 1화




마이씨앗 - 키디 걸랜드 1화
* 본 스크린샷은 해당 업체에서 문제제기시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이건 개인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사실 객관적인 비교가 어려운 부분입니다. 다만, 움직임이 많아지거나 비트레이트 부족으로 생기는 화질 열화 현상은 애니플러스가 마이씨앗보다 적은 편이며, 주관적인 시선으로 본다면, 영상의 선명도와 색감은 애니플러스가 약간 더 나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외에 원활한 서비스 제공의 지표가 되는 버퍼링 현상은 양쪽다 발견되지 않아서 애니플러스, 마이씨앗 모두 VOD 스트리밍에서는 특별한 문제없이 원활히 제공되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6. 정리

마이씨앗이 애니플러스의 후발주자로 들어오긴 했지만, 아직 서비스에 관한 미숙한 점이 많다는 부분은 부정할 수 없어보입니다. 특히 VOD, Live 서비스가 분리되어 있어 이중으로 결제를 해야한다는 점, 다운로드가 전혀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 작품 보유량이 적어 가격대비 서비스 제공량이 애니플러스와 비교해 절대적으로 적다는 부분 등은 앞으로 마이씨앗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한 시기며, 지금의 애니플러스도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앞으로 마이씨앗의 행보자체가 그리 어둡지 만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항상 필요성을 제기해오던 애니플러스와의 경쟁구도가 형성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마이씨앗 애니메이션 서비스 출범이 국내 재패니메이션 방송/수입의 질적향상에 도움이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봅니다. 여기에
재패니메이션을 이용하는 국내 시청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합법 경로가 좀 더 확장되었다는 부분 역시 고무적입니다. 마이씨앗이 경쟁업체인 애니플러스보다 시작이 다소 뒤쳐지긴 했지만, 지금의 문제를 극복하고 국내 재패니메이션 시장이 활성화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기를 강력하게 희망합니다.


reTweet 올포스트 다음뷰 구독 한RSS추가




천만 블로그 시대. 과거 지식인의 전유물이었던 글쓰기가 블로그라는 매체를 통해서 일반인들에게 그 문을 연지가 벌써 10년이 넘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쉽게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준 블로그 덕분에 리뷰라는 글쓰기 형태는 우리에게 아주 일반적인 것이 되었습니다. IT, 연예, 식품에 이르기까지 많은 리뷰들이 쏟아지는 세상. 애니메이션, 영화, 서적 같은 문화산업도 그 대표적인 수혜자들입니다. 제가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쯤만 하더라도 작품명만 입력하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페이지가 바로 블로그에 게재된 수십개의 애니리뷰였고, 필자의 블로그 입문 계기 역시, '나도 이런 사람들처럼 내가 아는 이런 좋은 작품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였으니까요.


그랬던 게 정확히 5년전입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바뀐다는 데, 요즘은 10주도 충분하다는 우스개소리가 있을정도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빠르게 변화합니다. 특히 그 변화의 선두주자에있는 인터넷 공간은 어제의 대세였던게 오늘의 구식이 되는 그런 곳이죠. 그리고 애니리뷰라고 해서 그 변화의 바람에 자유로운 건 아니라는 걸 뼈져리게 통감하는 요즘입니다.


현재 애니리뷰는 위기라고 불러도 좋은 시기입니다. 과거에는 작품선정의 가이드라인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던 애니리뷰가 이제는 잘 쓰이지도 않지만, 쓴다고 해도 딱히 읽히지도 않은 계륵같은 카테고리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이 때까지 오랫동안 리뷰를 써오면서 알게되었던 많은 애니리뷰어들 중에 지금까지 애니리뷰를 꾸준히 쓰고 있는 주위 리뷰어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줄었습니다. 물론 저도 블로그에 글을 잘 안쓰는 몹쓸 리뷰어 중 한 명이기도 하고요.




그럼 왜 이렇게 애니리뷰가 안 읽히게 된걸까. 딱 이거다 집어낼만한 정확한 원인은 없지만 여러 복합적인 요소가 섞여있다고 봐야합니다. 1차적으로 SNS의 보급화. 우리나라 대표 SNS하면 트위터죠. 트위터, 이거 참 편리한 물건입니다. 내 의견을 짧게 하고 싶은 말만 딱 골라서 표현하고, 그에 대한 의견을 실시간으로 받아줍니다. 보기만 해도 숨막히던 블로그 에디터가 이제는 140자가 들어가는 조그만한 칸이면 충분합니다. 성질 급한 한국사람들에게 이보다 더 적합한 시스템이 어디있겠습니까.

하지만, 이게 블로그에는 독이 됩니다. 본인이 직접 피부로 느낀 부분이지만, 트위터의 140자 글들을 하루종일 들여다보고 앉아있으면, 모니터 화면을 꽉 매우는 블로그 글이 정말 보기 싫습니다. 그나마 이미지라도 몇 장 있으면 볼만합니다. 그런데 에디터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굴림체 10pt 로 빽빽하게 적은 글, 보는 순간 뒤로 가기 누릅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거두절미하게 빨리빨리 이야기하면 되지, 뭔 놈의 서론은 그리 길고 할말이 많은지 읽고 있으면 짜증이 절로 솟구칩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지만, 반대로 습관이라는 이름앞에 쉽게 고착화 되는 동물이기도 합니다. 긴 글만 봐도 몸에서 두드러기가 나는 습관. 이게 바로 요즘 트위터의 140자가 가진 무서움입니다.


아무 단어나 좋으니 한번 검색해보세요. 그리고 그 중에 1000자가 넘어가는 블로그 글이 있는지 한번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그나마 거기에 해당하는 글들은 이미지 기본 다량첨부에 알록달록 꾸며서 최대한 읽기좋게 만들어놓은 글이 약 1000자 될겁니다. 안 읽히기는건 애니리뷰도 매 한가지. 글이 길면 길수록 더합니다. 작품의 전체적 스토리 정리, 작품에 대한 평가가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애니리뷰로서는 나름 줄인다고 줄여도 글이 길게 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며, 그것은 곧 소위 말하는 '읽기 싫은' 글의 대표적인 부류에 속합니다. 참고로 제가 적은 장문의 애니리뷰를 본 방문자들의 페이지에 머무른 시간을 조사해봤더니 평균 30초가 안되더군요. 그 긴 글을 설마 30초만에 속독했으리라 생각할수는 없고, 대충 서론 읽다가 휠 내려보니 글이 너무 길고 복잡하니 그냥 뒤로 가기 눌렀다고 생각하는게 맞습니다.



        



2차적으로는 인터넷 속도의 가속화. 합법이든 불법이든 국내에서 애니메이션을 보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다운로드'라는 과정을 거쳐야합니다. 광랜이 전국적으로 보급되기 전에 우리는 애니 한편을 보기위해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야 했습니다. 애니 한편을 보기 위해 밤새 컴퓨터를 켜놓고 자던 학창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빛의 속도에 비견될 다운로드 속도도 모자라 아예 실시간으로 애니를 보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애니리뷰가 안 읽히는 것과 무슨 상관이냐고요? 오히려 애니를 더 많이 보니 애니리뷰도 많이 읽히는 게 정상 아닌가라고 생각할수도 있습니다. 그에 관련해서는 프리카쪽에서 같이 리뷰어로 활동하고 있는 한 분의 인상적인 말을 잠깐 빌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애니리뷰 컨텐츠가 생산되지 않는 이유는 굳이 리뷰 안읽어도 직접 다운받아 보는 게 시간이 덜드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옛날처럼 토렌트개념이 거의 없고 클럽박스가 짱먹던 시절엔 50kb로 받는 무료유저가 대다수라 애니리뷰가 굉장히 흥했습니다만 지금은 1분이면 애니한편 다운받는 세상입니다. 즉 리뷰 읽는 시간보다 받아서 직접보고 판단하는 시간이 더 빨라졌다는 겁니다.



이제 한 가지 상상을 해봅시다. 어제 내가 기대하던 신작 애니 한 편이 나왔습니다. 신작애니를 VOD로 제공해준다는 애니플러스 서비스를 이용해봅시다. 인터넷에 접속하고 VOD를 재생하는 데 1분이 채 안걸렸습니다. 재생합니다. 오프닝이 나오네요. 넘깁니다. 의미없는 도입부분은 2배속으로 해결합시다. 몇 분이 흐르고 금세 엔딩이 나옵니다. 스킵한 다음, 차회예고 감상 후 마무리. 25분 애니를 당신은 짧게는 5분 길어도 10분만에 전체내용을 파악했습니다.


이번에는 통상적으로 장문으로 분류되는 애니리뷰 한편을 정독해봅시다. 모든 내용을 파악하는 데 대략 10분 내외가 걸리는군요. 개인의 속독능력의 차이에 따라 시간은 달라질수 있으나 대부분 비슷한 시간대를 기록할 겁니다. 시간적으로 차이가 없으니 문제가 없는것 같지만, 리뷰라는 건 글입니다. 아무리 유려한 문장의 소유자라고해도 글이 영상의 이해력을 능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같은 시간에 최대의 효과를 얻는 걸 목표로 한다면 이해도 안되는 복잡한 리뷰를 읽는 데 시간을 투자하느니, 직접 두 눈으로 보는 게 훨씬 빠르다고 누구나 느낄겁니다.





글쓰기의 기준에서 볼 때 프리뷰(미리보기)와 리뷰(다시보기)의 개념은 엄연히 구별되어 있지만, 많은 애니리뷰들이 프리뷰와 리뷰 성향을 모두 가지는 쪽으로 작성되어 왔습니다. 때문에
작품에 대한 소개와 선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준다는 프리뷰적 속성은 애니리뷰가 떠맡아야 할 중요한 역할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요리로 따지면 본격적인 시식에 앞선 맛보기 정도죠. 그런데 그 가이드라인을 읽는데 걸리는 시간과 노력이 직접 본편을 보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면, 그것은 가이드라인으로서의 위치상실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이 때까지 시청자들의 길잡이라는 역할을 맡아온 애니리뷰의 위치를 위태롭게 만듭니다.

그러면 이제 요즘 흥한다는 네이버표 신작 애니 감상문을 살펴봅시다. 네이버에서 나름 네임드라는 애니블로거의 그 날 감상문을 클릭해봅시다. 해당하는 날짜에 방송했던 작품의 줄거리가 간추려져있고, 그에 대한 감상을 이미지와 함께 곁들인 텍스트의 나열이 모니터에 비쳐집니다. 길이가 약간 있어도 약 1~2분 안으로 다 읽을 정도의 내용입니다. 우리는 25분짜리 애니를 영상도 안보고 1분만에 대략적인 내용의 전부를 파악했습니다. 리뷰로 따지기에는 주관적이고, 형식에 맞지 않는 감상문들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상문은 이전 애니리뷰가 수행하던 가이드라인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내고 있습니다. 이것이 왜 애니리뷰는 점점 망하는데 애니감상문은 흥하는가에 대한 이유입니다.



그럼 앞으로 애니리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2가지 옵션이 있습니다. 읽히든 말든 상관없이 마이페이스대로 꾸준히 쓰는 것. 이것도 방법이라면 방법입니다. 우직하게 글만 쓰다보면 언젠가 누군가 내 글을 읽어줄거고, 운이 좋다면 꾸준히 읽어주는 사람들이 몇몇 생길지도 모를일이죠. 다만, 이 방법은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제가 아주 확고한 의지를 가진 이쪽 계열의 학자라면 이상적일지 모르겠으나, 애석하게도 저는 이쪽 계열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일반 시청자중에 한 명이고, 제가 아는 한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리뷰어들이 그렇습니다. 오랫동안 글을 써오면서 가장 슬프다고 생각한적은 힘들게 쓴 내 글을 아무도 읽어주지 않을 때였습니다. 그저 애니가 좋아서, 사람들이 내 글을 읽어주는 게 기뻐서 글쓴다는 일반 리뷰어들이 보답받지 못하는 노력을 계속 부을수 있을까요. 최소한 제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네이버 오늘의 영화 (http://today.movie.naver.com/)


그러면 남은 한 가지 옵션. 그건 반대로 읽어줄만한 리뷰를 쓰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이야기가 약간 밖으로 새는 것 같지만, 같은 미디어 계열인 영화리뷰가 걸어온 길을 잠깐 살펴봅시다. 우리나라에 멀티플렉스와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국내에서도 일종의 영화리뷰 붐이 있었습니다. 화수분처럼 쏟아지던 영화리뷰도 어느 기점으로 차츰 그 개수가 줄어들더니 최근에는 몇몇 영화 전문 잡지가 아니면 제대로된 리뷰를 읽긴힘든 시기가 되었습니다.
그 대신 누구나 한번쯤 영화보기전에 확인한다는 평점과 30자평이 예전 리뷰의 위치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리뷰어는 독자들의 관심을 먹고 삽니다. 독자의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리뷰어는 좋은 리뷰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영화평론가들과 리뷰어들이 어떻게하면 독자들에게 읽힐만한 글을 쓸 수 있을까를 꾸준히 연구했고, 네이버 영화가 이런 실험적인 시도들이 이루어지는 대표적인 장소 중 하나입니다. [나노하의 애니클립]의 모태가 된 [주말 극장가 프리뷰], [키워드로 알아보는 영화], [영화패널 장르에 빠지다] 같은 카테고리는 긴글 읽기 싫어하고 최대한 짧은 시간에 작품을 파악하려는 요즘 현대인들의 입맛에 맞추면서 리뷰의 형식을 최대한 지키려고 부단히 노력한 리뷰어들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애니리뷰는 과거 영화리뷰가 겪었던 길을 비슷하게 따라가고 있는 중입니다. 즐기는 유저층이 영화에 비해 적다보니 그 변화의 속도가 영화보다 다소 느렸을 뿐, 변화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 있는 지금이 바로 과도기적 시기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어떤 방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위기 혹은 기회로 갈리게 될겁니다. 개인적으로 읽히는 리뷰에 대한 연구는 지금 시기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믿습니다.

읽히는 글을 쓴다는 것. 이게 말은 쉽지 막상 써보면 쉬운 일이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뭐든지 단계가 있듯이, 발판이 되는 가장 첫 단계는 독자를 상하관계가 아닌 동등한 입장에서 바라보는데서부터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자에게 일방적으로 정보를 주입하고 의견을 관철시키는 독불장군식의 마인드로는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내기 어려운 시대입니다. 읽는이들로 하여금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그들의 관심사와 성향을 리뷰어도 똑같이 독자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고 판단해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과거의 형식과 개념에 얽매이기보다, 새로운 형태의 리뷰를 연구하고, 보다 쉽게 읽힐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현실 안주냐 변화를 받아들이냐는 어디까지나 개개인의 선택입니다. 하지만 요즘 때때로 생각합니다. 내가 좀 더 부지런했으면, 내가 좀 더 빨리 변화했으면,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을까하고 말입니다. 리뷰는 소통이 글입니다. 읽히지 않는 리뷰, 그것은 공허속 외침에 지나지 않습니다. 단순히 자기만족에 의해서 글을 쓰는 것이라면 굳이 리뷰 같은 형태를 따질 필요없이 자유롭게 써도 상관없겠죠. 그러나 리뷰라는 타이틀을 사용한다면, 최소한 그 기본적인 목적을 잊지 않았으면합니다. 타이틀에 리뷰라는 두 글자를 달기전에 한번쯤은 자신이 왜 리뷰를 쓰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방향을 향해 리뷰를 써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할 때입니다.

쓰다보니 두서없이 긴 글을 늘어놔 버렸군요. 이 글조차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읽어줄진 알 수 없으나, 부디 얼마남지 않은 애니리뷰어들이 한번쯤은 리뷰라는 글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고 진심으로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Tweet 올포스트 다음뷰 구독 한RSS추가



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최근에 포스팅 감을 조금 끌어올리는가 싶더니, 일주일 쉬어버리니 또 갑자기 포스팅이 지지부진하네요. 개인적으로도 저번주는 정말 바빴던데다가, 대외적으로도 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안좋은 일도 있었던터라, 포스팅을 미처 하지 못했군요. 지금 이 시간에도 방사능 누출로 인해 일본 열도가 지진의 고통에서 쉽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현재의 사태가 빠른 시일내에 해결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최근들어 애니리뷰보다 칼럼쪽을 더 많이 쓰는듯한 느낌이지만, 이쪽만큼 필력이 살아나는 소재 또한 잘 없다보니, 지루하지만 이번 포스팅도 조금 재미없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이번 주를 기점으로 스트라이크 위치스 2 시청을 마무리했습니다. 이 작품에 대해서는 애니리뷰를 계획중이기 때문에, 자세한 평은 나중으로 미루겠습니다만, 한 가지 언급하자면 스토리에 대한 불만이 조금 있었습니다. 그래서 트위터에 짧게나마 스토판 스토리 구성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뉘앙스를 내비쳤더니, 이런 멘션이 날아오더군요.

불필요한 서비스씬? 설마요. 그 덕분에 작품이 1만장이 팔렸습니다. 서비스씬이 없는 명작 푸른 꽃의 3백장. 서비스 신이 있는 스토판의 1만장. 먹고 살려면 어느 쪽을 택하시겠습니까? 내가 보기 싫었으니 졸작이다? 캐릭터물을 스토리 없다고 까는 것은 좀 어불성설 아닐까.

단순히 몇 문장으로 사람의 생각을 전부 읽어낼 수 없겠습니다만, 만약 위와 같은 마인드로 애니메이션을 보고 계시다면, 그에 대해서는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사실 이런 의견을 받은 건 비단 스트라이크 위치스 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에 대한 평에서도 여러번 받아봤고, 그 때마다 제 의견을 피력했습니다만, 그걸로는 부족하다 싶어 이렇게 포스팅 지면을 할애합니다.



첫번째로 언급된 예술성과 상업성의 문제. 이건 제가 오덕페이트 사건에서 이미 한번 언급했던 내용입니다. 영화나 드라마가 그렇듯이 애니메이션 역시 예술의 한 표현 방식이자 동시에 돈을 벌기 위한 하나의 산업이기도 합니다. 제작자가 어디에 역점을 두고 있느냐에 따라 작품의 결과물은 크게 달라집니다. 전자에 역점을 두고 있다면, 국제영화제에서나 한번씩 볼법한 작품들이 나올 것이고, 반대로 후자에 역점을 두고 있다면, 요즘 시장에 가장 잘 팔린다는 Sex & Violence (성 & 폭력)가 강조된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지금의 재패니메이션 시장에 나오고 있는 작품들 대부분은 절대적으로 후자의 성격이 짙습니다.


현대경제에서 기업이 가지는 위치는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애니메이션도 하나의 사업이고 상품이며, 그것을 만드는 제작사는 그 상품을 이용해 이익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이익을 극대화 시키는 것도 바로 기업인 제작사의 몫이지요. 최근 애니메이션의 추세는 그 이익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생긴 흐름의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소녀 캐릭터의 모에화, 자극적인 성적 묘사로 인한 성인물의 증가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제작자라고 가정하고 잘 팔리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론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쉬운 방법은 잘 팔리는 소재를 사용해 작품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예쁘장한 미소녀들이 나와서 치맛자락을 걷어올리고, 그 풍만한 가슴을 열어재끼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 게 어디까지나 잘 팔리기 때문이죠.

   
이유는 간단하다. 이런 게 잘 팔리기 때문. 그것뿐이다.


그렇다면, 이런 작품들은 작품으로서 아무런 가치가 없는 졸작이며 쓰레기이냐? 그건 당연히 아닙니다. 저는 과거 작품들의 분위기와 스토리를 선호하는 유저 중 한 명이며,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최근들어 뚜렷하게 보이는 성인물의 고공행진이 그다지 달갑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작품도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으며, 과거 작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강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단순히 미소녀들의 속옷을 많이 보여준다고해서, 막장 소재가 난무한다고 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작품이 완전히 무가치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않은 것입니다. 작품이라는 건 단순히 하나의 요소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복합적인 상호작용에 의해서 이루어져 있는 하나의 개체이니까요. 단순히 개체 중 일부 요소의 문제점 하나를 가지고 전체 개체에 문제가 있다고 평가하는 건 지나친 확대해석의 오류입니다. 바구니 속 과일이 담겨있는 걸 상상해 보십시오. 그리고 그 과일중 하나가 썩었다고 가정합시다. 그러면 그 바구니는 완전히 썩어서 못 먹게 된 과일바구니인가요? 당연히 그렇지 않습니다. 어느 한 과일이 썩었을 뿐 나머지는 분명히 먹을 수 있는 과일입니다. 과일바구니에 썩은 과일이 있다는 걸 알리고, 그것을 골라내는 게 시청자들과 리뷰어들의 역할이지요.


다만, 제가 우려하는 부분은 현재 애니메이션이 지나친 이익 극대화로 인해 모에 일변도로 변화하는 현재의 추세입니다. 모에가 나쁘고 미소녀가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다양성의 부재, 일변화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인 것입니다. 다시 과일 바구니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한 상인이 파는 과일 바구니에는 사과, 포도, 귤이 담겨져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런데 경제가 어려워지다보니, 과일을 사가는 사람이 점점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최근 사과가 몸에 좋다는 사실이 널리 퍼졌고, 덕분에 사과를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상인은 조금이라도 이익을 높이고자 바구니에 포도와 귤을 조금만 넣는 대신 사과를 많이 넣게 되었습니다. 지금 애니메이션 시장의 상황이 이와 같습니다. 바로 과일 바구니 속 사과의 비율이 많이 높아진 상태. 사과를 넣었다는 게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보다 이익이 높고 잘 팔리는 사과를 넣는 행동은 자본주의 경제 논리에서 당연한 이치이니까요. 하지만, 너도나도 사과만 넣는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상인은 더이상 포도와 귤을 바구니에 넣지 않는 날이 올지도 모를 일입니다. 만약 후에 우리가 포도와 귤을 먹고 싶다고 하더라도, 정작 바구니에는 사과밖에 담겨져 있지 않게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작품의 수요층은 다양합니다. 모에물에 열광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서정적인걸 좋아하는 사람, 사회 풍자적인 걸 선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모에를 선호하는 비율이 다소 높다보니, 대다수의 작품이 이쪽으로 쏠려버리고, 본의 아니게 시장은 소비자들에게 하나의 옵션만을 강요하고 있는 모양새가 되어버립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른 장르의 애니메이션 역시 같이 볼 수 있길 원하지만, 제작되는 작품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비슷하다면 어떨까요? 요즘은 볼 게 없다는 볼멘 목소리와 함께 애니 시청 자체를 그만두는 유저들이 나올수도 있다는 걸 우리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알게 모르게 제작사들은 단기적인 이익에만 집중하다가 본의 아니게 잠재적인 소비자층을 계속 잃고 있는 셈입니다. 한 가지 패턴만을 추구하는 시장은 그만큼 한정된 수요층만을 반영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다양한 패턴을 제공하는 시장은 다양한 수요층을 아우를수 있으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시장의 활성화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시장 자체의 다양성이 필요하다면, 그건 애니메이션 작품 내적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위 멘션을 보내주신 분은 '캐릭터물을 스토리 없다고 까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표현하셨습니다만, 지금 애니메이션 시장이 요구하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캐릭터물이 캐릭터 하나만을 믿고 밀어붙이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너도 나도 비스무리하게 생긴 캐릭터에 이미 패턴화된 캐릭터 성격들. 속옷이 드러나는 건 기본이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까지 여과없이 보여주는 게 요즘 시장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캐릭터 하나만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훌륭한 투수는 직구뿐만 아니라 때로는 느린 공과 변화구를 섞어 던지듯이, 캐릭터라는 밑바탕에 신선한 설정이 필요하고, 스토리라는 덧칠이 필요하고, 연출이라는 색칠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작품 내적의 다양성입니다.


'당신이 주장하는 것을 이해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이상론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위 멘션에서 언급된 것처럼 실제로 상업성 작품의 대표격으로 불리는 스트라이크 위치스 2가 1만장을 팔고 있을 때, 푸른 꽃은 겨우 3백장 팔고 있는 현실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렇지 않은 작품도 분명 있습니다.

    


2009년을 달구었던  「바케모노가타리」 를 기억하십니까? 얼핏보면 이 작품도 다른 작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 남성과 그것을 중심으로 여러 여성들이 달라붙는 하렘, 상업적으로 통용되는 모에 요소로 충만한 히로인들. 하지만, 그 내면에는 니시오 이신이 표현하는 미스터리한 분위기에 신보 감독 특유의 영상미가 있습니다. 말장난의 시각적인 효과와 상징은 이 작품이 단순히 상업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작품 자체의 메시지 역시 같이 담아내려고 했다는 걸 우리는 어렴풋이 느낄 수 있습니다. 상업성이라는 그릇안에 예술성을 보기좋게 담아낸 훌륭한 모범사례인 셈입니다. 이 외에도 공감이라는 감수성을 자극하여 예상외의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다다미 넉장반 세계일주」 , 우리가 평소에 알고 있는 마법소녀물의 틀에 박히 이미지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하고 있는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는 작품 내외적으로 다양성을 추구하여 성공한 케이스로 봐도 좋을 것입니다. 모에가 잘 팔리니까 모에물만을 만들었다면, 다다미 같은 작품은 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캐릭터물이 단순히 캐릭터물에만 안주했다면, 지금의 마마마는 그저 마법봉이나 팔아먹는 굿즈 판촉용 애니메이션정도로 치부되었을 것입니다.

2006년 하루히 붐으로 부터 벌써 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해마다 제작된 작품수는 감소했고, 셀 수도 없이 많은 작품들이 제대로 빛도 받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재패니메이션이 과거에 누렸던 영광은 온데간데 없고 상처만이 남았습니다. 그동안 세월은 흐르고, 시장은 변하고, 시청자도 변했습니다. 사회가 복잡해진 만큼, 시장도 복잡해졌습니다. 더 이상 한 가지로 승부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시청자들은 다양한 장르, 다양한 캐릭터, 다양한 연출, 다양한 스토리를 원하고 있습니다. 해법은 우리 가까이에 있습니다.


reTweet 올포스트 다음뷰 구독 한RSS추가

Live Traffic Fe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