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터리 (commentary)

1. (라디오・텔레비전의) 실황 방송
2. (책・연극에 대해 글로 쓴) 해설
3. 비판, 논의; (어떤 상태를 나타내는) 흔적


얼굴은 보이지 않고 목소리만 나오는 방송을 의미합니다. 흔히 라디오나 연극에서 활용되는 나레이션과 비슷한 개념으로 사용되지만, 코멘터리는 작품의 진행과는 별개로 출연한 배우 혹은 성우가 작품에 대한 해설이나 감상등을 말해주는 형식을 취한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코멘터리는 해당 작품의 DVD나 BD를 구입해준 소비자들을 위한 일종의 팬 서비스용 컨텐츠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 애니메이션 속 코멘터리

코멘터리는 보통 영화나 드라마에 한정된 컨텐츠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애니메이션에서도 상당 수의 작품들이 코멘터리를 녹음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특히 DVD/BD 매출이 애니메이션 사업에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팬 서비스 차원의 코멘터리를 자주 삽입하는 추세입니다. 코멘터리에 크게 정해진 형식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애니메이션에 사용되는 방식은 크게 3가지로 나뉩니다.


1. 성우 대화 방식

해당 작품에 직접 출연한 성우들이 나와서 이야기를 주고 받는 형식입니다. 성우에 관심이 많은 애니메이션 시청자들이나 일부 성우 팬들을 위한 대표적인 형식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아무래도 연기한 성우들이 나와서 진행하는 형식이라 작품에 대한 기술적 해설이나 담겨진 의미를 설명하기보다는 잡담이나 연기하면서 벌어진 에피소드 소개의 비중이 상당히 높습니다. 컨셉 자체가 일종의 라디오 토크 쇼에 가깝다보니 연기가 전혀 가미되지 않은 순수한 성우의 오리지널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 1화 코멘터리 중 일부 - [볼 때는 시청자 입장에서]편
아라이 사토미 (쿠로코) & 사토 리나 (미코토)

   

사토미 : 큭큭큭큭큭...

 리나 : 무슨 일이에요?
사토미 : 아무것도 아니에요. 뭔가 이상한 말 하는 구나, 쿠로코짱.
 리나 : 당신이잖아요?
사토미 : 아니에요. 내가 보고 있을 때에는 나는 그냥 시청자예요.
 리나 : 하하하하
사토미 : 정말 그렇다니까요.
 리나 : 정말이예요?
사토미 : 그래요. '저게 뭐냐'식으로..
 리나 : 그런가요? 신기하네요.
사토미 : 저게 나라고 생각한적 한번도 없어요.
 리나 : 정말로?
사토미 : 네. 반성이라고는 해본적이 없어요.
 리나 : 헤?
사토미 : 그래서 혼자 '어설프구나'던가..
 리나 : 반성이 아니군요.
사토미 : '심하네'라던가.. 
'저 목소리는 조금 아니잖아' 던가식이죠. 저는 한명의 시청자라고요.
 리나 : 그렇군요. 그렇구나. 그건 전혀 몰랐네요.
사토미 : 그러니까 성장을 안하는걸지도요.
 리나 : 그렇지 않아요. 아라이 짱의 쿠로코는 굉장해요.
사토미 : 아니에요~ 언니~
 리나 : 너무 굉장해서 모두에게 주의를 받을 정도잖아요? 애프터 레코딩 때.
사토미 : 에~ 언니 바보~~
 리나 : 그치만 너무 재밌어서 여러 물건을 건드려가니까
             좀 재미를 반감시켜달라는 지시를 받았었죠.
사토미 : 잘 모르겠어요~
 리나 : 들은 적이 없으신가요?
사토미 : 들은 적도 없어요~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 5화 코멘터리 중 일부 - [쿠로코 따라잡기]편
아라이 사토미 (쿠로코) &  토요사키 아키 (우이하루)

   

 아키 : 정말 즐거운 것 같아요. 애드리브 같은 건.
             제 경우 이번화도 그렇지만, 쿠로코 짱의 반응자체가 재밌어서.
사토미 : "저지멘트~ 입니다!"
              랄까. 내 대사를 몰래몰래 따라하고 있는거 아닌가요?
 아키 : 죄송하지만, 몰래는 커녕 엄청 따라하고 있는걸요.
사토미 : 에~~~~
 아키 : 해도 괜찮을까요?
사토미 : 그럼요.
 아키 : "저지멘트~ 입니다!"
사토미 : 한번 더 해주세요.
 아키 : 에? 한번 더 하는 건가요?
             "언니~~"
사토미 & 아키 : 에~~~~~~
 아키 : 어라? 본인은 엄청 이상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요.
             자 그럼, 오리지널을 보여주세요.
사토미 : 좋아요. " 저지멘트~ 입니다."  "저지멘트~ 입니다."  어때요?
 아키 : 닮지 않았어요? 닮았다는데요, 아라이상
사토미 : 도대체 어느 누가 닮았다고 하는 거예요?
 아키 : 하하하. 프로듀서가요. 높으신 분이 말씀하셨어요.
사토미 : 젠장 젠장. 뭐예요? 나는 그렇게 이상하게 하지 않았어요.
 아키 : 이상하다고요? 그렇지는 않은데요~



노기자카 하루카의 비밀 ~ 퓨어레차 3화 코멘터리 중 일부 - [쿠기미야 리에의 걱정]편
하타노 와타루 (아야세 유토) & 쿠기미야 리에 (진구지 토카)

   

 리에 : 엄청난 츤데레네...
와타루 : 엄청나네요. 캐릭터가...
 리에 : 이걸 보는 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나는 이런 역할 맡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너무 심한건 아닐까하고, 엄청 걱정할 때가 있어요.
와타루 : 하하하. 왠지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하고 말이죠.
 리에 : 나는 정도를 잘 모르니까, "괜찮아? 너무 심한거 아니야?" 같은 걱정이 들곤하죠.
와타루 : 확실히 평소에 현장에서 처음 만났을 때 쿠기미야상의 인상과
             이런 역을 맡을 때의 목소리가 전혀 다르게 느껴질 정도예요.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리에 : 뭐랄까.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저절로...
와타루 : 하하하. 이런 폭탄 발언이?!
 리에 : 에~ 저는 감사할 따름이에요~
와타루 : 뭐랄까.. 분명 안도감이 들어서 그럴꺼예요.



히다마리 스케치 X☆☆☆ 1화 코멘터리 중 일부 - [유노의 영어발음]편
아스미 카나 (유노) & 미즈하시 카오리 (미야코) & 오미가와 치아키(나즈나)

 
 

 카나 :  아~ 영어가 나왔다! 여기서 엄청 긴장했어요.
치아키 : 대단한 게 고토상에게 직접 듣고 하신거라면서요?
 카나 : 그래요. 고토상하고 사와시로상에게 들었는데, 둘 다 부끄러워서 잘 안 가르쳐주더라고요.
             "좀 더 제대로 가르쳐주세요!" 라고 말하고 싶어요.
              잘하는 사람은 대체적으로 그래요. 왠지 부끄러워서 잘 가르쳐 주지 않고 말이죠.
              제가 들어봐도 더 분명히 말해 줘! 같은 느낌이었던 것이지만요. 어쨌든 무사히...
              유노치 다운 영어 발음이라고 할 수 있었을까요?
카오리 : 하지만, 일단 유노치의 느낌을 잘 잡아내서 다행이예요.
              원작자도 인정해준 것 같고..
 카나 :  플로워~ (Flour~)
카오리 , 치아키 : 하하하
 카나 : 뭐, 평범한 고등학생이니까요. 이 정도로 용서해주세요.
카오리 : 용서해야 하는건가요?
 카나 : 긴장되네요. 영어 대사를 말한다는 게. 저 한번도 해본적이 없거든요.
카오리 : 아, 그렇구나.
 카나 : 처음 해본 거예요.



2. 제작자 대화 방식

성우들의 대화가 일종의 잡담에 가까웠다면, 이쪽은 철저히 기술적인 해설에 비중을 둔 코멘터리입니다. 보통 감독이나 담당 스태프가 나와서 이야기를 주고받는 형식인데, 작화에 대한 이야기, 카메라 기법에 대한 이야기 등 애니메이터로서의 눈에서 작품을 바라본다는 점에서 작품에 대한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는 데 도움을 줍니다. 다만, 이쪽 계열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목소리를 전문적으로 내는 성우들과 달리 발음도 명확하지 않은데다가 정말 무미건조하게 대화하기 때문에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재미는 별로 없습니다.


케이온! 9화 제작자 코멘터리 중 일부 - [잔향 연출 기법]편
연출 감독 : 사카모토 카즈야 & 작화 감독 : 키타케 세이지 & 애니메이션 감독 : 나카노 에미


카즈야 : 아까 사와짱의 움직임이 잠깐 나왔는데, 별로 본적이 없는 기법 같은데요.
세이지 : 저건 말이죠...
카즈야 : 잔향 같은데...
세이지 : 처음에는 오버랩 처리하려고 했습니다만, 어떻게 할까 하다가
             지금처럼 에코(잔향)처리 기법이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와서 적용한 끝에
             저렇게 멋진 잔향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에미 : 멋진 잔향 인가요... 저런 기법이 자주 쓰이지는 않지요?
카즈야 : 처음 보는 기법이라, 뭔가 새롭네요...




3. 캐릭터 대화 방식

최근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는 코멘터리 형식입니다. 앞서 소개한 성우들의 대화방식과 유사하지만, 성우 개인이 아니라 철저히 캐릭터의 입장에서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본래 코멘터리가 작품의 진행과는 상관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캐릭터 대화방식은 작품의 연장선에 놓이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캐릭터 입장에서 대화하는 형식이므로, 잡담의 비중은 낮은 편이며, 스토리에 대한 해설을 위주로 진행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특히 본편에서 다소 부족했던 설명을 보충하거나 뒷이야기를 전해주는 경우도 있기에, 해당 애니메이션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바케모노가타리」 의 코멘터리가 가장 알려져 있으며,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 극장판」 ,  「엔젤 비츠!」 도 이와 같은 형식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바케모노가타리 3화 코멘터리 중 일부 - [코멘터리 중 잡담 금지]편
마요이 (카토 에미리) & 츠바사 (호리에 유이)

   

마요이 : 자, 다음은 하네카와 씨의 턴이에요!
츠바사 : 아라라기 군이라면 이걸 받아들여서 30분 정도 재미있고 멋있는 응수를 하겠지만
             화면에 잘 맞춰서 코멘트하지 않으면 안돼, 마요이쨩.
마요이 : 엄하시네요.
츠바사 : 전권에서는 꽤 상관없는 얘기들을 해버렸거든.
             이번에는 되도록 결실 있는 이야기를 하려고 하고 있어.
마요이 : 결실 있는 이야기 말이죠. 하지만 어느 정도 잡담을 섞지 않으면 시간이 남아버려요?
츠바사 : 그렇지만 우리들의 경우는 잡담을 하지 않는다고 정해놓아야
             그제서야 간신히 보통의 부음성 레벨에 달한다고 생각하는데.
마요이 : 뭐라 대답할 말이 없네요.
츠바사 : 그럼, 마요이쨩. 화면에 대한 코멘트를 해보자.
마요이 : 흐음, 하지만 이거 그렇게 말씀하셔도
             자신이 나오지 않은 씬에서는 코멘트가 어렵잖아요?
츠바사 : 뭐, 그렇지. 특히 여기는 아라라기 군이랑 센죠가하라 씨 두 사람의 대화니까
             나는 절대로 입을 열 수 없는 부분이고.
마요이 : 챕터 스킵해버릴까요? 제가 나오는 부분까지.
츠바사 : 장난이 심하면 마요이쨩, 게스트로 아라라기 군을 불러버릴 거야?
             그리고 나는 돌아갑니다.
             이 밀폐공간에서 아라라기 군이랑 단 둘이서 과연 마요이쨩은 무사할까?
마요이 : 하, 하치쿠지 마요이는 성실하고 착한 아이입니다! 오디오 코멘트 잘 할게요!
츠바사 : 그래?
마요이 : 그러니까 게스트는 부르지 말아주세요!



- 코멘터리의 한계

코멘터리가 애니메이션 팬들을 위한 컨텐츠임에는 분명하지만, 뛰어난 청해력이 밑바탕 되어야 한다는 난관이 존재합니다. 일반적으로 국내에 정식 수입된 DVD/BD를 제외하고는 코멘터리에 자막 처리되어 오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따라서 코멘터리를 100% 즐기기 원한다면 성우들의 대화를 알아듣고 이해할 수 있는 어학 능력이 요구됩니다. 하지만, 한국어 자막에 의존하는 팬들이 사실상 대다수이기 때문에, 이런 코멘터리를 향유하는 유저는 극소수입니다.
그 외에 애니메이션의 경우, 코멘터리 자체가 타 컨텐츠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일부 작품에서는 코멘터리가 제외되는 경우도 제법 있습니다. 특히 그다지 인기를 끌지못한 마이너한 작품이라면 코멘터리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정설입니다.


*** 위 코멘터리에 대한 해석은 제 부족한 일본어 실력으로 인해 상당수의 오역과 의역이 존재하므로, 어디까지나 참고용으로만 활용하시는 걸 권장합니다. 본 코멘터리 해석 일부는 현재 이글루스 블로거와 트위터에서 활동 중이신 후로에 (http://guildmap.egloos.com/) 님께서 같이 수고해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도와주신 후로에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혹 잘못된 해석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빠르게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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