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磯光雄/徳間書店・電脳コイル製作委員会






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명작의 평가 기준은 과연 무엇인가요? 스토리, 작화, 음악, 성우, 인지도 등.. 사람에 따라 기준은 제각각 다릅니다. 저는 애니메이션의 모든 구성요소의 조화여부가 명작을 판가름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늘 소개할 [전뇌 코일]은 그런 조화를 잘 보여준 작품이지만, 한국에서는 선택받지 못한 비운의 명작입니다.






지금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미래. 아이들 사이에서는 '전뇌 안경'이라는 것이 엄청나게 유행하고 있었다. 이 '전뇌 안경'은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하여 여러가지 정보를 표시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사용하면 실재하지 않는 애완동물인 '전뇌 펫'까지도 가질 수 있기에, 어린이들에게는 마치 현대의 휴대전화처럼 없어서는 안 될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주인공 소녀 오코노기 유코는 초등학교에서의 마지막 여름방학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그만 부모님의 사정으로 인해 다이코쿠 시로 이사를 오게 된다.따뜻하고 조용한 시골 도시처럼 보였던 다이코쿠 시는 사실 최신 전뇌 인프라가 갖추어진 곳으로, 유코가 그동안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신기한 현상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는 곳이었다. 그리고 유코 앞에는 무언가 비밀을 감추고 있는 듯한 또 한 사람의 유코인 아마사와 유코가 나타나는데...


         









전뇌 코일은 일본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 우수상을 수상할 정도로, 일본에서는 작품성을 인정받은 애니메이션입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국내의 인기작 대열에는 들어가지 않습니다.그 이유가 궁금하신가요?


그림체에 주목해보자


바로 유아틱한 그림체가 그 원인을 제공하였습니다. 애니메이션의 그림체와 작화도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여, 애니메이션도 보다 실제에 가까운 사실적인 묘사를 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2000년도 초반 시절의 그림체와 최근 작품의 그림체는 비교해봐도 확연히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전뇌 코일의 작화 부분은 흠잡을 데 없습니다. 작화의 질은 뛰어난 편에 속하며 작화의 큰 평가기준이 되는 작화붕괴의 문제도 전혀 없었습니다. 다만, 시대를 회귀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전뇌 코일의 그림체는 객관적으로 봤을 때, 2000년도 초기의 아동물과 흡사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게다가
등장 인물이 초등학생이라는 설정은 이런 오해를 증폭시키기에 충분습니다. 결과적으로 아동틱한 그림체 하나가 작품성까지 퇴색시킨 안타까운 작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전뇌 코일은 기본적으로 안경이 컴퓨터화된 '전뇌 안경'이라는 소재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전뇌 안경 자체는 다른 SF에서도 한번 쯤은 다뤄진 소재라 특이할 것이 없다고 여길수도 있습니다. 독특한 부분은 전뇌 안경과 연결되어 있는 미지의 사이버 공간인 '오래된 공간'의 존재입니다. 현실 세계와는 별개로 작동하는 오래된 공간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미스테리로 가득 차 있습니다. 과학의 산물인 전뇌 안경과 미스테리한 공간이 오래된 공간 그리고 거기에 존재하는 사이버 생물 일리걸...
과학과 미스테리라는 어찌보면 모순적인 조합인 것 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전뇌 코일은 특유의 스토리를 전혀 어색하지 않은 소재의 조합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고도의 과학 기술의 상징, 전뇌 안경          ↔          초자연적인 현상의 상징, 오래된 공간






'막장' 이란 단어를 다들 한번 쯤은 들어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책,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막장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작품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스토리 속 존재하는 사건들이 전혀 연관성 없이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한국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숨겨진 혈육, 불치병, 불륜은 대표적인 막장 소재들.

다행스럽게도 전뇌 코일은 이런 묻지마 식의 급전개와는 거리가 먼 작품입니다. 초반 외전 격에 포함되는 초반 에피소드들을 제외한다면, 각 에피소드들은 애니메이션의 주축이 되는 메인 스토리와 긴밀한 연관성을 가지고 전개됩니다. 후반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반전은 이런 연관성을 돋보이게 하는 데 한 몫을 합니다.


       

스토리보다는 자극적인 소재를 남발한 대표적 '막장' 작품들





2000년 대 초반까지 이어졌던 에반게리온 붐은 각종 철학과 교훈, 작품성, 예술성, 스토리를 중요시하는 트렌드를 창조했고, 그 결과 당시에 난해하면서도 교훈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애니메이션들이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애니메이션 시장 악화의 영향으로 제작사들은 상업성이 짙은 미소녀물을 양산해내기 시작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전뇌 코일은 나름 교훈적인 의미를 담아내려는 흔적이 엿보입니다. 과학 기술의 발전은 인간에게 풍요로움을 선사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인간을 지배하기 시작한 과학...전뇌 안경이 과학 기술의 빛을 상징한다면, 오래된 공간은 과학 기술의 그림자를 상징합니다. 오래된 공간 속에서 자아를 찾으려는 등장 인물들, 그리고 일리걸과 밋치코의 존재 모두 과학이 지닌 어두운 면을 부각하기 위한 장치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교훈적인 주제를 담아내려는 노력이 난해하다는 결과를 낫기도 합니다.







전뇌 코일의 아쉬운 점을 한 문장의 은유적 방법으로 표현해봤습니다. 여기서 그릇은 애니메이션, 물은 담고자 하는 내용과 의미를 나타냅니다. 즉, 저는 전뇌 코일 속에 너무나 많은 것을 담으려고 했다는 점을 저는 지적하고 싶습니다. 전뇌 코일의 장르는 SF. 그러나 세부적인 장르까지 살펴보면..미스터리, 코미디, 로맨스, 스릴러, 호러 등 여러가지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내용이 많아지면 깊이가 얕아지는 건 당연한 사실. 전뇌 코일은 너무나 많은 내용을 다루려고 한 탓에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자칫 산만하고 지루한 내용으로 보이기 쉽상입니다. 그 때문에, 평가 중에서도 '스토리 자체가 난해하며 산만해보인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하나라도 더 담으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 부분은 조금 아쉽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최근 애니메이션들은 지나치게 상업성만을 치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전뇌 코일은 미소녀라는 상업성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고, 작품성을 중시하는 하나의 예술로 인정받기 위한 새로운 모험에 도전한 작품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비록 한국 유저들의 선택을 받지는 못했지만, 앞으로도 이런 애니메이션의 도전이 계속되어 애니메이션도 하나의 예술작품이라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reTweet 올포스트 다음뷰 구독 한RSS추가

Live Traffic Fe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