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하의 애니클립 - 꽃이 피는 이로하 (꽃이 피는 첫걸음): P.A Works의 정공법 //그 동안 P.A Works는 신생 제작사답게 많은 새로운 시도를 해왔다. 「카난」, 「엔젤비츠」에서 보여준 밀도있는 액션 연출과 「Another」의 심리적 공포를 컨트롤하는 그들의 능력은 상업적 성공여부를 떠나서 괄목할만한 결과물이었다. 혹자는 동의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그들의 특기이자 정체성이라고 부를만한 장르는 역시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아침드라마 같았던 그들의 처녀작 「트루 티어즈」의 당시 임팩트는 생각외로 놀라운 것이었으니까. 이런 부분을 생각하면 「꽃이 피는 이로하」는 과거로의 회귀이자, 전작에서 보여주지 못한 드라마 장르에서의 재도전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의외로 이로하는 성장드라마의 전형적인 공식에서 단 한 순간도 벗어나지 않는다. 여관에서 일하는 소녀와 그 주변 등장인물들의 위기와 해결과정을 다룬 플롯은 생각보다 단순하고, 시청자들의 예상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소 뻔하다 싶은 스토리 때문에 실망할법하나, 이런 뻔한 성장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이로하가 여전히 울림을 주는 이유는, 드라마 장르에 특기를 가지고 있는 P.A Works의 정공법 때문이다. 꿈과 희망이라는 요즘 시대치고는 다소 진부하게 느껴질만한 이 소재들을 이로하가 굳이 에둘러서 표현하지 않는 건 제작진 나름의 자신감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작품의 전반적인 호흡이 물 흐르듯이 흘러가지 않고, 집중력 있는 초반, 후반과 달리 중반 파트가 굉장히 루즈해진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적절한 시기에 뚜껑을 열어 주위를 환기시키는 작업이 필요한데, 이로하는 이 부분에 대해 굉장히 미숙한 대처를 보인다.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중간 고갯길이 좀 길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팍팍한 다리를 주물르며 가다보면 꼭대기에선 온 몸을 적시는 시원한 바람 한 줄기 맞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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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하.

다음에 던질 공이, 내 인생 최고의 공이라고 생각하고 던져라 - 필 니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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