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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 in | -- Ani Review/Weekly Focus
- Post at | 2011. 2. 7. 01:33 | by 나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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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설은 잘 지내셨나요? 2011년 1월 1일의 해돋이를 본 게 얻그제 같은데, 벌써 2월입니다. 작년 이맘때쯤에는 티스토리에 거의 빠져 살다시피 했었습니다만, 요즘은 제 블로그에 로그인 해보는 게 손에 꼽을 정도네요. 1년 전과 비교해서 블로그에 대한 제 열정이 많이 식은 탓일까요? 조금 씁쓸하네요. 오늘은 더 이상 Weekly가 아닌 Monthly로 불러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오랜만에 돌아온 Weekly Focus 시간입니다.
플라네테스
90년대 재패니메이션을 상징하는 것들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SF 장르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코드이기도 합니다. 애니메이션 팬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건담, 공각기동대, 에반게리온과 같은 불후의 명작들 역시 모두 SF 장르의 황금기로 불리는 90년대 시기에 제작되었습니다. 2000년도에 들어오면서 그 기세가 다소 누그러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SF = 로봇 전대물이라는 공식은 꽤 오랫동안 적용되었습니다. 이런 로봇 전대물이 주름잡던 시대 속에서 등장한 작품이 오늘 소개드릴 「플라네테스」 입니다.
SF는 Science Fiction의 약자입니다. 여기서 Fiction은 단어 그대로 '허구'입니다. 단순히 몸집이 작다고 우주비행사가 되거나 (주: 로켓걸), 미소년이 등장해 천재적인 기질을 발휘하며 로봇을 타고 우주를 정복한다는 내용은 '허구'가 강조되는 SF 장르에서 별로 놀랄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것은 SF 장르만이 가지고 있는 일종의 특권이기도 하니까요. 「플라네테스」 역시 2075년의 우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SF 장르입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의 Fiction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허무맹랑한 허구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플라네테스」 는 Fiction 속에서도 철저히 Reality (현실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 속 배경의 우주는, 많은 SF 장르들이 재미를 위해서 무시해버리는 '무중력 상태이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라는 간단한 과학적 지식을 철저히 고수하고 있습니다. 작품 속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특별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아니며, 요즘 작품들에서는 차고 넘치는 미소녀나 미소년은 더더욱 아닌 일반 소시민으로 그려집니다. 이런 식의 사실적인 설정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작품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고, 작품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픽션은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지나친 허구가 가미된 픽션은 스토리와 비쥬얼로 부여할 수 있는 재미로 한정되어 있으며, 이 요소들의 재미가 떨어질 경우 급속도로 힘을 잃습니다. 반면 「플라네테스」 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픽션 속의 리얼리티는 SF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재미를 그대로 살리면서 '실제로 그것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공감의 재미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사실과 공감' 이라는 이 작품의 코드는 스토리에서도 그대로 반영됩니다. 얼핏보면 우주의 쓰레기를 줍는 '데브리과'의 일상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지만, 들여다보면 실상은 전혀 다른 곳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게 됩니다. 꿈의 추구와 현실의 안주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간의 내면적 갈등. 끝없는 발전과 성장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망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파괴, 그리고 가지지 못한 자의 소외감. 「플라네테스」 의 배경은 분명히 2075년의 우주이지만, 거기서 묘사되고 있는 것들은 지금 우리가 겪고있는 개인, 사회, 인류의 문제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이는 공감의 재미가 단순히 설정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를 통해 한층 강화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안녕하세요? 나노하입니다.
설은 잘 지내셨나요? 2011년 1월 1일의 해돋이를 본 게 얻그제 같은데, 벌써 2월입니다. 작년 이맘때쯤에는 티스토리에 거의 빠져 살다시피 했었습니다만, 요즘은 제 블로그에 로그인 해보는 게 손에 꼽을 정도네요. 1년 전과 비교해서 블로그에 대한 제 열정이 많이 식은 탓일까요? 조금 씁쓸하네요. 오늘은 더 이상 Weekly가 아닌 Monthly로 불러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오랜만에 돌아온 Weekly Focus 시간입니다.
플라네테스
90년대 재패니메이션을 상징하는 것들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SF 장르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코드이기도 합니다. 애니메이션 팬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건담, 공각기동대, 에반게리온과 같은 불후의 명작들 역시 모두 SF 장르의 황금기로 불리는 90년대 시기에 제작되었습니다. 2000년도에 들어오면서 그 기세가 다소 누그러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SF = 로봇 전대물이라는 공식은 꽤 오랫동안 적용되었습니다. 이런 로봇 전대물이 주름잡던 시대 속에서 등장한 작품이 오늘 소개드릴 「플라네테스」 입니다.
SF는 Science Fiction의 약자입니다. 여기서 Fiction은 단어 그대로 '허구'입니다. 단순히 몸집이 작다고 우주비행사가 되거나 (주: 로켓걸), 미소년이 등장해 천재적인 기질을 발휘하며 로봇을 타고 우주를 정복한다는 내용은 '허구'가 강조되는 SF 장르에서 별로 놀랄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것은 SF 장르만이 가지고 있는 일종의 특권이기도 하니까요. 「플라네테스」 역시 2075년의 우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SF 장르입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의 Fiction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허무맹랑한 허구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플라네테스」 는 Fiction 속에서도 철저히 Reality (현실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 속 배경의 우주는, 많은 SF 장르들이 재미를 위해서 무시해버리는 '무중력 상태이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라는 간단한 과학적 지식을 철저히 고수하고 있습니다. 작품 속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특별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아니며, 요즘 작품들에서는 차고 넘치는 미소녀나 미소년은 더더욱 아닌 일반 소시민으로 그려집니다. 이런 식의 사실적인 설정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작품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고, 작품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픽션은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지나친 허구가 가미된 픽션은 스토리와 비쥬얼로 부여할 수 있는 재미로 한정되어 있으며, 이 요소들의 재미가 떨어질 경우 급속도로 힘을 잃습니다. 반면 「플라네테스」 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픽션 속의 리얼리티는 SF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재미를 그대로 살리면서 '실제로 그것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공감의 재미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사실과 공감' 이라는 이 작품의 코드는 스토리에서도 그대로 반영됩니다. 얼핏보면 우주의 쓰레기를 줍는 '데브리과'의 일상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지만, 들여다보면 실상은 전혀 다른 곳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게 됩니다. 꿈의 추구와 현실의 안주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간의 내면적 갈등. 끝없는 발전과 성장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망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파괴, 그리고 가지지 못한 자의 소외감. 「플라네테스」 의 배경은 분명히 2075년의 우주이지만, 거기서 묘사되고 있는 것들은 지금 우리가 겪고있는 개인, 사회, 인류의 문제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이는 공감의 재미가 단순히 설정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를 통해 한층 강화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플라네테스」 는 픽션속 리얼리티라는 인상적인 연출을 선보이는데 성공했고, 지금까지도 SF 장르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 급격히 악화된 애니메이션 시장탓인지 2007년도에 제작된 「문라이트 마일」 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플라네테스」 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 나오지 않고 있어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남습니다. 여전히 미소녀 애니메이션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는 오늘이지만, 과거 「플라네테스」 가 로봇 전대물이 주름잡던 시기에 등장했던 것처럼, 올해도 애니메이션계에 한 획을 긋는 작품이 등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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