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하의 애니클립 -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 선택과 공감의 재미 //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는 인생을 길에 비유하며 이렇게 이야기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 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이처럼 우리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며,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결과를 수반한다.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는 프로스트가 말하는 ‘인생에서의 선택’에 대한 고찰인 동시에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가상적 시나리오에서 우러나오는 재미를 추구하는 작품이다. 루트 시스템을 따르는 미연시 장르도 역시 선택의 재미가 근본이 된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하긴 하지만, 미연시가 장밋빛 해피엔딩이라면, 다다미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배드엔딩의 나열에 가깝다. 그리고 작품내내 인생이란 것은 결코 우리가 원하는 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진실을 상기시킨다. 주인공의 선택에 따라서 벌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의 나열이라는 컨셉은 옴니버스의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후반부에 모든 시나리오를 통합하는 의외성이 인상적이다. 분명 최근 흐름에 편승하는 그런 종류의 세련된 작품은 아니지만, 대중들의 공감이라는 소재를 이토록 힘 있게 표현한 작품을 본 게 얼마만인가. 일상물들이 범람하는 진흙 속에서 은은히 빛나는 진주의 발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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