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하의 애니클립 - 신만이 아는 세계 : 그럴듯한 명분, 실망스러운 과정 // 정통 로맨스에 로맨틱 코미디까지 합치면 로맨스 장르가 대중화 수준을 넘어 거의 매분기에 몇 개씩 쏟아진다고 표현해도 과장이 아니다. 슬슬 이쯤 되면 애니메이션 속 남주가 아리따운 미소녀들과 사귀는데 더 이상 무슨 명분이 필요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신만이 아는 세계」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미연시계의 함락신이라고 불리는 소년이 도주혼에 씌인 소녀들을 구하기 위해 히로인들을 차례로 공략한다는 설정은 꽤 그럴듯한 명분으로 들린다. 여기에 공략된 히로인들은 기억을 잃어버린다는 편리한 설정까지 추가한 덕분에, 페러렐 월드의 장점만 쏙 빼먹는 영리함까지 갖췄다. 그러나 로맨틱 코미디 특유의 가벼움이라는 핑계를 대기에도 이 작품의 깊이는 너무나 얕아서 밑천이 다 드러날 지경이다. 정말 단순히 웃기려고 만든 건지, 게임 속 세계에 사는 주인공이 현실 세계의 연애를 통해 한 걸음 성장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은 건지도 딱히 명확하지 않다.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어중간하게 웃기고, 어중간하게 진지하다. 내세운 명분에 비하면 결과에 이르는 과정은 실망스럽다. 여자는 단순히 남자에게 공략되어야 할 대상에 불과하며, 여성의 행동은 모두 남자가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라는 미연시 플래그 시스템의 무한찬양 또한 받아들이기에 따라서 다분히 성차별적이며, 자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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