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하의 애니클립 - 노을빛으로 물드는 언덕 :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 관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필자는 2006년부터 2008년 사이를 미연시 장르의 르네상스였다고 평가한다. 미연시 원작의 애니화가 그 이전에도 드문 일은 아니었지만, 캐릭터라는 상품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한 2006년도 이후 그에 따른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미디어믹스에도 탄력을 받았기 때문이다. 성인 게임 브랜드 feng의 동명 게임 원작인 「노을빛으로 물드는 언덕」 역시 시대의 흐름에 수혜를 본 전형적인 작품이다. 당시 이미 「스쿨데이즈」로 능력을 증명한바 있는 제작진들이 그대로 재집결했다는 점과 당시 커리어 하이를 달리고 있던 히라노 아야와 쿠기미야 리에를 필두로 하는 호화 성우진 덕분에 방영 전부터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것이 없다고 했던가. 흔해빠진 러브 코미디물에 여러 가지 속성의 캐릭터를 적당히 짜깁기해 놓은 듯한 이 작품에서, 그나마 건질만한 게 있다면 히라노 아야의 처량한 변신을 놓고 잠시나마 수다라도 떨 수 있다는 것 정도다. 작품은 마지막까지 로맨스와 러브 코미디 사이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그저 어설픈 흉내로만 그친다. 작품 전체가 우왕자왕하는 사이에 스토리는 산으로 가고, 연출은 쓸데없이 남발되며, 성우들의 호흡조차 덜컹거린다. 한술 더 떠서 당시 가장 잘 나간다는 성우라는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기대이하의 연기력을 선보이는 히라노 아야는, 이 불타는 초가에 마지막으로 멋지게 기름을 들이 붓는다. 짧지 않은 시간동안 많은 작품을 보아왔지만, 이처럼 미덕을 발견하기 어려운 작품도 참 오랜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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