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하의 애니클립 -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 극장판 :: 이름값에만 의존한 안일한 편집 // 영화에서 편집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단순히 자기 이야기를 두서없이 실타래처럼 풀어내는 건 5살 먹은 꼬마도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영화는 제한된 시간내에 얼마나 관객들에게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가의 싸움이다. 그래서 우리는 편집이라는 과정을 통해 불필요한 내용들을 가지쳐 내고, 작품을 관통하는 핵심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필자가 뜬금없이 서론부터 전공서적에서나 볼 법한 편집의 중요성을 읊어대는 이유는「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 극장판 (이하 중2병 극장판)」이 편집의 중요성을 완전히 망각하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중2병 극장판은 이전의 많은 극장판들이 그랬듯, 가장 보편적인 총집편 방식을 채택한 작품이다. 결국 TVA에서 가져온 딱히 새로울 게 없는 내용을 짜깁기해서 스크린에 내보내는 건데, 그 말은 편집 능력에 작품 제작의 많은 부분을 의존한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그런데 중2병 극장판에서 보여준 편집 스킬은 유투브에 올라오는 아마추어들의 작품과 비교해도 결코 낫다고 부를 수 없는 완성도였다. TVA에서 방송된 일련의 사건들이 아무런 연결고리 없이 무의미하게 나열될 뿐이고, 각 장면이 전환되는 일정한 규칙이나 기준조차 없다. 중간에 전개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뮤직비디오 연출이 흐름을 방해하는가 하면, 작품의 호흡이 요동 치는 탓에, 관객들은 러닝타임 내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파악조차 할 수 없다. 마치 작품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비교적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장면들을 뽑은 다음, 그대로 잘라서 이어붙인 느낌이다. 분명히 TVA를 본 필자조차도 내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파악이 안되는데, TVA를 보지 않은 관객들은 90분동안 손가락이나 빨고 있어야 하는 처지다. 필자는 이 작품의 TVA에 대해 비교적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는 편이다. 중2병이라는 소재를 하나의 성장 과정으로서 엮은 아이디어는 꽤 신선한 접근이었고, 그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려 했다고 평가한다. 그렇기에 왜 이런 터무니 없는 편집이 이루어졌는지 이해할 수 없으며, 쉽게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기도 하다. 그나마 이 비참한 퀄리티의 작품에서 하나라도 건질 게 있다면, 극장판이라고 새로 추가된 초반 10분의 액션 연출 정도였을까. 전혀 프로답지 못한 결과물이었고, 하필 평소에 좋은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던 쿄애니 작품이라 더더욱 실망스럽다. 이 작품의 존재 의의가 관람객 선착순 1만명에게 나눠주는 클리어파일에 있다는 우스개소리에 전혀 웃을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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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하의 애니클립 - 스트라이크 위치스 : 재패니메이션계의 신데렐라// 2000년대 중후반 일본 서브컬쳐 시장의 모에화 팬덤이 낳은 몇 가지 유산이 있는데, 메카무스메는 그 중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스트라이크 위치스」는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재패니메이션 시장의 메카무스메 돌풍 속 선봉에 서있는 작품이다. 먼저 결론부터 이야기한다면, 동네 아파트 반상회마냥 식상한 클리셰란 클리셰는 다 모인 작품이다. 뚜렷한 선악구도, 엄청난 힘을 숨기고 있다가 마지막에 각성하는 주인공. 그리고 의도가 빤히 들여다보이는 무려 팬티가 바지라는 설정까지. 「스트라이크 위치스」는 이 모든 마이너스 요소를 껴안고 출발한다. 결과는? 대놓고 활용하니 의외로 색다른 재미가 있다. 마치 우리는 모든 걸 다 알고 있지만, 알고도 당한다는 느낌이랄까. 여기에 메카무스메가 가지는 캐릭터의 신선함과 맞물려, 액션장르로서의 가지는 쾌감이 다소 엉성한 플롯이 가지는 흠을 충분히 커버해낸다. 작품성 측면에선 후한 점수를 주긴 힘들겠지만, 적당히 즐길만한 킬링타임용 작품으로 카테고리를 놓고 본다면 근래에 나온 작품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게다가 당시 재정적으로 곤란을 겪고있던 제작사 곤조의 상황과 타카무라 카즈히로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 면면의 백지나 다름없는 커리어를 생각한다면 놀라울 정도의 퀄리티다. 이 정도면 재패니메이션계 신데렐라라고 불러도 문제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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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하의 애니클립 - 노기자카 하루카의 비밀 2기 ~ 퓨어레차 : 캐리(Carry) 불가 // 여성 오타쿠라는 소재와 가볍게 즐길만한 러브 코미디 장르의 배합으로 꽤 괜찮은 인상을 남긴 「노기자카 하루카의 비밀」. 그리고 이듬해 후속작 「노기자카 하루카의 비밀 2기 ~ 퓨어레차」가 제작되었는데 필자는 사실 이 작품에 대해서 반신반의했다. 그쪽은 해야 할 이야기가 많다고 박박 우기는 듯하지만, 사실 1기에서 이대로 끝을 맺어도 크게 문제없을만한 마무리였고, 이후 크게 기대할만한 별다른 스토리 라인이 남아있지 않는다는 걸 생각하면, 시리즈화의 위험부담이 분명히 높은 작품이었다. 뭔가 새로운 카드를 준비했나 싶었지만, 뚜껑을 열어봐도 단순한 OVA급 서비스의 연장선상에 놓인 퀄리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1기 때 차별화로 부각되던 여성 오타쿠의 소재는 희석되고, 그 빈자리를 1mg의 흥미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소모적인 에피소드와 밑도 끝도 없는 섹스어필이 무의미하게 채워질 뿐이다.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고무줄 늘이기식으로 제작된 후속작이 가지는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는 수많은 실패작들 중 하나다. 시청자들에게 더 이상 내보일 패가 없는 시점에서 이미 게임은 끝난 듯하지만, 어떻게든 작품을 캐리해보겠다고 혼자서 고군분투하는 노토 마미코의 연기가 보다 못해 안쓰러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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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하의 애니클립 - 첫 사랑 한정 : 결과보다는 과정 // 많은 러브 코미디들이 남녀간의 사랑이란 소재를 지나치게 섹슈얼리티 측면에서만 표현하는 경향이 있지만, 「첫 사랑 한정」 은 다른 작품들과는 방향이 조금 다른 작품이다. 8명의 소녀와 그의 친구들 사이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그로 인한 갈등. 뻔한 설정에 짐작할만한 이야기 전개인 듯하지만, 개성적인 캐릭터와 첫 사랑이라는 특수성 이를 극복해낸다. 누구에게나 순수하고, 시간이 지나 뒤돌아 생각해도 가슴뛰는 첫 사랑의 속성을 이 작품은 가볍지만 통속적이지 않게 표현하고 있다. 러브코미디든 정통 로맨스든 이쪽 장르의 주요 관심사는 어디까지나 ‘누구와 연결될까’다. 이 작품 역시 러브 코미디이므로, 남녀간의 연결 그 자체에 분명 주목하고 있지만 「첫 사랑 한정」은 결과보다는 과정을 좀 더 중요시 여긴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여기에 구조적으로 한 명의 위너와 다수의 루저가 나오는 로맨스의 결말 자체를 다양한 인물들의 활용과 첫 사랑이라는 속성과 조합해, 단순히 사랑에 실패한 루저가 아니라 한 걸음 더 성장한 인생의 위너로서 묘사한 스토리 라인은 단연 인상적이다. 처음에는 가볍게 보기시작한 러브코미디. 하지만 그 속에 성장물로서의 가능성을 살짝 엿볼 수 있는 작품이라 더욱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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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하의 애니클립 - Gift (기프트) ~eternal rainbow~ : 어설픈 벤치마킹 // 1년내내 사라지지 않는 무지개가 있고, 이 마을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일생에 단 한 번 누군가에게 소원을 이루는 선물을 보낼수 있다는 설정. 등장인물간 갈등관계, 캐릭터 디자인, 작품 전반에 퍼져있는 분위기까지. 누군가는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면 「Gift (기프트) ~eternal rainbow~」는 「D.C 다카포」의 짝퉁이다. 아무리 세부적인 설정이 다르다는 식으로 변호해도 이 작품이 짝퉁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심지어 원작 게임회사 문스톤이 다카포 시리즈로 유명한 서커스의 제작진이 일부 떨어져 나와 세워진 기업이 아니던가.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옛말도 있으니 벤치마킹이 다소 과했다는 정도로 1만 보쯤 양보했다 치더라도, 이 작품은 여전히 기본기가 결여되어 있는 작품이다. 초반은 지나치게 느긋한 반면, 후반부는 너무나 격렬해 완급 조절이라는 단어가 무색하며, 등장 인물은 쓸데없이 낭비된다. 등장인물간의 관계와 그에 이르는 결과에 대해서 시청자들이 납득할만한 설명을 제시해주지도 못하며, 그것을 보충할만한 논리력마저 부족하다.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최소한 ‘그럴듯한’ 짝퉁의 흉내조차 내지 못한다. 정확한 관찰과 심도있는 연구없이 그저 어설픈 벤치마킹만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이 어떤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지 후대에 두고두고 좋은 교본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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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하의 애니클립 - 로큐브 : 의외의 결과물 // 전반적인 캐릭터 구성이나 디자인만을 보고 「모에땅」같은 단순 로리타 콤플렉스식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작품을 상상했다면, 틀렸다. 오히려 「뱀부 블레이드」에 가까운 애니다. 「로큐브」는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농구 연습을 쉬고 있는 한 고등학생이 초등학교 여학생들로 이루어진 농구부를 이끌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스포츠 성장물이다. 대중들에게 지극히 익숙한 이야기라 다섯 손가락에 꼽을만한 뻔하디 뻔한 클리셰에 넣어도 이상하지 않지만, 그런 뻔한 뼈대에 살을 붙일 줄 아는 캐릭터 표현력과 주요 성우진들의 노련함이 돋보인다. 성장물의 동력이 되는 캐릭터의 내외적 갈등에 대한 묘사도 훌륭하고, 나름 흡인력 있는 플롯 구성 또한 가지고 있다. 밑바탕이 된 원작에서 ‘역시 초등학생은 최고야!’ 같은 해석하기에 따라서 미묘한 대사가 등장하는 작품이라는 걸 감안하면 제작 방향에 따라서 충분히 수준이하의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고, 필자도 그쪽을 예상했으나 보기좋게 한 방 먹었다. 물론 좋은 의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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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하의 애니클립 - 킬미 베이비 : 잔재주만으로 작품은 굴러가지 않는다 // 「킬미 베이비」는 컨셉과 창출해내고자 하는 재미가 확실한 작품이다. 어설픈 스토리 라인을 집어넣는 것을 과감하게 버리고, 단편적인 콩트가 주는 짧고 확실한 개그코드. 그리고 한명이 바보짓을 하면 다른 한명이 거기에 츳코미를 넣는 일본식 전통예능 만자이가 주는 즐거움이 그것이다. 군더더기 없는 구성은 원작인 4컷 만화의 특징을 잘 살렸고, 단순한 동음이의어를 이용한 말장난부터 슬랩스틱에 이르기까지 개그코드에 다양한 변화를 준 부분도 칭찬할만하다. 그러나 이 작품의 결정적인 문제점은 이런 잔재주들만으로는 작품을 굴릴 수가 없다는 것이다. 처음 1,2화는 분명히 재미있다. 하지만 당신이 인내심이 부족한 시청자라면, 아마 여정의 절반쯤 도달했을 때,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개그 패턴에 이내 흥미를 잃게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킬미 베이비」 역시 이전에 많은 작품이 그랬듯, 소소한 쇼트 개그 콩트 위주의 구성은 일시적인 재미를 줄 수는 있지만, 작품 전체를 견인할 수 없다는 한계점을 다시 한 번 그대로 드러낸다. 시도와 결과에 이르는 과정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애초에 첫 단추를 잘못 끼워넣은 느낌이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평가와 상관없이 근래에 들어서 이런식으로 한도 끝도없이 망가지는 히로인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살신성인의 연기를 선보인 오리베 야스나 역의 성우 아카사키 치나츠에 대해서만큼은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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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하의 애니클립 - 노기자카 하루카의 비밀 : 신선함보다는 노련함으로 // ‘오타쿠’라는 소재 자체는 「현시연」부터 「러키스타」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다루어져 왔던 탓에, 이제는 신선소재 카테고리에서 슬슬 내려올 때가 된듯하지만, 여전히 이쪽 시장에서 통할만한 저력을 갖추고 있는 모양이다. 「노기자카 하루카의 비밀」 역시 여성 오타쿠라는 소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부류의 작품들이 밟았던 길을 그대로 따라간다. 한 가지 뚜렷한 차이점인 동시에 칭찬할만한 부분이 있다면, 오타쿠라는 소재 자체에 지나치게 얽매여 소재주의의 함정에 빠지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기자카 하루카의 비밀」은 오타쿠라는 소재에 크게 기대지 않고, 러브코미디가 가지는 원초적인 장르적 재미라는 기본 밑바탕에 충실하다. 여기에 오타쿠와 일반인의 시각 차이와 대립구도를 다룬 스토리는 무겁지는 않지만, 약간 소심할지언정 오타쿠의 편견에 대해 한마디 날려주는 통쾌한 부분도 갖추고 있다. 작품이 진행될수록 초중반에 보여줬던 임팩트에 비해 다소 힘이 빠지는 후반부 전개를 제외한다면, 오랜만에 나온 러브코미디의 특징과 재미를 잘 살린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노토 마미코의 연기의 신선함 역시 이미 유통기한이 지난 것 같지만, 그녀는 신선함보다 노련함으로 승부하는 베테랑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그녀의 연기는 여전히 건재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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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하의 애니클립 - GA 예술과 아트디자인 클래스 : 차별화의 부족 // 「GA 예술과 아트디자인 클래스」는 미술을 전공하는 여고생 5인방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상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우리는 이 한 문장의 작품 소개만을 읽고도 이것과 굉장히 비슷한 분위기의 작품이 이전에 있었다는 걸 불현듯 떠올리게 될 것이다. 이 애니메이션의 동명 원작 역시 망가타임 키라라에 같이 연재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좋든 싫든 SHAFT의 프랜차이즈 「히다마리 스케치」와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게 될 수밖에 없다. 나름 차별화를 두기 위해 일상에 관한 내용을 축소하고 미술관련 전문지식에 대한 내용을 늘린 부분이 있지만, 똑같은 메인 요리에 조미료만 살짝 바꾼 수준이라 기존에 제시된 일상물의 큰 틀 자체는 벗어나지 못한다. 메인 성우인 토마츠 하루카가 성우 노토 마미코의 목소리를 벤치마킹해서 ‘노토 카피’라는 센스있는 연기를 보여준 게 그나마 인상적인 부분인 듯. 제작사 AIC는 제 2의 히다마리 스케치를 만들어내고 싶었는지 모르겠으나, 결과적으로 GA는 히다마리 스케치의 즐거움 그 이상을 기대하긴 힘든 작품이다. 작품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먼저 나온 다른 작품과의 차별화로 내세울만한 부분이 없다는 점에서 이미 충분한 마이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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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하의 애니클립 - 하느님의 메모장 : 오랜만에 본 J.C표 범작 // 라이트노벨 미디어믹스라는 흐름에 편승한 J.C Staff의 또 다른 작품. 10년대이후 라이트노벨 원작 애니화에 많은 공을 들였지만, 작품성과 상업적 성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번번히 놓친 J.C 라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필자는 이번에도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하느님의 메모장」은 전작들과 비교했을 때, 니트(NEET) 탐정이라는 다소 신선한 설정과 제법 괜찮은 플롯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특히 완벽한 옴니버스식 구성은 아니지만, 호흡을 무작정 길게 가져가지 않고 필요할 때 흐름을 끊어주는 구성은 일련의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돌아가는 미스테리 장르의 집중력을 잘 살린 느낌이다. 언제나 단점으로 지적되던 엔딩도 후속 시리즈의 여지를 남기기는 했지만, 무난한 수준의 깔끔한 마무리였다. 다만, NEET라는 소재를 전면에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소재를 100%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과 미스테리 장르에 어울릴만한 독창성 있는 소재가 적었다는 부분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합격점을 주기에 약간 모자란듯하나, 이 때까지 J.C Staff의 이름을 달고나온 작품들 다수가 그다지 좋은 인상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나마 범작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최소조건을 충족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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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하의 애니클립 - 내일의 요이치 : 어중간한 퓨전 // '세상물정 모르는 사무라이 검사가 4자매와 함께 한 지붕 아래에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 라는 이 한 줄의 스토리 문구를 보면 이 작품이 보여줄 진부함을 대충 눈치챌 수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정발경력이 있는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내일의 요이치」는 재패니메이션 특유의 시대극과 러브코미디라는 두 가지 요소를 섞는 시도에서부터 출발한다. 다소 무모한 시도 같지만 컨셉 자체는 흥미롭다. 얼핏 생각해보면 딱히 자연스럽게 연결될만한 소재가 아닌데다가, 두 소재가 가지는 각기 다른 색깔차이에서 기인하는 소소한 재미라는 측면도 있다. 여기에 작품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이 러브코미디 장르에서 주로 통용되는 우유부단형 찌질남이 아닌 앞뒤를 확실히 끊는 개념남인 덕분에 작품을 감상하면서 리모콘을 TV에 던지게 되는 불행한 해프닝은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다만, 작품은 두 장르 사이에서 이리저리 휘둘릴 뿐, 처음부터 어디로 가야할지 정확한 방향성 없이 일련의 에피소드들을 그저 산만하게 늘어놓을 뿐이다.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웃게 만들기위해 부단히 노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물 간의 갈등관계는 전혀 긴장감있지도 유머스럽지도 않다. 당시 신인상 수상에 빛나는 오카모토 노부히코와 베테랑 사토 리나로 구성된 금서목록 콤비의 열연 하나만큼은 볼만했지만, 이 작품을 살릴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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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하의 애니클립 - 늑대아이 : 능력의 재확인 // 동화 같은 판타지, 애절한 로맨스, 그리고 감동적인 성장 드라마. 이 모두를 한 편의 영화로 즐기고 싶다면 이 작품을 피할 이유가 없다. 「늑대아이」는 3년만에 돌아온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복귀작 답게 소재나 내용적인 함량 면에서 한층 더 풍부해진 느낌이다. 늑대인간을 사랑하게 된 평범한 여대생이 싱글맘이 되어 두 아이를 키워낸다는 육아일기 형식의 스토리는 대서사로는 부족해 보인다. 그러나 「클라나드」류의 가족주의를 강조하는 드라마 특유 작품에서 나오는 그 자체의 소소한 울림이 있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전작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 보여준 등장인물들의 내면적인 갈등에 대한 표현과 「썸머워즈」에서 보여준 가족애에 대한 소재를 적절하게 조합해 맛깔나게 요리해냈다. 특히 인간과 늑대라는 별개의 존재에서 오는 자아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내면적 갈등에 대한 세밀한 묘사가 눈에 띈다. 여기에 대조적인 해결 방법을 보여주는 두 명의 등장인물 사이를 번갈아 보여주는 구성을 취함으로써, 후반으로 갈수록 루즈해지는 드라마에 대한 단점 역시 보완했다. 작품은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를 잘 유지하며, 깔끔하면서도 여운 있는 마무리를 보여준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나아가도 좋을 것 같은 부분에서 작품이 말랑말랑한 감상주의에 갇혀서 극적인 카타르시스가 희석되는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늑대아이」가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관객들에게 내놓을 수 있는 베스트는 아닌 듯하나, 그는 여전히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작품을 만들 때마다 한층 더 발전하는 감독이라는 사실이 변함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관객들에게 각인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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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하의 애니클립 - 노을빛으로 물드는 언덕 :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 관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필자는 2006년부터 2008년 사이를 미연시 장르의 르네상스였다고 평가한다. 미연시 원작의 애니화가 그 이전에도 드문 일은 아니었지만, 캐릭터라는 상품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한 2006년도 이후 그에 따른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미디어믹스에도 탄력을 받았기 때문이다. 성인 게임 브랜드 feng의 동명 게임 원작인 「노을빛으로 물드는 언덕」 역시 시대의 흐름에 수혜를 본 전형적인 작품이다. 당시 이미 「스쿨데이즈」로 능력을 증명한바 있는 제작진들이 그대로 재집결했다는 점과 당시 커리어 하이를 달리고 있던 히라노 아야와 쿠기미야 리에를 필두로 하는 호화 성우진 덕분에 방영 전부터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것이 없다고 했던가. 흔해빠진 러브 코미디물에 여러 가지 속성의 캐릭터를 적당히 짜깁기해 놓은 듯한 이 작품에서, 그나마 건질만한 게 있다면 히라노 아야의 처량한 변신을 놓고 잠시나마 수다라도 떨 수 있다는 것 정도다. 작품은 마지막까지 로맨스와 러브 코미디 사이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그저 어설픈 흉내로만 그친다. 작품 전체가 우왕자왕하는 사이에 스토리는 산으로 가고, 연출은 쓸데없이 남발되며, 성우들의 호흡조차 덜컹거린다. 한술 더 떠서 당시 가장 잘 나간다는 성우라는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기대이하의 연기력을 선보이는 히라노 아야는, 이 불타는 초가에 마지막으로 멋지게 기름을 들이 붓는다. 짧지 않은 시간동안 많은 작품을 보아왔지만, 이처럼 미덕을 발견하기 어려운 작품도 참 오랜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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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하의 애니클립 - A 채널 : 진부함속의 재미 // 「A 채널」의 첫 인상은 좋게 보면 「케이온」과 「럭키스타」의 좋은 점만 모여 있는 작품. 나쁘게 보면 「케이온」과 「럭키스타」 둘 가운데 어느 것의 미덕에도 근접하지 못한 범작이다. 하지만 유사한 성격의 과거 작품들에 대한 벤치마킹을 잘한 덕분에, 유사품이라기보다는 개량품의 느낌이 더 강하다. 사실 4컷 만화 형태의 여고생 4인방의 일상이라는 조합 자체는 숱하게 봐온터라 이제 슬슬 질릴만도 하지만, 여전히 「A채널」은 이 진부한 소재들을 가지고도 꽤 그럴듯한 재미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역동적 카메라워킹이나 시기적절한 사운드트랙의 배치같은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환기시키면서도, 에피소드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세심한 연출이 돋보인다. 몇몇 파트는 개그 소재를 에피소드 속의 비좁은 틈에 무리하게 밀어넣은 듯한 인상을 주긴 하지만, 캐릭터들간의 관계나 개별적 에피소드는 충분히 흥미롭다. 이런 점을 볼 때, 「A 채널」은 스튜디오 5조라는 제작사가 가진 능력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작품이다. 곤조라는 과거의 명성에 비교하면 어딘가 2% 부족하다는 느낌은 있으나, 스튜디오 5조가 앞으로의 시장을 주도할 제작사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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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하의 애니클립 - 가난 자매 이야기 (빈곤 자매 이야기) : 감동이란 이름의 과대포장 // 부모 없이 낡은 맨션에서 살고 있는 두 자매. 「가난 자매 이야기 (빈곤 자매 이야기)」는 딱 이 한 줄의 설명으로 요약이 가능한 작품이다. 사이좋은 두 자매가 벌이는 일련의 에피소드들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온기는 치유계 장르의 그것과 닮아있으나, 기본적으로 이 작품은 관객들의 눈물을 쥐어짜내는데 충실한 최루성 작품이다. 등장인물들에게 가난이라는 시련을 부과하고,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유달리 강조된 연출이 많은건 최루성 작품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그러나 감동이라는 요소는 굉장히 다루기 민감해서 예측가능한 시점에서 그 힘을 잃어버리기 쉽다. 「가난 자매 이야기」의 전체적인 감동의 레퍼토리는 작위적이며, 너무나 쉽게 예측가능하고, 때때로 불필요하게 그 감동을 과대포장 해버리는 실수를 범한다. 결과적으로 무난하게 눈물을 짜내는데에는 성공하지만, 흐르는 눈물의 뜨겁지 않은 건 다소 거북한 부분이다. 눈물을 뽑아내는 기교는 좋았으나, 좀 더 진실성있는 접근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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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하의 애니클립 - 영화 케이온! (케이온 극장판) : 스크린에 대한 이해 // 박스오피스 수익 17억엔, BD/DVD 초동 판매량 14만장. 「영화 케이온!」이 세운 놀라운 기록들이다. 재작년부터 시작된 박스오피스 붐 이후, 심야 애니메이션 극장판들이 대거 스크린으로 진출하여 인상적인 기록들을 남기긴 했지만, 그럼에도 케이온 극장판이 세운 상업적 성공은 괄목할만한 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 작품을 세기의 명작이라는 다소 과장된 풍문에 들뜬 사람이라면 조금 침착할 필요가 있다. 이 작품이 그만한 작품성을 겸비하였는지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지적받고 있는 형편인데다, 일상물로서 가지는 장르적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스크린은 TV와 다르다. 제한된 런닝타임 속에서 관객들에게 전하고자하는 메시지는 그대로 전달하면서 집중력은 잃지 않아야하는 장소가 바로 스크린이다. 하물며 밴드 동아리 활동을 하는 여고생의 일상을 보여주는 영화라니 대체 이게 어떻게 하면 재미있을 수 있을까. 여기가 바로 쿄토 애니메이션이 경험있는 제작사로서 노련함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제작진 역시 이러한 어려움을 알고 있었고, 이런 어려움을 특유의 연출이라는 임기응변으로 극복해냈다. 자칫하면 늘어지기 쉬운 이야기를 한 템포 빠른 편집과 호흡으로 엮어나감으로써 관객들을 필요한 순간에 집중시키는 대목은 기존 TVA에서 찾기 힘든 것이었다. 여기에 패스트 커팅에 가까운 극도로 짧은 쇼트로 가속 페달을 밟다가도, 긴장감이 과하다 싶으면, 그 자리에서 브레이크를 살짝 밟아주는 연출은 제작진이 가진 스크린에 대한 이해도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예상외로 케이온 극장판은 단일 작품으로서도 꽤 재미있는 결과물이 나온 건 이 때문이다. 지나치게 우연적이면서 진부한 클리셰들에 의존하는 스토리는 여전히 흠이지만, 특유의 연출이 그 빈자리를 메우고도 남는다. TVA와 스크린의 차이점을 아는 것. 그리고 그 차이를 이해하고 장르가 가지는 장점을 살리는 능력. 그것이 케이온 극장판이 가지는 가장 큰 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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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하의 애니클립 - 포츈 아테리얼 (Fortune Arterial) ~ 붉은 약속 : 오명은 씻었으나 // 성인용 게임 브랜드인 AUGUST는 이쪽 게임업계에서는 꽤 잘나가는 제작사로 통한다. 다만, 이미 꽤 많은 베스트셀러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에게도 커다란 징크스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미디어믹스의 일환으로 제작되는 애니메이션들이 하나같이 혹평을 면치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AUGUST의 얼굴마담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는 「새벽녘전보다 유리색인 ~ Crescent Love」는 역대 최악의 작화 사고를 겪으면서 원작과 게임 브랜드 이미지까지 실추되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 그리고 4년 후 제작된 「포츈 아테리얼 (Fortune Arterial) ~ 붉은 약속」은 과연 무엇이 달라졌을까. 포츈 아테리얼은 미디어믹스에 대한 강한 성공의지를 가지고 있는 삼수생 AUGUST의 오기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특히 이번만큼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표명인지 작화 면에서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게 눈에 보일 정도. 이 정도면 아주 좋다고는 볼 수 없지만, 양배추로 손가락질 받던 과거의 오명을 씻을 정도로는 충분해 보인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다. 좋은 원작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러티브에 대한 구조는 엉성하기 짝이 없고, 지나치게 우연적인 요소에 의지하고 있다. 또한 분량 조절 미숙으로 인한 어설픈 마무리는 미연시 원작 애니메이션들이 이 때까지 범해왔던 실수를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 작화에 대한 오명은 확실히 씻었다. 하지만, 그 하나를 얻기 위해 희생한 스토리와 연출의 빈 자리가 너무 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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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하의 애니클립 - 워킹 (Working!!) : 약점은 극복되었을까 // 아르바이트, 줄여서 알바. 어떤 한 작가는 이걸두고 20대 청춘들이 88만원 세대로 진입하는 지옥의 문턱이라고 표현했던가. 하지만 「Working!!」 속 알바는 비정규직의 울분이나 애환보다는 젊은 청춘의 상징에 가깝다. 4컷 만화 특유의 위트가 묻어나는 이 작품은 어느 패밀리 레스토랑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일상을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다. 4컷 만화의 강점인 짧지만 임팩트 있는 콩트는 살리되, 항상 약점으로 지적받는 다소 루즈한 스토리 전개를 개성적인 캐릭터들간의 물고 물리는 연결관계를 통해 극복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 때까지 많은 일상물들이 스토리 전개의 딜레마에 골머리를 썩여왔지만, 이 정도면 일상물로서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제작진 나름의 부단한 노력이 조금이나마 통했다고 봐도 좋지 않을까. 때때로 작품이 지나치게 오버해서, 시청자들을 뒤에 놔두고 혼자 앞으로 달려나가는 실수가 보이지만, 그 정도는 애교로 봐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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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하의 애니클립 - 강각의 레기오스 : 족보의 힘이 부족했나. // 400만부의 누적 발행부수를 기록한 라이트노벨 원작. 스포츠로 따지면 커리어하이라고 해도 좋을만한 성우 오카모토 노부히코와 흠잡을 데 없는 성우진. 큰 한방은 없었지만 꾸준히 제작경력을 쌓아온 카와사키 이츠로 감독. 이런 사실들만을 놓고 보면 「강각의 레기오스」는 꽤 그럴싸하게 보일만한 작품이다. 작품 내적으로도 흥미로운 세계관에 ‘고뇌하는 영웅’이라는 뚜렷한 목표지점을 선택하고 정확히 타격했다. 그러나 이러한 좋은 조건들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추천용 작품의 범주에 집어넣지 못하는 이유는 이전에 이미 이와 비슷한 컨셉의 좋은 선례가 될만한 작품들이 너무나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비유를 하자면, 선배들로부터 대대로 물려내려온 족보를 달달 공부해서 시험을 봤는데, 무난하게 패스할 수준은 되지만 선배들보다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한 케이스라고나 할까. 특히 잔가지를 많이 치는 갈등구성, 어색한 동적 연출, 스토리 배분의 실패로 인한 깔끔하지 못한 마무리는 족보를 한번 보고 친 시험의 결과라고 생각하면 다소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강각의 레기오스」가 충분히 즐길만한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으나, 이 작품이 건담, 에반게리온 시리즈부터 무수히 등장했던 재패니메이션의 액션작품들과 다르거나 혹은 나은 점이 있을까? 대답은 N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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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하의 애니클립 - 히다마리 스케치 : 따뜻한 일상과의 조우 // 망가 타임 키라라에 연재중인 아오키 우메 작가의 4컷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있는 「히다마리 스케치」는 2000년대 중반들어서 눈에 띄게 증가한 일상물의 계보를 잇는 작품 중 하나다. 그 때문일까. 지붕 아래 사는 여고생들의 평범한 일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처리한다는 일상물 기존의 래퍼토리 자체는 크게 변함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신보 감독 특유의 연출 능력은 지루해질만한 공기를 환기시키는 동시에 작품을 견인하는 힘을 선사한다. 강렬한 원색의 대조적인 배치, 불필요한 요소의 과감한 생략, 실사의 적극적인 활용. 지금보다 오히려 더 패기 넘치는 과거 신보 감독의 초창기 연출을 볼 수 있는 것도 이 작품만이 가지는 숨겨진 재미다. 방송 당시 후지산을 그릴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단순히 글자로 처리해버린 일명 후지산 참사라는 역대 최악의 작화붕괴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키긴 했지만, 뒤돌아보면 그것도 「히다마리 스케치」라는 작품을 기억해낼만한 하나의 오랜 추억거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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